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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에게 장미빛 청사진으로 여겨지며 우후죽순으로 추진되던 주택재개발 사업이 아파트 미분양 물량의 증가, 잇따른 주택시장 과열 억제 정책 등으로 인해 주춤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전주시 분양가 심의위가 본격 활동에 나서면서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려 결국 재개발추진이 위축될 소지가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4년 10월 전주시가 마련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르면 주택재개발 28개 구역, 주택재건축 10개 구역, 사업유보 5개 구역 등 모두 43개 구역이다.
이중 28개 구역의 재개발 사업은 낙후된 도심을 확 바꾸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지금가지 태평1, 태평2 지구를 비롯, 물왕멀, 감나무골 등 모두 16개 구역이 재개발추진위 승인을 받으면서 일부 지역 주민들 사이에 큰 관심사로 대두됐다.
이중 태평1과 물왕멀 구역은 지난해말 정비계획과 관련 시의회 의견을 청취하는 등 비교적 진도가 빠른 편이다.
하지만 재개발사업의 순항에는 건너야 할 산이 한두개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업의 수익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도내 미분양 아파트가 5230세대, 올 공급물량이 1만2196세대에 달할만큼 도내 주택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이젠 중앙업체를 끌어들여 재개발을 한다 하더라도 당분간 타산성이 맞지 않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시공사로 내정된 중앙 건설업체의 평당 시공비만 해도 300만원을 넘어서는데다 재개발 움직임 이후 꾸준히 땅값이 올라 분양가가 800만원대는 돼야만 채산성이 있다는게 주택업계의 설명.
하지만 전주시 분양가 자문위가 최근 오페라 하우스에 대한 권고에서 나타났듯 당분간 전주지역 아파트 분양가는 600만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 특단의 사정 변경이 없는 한 재개발 사업을 서두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공사로 내정된 중앙업체중 일부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이미 소극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도 바로 수익성에 대한 확신을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다수의 주택재개발 구역마다 이미 구성된 추진위의 움직임에 맞서 비상대책위가 구성돼 사사건건 대립하는 등 주민간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전주시의회가 최근 시의회 의견 청취땐 해당 주민의 80%가 동의해야만 안건으로 채택키로 한 것도 추진위와 비대위의 갈등을 먼저 해소하고 오라는 의사표시다.
재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막강한 이권을 가진 주도권을 서로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재개발을 둘러싼 환경은 좋지 않지만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희망섞인 관측을 하고 있다.
“사업을 마무리하려면 빨라도 향후 수년씩 소요되기 때문에 지금의 조건으로만 판단해선 안된다”며 “당장은 어둡지만 재개발의 폭발력은 언제나 풍부하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