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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박사의 이단-사이비에 관한 신학적 기준
전문성 결여된 이단감별사들
머리말
최근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단 논쟁과 시비는 주도자들의 주관적, 자의적 판단으로 인하여 교회 안팎에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몇몇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에 의해 주도돼온 ‘무분별한 이단 정죄’가 논란이 되어 왔다. 공교회가 아닌 검증되지 않은 일부 인사들의 사적 견해가 이단 판단의 잣대로 둔갑하고, 각 교단의 성향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이단 정죄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고 있다. 게다가 어느 감별사의 경우 그 스스로가 삼신론과 월경잉태론 등의 이단 사상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공정해야 할 이단 대처 사역을 어지럽히고 있다. 최근 직업적 이단 감별사들이 통합 “강북제일교회를 사랑하는 모임”(강사모)에 신천지 이단이 있다고 주장해 교계에 큰 혼란을 야기시켰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무엇보다 한국교회 내에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이단 판단의 객관적 기준’ 설정이 요청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이단 사이비에 관한 신학적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이단 사이비의 정의와 특징
1. 정의
이단이란 성경과 정통교리를 변질시키거나 다른 교리를 주장함으로 교회의 하나됨을 파괴하고 신자들을 미혹하는 사람과 집단을 말한다. 통일교, 천부교, 하나님의교회(안산홍, 장길자), 신천지, 애천교회(정명석), 한농복구원(엘리야복음선교원, 박명호), 몰몬교, 여호와의증인 등이다. 사이비란 이단적 사상에 뿌리를 두고 기독교를 사칭하며 반사회적이고 반윤리적인 행위를 하는 유사 기독교를 말한다. 영생교, 다미선교회(1992년)를 위시한 각종 시한부 종말론 집단, 구원파(박옥수), 할렐루야 기도원 등이다.
2. 특징
이단은 머리와 몸통은 같더라도 끝이 다른 게 특징이다. 이단은 성경의 근본 진리들을 왜곡한다. 이단의 특징은 첫째로, 다른 계시를 주장한다. 자기들만이 하나님으로부터 새로운 특별한 계시를 받았다고 하거나, 성경해석에 있어서 자기들만이 구원의 참지식이 있다고 주장한다. 성경 66권 외에 다른 계시(원리강론, 몰몬경, 천부경)를 가르치거나 자신만이 깨달은 왜곡된 교리(피가름 교리)를 가르친다. 둘째로, 예수의 구원자 되심을 부인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메시아로서의 유일성과 그의 구원 사역의 완성 및 중보자 되심을 부인한다. 셋째로, 삼위일체를 부인한다. 성부, 성자, 성령이 세 위격이면서 하나의 신성을 지니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부인한다. 넷째로, 공교회를 부인한다. 역사적으로 계승된 사도적이고 보편적인 교회를 부인한다. 다섯째,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한다. 종말의 이중성, 즉 ‘이미와 아직 아님’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이미 시작된 하나님 나라를 무시하고, 재림의 시기를 단정하여 몇 날 몇 시에 예수가 임할 것을 주장한다. 여섯째로, 교주(문선명, 박태선, 안상홍 등)를 신격화하여, 그의 언행을 절대시하여 맹신맹종하게 함으로써 교주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다.
III. 이단 사이비의 기준
1. 이단의 신학적 기준
교리적 기준으로는 이단은 성경의 권위와 가르침을 부인하고,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십자가 대속의 은총을 부인하고, 삼위일체 하나님을 부인하고 공교회를 부인한다. 이 네 가지 기준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때 이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1) 하나님 말씀인 성경 부정: 더 보태거나 빼는 자
감추인 만나 등 성경 외에 새로운 계시를 주장하는 자들은 모두 이단이다. 역사적으로는 신약만을 인정하고 구약을 부정한 마르시온, ‘몰몬경’을 새 계시책이라고 주장한 몰몬교 등이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한국에서는 ‘원리강론’이라는 새로운 경전을 만들어 낸 통일교, ‘천부경’이라는 책을 만들어 낸 박명호 등 ‘다른 계시’를 주장하는 교주들은 이단이다. 그리고 성경과 사도신경을 부인하는 자유주의자들(아돌프 하르낙 등)도 이단 사상을 가진 자들이다.
2)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 부정: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 부인
올해 별세한 통일교의 문선명은 자신을 재림주라고 하였고, 1985년에 별세한 하나님의교회 안상홍, 1990년에 별세한 천부교 박태선도 자신을 하나님이라고 하였으니 이단이다.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 애천교회의 교주 정명석도 자칭 재림주라고 하였으니 이단이다.
3) 삼위일체 하나님 부정
4세기에 니케아 공의회는 성자의 피조성을 말하고 성부와 성자의 유사성(homoiousios)을 주장함으로써 성자의 신성을 부인한 아리우스를 이단으로 정죄하여 기독교 교리의 근간을 세웠다. 5세기에 칼케돈 공의회는 인간 그리스도는 하나님이 아니고 하나님을 지닌 자(theoporos)라고 주장하여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한 네스토리우스를 이단으로 정죄하였다. 18세기에 스웨덴의 스웨덴보그는 삼위일체를 부인하는 심령술가요 영매다. 오늘날 한국교회 내에서 비판받고 있는 월경잉태설과 삼신론도 이 기준에 해당한다.
