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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법륜 스님의 답변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구미에서 법륜 스님의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이 열리는 금오공대 대강당은 저녁 7시가 되자 500여 명의 시민들로 꽉 들어찼습니다.
강연이 시작되기 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런 시국을 반영하듯 강연장에서도 트럼프의 당선 충격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 소식에 ‘미국도 망하는 것 아닌가 우려가 들었다’는 한 여성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저는 요즘 시국이 너무 걱정되어 일이 손에 잘 안 잡힙니다. 우리나라도 최순실 게이트로 어수선한데, 오늘 미국 대선 결과를 보니 미국도 걱정스럽습니다. 설마 했는데 막말의 대가, 인종차별적 발언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트럼프의 당선은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이러다 미국도 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기는데요, 트럼프의 당선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스님은 우선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질문했습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께 여쭤보겠습니다. 여러분들 아시다시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경합을 했습니다. 이번에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 손 한 번 들어보세요.” (거의 없음)
급히 현장 여론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 생각한 사람, 힐러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 이어 2012년 대선 투표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 중에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이런 시국까지 예견한 사람, 차례로 질문하고 손을 들어보는 것으로 대략의 반응을 알아보았습니다.
결과는 이번 미국 대선이든 지난 한국 대선이든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대다수였습니다. 스님은 이제 본격적으로 답변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끼리 이 강연장 안에서 잠깐 해본 여론조사였습니다. 여기서 드러난 반응을 보면, 지금 일어나는 상황이 박근혜 대통령이나 트럼프 당선자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잘 몰랐다거나 우리가 미국 시민의 민심을 잘 읽지 못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현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 일정 부분 우리의 무지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에 사람이 갑자기 변한 걸까요, 아니면 원래 그랬는데 우리가 잘 몰랐던 것일까요?”
“우리가 잘 몰랐던 거죠.”
“미국의 경우에도 시민들의 마음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바뀐 것일까요, 아니면 원래 민심이 그랬는데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요?”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거죠.”
“네, 그렇다면 언론 기관에서 행해진 여론조사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전문가나 언론기관, 여론조사 기관들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었던 거예요. 지난 6월 영국이 EU(유럽 연합)에 잔류할 것인지 탈퇴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투표를 할 때에도 세계 언론들은 영국이 잔류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투표 결과는 탈퇴하는 쪽으로 나왔습니다.
여론조사의 잘못된 예측은 어느 한 사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4․13 총선, 영국의 브렉시트에 이어 이번 미국의 대선에까지 이르고, 이는 우리나라 여론조사 기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도 오류를 범하는 것 같습니다.
#1 득표율은 힐리러가 앞섰지만 승자는 트럼프
트럼프 후보가 언론에서 여성 비하 발언, 인종 차별적인 발언 혹은 멕시코 비하 발언을 하다 보니 ‘막말하고 교양이 없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비난받을까 봐하지 못한 속마음의 표현을 트럼프가 숨기지 않고 시원하게 대신해주니까 거기서 통쾌함을 느끼고 트럼프를 지지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비난받는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여론조사에서 물어봐도 비난받을까 봐 자신의 지지 의사를 쉽게 밝히지 않습니다. 반면 투표는 적극적으로 하게 됩니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는 여론 조사에 반영되지 않는 숨은 표를 감안해야 합니다. 이런 요인이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가 잘 맞지 않게 나온 겁니다.
#2 트럼프 당선 이유, 시민들의 분노
그러면 왜 트럼프가 당선이 되었는지를 생각해봅시다. 미국은 지금까지는 세계 초일류 국가였습니다. 제일 부자고, 제일 힘이 세고, 제일 잘 나가고, 제일 아름다운 일류국가였어요.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점차 ‘지는 해’라는 평가를 받고 세계정세에서 조금씩 밀리고 있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 미국 시민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미국 제일주의를 주장했잖아요.
