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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32권
增壹阿含經卷第三十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38. 역품②
力品第三十八之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羅閱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영취산(靈鷲山)을 보느냐?”
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見此靈鷲山乎?”
이시,세존고제비구:“여등견차령취산호?”
비구들은 아뢰었다.
“예, 봅니다.”
諸比丘對曰:“唯然,見之。”
제비구대왈:“유연,견지。”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아주 먼 옛날에 이 산은 다른 이름이었느니라. 너희들은 또 저 광보산(廣普山)을 보느냐?”
“卿等當知過去久遠世時,此山更有異名,汝等復見此廣普山乎?”
“경등당지과거구원세시,차산경유이명,여등부견차광보산호?”
비구들은 아뢰었다.
“예, 봅니다.”
諸比丘對曰:“唯然,見之。”
제비구대왈:“유연,견지。”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아주 먼 옛날에 이 산은 지금과 다른 이름이었느니라. 너희들은 또 저 백선산(白善山)을 보느냐?”
“汝等當知過去久遠,此山更有異名,不與今同。汝等見白善山乎?”
“여등당지과거구원,차산경유이명,불여금동。여등견백선산호?”
“예, 봅니다.”
諸比丘對曰:“唯然,見之。”
제비구대왈:“유연,견지。”
“아주 먼 옛날에 이 산은 지금과 다른 이름이었느니라. 너희들은 또 저 부중산(負重山)을 보느냐?”
“過去久遠,此山更有異名,不與今同。汝等頗見此負重山乎?”
“과거구원,차산경유이명,불여금동。여등파견차부중산호?”
“예, 봅니다.”
諸比丘對曰:“唯然,見之。”
“너희들은 선인굴산(仙人掘山)을 보느냐?”
“汝等頗見此仙人掘山乎?”
“여등파견차선인굴산호?”
“예, 봅니다.”
諸比丘對曰:“唯然,見之。”
“저 산은 아주 먼 옛날에도 지금 이름과 같았고 다른 이름이 없었다. 왜냐하면 저 선인산(仙人山)에는 신통이 있는 보살과 도를 얻은 아라한이 항상 있었고, 여러 선인들이 살았었기 때문이니라. 또한 벽지불도 저 산에서 노닐었느니라. 내 이제 그 벽지불의 이름을 말하리니,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기억하라.
아리타(阿利吒)와 파리타(婆利吒)라는 이름의 벽지불(辟支佛)이 계셨고, 심제중(審諦重) 벽지불과 선관(善觀) 벽지불과 구경(究竟) 벽지불과 총명(聰明) 벽지불과 무구(無垢 벽지불과 제사념관(帝闍念觀) 벽지불과 무멸(無滅)ㆍ무형(無形ㆍ승(勝)ㆍ최승(最勝)ㆍ극대(極大)ㆍ극뇌전광명(極雷電光明) 벽지불이 계셨다.
비구들이여, 부처가 세상에 출현하기 전, 이런 5백 벽지불이 이 선인산(仙人山)에서 살고 있었다. 여래가 도술천(兜術天)에서 이 세상으로 내려오려 했을 때, 저 정거천자(淨居天子)가 먼저 이 세상에 내려와 두루 알렸다.
‘이 부처 세계를 깨끗이 하라. 지금부터 2년 뒤에는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실 것이다.’
