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한국불교계와 교류에 대한 생각
글 김형근 (본지 발행인)
주변상황이 어렵다
계묘년 불기로 2567년이고, 서기 2023년을 맞이하면서 34년째 발행하고 있는 미주현대불교 잡지의 미래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30년 넘게 발행하고 있으니 창간 무렵에 가까이 있었던 구독자와 후원자들은 이제 이 세상과 인연을 마친 사람들도 많고, 살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60대 이상, 70대, 80대가 되었다. 당시에는 사업을 하던 사람들인데 이제는 대부분 은퇴하였으므로 돈벌이를 하지 않고 있고, 따라서 모든 지출을 줄이면서 생활을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미주현대불교에 대한 후원액도 줄이거나 중단할 수 밖에 없다. 후원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후원금을 받기가 어려운 여건이다.
미주현대불교가 이 세상에 나온 1989년 말과 34년이 지난 2023년은 완전 다른 세상이다. 당시의 언론은 텔레비전과 라디오, 그리고 신문과 잡지가 주류였으니 지금은 유튜브 시대이고, 종이에 인쇄하여 나오는 신문과 잡지는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태이다. 매우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어려운 조건이지만 힘들다고 해서 미주한국불교역사에 관한 소중한 자료도 많이 가지고 있고, 하는 일들도 있어 무조건 문을 닫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그동안 발행했던 내용들은 그냥 버릴 수 없는 미주한국불교사의 기록이고, 미주한국이민사의 소중한 한 부분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전산화를 꼭 해야 한다. 또 이 잡지를 통해 추구하고 싶은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불교 강국 미국
미주에 살고 있는 불교인을 포함해서 우리 한국 불교인들이 세계불교계 현황에 대해서, 또 세계불교계에서 점하고 있는 미국불교의 위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중요한 국제 불교 행사는 태국에서 하고 있지만 나라별로 볼 때 현 시기 불교 강국은 중국과 미국이라고 나는 본다. 중국은 이제 중요한 국제 불교행사도 주최하고 있는데 ‘코비드19’ 시기가 정리된다면 중요한 국제 불교 행사가 중국에서 많아질 것이다. 중국은 이제 스님들의 숫자가, 그것도 젊은 스님들이 매우 많고(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최소 50만 이상으로 추산된다), 역사적인 불교 유산이 풍부하며 더불어 미국과 함께 세계를 이끌어가는 강대국이다. 이 중국이 서양세력에 대항하는 정책 중의 하나인지는 모르겠으나 불교를 장려한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또 다른 불교 강국은 미국인데 모두 다 알고 있듯이 미국은 전 세계 모든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스리랑카 출신으로 미국에서 위빠사나를 성공적으로 알린 구나라타나 스님은 “미국의 자유분방하고 유물론적인 생활방식이 해외 여러 나라의 가치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젯거리라고 여긴다. 미국은 아직 10대 청소년, 즉 어른이 되고자 하는 어린애와 같은데 그러한 영적 미성숙 상태를 전 세계가 표준으로 삼아서 좇아가고 있다.
나는 그것이 건강한 사고방식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와 같이 아직 300년 역사도 아직 못된 미국의 생활양식을 많은 나라들이 표준으로 삼아서 좇아가고 있고, 그중에서 한국은 선두 그룹이다. 700만 명의 해외동포 중에서 200여만 명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 미국이다. 미국의 전체 인구는 3억 3천만 정도이지만 미국의 불교 인구 숫자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불교는 1844년도에 시작이 되었고 대략 100년 후인 1950년대 비트세대에 의해 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60년대로 본다.
이때로부터 2010년대 까지 약 50년 동안 미국사회에서 불교바람은 강풍이고, 태풍이었다. 이 시기에 미국은 명상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증가하였고, 명상 센터도 많이 생기고, 이에 따라 명상 관련 서적, 방석, 향 등 명상 관련 산업도 활성화 되었다. 미국 내 많은 대학교에서도 불교는 교양과정으로 많이 개설되었고, 전통적인 아시아 불교국가의 능력 있는 스님들도 많이 방문하거나 미국에서 살고 있고, 영어로 나온 불교 책 들을 통해 티베트 불교와 위빠사나도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달라이 라마와 틱냑한 스님 저서 등 한국에서 불교 관련 번역되는 많은 책들은 주로 미국에서 출판된 것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에 티베트 고승이나, 남방 위빠사나 선사들이 널리 알려진 것은 빨리어나 태국 책에서 번역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된 것을 한국어로 번역한 책들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 기초해서 나는 현시점에서 세계불교계에서 불교 강국은 미국과 중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한국불교계에서 주목해야 할 미국불교,
미주한국불교계의 본국 스님 초청행사
한때 밀물처럼 몰려오던 한국인 이민자들이 이제는 별로 많지 않지만 한국과 미국은 ‘한미동맹’을 맺고 있는 매우 특수한 관계이다. 현재는 미국으로 이민 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이러한 특수한 관계 때문에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교류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약한 한국불교계는 세계불교 강국인 미국불교 흐름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고, 미주한국불교계와 좀 더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미주한국불교계도, 본지 미주현대불교도 초점을 맞추어 활동방향을 정립해야 한다.
교류 활동의 프로그램은 스님 초청행사, 불교인 문화. 예술인 초청행사. 청소년 방문행사 등이 될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모두 중요하지만 스님초청 행사가 매우 중요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 역량 있는 스님들, 본사 주지 스님들이 미국에 많이 방문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과 한국의 불교계의 교류가 증진될 수 있다. 본지에서는 1992년 도문스님 초청행사를 시작으로 2022년 문광스님 초청행사에 이르기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스님 초청행사를 하였다. 이 행사를 통해 미주한국불교계를 활성화시켰고, 좋은 인연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