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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라는
카피문구를 내걸고 개최되고 있는
게이트인서울 클럽 투어 III 전주 공연 관람기
전북대 합동대강당은 락 공연
하기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올 스탠딩 공연이지만, 의자가 바닥에
고정되어
있어서 공연을 관람하기에 불편함이 많았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나
관객이나 이구동성으로 느끼겠지만, 자유로운 락 공연이 가능한 곳이
한국에는 클럽을 빼고는 몇 되지 않는다. 문화적 혜택이 많은 수도권 역시 그럴 듯한 전문라이브공연장이
없는 판에 지방의 공연장은 더욱 열약할 수밖에 없다. 3번째 출연진인 쟈니로얄이 '갱생'이란 곡을 시작으로 열광적인 무대를 이어갔다. 90년대후반만 해도 그들의 음악이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장르였지만,쟈니로얄은 그들만의 확고한 음악적 스타일로 하드코어를 이끌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저 아무생각 없이도 헤드뱅을 하게 유도하는 사운드. 격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연주와 보컬의 조화는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층 무르익게 만들었다. 마지막 곡. 그들을 각인시켜주었던 노래 'Homeless'는 다수의 관객들이 따라 불렀고, 이내 아우라의 장을 연출했다. 쟈니로얄 다음으로 공연한 키리에이
역시 하드코어그룹(구체적으로는 이모코어?)이라 할 수 있는데, 젊은
나이(82년생)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이끄는 흡인력이 강했다.
보컬 INGIKASU군의 극도의 순간에 에너지를 폭발하면서도 중간 중간에
곁들이는 '절제'된 보이스는 신인 못지 않은 매력을 발산하였는데, (노래를
부르다가 장난감 물총으로 관객들을 향해 쏘는, 프로정신(?)까지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차세대 하드코어그룹으로서 상당한 발전이 기대가 되는 밴드이다. 이어서 선글라스를 낀
여성보컬이 풍선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밴드명은 클라인블루. 필자도 처음 보는
밴드여서 공연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는데,'신인'이라고 하기
![]() 이 탈퇴했다는 소문을 들었었는데, 오늘 공연에서 실제로 새로운 세션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Don't let me down" "Tonight""나비보호색"등을 불렀는데 보컬 지한씨의 '액션'은 오늘도 빛을 발휘하였다. 마지막 곡 "완성에의 부족"이 끝나는 부분에서 지한씨는 기타 줄을 끊어 버리는 과감한 얼터너티브적인 액션(?)은 관객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였다. 분위기가 절정을 달한 순간, "피터팬컴플 렉스였습니다"라는 발랄한(?) 멘트와 함께 무대를 내려갔다.
이어서 닥터코어911출신의
랩퍼 G.ru 씨가 새로 결성한 그룹 '퍼필'이 이어서 허키클럽이 등장하였는데 다소 기술상의 문제가 있어서 세팅 시간이 지체되었다. 하지만 곧 인트로 곡이 시작됨과 동시에 언제 그랬냐란 듯이 공연장은 다시한번 하드코어 파티가 열렸고, 묵직한 기타사운드는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으며, 보컬 김현수씨도 이들의 흥분을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는 듯 했다. ![]() 모던락과 펑크, 하드코어 일색인 공연에서의 블랙신드롬 무대 는 음악인의 '관록'과 '경륜'이란 무엇인지를 관객, 그리고 후배 뮤지션들에게 보여주는 무대였다. 보컬 박영철씨의 샤우팅창법은 여전히 파워풀했고 기타리스트 김재만씨의 현란하면서도 센스 있는 연주, 그리고 화려한 액션과 프로페셔널한 무대매너등은 굳이 블랙신드롬의 팬이고 아니고를 떠나 모두가 무아지경 의 상태에 도달했을 것이다. "voodoo child"와 "Man under the moon" 그리고 그들의 명곡 "Secrer Love"가 대미를 장식하였다.
![]() 히트곡인 '첫사랑'에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주도하였 'venus' 'get away' 박진영 곡을 새롭게 구성한 '그녀는 예뻤다" 등을 불렀다. 그리고 시나위 활동 당시의 곡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이라면서 부른 '은퇴선언'은 원곡 그 이상의 짜릿함을 선사하였다.한편 김바다씨는 예전에 비하여 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여든 것 같아면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렇다. 뮤지션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음악을 들어주는 팬이 한명이라도 더 늘어나는 순간 활력을 얻게 되는 것이니까... TV에서 나오던 "첫사랑"이 나비효과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역시 그들은 단순한 비디오스타가 아니었다. 실력으로 무장한 진정한 라이브 스타. 그들은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라이브 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전주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였다.
이번 공연에서 아쉬웠던 점을 지적하자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공연장과 관련된 부분이다. 클럽 투어 중에서 가장 관객들의 액션이 필요로하는 출연진이 대거 포함된 공연이었지만,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맡기고 싶어하는 관객들에게는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쟈니로얄과 노브레인 공연 때 의자와 의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슬램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다). 물론, 전문 라이브 공연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약한 환경 속에서 공연장을 섭외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경비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 홍보 부족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락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공연이 개최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니까... 국내의 정상급 뮤지션들이 총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 '1만원'을 문화향유에 투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TV에 나오는 댄스 가수들을 혐오하면서, 풍선을 들고 열광하는 빠순이들을 보고 비웃으면서 정작 이러한 의미있는 락공연이 있을 때는 왜 나 몰라라 하는 것인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게이트인서울 뮤직페스티발을 즐기기 전에 이러한 행사가 왜 개최되고 있는지를 사전에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번 공연의 주체는 바로 한국대중음악을 이끌어가는 여러 뮤지션들과 대중 모두가 이끌어 가는 것이다. 함께 어울러지는 라이브 문화가 건설하기 위해 스스로가 노력하고 동참해야 한다. 게이트인서울을 준비하고 있는 기획팀 역시, 그동안의 락페스티발에서 제기되었던 문제점과 의견들을 단 하나도 빠짐 없이 수렴하고, 수정 보완 할 필요가 있다. 페스티발의 취지와 의미를 충분히 알리고, 꼼꼼한 기획력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한 공연으로 맛물린 의미있는 공연이 되기를 바란다.
2003. 4. 22 대중음악개혁을 위한 연대모임 회원 /게이트인서울 자원봉사자 이태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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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현장 사진 모음 -
구형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전주 공연장인 전북대학교 합동대강당 정면
문화연대에서 제작한 2003 라이브활성의해 "가서놀자!" 포스터도 볼 수 있었다.
밖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전북 술렁단의 '다 죽 자' 깃발
여기서부터는 공연 사진. 늦게 공연장에 도착하는 바람에 낙장과 스타피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1. 쟈니로얄
2. 키리에이
3. 블랙신드롬
4. 피터팬 컴플렉스
5. 퍼 필
6. 허키클럽
7. 블랙신드롬
8. 노브레인
9.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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