물건을 버리지 않고 저장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이지만 그 정도가 심해서 치료가 요구되는 상태가 되면 저장장애다. 버리지 못해서 여기저기 쌓아두는 이유는 다양하다. 날이 갈수록 살림살이가 늘어가듯이 세월이 가면서 구석 구석 쌓이는 것이 많아지는 것을 방치한다면 청소 유무와 상관없이 환경은 점점 어지럽혀질 수밖에 없다.
마리 콘도는 집안에 쌓인 물품들을 없애고 치우는 방법을 가르치고 유명인들의 집을 정리해주는 상담사다. 그녀가 쓴 인생을 바꾸는 마술적인 정리정돈(The Life-Changing Magic of Tidying Up)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책은 최근 전 세계에 900만권이 팔려나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녀는 자기의 성과 이름을 붙여서 콘마리 방법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는데, 그것은 그저 물건을 내다 버리고 정리하는 방법을 뜻하는 게 아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물건에 대한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게 함으로써 정돈되고 깔끔하게 변화된 삶을 살도록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물건을 잘 정돈해서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품목별로 정리하되 가능한 없애는 것이 관건이다.
사람들이 집안을 올바르게 정리할 때 인간 관계나 과거지사까지도 정돈이 된다고 한다. 물건을 쌓아두거나 주변을 산만하게 한 환경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도 스트레스나 외로움 또는 단절감의 정도가 크다. 하는 일의 성과 또한 부진한 경우가 많다. 마리 콘도의 독자들은 그들이 주변에 널려진 것들을 치워내고 정리하고 난 후 삶의 양식과 관점이 현저하게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외적인 환경만 변해도 인생이 변하는 것을 체험한다는 고백이다.
사람의 마음도 거주 환경과 같아서 온갖 것이 널부러지고 쌓여있는 채 어지럽혀져 있는 상태라거나 단정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로 구분이 될 것이다. 마음을 어수선하게 하는 것이 일시적인 생각이나 돌발적이고 갑작스런 일 때문이 아니라면 해묵은 죄책감이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 채무관계 일수 있겠고 그것은 곧 삶의 양식과 연관이 있다. 인간에게는 양심이라는 장치가 있다. 마음에 거리끼는 일을 해결하기보다는 외면하고 억압한 채 지내면 마치 화재 경보기나 가스 탐지기처럼 양심이 작동을 해서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것은 일의 내용에 따라 죄책감내지는 수치심으로 심사를 어수선하게 할 것이다.
마음속에 남아있는 떳떳하지 못한 일이 있는가? 우연히라도 보게 될까 염려되고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누가 알까 두려운 일이 있는가? 양심이 마음에 꺼리는 일들을 해결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태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런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불편한 심사를 끌어안은 채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는 스스로에 대한 혐오에까지 이르게 하는 건강하지 못한 판단과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채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쌓인 감정이나 생각이 많아지게 되면 머리속도 마음속도 가닥을 추릴 수 없이 어지럽혀진 상태가 되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회개의 신앙이다. 회개는 거리끼는 바가 있을 때 마음과 생각을 돌이키고 즉각 올바른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한다.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변상하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 가운데 용서를 구하는 것이 회개다. 회개와 용서가 이루어지면 지우개로 지운 상태가 아니라 처음부터 어떤 오점도 없었듯이 원래의 깨끗한 상태로 새로운 시작을 허락 받는 신앙이다. 기독교 신앙에서 회개를 가르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겸허한 인간에게 부여된 특혜를 알게 함이다. 인간사에서 잘못을 회개한다면 무제한적이고 무조건적인 용서가 약속된 관계가 가능한가? 기독교 신앙의 효과는 무엇보다도 정리정돈 된 마음과 영이 빚어내는 깔끔한 환경에서 고스란히 증명이 될 법하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page=1&branch=&source=&category=lifenleisure.religion&art_id=8921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