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설화에 담긴 조선시대의 민중의식
여우와 구미호 설화에 담긴 조선 민중의식.hwp
과목 : 조선시대 생활사
담당 교수 : 박경하
학과 : 아시아문화학부 중국어문학과
학번 : 20154239
이름 : 조하라
목차
1. 논문 지은이 소개 및 논문 작성 의도
2. 서론
3. 여우 설화에 드러난 여우의 특성
4. 여우 설화에 담긴 조선시대 민중의식
5, 결론
1. 논문 지은이 소개 및 논문 작성 의도
논문 1 김정숙, 『조선시대의 異物 및 怪物에 대한 상상력, 그 원천으로서의 『山海經』과 『太平廣記』 』 , 2016
논문 2 송교, 『한 ․ 중 고전문학에 전승된 여우 이야기 연구』 , 2014
김정숙, 조선시대의 異物 및 怪物에 대한 상상력, 그 원천으로서의 『山海經』과 『太平廣記』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강사, 한국 한문소설 전공
조선시대 비현실적 세계에 대한 상상의 원천을 『산해경』과 『태평광기』를 중심으로 살피기 위해 글을 작성했다. 조선시대 문인들의 시문집에 보이는 신화적 상상력에 대해 살펴보고, 고려시대 이후 『태평광기』가 열독의 양상을 보이며 조선 문인들의 이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분석한다. 특히 구미호 설화는 신이한 구미호가 신성성을 탈각한 뒤 가부장적 사회에서 모든 불안과 적대의 상징으로 변화함을 드러낸다.
송교, 『한 ․ 중 고전문학에 전승된 여우 이야기 연구』,
배재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학과 국어국문학전공
한국과 중국의 고전 문학에 나타난 여우이야기에 관한 자료를 장르별로 정리하고 그들의 영향관계를 살피기 위해 논문을 작성했다. 문학이 민중의 생각이나 관념을 나타내기에 충분한 역할을 수행한다면 이것을 매개로 하여 전승집단의 가치관 사고방식 등을 살펴보았다.
2. 서론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은 동물과 함께 해왔다. 친구로서, 동반자로서, 음식으로서, 해악의 대상으로서, 믿음의 대상으로서, 혹은 신적인 존재로서 동물은 존재해왔다. 동물에 여러 의미를 담아주는 대상은 물론 인간이다. 인간의 인식체제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이 동물들에 얽힌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조선시대 민중의 인식체제 역시 이러한 동물 이야기에 드러나 있지 않을까.
동물과 관련한 신화, 전설, 설화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 보고서에서는 ‘여우’를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서양에서의 여우의 이미지는 비교적 평범하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신적인 대상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그러나 동양에서의 여우는 굉장히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변신을 일삼는 존재, 성(性)적으로 아주 매력적인 대상, 동물토템으로서 숭배의 대상, 지혜와 꾀가 있는 존재, 악랄하고 잔인한 존재, 영리하지만 교활한 이미지 등으로 나타난다. 이는 고전 문학 작품에 잘 나타나 있는데,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여우의 이미지와 특성을 파악하고자 했다. 긍정적인 특성, 부정적인 특성을 모두 다루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여우에 투영된 조선 시대의 민중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분석하고자 한다. 민중의 의식과 관념을 여우로서 풀어내고자 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산신이나 수호신, 혹은 자신을 도운 사람에게 은혜를 갚는 사려 깊고 초월적 능력을 가진 존재로 나타난다. 부정적 측면으로는 교활하고 탐욕스러우며 요사스런 존재로 때로 인간으로 변신하여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인간의 내장을 먹거나 정기를 빨아 인간으로 존속하기를 바라는 변태적인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여우는 구비문학 가운데 신령한 존재로도 나타나지만, 이러한 신령한 존재에 대한 금기와 회피의 정서가 매우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형되는 형태를 보여준다. 둔갑하는 여우 형상은 단순히 설화적인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적 것이라기보다 민간에서 오랜 세월 동안 전승되어 내려온 토템의 원형적 관념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즉, 인간과 동물이 자연물의 하나로 상호 영혼의 관련성을 갖고, 서로 형질적 변환을 할 수 있다는 관념을 반영해준다. 여우의 긍정적 형상은 보다 원초적인 형태를 띤다면, 부정적 형상은 인간의 인지 발달과 더불어 다양한 종교적 혼재 속에서 회피와 타파의 대상, 생태적 특성이 부정적으로 변이된 결과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 여우 설화에 드러난 여우의 특성