또한 미국은 지난 30년 동안 계속적으로 성장을 하긴 했지만 미국의 중산층이 느끼는 생활수준은 특별히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사무직원을 비롯하여 자동차 정비사 등 전문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노동자로 구분하는데, 이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는 미국 중산층의 실질소득을 따져보면 3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결국 지난 30년 동안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의 부는 많이 성장했지만, 일반 시민들의 생활수준은 하나도 성장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어요. 이것은 성장한 부의 대부분이 소수 사람들의 주머니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노동자가 1000불을 받을 때 사장은 10000불을 받았다면, 지금은 노동자가 1000불을 받을 때 사장은 1억 불을 받는 정도의 차이로 벌어졌습니다. 예전에도 빈부격차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 차이가 점점 벌어져서 어느 순간 ‘상위 10퍼센트가 가진 재산이 하위 90퍼센트의 재산과 맞먹는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급기야 상위 1퍼센트와 하위 99퍼센트가 비교되면서 젊은이들이 ‘월가를 점령하라’는 데모를 하기도 했던 것입니다. 요즘에는 상위 0.1퍼센트에 부가 편향되어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이 엄청난 소득을 독차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렇게 빈부격차가 심하게 벌어지다 보니 중산층의 삶이 불안해지고 마음은 답답해졌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는 알게 모르게 격차로 인한 박탈감에 따른 분노가 생긴 거예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권도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여러 번 바꾸어봤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결국 인종차별을 뛰어넘어 오바마와 같은 흑인 대통령을 선출했는데도,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시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더 커졌습니다. 이러한 분노는 두 가지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는 트럼프 지지층이 보이는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를 오가며 대통령 선출을 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으니까 ‘기성 정치권에서 나오는 인물은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별 차이가 없다, 월가의 이익만을 대변한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를 갈구하는데 그에 대해 어느 누구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겁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첫째,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이 너무 많아 미국이 그들을 먹여 살리다 보니 어렵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또, 이민자가 증가하는 데다 백인들이 아이를 적게 낳으니 상대적으로 유색 인구의 비율이 높아지는 면을 부각시켜, ‘시간이 지날수록 유색 인구의 비율이 높아져서 언젠가 유색 인구가 미국의 다수를 차지해서 미국의 주인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미국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백인들의 두려운 심리를 건드렸습니다.
또 디트로이트에 있는 자동차 공장들이 모두 문을 닫았어요.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데, 자동차는 일본 자동차가 잘 팔리고, 생필품은 중국 제품이 잘 팔리고, 핸드폰은 한국 제품들이 많이 팔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삼성 등 외국 기업을 핑계 대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분노를 외부의 적으로 향하게 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이것은 히틀러가 독일에 대공황이 왔을 때 유대인을 공격해서 독일 사람들의 민심을 잡은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또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해서도 그 비용을 왜 미국이 전액을 부담하느냐, 왜 한국과 일본은 안보 무임승차를 하느냐며 불평했습니다. 그리고 한미 FTA 이후 미국에 한국 상품이 많이 들어오니까 오히려 미국 노동자들의 일거리가 없어진다며 ‘한미 FTA도 폐기하라, 중국 무역도 규제하라’는 주장도 했습니다. 이렇게 ‘자유 무역 때문에 미국이 어려워졌다’라는 논리가 박탈감과 분노를 가지고 있는 공장 노동자나 기술자들에게는 잘 받아들여졌던 겁니다.
거기에 더해, 백인에게는 여전히 인종 차별 의식이 깔려있는데 표면상의 평등의식 때문에 당당히 자리 잡은 유색 인종을 가만히 두고 보기가 싫은 점을 건드려 트럼프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유색 인종 차별 발언을 거침없이 한 겁니다. 이런 이야기는 교양을 지킨다며 아무도 드러내 놓고 하지 않는데 트럼프는 오히려 거리낌 없이 막말을 하니까, 교양 있는 사람들은 창피해하지만 평소에 불만이 있던 사람들은 속이 후련하다는 거예요. 이런 사람들이 트럼프의 지지층을 형성했습니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기득권이 엄청난 저항을 했는데도 백인 남성 노동자층의 열광적 지지를 등에 업고 많은 장애물을 뚫고 후보 자리까지 올라갔지요. 여기에는 백인 남성들의 분노가 강력한 힘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미국 사회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를 의외라고 받아들이는 거예요.