“此山過去久遠,亦同此名,更無異名。所以然者,此仙人山,恒有神通菩薩,得道羅漢,諸仙人所居之處。又辟支佛亦在中遊戲。我今當說辟支佛名號。汝等諦聽,善思念之。有辟支佛,名阿利咤、婆利咤、審諦重辟支佛、善觀辟支佛、究竟辟支佛、聰明辟支佛、無垢辟支佛、帝奢念觀辟支佛、無滅無形勝最勝極大極雷電光明辟支佛。此比丘,諸辟支佛若如來不出世時,爾時,此山中,有此五百辟支佛居此仙人山中。如來在兜術天上,欲來生時,淨居天子自來在此相告:普勅世閒,當淨佛土,卻後二歲,如來當出現於世。
“차산과거구원,역동차명,경무이명。소이연자,차선인산,항유신통보살,득도라한,제선인소거지처。우벽지불역재중유희。아금당설벽지불명호。여등체청,선사념지。유벽지불,명아리타、파리타、심체중벽지불、선관벽지불、구경벽지불、총명벽지불、무구벽지불、제사념관벽지불、무멸무형승최승극대극뢰전광명벽지불。차비구,제벽지불약여래불출세시,이시,차산중,유차오백벽지불거차선인산중。여래재두술천상,욕래생시,정거천자자래재차상고:보칙세한,당정불토,각후이세,여래당출현어세。
여러 벽지불은 이 말을 듣고 모두 허공에 올라가 이런 게송을 읊었다.
모든 부처님 세상에 나오시기 전
이곳에서 성현들이 살았네.
스스로 깨달은 벽지불들
언제나 이 산에서 살고 있었네.
是諸辟支佛聞天人語已,皆騰在虛空,而說此偈: 시제벽지불문천인어이,개등재허공,이설차게:
諸佛未出時, 제불미출시,
此處賢聖居, 차처현성거,
自悟辟支佛, 자오벽지불,
恒居此山中。 항거차산중。
이 산의 이름은 선인산(仙人山)
벽지불이 살던 곳
많은 선인과 아라한들 있어
이 산은 한 번도 빈 적이 없었네.
此名仙人山, 차명선인산,
辟支佛所居, 벽지불소거,
仙人及羅漢, 선인급라한,
終無空缺時。종무공결시。
그때 모든 벽지불들은 곧 공중에서 몸을 불태워 반열반(般涅槃)에 들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두 부처의 이름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열반에 든 것이다. 한 무리의 상단에 두 길잡이가 있을 수 없고, 한 나라에 두 임금이 있을 수 없으며, 한 부처 세계에도 두 부처의 이름이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아주 먼 옛날 이 라열성에 희익(喜益)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늘 지옥의 고통을 생각하고 아귀와 축생의 고통을 생각하였다. 그때 그는 생각하였다.
‘나는 항상 지옥ㆍ축생ㆍ아귀의 고통을 기억한다. 나는 다시는 이 세 갈래 나쁜 길에는 들어가지 않으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왕의 지위와 처자와 종들을 모두 버리고 견고한 믿음으로 집을 떠나 도를 배워야 한다.’
是時,諸辟支佛卽於空中,燒身取般涅槃。所以然者,世無二佛之號故取滅度耳。一商客中,終無二導師;一國之中,亦無二王;一佛境界,無二尊號。所以然者,過去久遠,此羅閱城中,有王,名喜益。彼恒念地獄苦痛,亦念餓鬼、畜生之痛。爾時,彼王便作是念:我今恒憶地獄、畜生、餓鬼之苦痛。我今不宜更入此三惡道中。今宜盡捨國王正位、妻子、僕從,以信堅固,出家學道。
시시,제벽지불즉어공중,소신취반열반。소이연자,세무이불지호고취멸도이。일상객중,종무이도사;일국지중,역무이왕;일불경계,무이존호。소이연자,과거구원,차라열성중,유왕,명희익。피항념지옥고통,역념아귀、축생지통。이시,피왕편작시념:아금항억지옥、축생、아귀지고통。아금불의경입차삼악도중。금의진사국왕정위、처자、복종,이신견고,출가학도。
그래서 희익대왕은 그 지독한 괴로움이 싫어 곧 왕의 지위를 버리고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웠다. 그는 한적한 곳에서 자신을 극복하며 5성음(盛陰)을 관찰하고 그 무상함을 분명하게 관찰하였다. 즉 ‘이것은 색(色)이다. 이것은 색의 발생[色習]이다. 이것은 색의 소멸[色滅]이다. 통(痛: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그와 같아서 모두 무상한 것이다.’
