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도서관에서 동양철학 강의를 들었다 유명한 분들의 인문학 강의가 유트부만 열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세상이라 자칫 비교 될 수 있지만... 절제된 언어와 깊이가 느껴지는 막힘없는 강의를 들으며 철학의 대가임을 짐작하게 했다. 강의 내용을 필기한 것을 옮겨 적어 본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동양철학의 대부분이 왜 춘추전국시대에서 탄생했을까? 그 시기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살육과 권모술수로 뒤덮인 엄청난 혼란기였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원래 이러한 시대에 크고 깊이 있는 철학가가 탄생하는 법이다. 작금의 세계도 그때와 비슷한 때가 아닌가 싶다. 인간의 철학적 사고는 예상치 않은 일이 발생하여 습관적인 일상성이 장애에 부딪칠 때,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착취당하는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진 춘추전국시대는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실험해본 시기였던 것이다.
유가를 창시한 공자는 仁과 禮로써 사회질서를 바로잡고자 하였다. 도가의 노자와 장자는 인간의 인위적인 제도를 지양하고 無爲로써 혼란을 바로잡고자 했다. 법가사상가인 한비자는 강력한 법과 군주의 권력으로 사회질서를 안정시키고 부국강병을 도모하고자 했다. 이들은 시황제와 그의 신하 이사를 필두로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배경으로 하여 이상적인 나라를 만들고져, 분서갱유 같은 일을 저지르고 강력한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다. 하지만 지나친 제도와 억압으로 인해 시황제가 창시한 진나라는 15년이 덜 되 망하고 만 것이다. 부유한 국가가 되려면 법을 전공한 자들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라 학자의 견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철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둘러싼 사회에 대한 근본 원리와 더불어 삶의 본질를 사유하는 것이며 그러한 까닭에 언제나 우리의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우리는 철학을 공부함으로써 단편적인 개념의 습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과 사회의 현상에 대해 총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태도와 힘을 기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철학가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요즘 시대가 아닌가. 전쟁도 그렇고 각나라의 총체적인 문제가 그 시대만큼 혼란기임을 미루어 짐작하게 된 시간이었다. 혜성처럼 나타나 줄 학자가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