4) 사도적 보편적 교회 부정: 역사적 제도적 기독교 부정
위의 세 가지 기준은 신학적 내면적 기준이다. 이에 외형적 기준이 첨가될 수 있다. 외형적 기준은 교회론이다. 이단들은 역사적 사도적 보편적 교회를 부정하고, 기존 교회를 악마의 집단으로 보고, 자기들만이 유일한 선택자요 구원의 집단이라 주장한다. 통일교, 천부교, 하나님의교회, 신천지, 몰몬교, 구원파, 다미선교회 등은 역사적 기존교회를 사탄의 집단으로 자기 집단만이 유일한 교회요, 구원의 기관이라고 선전한다. 그래서 이단에 대한 외면적 기준인 교회론이 역사적 공교회를 부인하면 그것은 이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영적 기준: 이단은 신비주의자만이 아니라 자유주의자도 포함
1) 신비주의 영
우리는 영을 분별하는 신령한 안목을 개발해야 한다. 사도요한은 다음같이 말한다.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속하였나 시험하여 보라, 많은 거짓 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라”(요일 4:1). 영을 분별하는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그리스도에 대한 인격적 관계다. 요한은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영은 그리스도에 속한 영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영은 이것으로 알지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예수를 시인하지 아니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적그리스도의 영이니라”(요일 4:2-3). 다른 영이나 적그리스도의 영은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지 않는다. 20년간 영계(사후의 세계)를 보고 왔다는 스웨덴보그는 이 범주에 해당한다. 오늘날 종교혼합주의 내지 종교다원주의의 영도 적그리스도의 영이다.
2) 인본주의 영
사탄의 영은 광신적인 집회에서만 역사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의 세속주의와 인본주의 사조와 자유주의 신학을 통하여 역사한다. 지성인과 신학자들에게 지성적인 세뇌를 통하여 역사한다. 바울은 이 점을 미리 예언하고 있다. “성령이 밝히 말씀하시기를 후일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을 떠나 미혹케 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좇으리라”(딤전 4:1). 미혹케하는 영이란 오늘날 포스트모던주의 사조를 통하여 교묘하게 침투하는 그리스도의 교회와 신학의 파괴작업이다. 사탄은 현대적 역사비판주의에 근거한 극단한 성경비판(불트만 등)과 타종교의 구원을 인정하는 종교다원주의(폴 틸리히, 폴 니터, 존 힉 등)와 포스트모던 해체주의신학(테일러 등), 기독교와 토착종교를 섞는 각종 혼합주의신학(M. M. 토마스, 사마르타, 파니카)을 자신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성경의 진리와 권위를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성육신, 유일성과 신성을 부정(슐라이어마허, 리츨)하거나 왜곡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통한 대속을 부인(불트만, 존 로빈슨 등)하거나 왜곡한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부인(틸리히 등)하거나 현대적으로 왜곡한다.
3. 윤리적 기준
1) 영을 받은 자의 열매가 영의 정체를 알려준다.
그들의 열매를 보고 그 영의 정체를 아는 것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또는 엉컹퀴에서 무화과를 따겠느냐?”(마 7:15-16). 심오한 영적 체험이나 표적이나 기사를 권능으로 행함이 사역자들의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 예수님은 불법을 행한 많은 사역자들에게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마 7:23). 성령의 열매를 맺지 아니하면 성령의 체험은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미국의 부흥사 지미 스와거(Jimmy Swagger)나 짐 베이커(Jim Baker)처럼 자기 영적 능력의 자랑거리로 변질되어 버린다.
2) 자기 영광만을 추구하고 교만하다.
마귀는 자기에게만 영광을 돌린다. 마귀는 희생하려고 하지 않는다. 마귀는 자기가 나중에는 파멸될 것을 알고 인간들을 미혹하여 같이 데리고 가려고 한다.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배반하고 자기 이름을 내고 자기 영광을 추구하도록 하여 결국 자기의 수하로 만든다. 그것은 파우스트를 유혹한 메피스토펠레스의 전략이다. 그는 파우스트에게 이 세상의 명예와 쾌락을 얻도록 하고, 나중에는 그의 영혼을 음부로 데리고 가고자 한다. 종교권력가들(중세 면죄부 매매 교황들, 각종 비리 및 성직 매매에 연루된 개신교 지도자들)도 이 세상의 명예, 쾌락과 부와 명성에 탐닉하게 되어 자기 이름을 내고 자기 영광을 추구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고 스스로 욕되고 수치스러운 존재가 된다. 그 이유는 자기에게 집착할수록 인간의 존엄성의 근거인 하나님의 형상에서 더욱 멀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낙원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추구하고 스스로 선악을 알게 하는 실과를 따먹은 인간의 권력의지이다. 문선명, 박태선, 안산홍, 이만희, 정명석, 박명호 등 한국판 이단 교주들은 스스로를 신격화 하였던 것이다.
