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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무(109)
구리돈 반문의 청부(2)
아래쪽의 붉은 운무 속에 형성된 쟁반모양의 강기를 쳐다보며 요광은 앓는 신음을 내질렀다.
운무와 뒤섞여 구분하기 힘들었지만 그건 분명 탄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강기의 벽이었다.
탄(彈)을 이용하여 벽을 쌓는 기술은 검탄강기를 성취한 무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두께는 얇은 막 정도일 뿐, 쌓거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놈은 탄강(彈?)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기술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탄강에 포함된 다른 기운이었다.
철삭이 부딪칠 때마다 기이한 기운이 철삭을 타고 몸 안으로 유입되는 느낌이 들었다.
일 장 길이에 달하는 철삭이 아니었다면 벌써 그 기운에 당했을 게 분명했다.
“빌어먹을.”
나직한 욕설을 뱉어낸 요광은 혈삭비마행을 이용하여 몸을 빼고 말았다. 이대로 허공에 머물러 있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허공에서 공격하는 혈삭탈혼은 모든 철삭에 내공을 주입해야 하고, 일 이 초 승부에 적합한 무공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펼칠 무공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몸을 뺀 행동이 백산을 더욱 편하게 해주었다는 사실을 그는 알지 못했다.
오 장 거리를 건너뛰고 내려서는 요광을 향해 백산은 양발을 빠르게 질러대기 시작했다.
백번신족이라 불렀던 무공은 더욱 가공했다. 회전하며 펼치는 회선각은 길게 이어진 강기를 남겼다.
회선각은 한번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번 시작한 회선각은 쉼 없이 이어졌다. 다시 요광의 앞으로 초승달 모양의 강기의 벽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세상에…….”
비무대 주변에서 지켜보던 중인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회선각도 가공했지만 반월(半月) 모양으로 쌓이는 붉은 강기는 놀라웠다. 더욱 경악할 사실은 반월형 강기의 길이가 일 장에 달한 다는 것이었다.
뒤로 물러나는 것 외에 요광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처럼 보였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사람은 비무를 구경하는 무인들 뿐만은 아니었다.
소림사 산문 앞, 천붕회 건물에서도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무리 용왕유권(龍王柔拳)이 대단한 무공이라지만…….”
남궁미령은 감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럼 저 탄벽이 용왕유권 때문이란 말입니까?”
남궁미령의 중얼거림을 들은 호연작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저 녀석이 말했던 백번신권은 세 가지 무공이 섞이긴 했지만 백보신권이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지금 저 무공은 용왕유권을 주(主)로 하고, 백보신권을 부로 사용했습니다. 한 곳에 머무르게 할 수 있는 유권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무공이라 할 수 있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요인 대사님!”
망연한 얼굴로 비무장을 쳐다보는 요인을 향해 남궁미령이 물었다.
“아미타불! 화황시주의 말이 맞습니다. 용왕유권을 극성으로 익히면 가능합니다.”
‘그래서 백번신족이라 하셨습니까. 같은 무공이면서 같은 무공이 아니었군요.’
내심을 들킬세라 요인은 얼른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감격스런 얼굴로 백산을 쳐다보았다.
그가 백번신족이라 했을 때 그저 발로 펼치는 것일 뿐 백번신권과 다르지 않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지금 보니 아니었다. 남궁미령의 말처럼 백번신족은 용왕유권을 바탕으로 펼치는 무공이었다.
“허허! 정말 대단합니다. 소림사의 저력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되는 군요. 하지만 우리 개방이나 무당파에게도 기회를 주셔야 합니다.”
“아미타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번 비무를 끝으로 사제를 불러들이겠습니다.”
나직한 불호와 함께 무광대사는 고개를 숙였다. 소림사가 너무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이자 견제하려는 호연작의 의도를 알기에 내심 씁쓸했다.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고 있지만 천붕회 소속 다섯 문파는 태생 자체가 하나로 합쳐질 수가 없다.
과거 귀마겁 때 소림과 무당은 천붕십일천마와 함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붕십일천마의 수장인 묵안혈마 백산을 사숙으로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소림은 중립을 지켰고 무당파 역시 소림을 따랐다.
그랬던 소림과 무당파의 행동이 천붕회를 하나로 묶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말았다.
백산을 중심으로 천붕회를 하나의 단체로 만들어볼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달마동에서 ‘백산(白山) 일가(一家).’라는 적힌 글을 지워버린 그의 모습을 보고는 그마저도 포기했다.