#3 트럼프 당선,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우선 여러분들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뭔가 큰 손해가 날 것처럼 반응을 보이는데, 막상 큰 손해가 날 일이 뭐가 있겠어요? 그건 지나친 우려가 아닌가 싶어요.
반면 좋은 점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미국이라는 나라의 본심을 알게 된 것입니다. 말하자면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화장한 얼굴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민낯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들이 그동안 화장한 얼굴만 보다가 민낯을 보고 받는 충격은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본심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이런 미국과 우리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우리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는 훨씬 더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어요. (모두 웃음)
화장한 얼굴을 대할 때는 뭔가 좋을 줄 알고 기대했지만 이상하게 잘 협의가 안 돼서 계속 실망을 했지요. 그런데 민낯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므로 미국의 대외 정책을 예측하기도 쉽고 그래서 우리가 예측하는 대미 정책의 정확도도 훨씬 높아진다고 할 수 있어요.
트럼프가 말한 것이 원래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습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미국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그 민낯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런 민낯을 보게 된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래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고 이해하고, 이제 본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럼 앞으로 미국은 어떻게 될까요? 첫째, 한 나라라는 것이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서 국가 정책이 크게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미국 같은 나라는 연방제 국가입니다. 그래서 주(州)마다 다 자기 주의 법을 가지고 시행합니다. 또 외교정책 같은 것도 누구든지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진보적이라도 자기 원하는 만큼 못하고, 본인이 보수적이라도 자기 원하는 만큼 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기본적으로 굴러가는 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오바마가 당선됐지만 지나고 보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트럼프가 되었으니 약간의 변화는 있을 겁니다. 어떤 부분이 될까요?
먼저 우리가 흑자를 보던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수정하자고 나올 수 있습니다. 처음 FTA가 진행되던 노무현 정부 당시 국민 대다수가 FTA를 반대했는데 일단 체결이 됐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미국에서 자국에 유리하게 다시 수정을 했습니다. 우리가 수정한 게 아니라 미국에서 자국에 불리한 걸 수정했는데도 앞으로 또 더 수정하자고 하거나 폐기하자고 할 겁니다. 폐지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가 폐지하자고 한 게 아니잖아요. 다만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이 수출하는데 조금 어려움은 있겠지요. FTA를 수정해서 이익이면 수정하면 되고, 수정할 바에야 폐기해 버려도 괜찮습니다. 노무현 정권 전에는 FTA 없이도 잘해 왔으니까요. 그래서 그것도 크게 걱정할 것 없어요.
주한 미군 주둔 문제도 사람들이 고민을 많이 하는데 제 생각에는 크게 고민할 게 없다고 봅니다. 미국이 ‘돈도 없고 그래서 나가겠다. 너희 국방은 너희가 알아서 해라.’고 하면 ‘그동안 감사했습니다.’하고 인사하고 보내면 돼요. 미국은 한국전쟁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많이 도와줬습니다. 이제 우리도 자립을 할 때가 됐잖아요. 현재 남한은 세계 13위 경제 부국이고 북한은 세계 최빈국에 들어가는 데, 계속 미국 바짓가랑이 잡고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나이 60이 넘은 자식이 80 된 노모한테 아직도 생활비 달라는 거나 다름없는 겁니다. 그러니 그동안에 도와주어 감사하다고 인사하면 됩니다.