인간은 예전부터 여우를 신성시 하는 의식이 존재했다. 여우는 산신, 수호신 등 인간과 친밀한 신으로서 그려지기도 하고, 생산과 풍요신 등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로 그려지기도 한다. 또한 신의가 있고 보은을 할 줄 아는 존재로서 나타난다. 여우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이다. 인간에게 무언가를 예지해주거나 도움을 주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여우는 무덤 주위에서 시체를 파먹는 특성이 있는데, 이는 인간의 혼을 나르고 전달하는 신적인 존재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특히 여우는 산신이나 수호신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여우가 산신이나 인간의 수호신적인 존재로 나타나는 것은 여우의 신령성과 관련이 있다. 여우가 인간과 신, 지상과 천상을 이어주는 신령한 힘을 가진 존재로 인식된 것이다. 또한 토템 숭배와도 관련이 있다. 인류 초기의 고대인들은 애니미즘 신앙을 바탕으로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었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추구하는 사유가 기저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의와 보은의 동물로서 여우를 그리는 경우도 있다. 우화는 대개 동물을 이용해 인간의 도덕심을 촉구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와 다르게 민담 속에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배경에는 원시적인 사유가 내재되어 있다. 즉,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강조하고 화합을 도모한 데서 나온 사유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여우를 도와주거나 목숨을 구했기 때문에 나에 여우가 인간에게 은혜를 갚는 유형의 설화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유형의 여우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해 주는데 원인이 있어서 성스러운 색깔이 다소 약하다. 보은형 이야기는 다시 은혜의 성질에 따라 인간되기를 도운 은혜와 죽어가는 목숨을 구해 주는 은혜로 나 수 있다.인간되기를 도운 은혜는 여우가 사람이 되기 해 수백 년,심지어 수천 년 동안 계속 수련하다가 마지막 단계에 주인공의 도움으로 드디어 성공으로 인간이 되는 유형이다.
여우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상스럽고 요물스러운 존재, 병이나 재난을 가져다주는 존재, 인간을 해치는 존재, 변신을 통해 사람을 미혹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한국에서 나타난 여우의 이미지 보다는 덜 흉악하지만, 보다 더 현명하고 얍삽한 느낌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매우 교활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얻고 싶은 바를 실현해내게 한다.
조선조에 접어들어 암여우가 여자 사람으로 변해 남자를 유혹하는 이야기, 혹은 숫여우가 남자 사람으로 변신해 여자를 유혹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시기의 여우는 성적 요소가 들어가 있고 이 성적 요소를 이용하여 남자를 현혹한다. 조선조 전에 들어와 몇 편의 소설에서 여우의 흔적이 발견된다. [전우치전]에서는 다른 이본과 달리 전우치가 속계에 내려왔는데 어려서 여우 입속에 있는 구슬을 먹고 다시 구미호에게서 천서를 빼앗아 도술을 익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화전]의 여우에 관한 내용은 은행나무에 살고 있는 한 쌍의 여우가 고을에 새롭게 부임한 부사를 죽여 피를 먹었고, 나중에 소설의주인공 이화가 고을에 부사로 부임하자 여우를 죽였다. 암여우는 죽지 않고 이화에게 원한을 품고 아름다운여인으로 변신해 중국으로 가서 황제의 총애를 받는 총비의 탈을 쓰고 황제를 미혹하여 이화를 잡아들이려고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여우를 상서로운 징조, 불길하고 악한 동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서로운 동물에서 사악한 동물로, 신령에서 요괴로 떨어진 것은 여우 문화 내부에서의 근본적인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부터 현대까지 여우를 요물로 생각하는 관점이 계속 이어졌다.
4. 여우 설화에 담긴 조선시대 민중의식
여우 설화에 담긴 조선시대 민중의식은 앞서 언급된 여우의 특징과 설화에 드러난다. ‘여우구슬’설화, ‘전우치’설화 ‘여우털’설화 등이다. 이 설화 속에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외부의 어떠한 힘을 기대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힘은 여우의 신묘한 힘으로 대변된다. 이는 조선 민중의 의식 속에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외부세계에 더 기대했다는 사실이 담겨있다. 본인의 의지보다는 여우의 힘, 즉 신묘한 어떤 힘을 빌려 본인의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있는 것이다. 주체성을 가지고 위험이나 위기를 극복하기보다는, 당장에 닥친 부정한 일을 이겨내기 위한 외부적 해결책을 바랐다고 설명할 수 있다.