이렇게 5성음(盛陰)을 관찰했을 때 발생했던 법은 모두 소멸하는 법이 되었고, 이렇게 관찰하고 난 뒤 벽지불의 도(道)를 성취하였다.
爾時,大王喜益厭此酸苦,卽捨王位,剃除鬚髮,著三法衣,出家學道,在空閑之處,而自剋已,觀五盛陰,觀了無常。所謂此色,此色習,此色盡;痛、想、行、識,亦復如是,皆悉無常。當觀此五盛陰時,諸可習法盡是滅法。觀此法已,然後,成辟支佛道。
이시,대왕희익염차산고,즉사왕위,체제수발,저삼법의,출가학도,재공한지처,이자극이,관오성음,관료무상。소위차색,차색습,차색진;통、상、행、식,역부여시,개실무상。당관차오성음시,제가습법진시멸법。관차법이,연후,성벽지불도。
그때 벽지불이 된 희익은 곧 다음 게송을 읊었다.
나는 저 지옥의 고통과
축생 등 다섯 갈래를 기억하고는
그것을 버리고 도를 배워
홀로 떠나 근심이 없네.
是時,喜益辟支佛已成道果,便說此偈: 시시,희익벽지불이성도과,편설차게:
我憶地獄苦, 아억지옥고,
畜生五道中, 축생오도중,
捨之今學道, 사지금학도,
獨逝而無憂。 독서이무우。
그때 그 벽지불도 저 선인산에 살았느니라. 비구들아, 이런 사실로 보아 알아야 한다. 저 산에는 언제나 신통을 얻은 보살과 도를 얻은 참사람[眞人]들이 살았고, 선인의 도를 배우는 사람이 그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름을 선인산이라고 하였고, 다시 다른 이름이 없는 것이다.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기 전에는 여러 하늘들이 늘 이 선인산에 내려와 공경하였다. 왜냐하면 이 산에는 순전히 참사람들만 살고 다른 잡된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다음에 미륵부처님이 세상에 강림하실 때에도 다른 산들은 제각기 다른 이름이 있겠지만, 이 선인산만은 다른 이름이 없을 것이다. 또 이 현겁(賢劫) 동안에도 이 산 이름만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 비구들이 이 산을 가까이하고 받들어 섬기며 공경한다면 온갖 공덕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보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是時,此辟支佛在彼仙人山中。比丘,當知以此方便,知此山中,恒有神通菩薩、得道眞人、學仙道者,而居其中。是故名曰仙人之山,更無異名。若如來不出現於世時,此仙人山中,諸天恒來恭敬。所以然者,斯山中純是眞人,無有雜錯者。若彌勒佛降神世時,此諸山名,各各別異。此仙人山更無異名。此賢劫之中,此山名亦不異。汝等比丘當親近此山,承事恭敬,便當增益諸功德。如是比丘,當作是學。”
시시,차벽지불재피선인산중。비구,당지이차방편,지차산중,항유신통보살、득도진인、학선도자,이거기중。시고명왈선인지산,경무이명。약여래불출현어세시,차선인산중,제천항래공경。소이연자,사산중순시진인,무유잡착자。약미륵불강신세시,차제산명,각각별이。차선인산경무이명。차현겁지중,차산명역불이。여등비구당친근차산,승사공경,편당증익제공덕。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8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생각을 오로지하여 스스로를 닦아야 한다. 어떻게 생각을 온전히 해야 하는가? 비구는 가야 할 때 갈 줄 알고, 움직이는 태도ㆍ나아가고 멈춤ㆍ굽히고 폄ㆍ구부리고 우러름ㆍ옷을 입는 법ㆍ잠자기와 깨기ㆍ말하기와 침묵하기에 있어 모두 때를 알아야 한다.
