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고신대학교 선교언어학과에 재학중인 형제의 질문에 대한
이광호 목사의 답신입니다)
송구영신예배에 관한 질문을 하셨더군요. 오늘이 12월 31일이라 답변을 미룰 수 없어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 밤 자정에는 여러 교회들, 어쩌면 거의 모든 한국교회들에서 송구영신 예배를 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형제님은 송구영신 예배라는 것을 드리는 것이 옳은지 저에게 질문하셨습니다.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러한 형태의 예배는 전형적인 한국식의 예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기독교 역사 가운데 이런 식의 '송구영신예배'를 드린 적이 없으며, 지금도 한국이외의 다른 지역의 교회들에서는 이러한 송구영신예배를 드리지 않습니다.
우리 한국 교회사에서도 '송구영신예배'라는 것이 생긴 것은 그리 오래지 않습니다. 한국교회에서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게 된 것은 일종의 종교적 충성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더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면 그것이 곧 신앙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사실, '송구영신 예배'란 한국 무속의 영향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 무속에서는 섣달 그믐날과 그 이튿날인 설날의 의미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섣달 그믐날이 되면 지난해의 모든 묵은 것들을 버리고 새해의 새로운 삶을 준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종교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통종교에 얽매인 한국인들은 섣달 그믐이 되면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세우려 하는 것입니다. 섣달 그믐날 잠을 자지 않는 것은 무속신앙과 직결된 한국인의 신앙입니다. 그들은 한 밤중에 제사를 지내거나 옥황상제나 조왕신 등 신령들이 밤 열두시에 집안으로 내려온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그래서 보통 집안에서는 연말에 집안을 특별히 깨끗이 청소하기도 하고 섣달 그믐날에는 온 집에 불을 밝혀 놓고 신령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지금도 남아있는 우리의 민간 전통 가운데는 섣달 그믐날 잠을 자게 되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겁을 주며 잠을 못 자게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이들은 잠을 자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가 잠에 빠져드는 것을 볼 수가 있지요. 그러면 부모들은 아이들 몰래 밀가루를 발라두고 눈썹이 세지 않았느냐고 놀리기도 하지요.물론, 이것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낭만적인 이야기 거리가 되어버렸지만 이는 한국무속종교에서 나온 것입니다. 섣달 그믐날 밤에는 어린 아이들에게 조차 잠을 자서는 안된다고 강요할 만큼 이야기했던 것은 바로 그날 밤에 신령이 온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 불 밝혀진 집안에서 신령을 맞게 되고 그날 소원을 빌면 일년 동안 운수가 좋으리라고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저는 우리 한국교회에 송구영신 예배가 생겨난 것은 바로 이러한 한국인들의 종교적 심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종교적 사상을 아직 떨쳐 버리지 못한 상태에서 송구영신 예배라는 것을 만들게 되니까 주님신앙이 견고하지 않은 교인들은 별다른 생각없이 그 새로운 제도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요즘에 들어와서는, 송구영신 예배라는 의미가 어린 성도들의 신앙적 사고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있는 실정입니다.
