川前초등학교 교가는 “남강물 참을 찾아 그침이 없고/ 두류산 바라보는 충의의 고을/ 고운 혼 피를 잇는 배움의 전당/ 나라에 보람 있는 영재 가꾸리/ 이곳에 빛나리라 진주 천전학교/무궁화 곱게 가꿀 터전이 되자”이다.
타관서 60년 세월을 보낸지라 고향에 가면, 오태식, 강홍열, 이영성 친구와 통화한다.
최근 오태식 교장이 건네준 <한국 漢詩 협회 진주 지회>에서 낸 한시집에 그의 시가 실려있었다. '산기슭 매화 가지는 하얀 꽃술이 맺혔고, 시냇가 드리운 버들은 노니는 오리를 유혹하네'란 시를 읽으며 오교장이 풍류기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들 시도 좋았다. '城 주변 복숭이 자두꽃 이슬 맞아 곱고, 양지쪽 어린 쑥이 고개 내밀고, 연못의 연잎은 살아있는 그림 같고, 정원의 앵두는 익어가고' '어린 소녀는 나물 캐러 광주리 들고 나오고, 노인은 봄볕 쬐러 지팡이 짚고 나오네' '흰구름 유유자적 만리를 날아가고. 정원의 석류꽃은 그림을 그려놓고, 처마에서 들리는 제비 소리 반갑구나' '종달새 우는 속에 보리 물결 봄도 저물고, 창 밖의 장미는 멀리 향기 퍼지는데, 삼경의 숲에서 두견새 울음 소리 들리네' 시구가 모두 고향 소식 전하는 듯 했다. 서울 친구들은 삭막한 속에 사는데, 고향 분들은 달랐다.
川前 동기인 오태식 교장은 時調唱 대회에 나가서 명창 타이틀 얻었고, 선학산에서 오래 國弓 즐기었고, 이제 漢詩까지 배운다. 시조 唱, 國弓, 漢詩, 세가지 취미 모두 전통 풍류이다. '남강물 참을 찾아 그침이 없는' 교가를 부르고 자라서 그런지 어딘지 멋 있지 않은가. 江北의 봉래, 금성 친구들 생각은 어떠신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