그는 묵안혈마가 아닌 귀광두로 살기를 원했다. 천붕회 소속 모든 이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백산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단지 귀광두라고만 소개했던 것이다.
백산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었다.
‘사숙, 운명이 비껴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천살성의 귀환이 아닌, 이루지 못했던 행복을 찾기 위해 다시 살아난 것으로요.’
요인이 중얼거리는 그 순간, 백산은 막요광을 정신 없이 몰아치고 있었다. 지금 그가 펼치는 발기술은 회선각이 아니었다.
번쩍 치켜들었던 다리를 수직으로 내려찍는 기술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 왼발 오른발 번갈아 펼치는 발길질로 막요광 전면에는 붉은 강기로 만든 십(十)자 가 생겨나 있었다.
“제기랄!”
전면을 꽉 채운 붉은 강기를 쳐다보며 막요광은 거친 욕설을 뱉어냈다. 도무지 빠져나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허공에 새겨진 십(十)자는 조금씩 이편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쳐내려고 몇 번을 시도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멈추고 말았다. 다가가서는 안 된다고 머리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던 탓이었다.
하지만 그 또한 한계에 달한 듯했다.
뒤편을 흘끗 보니 비무대 가장자리.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좋다, 힘으로 밀고 나간다. 결코 네 놈이 나보다 강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입술을 지그시 깨문 막요광은 여섯 개의 철삭에 일제히 내공을 주입했다.
일순 철삭이 검붉은 색으로 변하자 막요광은 철삭을 허공으로 띄우며 지면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전면으로 내달리며 통렬한 고함을 내질렀다.
“혈삭단천(血索斷天)! 혈삭사무(血索死舞)! 혈삭만황(血索滿荒)!”
식인혈삭 상의 세 가지 무공을 동시에 펼치며 붉은 강기를 향해 거칠게 휘둘렀다. 두 개의 혈삭으로 하늘을 잘라낸다는 혈삭단천의 기운이 십자형의 붉은 강기막으로 파고들었고, 그 속에서 혈삭은 죽음의 춤을 추었다. 뒤이어 남은 네 개의 혈삭이 뒤따르며 그곳에서 비단천이 찢기는 듯 거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찌이익! 찌익!
“허억! 크윽!”
손목을 타고 들어온 음유한 기운이 몸 속을 휘젓자 막요광은 나직한 신음을 흘리며 뒤로 물러났다.
“놈! 한번 더 하는 거다.”
색이 엷어진 듯 보이자 막요광은 더욱 거친 고함을 내질렀다. 손목을 타고 들어온 기운에 내부가 잠깐 흔들렸지만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반면에 놈이 만든 십자형 강기는 많이 약해진 듯했다.
막요광의 입에서 또 다시 고함이 터지고 십자형 강기막을 향해 여섯 개의 철삭을 힘차게 밀어넣었다.
하지만, 상황은 전과 같았다.
또 다시 음유한 기운이 손목을 타고 들어와 몸 내부를 흔들었고, 충격은 전보다 조금 더 컸다.
“갈 때까지 간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허공에 새겨진 십자를 향해 막요광은 끊임없이 철삭을 찔러넣었다. 혈삭단천과 혈삭사무 그리고 혈삭만황을 쉼 없이 펼쳤다.
열십 자로 쌓인 강기막처럼 자신의 몸 안에서도 음유한 기운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사실을 막요광은 알지 못했다.
아울러 식인혈삭이라 불렸던 철삭 또한 점점 힘을 잃고 있다는 사실도. 붉은 색을 머금었던 식인혈삭은 어느덧 거무튀튀하게 변했고, 더 이상 전율적인 살기도 뿌려내지 못했다.
“내가 그랬지, 넌 구리돈 반쪽 짜리라고. 난쟁이 네 놈 몸 속에는 용왕유권의 기운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십(十)자처럼 말이다. 이제 그 기운이 하나씩 터질 거야.”
“크아악!”
백산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막요광의 복부에서 살점과 함께 붉은 피가 확 터져 올랐다.
“어떻게?”
막요광은 망연한 눈으로 복부를 쳐다보았다. 방금 터진 곳에는 손가락 크기의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백번신족이라 부르면 된다. 발로 펼치는 무공 말이다!”
파악!
“크아악!”