신앙이 돈독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교인들 가운데 송구영신예배를 드리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어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송구영신 예배에 참석하지 않게 되면 뭔가 마음이 걸리기도 하고 하나님께 죄송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정도입니다.거기다가 최근 들어서는 송구영신예배가 더욱 무속화되어 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송구영신예배가 교인의 헌금과, 따라오는 새해에 이루어질 소원과 직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교인들은 송구영신 예배에 참여하기 위해 특별연보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면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는 교인들을 위해 특별한 복을 빌어주는 것입니다. 송구영신 예배 때 목사가 복을 빈다고 해서 그 복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또한 어떤 교회들에서는 헌금봉투와 함께 소원을 적어 넣기도 한다고 합니다. '건강을 바라는 소원' '사업을 위한 소원' '가정의 평화를 위한 소원', 자기 나름대로 사사로운 개인의 소원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민족통일을 위한 소원' '국가 경제회복을 위한 소원' 등이 있으며,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의 대학입시를 위한 소원'을, 과년한 딸을 둔 부모는 '딸이 시집 갈 수 있도록' 소원을 적어낸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습니다.더욱 기발한 생각은 커다란 바구니에 성경구절을 적은 자그만 종이 쪽지를 가득히 담아두고 한 사람씩 그것을 제비 뽑듯이 뽑게하여, 그것이 새로운 해 일년 동안 하나님이 각자에게 하시는 말씀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 종이 쪽지에 어떤 내용의 성경구절을 담아두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목사가 하는 일이겠지요.저는 우리 한국교회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송구영신예배를 처음 도입한 사람들의 마음이 설령 순수했었을지라도, 성숙한 신학적 자세가 있다면 마땅히 성경의 가르침을 기초로 한 그에 대한 해석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인간들로부터 생성된 경험적 동기나 열심은 그것 자체로서는 부패한 것입니다. 더구나 그것이 신앙적 순수성을 벗어나 무속화의 길을 따르고 있다면 그에 대한 자세가 더욱 단호해야 할 것입니다.형제님이 이에 대한 신학적 고민을 하는 것은 매우 훌륭한 자세라 생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남들이 하니까 별 생각없이 따라하면서 그것을 신앙이라고 스스로 만족해 하는 때, 형제님처럼 그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게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고 고백한 사도 바울의 말을 우리의 고백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형제님의 삶에 항상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하시기를 원하며, 부족한 저에게 질문 주심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000. 12. 31, 실로암교회, 이광호 목사)
첫댓글 송구영신예배 .. 예배는 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나, 성경구절 제비뽑듯이하여 복을 빌어라고하는 것은 좀 이상합니다.
송구영신예배가 무속적인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을 권장하는 식이라면 폐지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예배가 온전히 주님께, 그것도 시간과 세월의 주님이 되시면서 그 이상이 되시는 영광의 주님을 향하여 사랑하고 애모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예배가 드려지게 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권장할 일입니다. 한국인의 종교적 감성을 무작정 비판하고 배격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서양의 '개혁교회'들의 예배형식 속에도 '성경적'이지 않고 '서양적'인 것들이 들어가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서양적'이라고 해서 모두 '성경적'인 것이 아닙니다. (양무리홀리죠이님의 댓글)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여는 싯점에서 관행적으로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는 자체가 잘못이지는 않겠지만 무속적요소가 강한 한국교회안에서 이 예배가 미신적으로 시행되니 안타까운 일이고 특히 성구뽑기등은 안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성구뽑은 사람들은 기뻐하고 좀 애매한 성구 뽑은 사람들은 염려하게 되는것을 체험하면서 말씀은성령의 조명으로 통전적으로 읽고 이해하면서 깨닫고 순종해야할 것임을 더욱 절실히 느꼈습니다
한국교회에서는 송구영신예배는 어차피 지속될것니 진정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로 된다면 좋은 일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다만 무속적인 마음으로 참여하는것에 대해서 시정해주고 성구뽑기 촛불켜고 끄기 소원헌금등은 시행하지 않도록 개선되는것이 좋을듯합니다
동감입니다.
grace~ 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한국교회의 송구영신예배는 다분히 무속적입니다. 그러므로 폐지되야 합니다.
문제가 한 두개가 아니네요. 한 때 아시아에 유일한 기독교 많은 나라 한국을 자랑스러워 했는데, 먼저된 자가 나중된다고 백투예루살렘은 , 진짜 중국이 하겠네요. 한국 교회 ㅜㅜ
저희 교회도 올해부터 신년감사헌금 봉투를 나누어주고 송구영신예배에 준비해 오라고 했는데 안 했습니다. 목사님은 한 해를 시작하면서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맞는 말씀이지만 헌금을 강요하는 것이 못내 불쾌했습니다. 또 늘 하던대로 송구영신예배에 모든 교인이 기도 제목을 써서 냈습니다. 목사님은 그걸 들고 새벽마다 기도하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말에는 정말 많이 응답되었다고 자랑하십니다. 작년에도 냈지만 반 년 쯤 지난 시점에서 목사님은 제 기도제목을 기억하시지 못했습니다. 예배드리는 마음이 헌금 안 드린 것으로 인한 찝찝함과 기도제목에 대한 씁쓸함으로 진정 감사하고 기뻐할 수 없었습니다.