‘여우누이’설화는 아들 선호와 다르게 딸을 선호하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민중의 인식 속에는 남아선호 사상이 깊고 심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 아이를 선호하고, 여자 아이는 화를 불러온다는 인식으로까지 나아가고 있으며, 여자아이는 요망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여자는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남자는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조선 민중의 남아선호 사상을 여우 설화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여우 설화에서 인간이 되고 싶지만 결국 실패를 당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있는 것을 통해 조선 민중은 다른 동물이나 종족에 대한 경계심과 차별의식이 더 심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인간만이 오롯이 인간일 수 있으며, 다른 동물들, 특히 영험한 힘을 가진 여우라고 해도 오롯한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과 여우의 경계선을 분명히 했으며, 민중과 여우 사이의 심리적 벽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제 아무리 신묘한 여우라고 해도 인간이 보다 높은 지위에 있다고 생각했음을 엿볼 수 있다.
조선시대 때 가장 일반적인 구미호 이야기는 이전부터 내려오던 구비 설화 속의 여우누이나 여우구슬 등이며 구미호는 대부분 부정적 행위나 부정적 여성의 대명사인 경우가 많았다. 시에서 역시 여우를 소재로 다룰 경우, 당시의 부정부패를 요망한 여우에 비유하였다. 더불어 부정한 여우와 관련된 여러 설화적 이야기를 서술하고 구미호를 퇴치하자는 소망을 담아냈다.
이러한 여우에 대한 신화적 상상력은 강화된 가부장적 이념이 덧칠해지는 순간 가치평가가 개입되게 되었고, 사회가 씌운 의미 속에서 괴물로 변하게 되었다. 구미호는 더 이상 청구산에 사는 신이한 짐승이 아니라 조선시대 사회의 부정과 억압, 차별을 응축시킨 악의 총화로서 작용했다.
5. 결론
사상은 사고 작용의 결과로 얻어진 체계인 의식으로 한 나라의 민족성을 반영한다. 문학은 그 시를 살아가는 민과 민을 둘러싼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반영한다. 동물과 관련한 설화 중 여우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민중의 생각을 바라보았다. 인간과 같이 더불어 살아가기도 하고 인간에게 해를 주기도 한 여우라는 존재는 굉장히 이중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긍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며, 부정적인 특성도 가지고 있다. 신적인 존재로 그려지기도 하는 반면, 피해야할 기피 대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여우의 이미지는 신비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 여우가 신령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 부정적 입장 모두가 찬성하는 바이고, 이 신비성이 인간에게 좋은 쪽으로 실현이 되는지, 좋지 않고 해악을 끼치는 쪽으로 실현이 되는 지에 따라 여우 이미지가 형성된다. 여우가 신비성을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내보이면, 신적인 존재로까지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신비성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내보여, 여우 본인만의 이익을 취하려고 하거나 인간을 해칠 경우 부정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설화 속에서 여우의 이미지는 당대 민중의 생각과 의견, 관념을 반영한다. 민중의 의식 그 자체를 온전히 보여주는 것이다. 여우의 이미지가 대부분 여성의 이미지로 그려짐과 동시에 매력적이지만 인간을 유혹하는 존재롤 나타나는 이유는 당대 사람들이 여색은 화근이 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색을 탐함으로써 인생을 망치게 되거나, 가족과 재산을 잃는 등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여우는 당대 부정부패를 상징하기도 했다. 민중을 괴롭히고 수탈하는 탐관오리를 여우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으며, 여러 부정적인 요소를 응축하여 여우의 형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조선시대 민중의 생각을 여우의 형상을 통해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우와 관련된 설화는 조선 시대 당시 사람들의 의식을 잘 드러낸다. 또한 여우의 이중적인 이미지는 여우에 대한 생각이 다양했음을 나타낸다. 여우와 관련된 설화나 이야기를 조사함으로써 당시 사람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고 더 나아가 현재의 콘텐츠 시장에도 원천 소스를 제공할 수 있다.
참고문헌
김정숙, 『조선시대의 異物 및 怪物에 대한 상상력, 그 원천으로서의 『山海經』과 『太平廣記』 』 , 2016
송교, 『한 ․ 중 고전문학에 전승된 여우 이야기 연구』,2014
이안나, 『한·몽 설화 속의 여우 형상성 비교 고찰』, 2010
박대복, 유형동, 『여우의 超越的 性格과 變貌 樣相』,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