이번에 터진 곳은 오른 팔이었다. 복부처럼 구멍이 뚫게 아니라 오른 쪽 어깨가 통째로 뜯겨나가 버린 것이었다.
파악!
“크아악! 아악! 으아악!”
일순 비무대를 주시하던 군웅들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몸 속에 화탄이라도 묻어 두었는지 막요광의 몸 이곳저곳이 끊임없이 터져 나가고 있었다.
두 팔이 떨어지고 두 다리가 떨어져 나갔으나 막요광의 몸에서 터지는 폭발은 멈추지 않았다.
폭발의 위력은 줄어든 반면, 그 횟수는 점점 늘어났고, 어느 순간 막요광의 몸은 분수처럼 변했다.
그리고.
“구리돈 반쪽의 청부는 이렇게 끝내는 거다.”
백산의 손에 있던 구리돈 반쪽이 막요광 이마를 향해 날았다.
파앙!
막요광의 머릿속으로 구리돈이 박혀드는 순간 커다란 폭음이 일고, 그의 얼굴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비무대를 주시하던 모든 이들은 침묵했다.
식인혈삭 막요광. 북천지옥대 서열 사 위에 올라있던 그가 시신조차 남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던 탓이다.
귀광두. 강호 무림에 나타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은 그가 모주앙, 장마, 양천리, 혈영고루강시 그리고 식인혈삭을 죽였다.
단 한 명만 이겨도, 강호무림의 강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자들을 귀광두는 벌써 다섯 명이나 죽인 것이다.
강호 무림의 새로운 강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귀광두의 끝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식인혈삭 막요광을 없앴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태연했다.
잔뜩 붉어진 얼굴과 흐트러진 호흡을 제외하면 처음 비무를 시작했을 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한가지, 제가 죽인 막요광의 시체를 보며 미소를 머금고 있다는 사실만이 처음과 다를 뿐.
한참 동안 미소를 흘리고 있던 백산은 고개를 들어 북황련과 남천벌 마교 진영을 천천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지막하니 외쳤다.
“더 강한 놈들을 보내라! 이 따위 잡것들말고 이 귀광두를 꺾을 강자를 내보내란 말이다! 다음엔……,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던 백산은 비무대를 떠났다.
막요광이 죽으면서 시작된 침묵은 길게 이어졌다. 누구도 말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백산에게 돌아오라는 전음을 보냈던 요인조차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사숙…….]
천붕회 숙소로 돌아온 백산을 보며 요인은 안타까운 얼굴로 전음을 보냈다. 이제야 백산의 의도를 알 것 같았다.
천붕십일천마를 마두로 만든 강호를 향해 그만의 방법으로 징계하고 있다. 그는 분명 실망시키지 말라고 했다. 십정칠사 신진십룡이 전부 그에게 패했다. 아울러 십정보다 한 수 위라는 식인혈삭까지도 당했다. 그렇다면 남은 자들은……. 사황(四皇)밖에 없다.
고개를 돌려 남궁미령을 쳐다보았다.
“북천황과 남벌황을 불러낼 참이더냐?”
요인의 의중을 알아차린 남궁미령은 애써 무심한 얼굴로 물었다.
갈수록 놀랍다는 생각뿐이다.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심검(心劒)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졌었다. 하지만 눈만 높은 게 아니었다. 장마를 간단하게 제압했고, 이제는 식인혈삭마저도 그에게 당했다.
그리고 자신을 꺾어줄 무인을 내보내달라며 돌려서 말했지만 그건 분명 사황에 대한 도전장이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나오진 않겠지요. 저와는 격이 다른데. 머리가 멍청한 놈이라면 모를까.”
백산은 태연스레 말을 받았다.
“그럼?”
남궁미령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비단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실내에 있던 모든 이들이 궁금한 얼굴로 백산을 보았다.
“제가 누굽니까? 미친놈처럼 입만 살아있다는 귀광두 아닙니까. 귀광두에 걸맞은 말을 했을 뿐이지요.”
“너?”
남궁미령을 비롯한 실내에 있는 이들은 어이없다는 듯 백산을 쳐다보았다.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놀라고 그러십니까. 싸우진 않더라도 큰소리 쳐 놓으면 앞으로 무시하지는 못할 테고, 설사 저 놈들이 깨진다 하더라도……. 뭐 그런 거죠.”
“아미타불!”