또 비구가 만일 마음이 온전하고 바르다면, 그 비구는 아직 생기지 않은 탐욕의 번뇌[欲漏]가 생기지 않고 이미 생긴 것은 곧 사라질 것이며, 아직 생기지 않은 생존의 번뇌[有漏]를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긴 것은 사라지게 할 것이며, 아직 생기지 않은 무명의 번뇌[無明漏]를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긴 것은 사라지게 할 것이다.
또 만일 생각을 오로지 해 6입(入)을 분별한다면 끝내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專念而自修己。云何當專念?於是比丘,可行知行,擧動、進止、屈申、俯仰、著衣、法則、睡眠、覺寤,或語或默,皆悉知時。若復比丘心意專正,彼比丘欲漏未生,便不生;已生,便滅之。未生有漏,使不生;已生,令滅之。未生無明漏,使不生;已生,令滅之。若專念分別六入,終不墮惡道。
이시,세존고제비구:“여등전념이자수기。운하당전념?어시비구,가행지행,거동、진지、굴신、부앙、저의、법칙、수면、각오,혹어혹묵,개실지시。약부비구심의전정,피비구욕루미생,편불생;이생,편멸지。미생유루,사불생;이생,령멸지。미생무명루,사불생;이생,령멸지。약전념분별륙입,종불타악도。
6입(入)을 어떻게 분별하면 나쁜 길에 떨어지는가? 눈으로 곱거나 추한 빛깔을 볼 때 고운 것을 보면 기뻐하고 나쁜 것을 보면 기뻐하지 않으며, 귀로 곱거나 추한 소리를 들을 때 고운 소리를 들으면 기뻐하고 나쁜 소리를 들으면 기뻐하지 않으며, 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이 하는 것이다.
마치 여섯 가지 동물이 그 성향과 행동이 각각 다른 것과 같다. 만일 어떤 사람이 개ㆍ여우ㆍ원숭이ㆍ상어ㆍ독사ㆍ새를 잡아 밧줄로 매서 하나로 묶고 풀어놓는다면, 여섯 동물은 각각 그 성향과 행동이 달라 개는 마을로 달아나려고 마음먹고, 여우는 무덤 사이로 달아나려고 마음먹으며, 상어는 물속으로 달아나려고 마음먹고, 원숭이는 숲 속으로 달아나려고 마음먹으며, 독사는 구멍 속으로 들어가려고 마음먹고, 새는 공중으로 날아가려고 마음먹는다. 이와 같이 여섯 동물들은 그 성향과 행동이 각각 다르니라.
云何六入爲惡道?眼觀此色,若好,若醜,見好則喜,見惡不喜。若耳聞聲,若好,若醜,聞好則喜,聞不好則不喜。鼻、口、身、意,亦復如是。猶如有六種之虫,性行各異,所行不同。若有人,取繩,纏縛之,取狗、野狐、獼猴、鱣魚、蚖蛇、飛鳥,皆悉縛之,共繫一處,而放之。爾時六種之虫各有性行。爾時,狗意中,欲赴趣村中;野狐意中,欲趣赴塚閒;鱣魚意中,欲趣水中;獼猴意中,欲向山林之閒;毒蛇意中,欲入穴中;飛鳥意中,欲飛在空。爾時,六種之虫各各有性行,而不共同。
운하륙입위악도?안관차색,약호,약추,견호칙희,견악불희。약이문성,약호,약추,문호칙희,문불호칙불희。비、구、신、의,역부여시。유여유륙종지충,성행각이,소행불동。약유인,취승,전박지,취구、야호、미후、전어、원사、비조,개실박지,공계일처,이방지。이시륙종지충각유성행。이시,구의중,욕부취촌중;야호의중,욕취부총한;전어의중,욕취수중;미후의중,욕향산림지한;독사의중,욕입혈중;비조의중,욕비재공。이시,륙종지충각각유성행,이불공동。
또 어떤 사람이 이 여섯 가지 동물을 잡아 한 곳에 매어 두고 동서남북 어디로도 가지 못하게 한다고 하자. 그러면 그들은 비록 몸부림쳐보지만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우리의 6정(情)도 그와 같아 각각 주인이 따로 있어 행하는 것이 같지 않고, 좋거나 나쁘거나 그 보는 것이 각각 다르다.