4. 사회적 기준: 가정과 직장과 국가의 기본 질서를 부인
이단 사이비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기본적 질서, 가정, 직장, 사회, 국가의 기본 질서를 부인하고 이것이 사탄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다고 본다. 그리하여 이 사탄의 지배에서 나와서 자기들의 폐쇄된 집단으로 들어와 일원으로 살아라고 명한다. 통일교, 천부교, 여호와의 증인 등 이단 사이비집단은 소속 신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고 있다. 이단 사이비들은 헌혈을 거부하고 기업활동을 금지한다거나(여호와 증인) 일반적 결혼에 의한 가정 질서를 거부한다거나(통일교), 사회생활을 거부하고 집단거주지에서 산다거나(천부교) 학업 및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이탈(시한부 종말론 이단)하도록 유도한다.
V. 교회사에서의 이단규정과 절차를 계승해야
1. 보편적 기준 설정
신학적인 이단 정죄는 자기 교단의 신앙고백이 기준이 아니라 세계 기독교를 하나로 묶는 신앙고백의 기준에서 행해야 한다. 니케아회의(Nicaea Council)는 325년 5월 20일부터 한 달간 로마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첫 번째 에큐메니칼 공의회로 소집하였다. 회의의 동기는 아리우스 논쟁 판결,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부정하는 아리우스파(派)를 이단(異端)으로 단죄하여 분열된 교회를 통일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참석자는 318명이었다. ‘동질(同質)’이라는 용어가 채택되어 삼위일체 교리를 바로 세운 ‘니케아신경’이 공포되었다. 칼케돈회의(Chalcedon Council)는 451년 10월 8일부터 한 달간 마르키아누스 황제가 소집한 4번째 에큐메니칼회의로서 520명 가량의 주교들이 참석했고, 초기 공의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회의였다. 이 회의는 유티키아의 단성설을 단죄하고 ‘한 위격 안의 두 본성’에 관한 교리 정식을 확정했다. 초창기 기독교는 이러한 에큐메니칼 회의를 통하여 정통교리를 확립하여 기독교 신앙의 통일성을 확립하였다. 초대교회는 이단 혐의자들에 대하여 충분한 소명의 기회와 반론권을 주었다. 이러한 서구 고전적 기독교 회의가 설정한 이단 규정의 보편적 기준이란 네가지(성경의 권위 부정, 그리스도 대속 부인, 삼위일체 부인, 제도적 공교회 부인)로 요약될 수 있다. 이 네 가지 기준에서는 어느 한 기준에라도 미달하면 이단으로 정죄된다.
17세기 알미니안주의자들의 항론에 대하여 1618년 11월에서 1619년 5월까지 개최된 네덜란드의 도르트 회의에서는 보편성을 기하기 위하여 영국, 스코틀랜드, 독일 등에서 80여명 신학자들과 목사들이 모여서 153회에 걸쳐 신중하게 토의를 하였다. 도르트 공의회는 6개월간의 회의를 통해서 전통적인 칼빈주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도르트 신경을 채택했다.
2. 비정치적인 초교단적인 기구 설정: 전원일치제 채택
오늘날 각 교단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이단을 양산하는 한국교회의 교단별 이단대책위원회는 문제가 많다. 한국교회 이대위는 이단 혐의 당사자를 소명하여 그들의 변명을 들으려고 노력한 적 없이 일방적으로 선언하였다. 이는 교회사의 전통을 무시한 처사다. 한국교회의 이단정죄에 있어서는 개교회주의, 개교단주의가 지배하기 때문에 통일성이 무시되고 있다. 각 교회는 교단에 종속되며, 교단은 전체 한국교회 연합기구 아래 종속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교회 안에 각 교단에서 파송된 대표들로 구성된 범교단적인 이단검증위원회가 설립운영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특정 교단의 이해관계를 떠난 전문 목회자들과 세 분야의 전문 신학자(성경신학자, 조직신학자, 역사신학자)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NCCK, 한기총, 한교연, 한장총 등 연합기관의 대표들로 구성된 심의회에서 특정 교파의 이해관계를 벗어나 이단문제를 다루어야 권위를 가질 수 있다.
맺음말; 교단 정치와는 무관한 범교단적인 이단사상검증위원회가 있어야.
한기총, NCCK, 한교연, 한장총 등이 이단 문제에 관하여는 하나의 검증위원회를 설립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장일치제를 채택하여 한 교단이나 기관이라도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다면 이단 정죄를 유보하고 재조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상 본인에게 새로운 소명의 기회를 주어 잘못을 시인하고 새 출발을 하도록 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단을 양산하는 위원회가 아니라 이단을 줄이고, 선도하여 공교회의 일원이 되게 하는 목회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한 생명도 멸망하지 않고 구원받기 원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검증위원회의 목적은 혐의자를 이단으로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경고를 주고 이들에게 소명 기회를 주어 고치도록 하여 새 출발을 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김영한 박사 (숭실대 명예교수), 크리스천투데이 (2012.01.13)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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