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자비관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조금 더 쉽게 자비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자비관의 시작은 ‘나’ 자신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할 수 있어야 일체 모든 존재에까지 그 자비로움이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를 띄어야 합니다. 온화한 미소로써 한없는 행복감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행복한 마음으로 자비관을 나를 향해 비추면서 읽습니다.
‘나는 미움에서 벗어나고, 고통에서 벗어나고, 번뇌에서 벗어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평안합니다. 안락합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합니다.’이렇게 가장 먼저 나를 향해 자비관을 행하고 그 다음으로는 스승님이나 존경하는 분을 향해 자비관을 행합니다. ‘스승님께서 미움에서 벗어나고, 고통에서 벗어나고, 번뇌에서 벗어나지이다. 스승님께서는 언제나 행복하소서. 평안하소서. 안락하소서. 저는 스승님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나와 가장 가까운 대상으로부터 조금씩 먼 대상으로 순서를 바꾸어 가며 자비관을 행합니다. 이를테면 가족들을 향해, 친구나 도반 동료들을 향해, 이웃 사람들을 향해, 나와 이따금씩 대화하는 모든 이들을 향해, 얼굴만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을 향해 자비관을 연속적으로 행합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그저 그런 대상에서부터 마음에 걸림이 있거나 오해가 있었던 대상에게, 그리고 껄끄러운 사람에서부터 미워하는 사람에게까지 자비관을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이 글귀를 자비관이라 하는 이유는 이 경구를 읽으면서 그 대상을 관해야 하며 그 대상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방사(放射)하면서 발원해 주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대상을 관하면서, 떠올리면서 그 대상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과 자비를 보내주는 것입니다.
자비관을 행할 때는 이처럼 자비심이 일어나기 쉬운 대상부터 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테면 존경하는 사람, 그 다음으로 친근한 사람, 그저 그런 사람, 적대적인 사람 등의 순서로 말입니다. 이렇게 개개인에게 자비관을 행하면서 나아가서는 좀 더 포괄적으로 집단을 대상으로 자비관을 행하면서 우주 법계를 자비로움으로 밝힙니다. 작게는 우리 마을 모든 이에게, 직장의 모든 동료들을 향해, 이 도시 모든 이들을 향해, 이 나라 모든 이들을 향해, 이 세상 모든 이들을 향해, 온누리 우주 법계의 모든 존재를 향해 자비로움의 밝은 빛을 시방 삼세 전체로 채워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침에 막 일어나면서부터 저녁 잠이 들기 직전까지 언제 어디서라도 틈틈이 자비관을 닦아가시기 바랍니다. 아침 저녁이나 수행 시작과 끝에는 온전한 자비관의 순서에 따라 닦아가시고, 일상 속에서는 순간 순간 상대방을 향해 자비관을 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증지부 경전에서는 자비관을 닦았을 때 얻어지는 복을 설하고 있습니다.
“자비관을 닦고 발전시키고 꾸준하게 집중하며, 수행의 온전한 방편으로 삼으며, 삶의 기반으로 삼고, 완전히 삶 속에 정착시키고, 잘 다지고 완성시키면 열한 가지 복을 얻는다. 첫째, 편안히 잠에 들고, 둘째, 즐겁고 가볍게 깨어나며, 셋째, 악몽을 꾸지 않는다. 넷째로, 모든 사람들의 아낌을 받고, 다섯째, 사람 아닌 존재들의 아낌과 보호를 받으며, 여섯째, 천신들까지도 보호해 주고, 일곱째, 불이나 독, 무기의 해를 입지 않는다. 여덟째, 마음은 쉽게 정(定)을 이룰 수 있고, 아홉째, 얼굴 표정은 늘 평온하며, 열째, 임종시에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열한 번째로 혹 더 높은 경지를 얻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범천의 세계에 이를 것이다.”
🩸글쓴이: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