반대로 그대로 한국에 주둔하겠다고 하면 있으라고 하면 됩니다. 미국이 앞으로 중국 문제 때문에 한국에 있어야 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있으라 하면 되지요. 그동안 미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미국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런 정도는 편의를 봐줄 수 있어야지요. 그래서 우리가 따로 머리 쓸 게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가겠다 하는데 ‘가지 마세요’ 하고 바짓가랑이 잡으면 미국은 ‘주둔비 내놔라’ 하겠죠. 또 미국이 있겠다 하는데 ‘가라’ 하면 괘씸하게 생각해서 보복하겠지요. 그러니까 우리는 미국의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미국이 있겠다고 하면, 있으라고 하면 됩니다. 그러면 자기들 돈으로 있겠지요. 그런데 가겠다 하면 그동안 고마웠다고 하고 우리도 자주국방을 하면 됩니다. 이렇게 관점을 딱 잡고 협상을 하는 거예요. 이렇게 관점을 딱 잡고 교만하지도 않고, 비굴하지도 않게 대화를 나누면 됩니다. 그러면 미국이 결정하겠지요.
베트남의 경우는 미국과 싸웠어도 중국의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협력을 합니다. 그것처럼 우리도 중국의 팽창에 경계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과 적대해서는 안 됩니다. 적대하면 우리 경제는 큰 타격을 입습니다. 중국과 관계를 좋게 하되 경계는 해야 합니다. 겉으로 우리를 도와주는 척하며 속으로 딴짓하는 것보다 솔직하게 본심을 드러내는 트럼프가 우리에게는 더 나을지도 몰라요. 우리도 솔직하게 대응하면 됩니다. 그래서 그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결국 크게 손실은 없는데, 다만 미국을 너무 좋게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충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미국을 너무 나쁘게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욕할 거리가 더 늘어나겠죠. 하지만 미국은 그렇게 나쁜 나라도 아니고, 그렇게 좋은 나라도 아닙니다. 미국은 세계 많은 나라들처럼 자기 나라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늘 세계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는 나라처럼 포장을 했지요. 그런데 이번에 트럼프는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미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해서 세상을 보겠다’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미국은 늘 그런 입장이었습니다. 다만 그걸 이제까지 솔직하게 말하지 않다가 트럼프가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에요.
물론 트럼프가 공화당 출신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한미관계를 풀 때 트럼프 외교팀과 연결고리가 없는 어려움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나라만 겪는 일이 아니라 일본도, 유럽도, 전 세계가 다 그런 상황입니다. 이것은 앞으로 관계를 잘 풀면 되니까 이 부분도 그렇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럼 남북 관계는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 문제가 좀 있습니다. 트럼프는 솔직한 사람이기 때문에 북한이 핵 실험을 감행할 경우,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에 북한과 솔직하게 주고받아 담판을 지을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보입니다.
트럼프 같은 사람은 두 가지 장단점이 있습니다. 협상해서 파격적으로 타결을 할 수도 있고, 말 안 듣는다 생각하면 싸우자고 나갈 가능성도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북미관계를 보면 지금 오바마 정부처럼 질질 끌기보다는 어떤 해결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결국 이런 상황을 두고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사물에는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 현상만을 가지고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보지 말고, 단점은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장점은 어떻게 살리면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되게 할 수 있을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서 북미 간에 어떤 타결을 만들어서 남북관계 긴장을 낮출 것인지, 평화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 통일의 기회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변화된 상황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질문자가 환하게 밝아진 얼굴로 자리에 앉자 청중석에서도 공감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미국 대선 결과를 보고 잠시 충격을 받았는데,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한눈에 상황이 이해되고 불안한 마음도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어진 질문에서는 최근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 공백 상황을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묻기도 했습니다. 평소에는 인생 고민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사회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가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제 미국 대선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으신 분들 많을 텐데요. 스님의 답변을 듣고 조금이나마 의문이 해소되었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댓글로 남겨주시고, 이 글은 주위에 널리 공유해 주세요.
첫댓글 트럼프가 미군을 철수 하겠다면
그냥~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하면 됩니다.
옛날부터 이해 타산에 밝은 나라이지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자선하는 나라가 절대 아니예요.
동시에 중국과도
외교 안보를 원활하게....
공감합니다.
내 생각과 부합된것이 많습니다
정부에서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