요인은 나직이 불호를 읊었다. 백산의 말마따나 사황은 나올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그들과 백산은 격이 다르고 강호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 갓 출두한 신진과 비무를 하고, 설령 이긴다 하더라도 얻을 이익이 없다.
북황련이나 남천벌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그렇다. 하지만 천붕회 입장에서 보면 달라진다.
천붕회에 속한 후기지수가 사황에 도전을 했다는 말은 곧, 천붕회의 위상을 그만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백산의 말처럼 남궁창이나 무검 등 다른 후기지수가 비무에 패한다 하더라도 별다른 의의를 두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백산의 선언으로 남은 비무에 상관없이 천붕회는 비무의 승자가 되어버렸다.
백산이 노리는 건 그 점이었다.
“댁은 여전히 말이 과하군요.”
하지만 전부가 요인처럼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 듯, 한편에서 백산을 노려보듯 쳐다보고 있던 장중(張仲)이 불쾌한 얼굴로 말을 건넸다. 기분이 나빴던 까닭이다. 귀광두는 천붕회에 속한 단체 중 소림을 대표자 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그는 마치 천붕회를 대변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미친놈이 입만 살아서 설친다는 귀광두잖아.”
“그러다 정말로 북천황이나 남벌황이 나오면 어떻게 할거요?”
“자식 겁은 많아 가지고. 여기도 화황이나 패황이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
“무책임하군요. 이름을 날리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책임지지 못할 말은 꺼내지 말아야 합니다. 한번 뱉어낸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소이다.”
장중은 비릿한 조소를 머금었다. 내심 기가 막혔다.
식인혈삭을 이긴 강자라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그 선에서 멈췄어야 했다. 더 강자를 내보내란 말은 이름을 얻기 위한 허세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맞아 허세일 수도 있어. 하지만 말이다, 할 말을 해야 하는 거야. 숲 속에 웅크리고 앉아서 내가 왕입네 하고 떠들어 봐야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아. 만일, 지금이 아니고, 십 년 또는 이십 년 전에 천붕회 최강자가 나서서 ‘싸우고 싶은 놈은 다 나와!’하고 외쳤다면 너희 같은 조무래기들에게 천붕회 운명을 맡기지는 않았을 거야.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잘해. 신진십룡이니 십정이니 그 따위 돈도 안 되는 이름에 연연하지 말고 칼로 증명해 보여. 천붕회가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란 말이다.”
“조직을 운영하는 건 생각만으로 되는 게 아니오. 무슨 일을 하던 간에 결과를 염두에 두어야 하고,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때로는 손해보는 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작은 것을 희생하여 큰 것을 취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합니다. 알는지 모르지만 그걸 가리켜 대의(大義)라 합니다.”
장중 또한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여전히 백산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었다. 억측인지는 몰라도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이 천붕회보다는 본인을 위해 하는 것처럼 보였다.
강호 무림에 이름을 날리기 위해 천붕회를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쯥! 이래서 머리 좋은 놈들하고는 대화가 안 돼. 명분이니 대의를 찾다가 이 지경이 되어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니 원.”
“둘 다 그만해라.”
보다 못한 남궁미령이 나서서 두 사람을 말렸다.
“더 이상 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 한 가지는 꼭 말하고 싶군요. 자신감을 심어주는 건 좋은데, 지가 최고라는 생각은 갖지 않도록 가르치십시오. 강호 무림엔 사황(四皇)보다 강자가 널렸다는 말을 해 주란 말입니다. 소생은 밥이나 먹으려 가렵니다.”
일행을 휘이 둘러보다가 백산은 자리를 떴다. 일순 실내에 침묵이 감돌았다.
‘녀석, 하후장설의 무공까지 알아보았더냐.’
백산의 뒷모습을 보며 남궁미령은 내심 중얼거렸다. 사황보다 강자가 널렸다는 말은 하후장설을 빗대어 놓고 하는 말임에 분명했다.
혼자만 그의 무공을 알아본 줄 알았었는데 그 또한 알고 있었다.
‘나도 그가 걱정이다.’
천붕회를 치르면서도 가장 우려되는 점이었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남경왕 주홍은 북경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하후장설은 남경왕 주홍을 영접해야 한다.
그런데 하후장설은 여전히 숭산에 머물고 있다.
일부러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걱정스런 얼굴로 남궁미령은 비무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독하였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즐~~~~감!
즐독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합니다.
즐독 입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즐독.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
감사 하고 사랑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0^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