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면(이젠 집에서도 오래 자지 못하지만..) 잠들지 못하거나 일찍 잠을 깨는 편이다.
오사카에 와서 매일 아침에 러닝을 할수있는 이유는 새벽에 저절로 눈이 뜨져 운동을 나갈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달릴 준비를 한다.
가방에는 러닝복을 챙겨왔고 신발도 달릴수 있도록 청바지에 미즈노 AR6를 신고 왔다.
그런데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제 공항에서 1시간 이상을 기다린것이나 오늘 아침에 비가 내린것이나...
겨우 2박 3일로 왔는데 시간이 아깝지 않을수 없다.
와이프를 깨워서 사우나를 하고 구로몬 시장으로 왔다.
늦잠을 자기 보다는 한나라도 더 눈에 담아야 하니...
그리고 일본의 시장을 보여주며 말하고 싶었던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침일찍 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빠르고 신중해 보였다.
나는 일본의 시장 구경을 음식이나 우리와 다른 문화를 보기 위함도 있지만,
시장 상인들의 모습을 보며 본받아야 할것이 있어서 시장을 찾는다.
우리 돈으로 15,000원 짜리인 다섯점 짜리인 스시는 결국은 구입하지 않았지만 주머니를 열려고 갈등을 갖게 만들었다.
최상의 상품으로 손님을 기다리고 잇는데 우리의 스시집과 비교하면 아주 싸고 퀄리티도 훨씬 높지 않은가 생각한다.
100엔짜리 회전스시집에서 식사를 하기 보다는 시장에 와서 이런것을 구입하는것이 더 나은 선택일것 같다.
우니는 정말 좋아하는 메뉴인데...
두점에 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 스시집에서 만날수가 있다.
우니의 가격을 보고는 놀래서 시장에서 우니를 사서 김밥을 말아서 저것을 올려서 먹으면 죽여주는데,,,
우니를 보면 매번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인들이 참치를 좋아하긴 하는가 보다.
대부분의 집들이 참치집이다.
주인이기보다는 점원일텐데... 깔끔한 복장과 용모에 절도있는 행동이 기분좋게 만들어 준다.
구로몬 시장에서 추천할만한 고르게집을 찾았다.
이집은 참치집이기도 했는데 이렇게 고르게와 튀김을 판매하고 있었다.
몇달전에 왔을때와 이번의 오사카 방문에서 나는 몇가지 차이점을 발견할수가 있었다.
어제 츠루동탄에서 우동을 먹을때 포장용 제품 판매를 하는것과
오늘 구로몬 시장에서 관광객들이나 행인들이 손쉽게 구매할수 있는 상품들이 시판되고 있는것이 그것이다.
구로몬 시장은 아직까지는 관광객들 대상이 아닌것 같지만
앞으로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매번 오사카 방문때 마다 구로몬 시장을 찾았는데 신사이바시 거리를 꽉 매운 인파중 단 1%만 구로몬 시장을 찾아도
이곳 시장의 통로는 관광객들로 꽉 채우게 될것 같다.
부산을 찾는 사람들이 자갈치 시장, 국제시장, 부평시장을 찾아 먹을것을 맛보는것 처럼
구로몬 시장도 조금씩 변화가 있음을 이번 방문때 옅볼수 있었다.
고르게는 단돈 100엔이었지만 맛은 정말 훌륭했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고르게 가게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데 3,000원 가까이 하는 고르게들 조차도 이 맛을 보여주진 못했다.
참치집인 만큼... 참치를 통으로 썰어 넣었고 감자를 어깨어 만든 고르개였다.
익힌 참치가 입안에 씹힐때 이렇게 부드러운 맛인지 놀랄 정도였다.
내가 좋아하는 카레 고르게와 비교를 한다면 이젠 카레 고르게를 맛보지 않을것 같다.
막 만들어 따뜻한 고르개는 와이프도 만족해 했다.
와이프에게 시장 바닥을 보라고 했다.
우리집 식탁 보다도 깨끗한 시장 바닥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서 밥을 먹다가 음식을 떨어뜨리면 줏어다가 입에 넣어도 될 정도로 깨끗한 시장의 바닥은
우리나라의 시장이나 골목들, 길거리와 천지 차이다.
다섯점에 1,500엔 짜리집도 있었지만, 이집은 6점에 1,980엔이다.
이외에도 900엔이나 1,500엔 짜리의 스시 셋트들도 퀄리티가 아주 훌륭했다.
오늘은 다른곳에서 아점을 먹기로 했기에 구로몬 시장에서 식사를 않았지만 다음에는 무조건 구로몬 시장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해결하기로 다짐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인들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이들이 줄을 서서 먹고 있는것은 뭐지???
아... 우리로 치면 오뎅이었다.
이들의 POP에도 오뎅(おでん)이라고 씌어져 있다.
오뎅 외에도 야채 샐러드도 구비되어 있고...
이렇게 가게안에서 앉아서 먹을수 있도록 공간과 좌석이 준비되어 있었다.
지난번에 왔을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유부, 오뎅, 계란, 곤약... 심지어 무우도 판매하고 있었다.
개당 90엔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270엔 어치다.
추운 날씨이니 따뜻한 국물이 먹고플때 국물을 담을때 더 담아 달라고 하면 된다.
일본인들이 복어를 좋아하여 복어 슬라이스(회?)도 이렇게 판매하고 있었다.
얇게 썰었으니 양은 정말 작지만.... 우리 돈으로 12,000원 정도.
생복이라 복 매니아라면 입맛이 댕기실것 같다.
구로몬 시장을 구경하며 복어를 수족관에 담아 둔것을 많이 볼수가 있었는데... 복 사이즈가 엄청 컸다.
대게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고, 연어, 회초밥... 여러가지 횟감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에는 이집에 와서 스시나 횟감들을 맛봐야지... 다짐(?)을 했다.
구로몬 시장은 니혼바시역과 연결되어 있어 찾기도 쉽고, 인근에 호텔들도 많다.
도톤보리의 복잡한 인파들 속에서 1시간씩 줄을 서서 음식을 먹는것도 좋은 추억이 되지만
도톤보리의 음식점들이 아르바이트생들이 만드는것과 달리
구로몬 시장에서는 상인들이 직접 만들어서 음식을 판매하고 있어서 정성이 더 할것 같았다.
우동이나 라멘, 각종 야끼...들이 훨씬 저렴하고 맛있어 보였다.
빵집과 사께집, 기념이 될만한 일본 특산품등... 갖춰진 것들도 많은 편이다.
우리의 재래시장처럼 복잡하고 불친절하거나 비위생적이지 않고 일본의 시장에서는 보고 배울것들이 너무 많다.
나는 무엇보다도 일하는 직원들의 적극성과 진지함, 힘찬 응대, 부지런함, 힘이 잔뜩 들어있는 목소리, 눈빛, 자세...등을 칭찬하고 싶다.
일본의 시장에 오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사람들에게 시달려 모든것을 내 주지않을 요량으로 적당히 손님들과 거리를 두려는 우리의 상인들 모습이 아니어서이기도 하고
손님도, 상인도... 서로 존대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 좋아서가 첫번째일것 같다.
구로몬 시장을 나와서 츠루하시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