또마네집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 구합시다. 샬롬~
저도 기쁘게 충성하려고 늘 송구--에배를 참석햇습니다...전 성가대지휘잡니다.....제가 앞서서 성가대원들을 독려하고 찬양을 드리게 햇지요.....근데 어제부로 이젠 이 에배에 싫증을 느켯지요.....굳이 해야하나?....<제 믿음부족이겟지만..ㅠ.> 대원들도 마니 안나오고....전 차가 없으니 그 먼먼길을 택시로 오는 것도 부담<?>되고....에이 제가 차가잇다면 이런 말을 안하겟지요??
전에는 교회 골방에서 자고 왓서요.....새해 첫 새벽부터...거지같이.....허. <제가 나이를 먹엇나봅니다...전엔 이런 생각안햇는데....ㅋㅋ>.암튼 제 경우를 말고라도 위에서 언급한 대로 축복기도받는것--성경뽑는것- 정말 미신적입니다......그냥 감사에배로만 드려야 할 것입니다....내년부터는 성가대도 중창으로 세우고 전 집 가카운 근처교회에서 드릴겁니다...그럼 에배만 드리고 그냥 나올수 잇겟지요....근데 이런행사를 원하는 교인들이 문제 아니겟습니까? 물론 목사님의 교육이 필요하겟지만...ㅁ
맞습니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교육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많은데 꼭 필요한 강의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설교시간은 길은데 교육시간은 짧습니다. / 아무튼 늘초록님 힘내세요. 성가대없이도 예배가 가능한 날까지 모든 성도들의 성가대화를 꿈꾸는자가 몇자 적어봅니다. 늘초록님의 교회와 성가대가 부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샬롬
아니요--성가대없는 에배는 잇을수없지요.....송구ㅇㅇ같은곳에서만이죠..ㅋㅋ 네 정말 울교회와 성가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전 누구보다도 성가대를 사랑하는 지휘잡니다...전교인의 성가대화는 말이 안됩니다..성가대는 구분된 무리로서 정성스럽게 찬양을 준비해서 드리는 제물-예물이거든요...ㅎ
늘초록님 '예배'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성가대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물론 있으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말하는 핵심을 파악하지 않으시고 늘초록님이 이야기하니 약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성가대없는 예배는 있을수 없다고요 그럼 성가대없는 교회는 교회가 아닙니까
네....? ....성가대는 현대교회의 황소한마리로 비유하고싶습니다...제사에 제물-에물의 대용이지요.....ㅇ 교회에배의 오랜 전통이구요......ㅇ 전 논쟁에 자신없습니다....ㅇ <성가대없는 에배는 잇을수 없지요> 이말에 너무 과민마시기를.... 물론 개척교회는 성가대가 없지요....ㅇ 그래도 찬송이 잇지요...이제 규모가 된교회는 특별히 연습하여 하나님게 드리는 순서-에물이라는것을 강조한 겁니다...바라기는 성가대를 간과하지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문제는 성가대가 남발하여 사용되는 것에 저도 싫증을 느겻슴을 밝힙니다.....샬롬~!
그나마 저희 교회는 좀 낫군요. 목사님이 송구영신예배 때마다 교회에서는 목사에게 축복권이 있으며(집안에서는 가장에게..) 아브라함이 복빎을 받았듯이 성도들도 한 해를 시작하면서 축복을 받아야 한다고 해마다 강조를 하시는데 그나마 헌금을 정성껏 두둑히 하면 복을 더 주실거라고는 말씀은 안하셔서 다행이네요. 그리고 성탄감사헌금과 신년감사헌금은 전액 구제로 나간다고 해서 위로가 되었습니다.
목사들<죄송>의 마인드가 정말 중요합니다.....성장일변도의 획일적-사업적 목회를 강조하는 ㅁㅅ들 ..... 아~ 질색입니다.....옆교회가 1500명 모이나카 우리교회도 하자....이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