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향했습니다.
휴가철이라 평소보다 2시간 정도 더 걸려 5시간 30분 만에 고향 김천에 도착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가는 길은 힘들어도 고향에 도착하면 너무 좋습니다.
마치 엄마 품에 안겨 평온하게 젖을 빠는 어린아이 같다고나 할까요.
나이가 칠순이 되어도 그 마음은 변치 않습니다.
한 2주 정도 돌보지 못했더니 그 사이에 고구마, 땅콩 밭에는 풀들로 가득합니다.
올 때마다 틈틈이 풀을 정리했는데 감당이 불감당이네요.
그래도 농약을 치지않고 자연 그대로 거둘려는 내 고집을 아무도 꺾지 못합니다.
좀 수확량이 적을 지라도 멀쩡한 땅을 자꾸 산성화시켜 죽일 수는 없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밭고랑에 자라난 풀을 낫으로 일일이 제거하고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찬물에 샤워를 하니 얼마나 시원한 지 모르겠습니다.
가을이 되면 제 모습을 뽐낼 감나무도 제법 열매를 맺어 기대를 부풀게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늘 하던 테니스 대신에 집근처에 있는 파3 골프장에서 고향 친구와 함께 라운딩을 했습니다.
5분 거리도 안되는 곳에 골프장이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요금도 저렴합니다. 평일 15천 원, 주말 20천 원 입니다.
이번 고향 길에는 늘 가슴에 품었던 두 가지를 달성했습니다.
하나는 농막 안에 에어컨을 설치하여 무더위를 피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당일 신청하여 저녁 늦게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비용은 57만 원입니다.
또 하나는 색소폰 반주기를 완전히 수리하여 새 것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것도 59만 원이 들었습니다.
두 가지를 했는데 딴 세상에 온 것같습니다.
어제는 약하게 에어컨을 켜고 농막에서 첫 밤을 보냈습니다.
늘 선풍기에 의존하다가 에어컨을 켜니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또한 색소폰 반주기를 모니터를 포함하여 싹 수리를 끝냈습니다.
색손폰 연주가 신이 납니다.
동네와 좀 떨어져서 시간에 관계없이 연습을 해도 괜찮습니다.
이게 노년의 천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읽다가 조금 남았던
사토 신이치(佐藤真一)의 '고령자씨 지금 무슨 생각을 하세요?'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내용 중에 누구나 겪는 마지막 몇년은 무조건 외면만 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율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적인 얘기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더불어서 노년에도 활발한 대외활동, 독서나 취미생활, 운동 등을 적극적으로
하자는 얘기입니다.
천천히 늙어가자는 제의를 전폭적으로 동의하면서 나도 실천해 가고자 합니다.
푸른 고향산천이 내려다 보이는 농막에서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농막(컨테이너)에 설치한 삼성 벽걸이 에어컨
집 근처 파3 골프장에서
잡풀을 어느 정도 정리한 모습입니다.
첫댓글
하루 놀고 하루 쉬는 은퇴 백수가 본격적인 휴가철에 나홀로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한 2주간 손을 안봤더니 밭에 온갖 잡풀이 무성합니다.
무더위가 너무 심해 작업할 엄두를 내지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두 가지 큰 일(?)을 했습니다.
에어컨 설치와 색소폰 반주기와 모니터를 싹 수리하여 새 것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제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면서 지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비록 비용은 좀 들어갔지만 그래도 너무 좋습니다.
이래서 돈을 쓸 때에는 과감하게 지출하라고 했는가 봅니다.
참 의미있는 고향 나들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