設復有人,取此六種之虫,繫著一處,而不得東西南北。是時,六種之虫雖復動轉,亦不離故處。此內六情,亦復如是,各各有所主,其事不同。所觀別異,若好,若醜。
설부유인,취차륙종지충,계저일처,이불득동서남북。시시,륙종지충수부동전,역불리고처。차내륙정,역부여시,각각유소주,기사불동。소관별이,약호,약추。
그때 비구는 그 6정(情)을 한 곳에 매어 둔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생각을 오로지 해 어지럽지 않다면, 그때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노리지 못하고 온갖 착한 공덕은 모두 성취될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눈을 완전히 갖출 것을 늘 생각한다면 곧 두 가지 과보를 얻으리니 현세에서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거나 혹은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을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爾時,比丘繫此六情,而著一處。是故諸比丘,當念專精意,不錯亂,是時,弊魔波旬終不得其便,諸善功德,皆悉成就。如是諸比丘,當念具足眼根,便得二果,於現法中,得阿那含果,若得阿羅漢果。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비구계차륙정,이저일처。시고제비구,당념전정의,불착란,시시,폐마파순종불득기편,제선공덕,개실성취。여시제비구,당념구족안근,편득이과,어현법중,득아나함과,약득아라한과。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9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나(波羅㮈)의 녹야원(鹿野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波羅柰鹿野園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무상(無常)한 것이라는 생각[無常想:無常觀]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라.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고 나면 욕애(欲愛)를 끊고 색애(色愛)와 무색애(無色愛)를 끊으며 교만(憍慢)과 무명(無明)을 모두 끊게 될 것이다. 무엇 때문인가?
아주 먼 옛날에 선목(善目)이라는 벽지불이 있었다. 그는 용모가 단정하고 얼굴빛이 복숭아꽃 같았으며 눈길이 자상하고 입에서는 우발화(優鉢華) 향기가 나고 몸에서는 전단향 냄새가 났다.
爾時,世尊告諸比丘:“當思惟無常想,廣布無常想。以思惟無常想,廣布無常想,便斷欲愛、色愛、無色愛,盡斷憍慢、無明。何以故?昔者,過去久遠世時,有辟支佛,名善目,顏貌端政,面如桃華色視瞻審諦,口作優鉢華香,身作栴檀香。
이시,세존고제비구:“당사유무상상,광포무상상。이사유무상상,광포무상상,편단욕애、색애、무색애,진단교만、무명。하이고?석자,과거구원세시,유벽지불,명선목,안모단정,면여도화색시첨심체,구작우발화향,신작전단향。
어느 때 선목 벽지불은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바라나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어느 장자 집에 이르러 문 밖에 잠자코 서 있었다. 그때 그 장자의 딸이 단정하기 짝이 없고 세상에 드물 만큼 얼굴이 빼어나며 입에서는 우발화 향기가 나고 몸에서는 전단향 냄새가 나는 도인이 문밖에 서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갑자기 욕정이 일어 그 비구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당신은 너무도 단정하고 얼굴빛이 복숭아꽃 같은 것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분이십니다. 제가 비록 여자의 몸이지만 저 또한 그 단정함이 서로 짝이 될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 집에는 보배가 많고 재물도 한량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문이 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是時,善目辟支佛到時,著衣持鉢,入波羅柰城乞食,漸漸至大長者家,在門外默然而立。是時,長者女遙見有道士在門外立,端政無雙,顏貌殊特,世之希有,口作優鉢華香,體作栴檀香,便起欲心,向彼比丘所,便作是說:汝今端政,面如桃華色,世之希有。我今雖處女人,亦復端政,可共合會,然我家中饒多珍寶,資財無量,然作沙門,甚爲不易。
시시,선목벽지불도시,저의지발,입파라내성걸식,점점지대장자가,재문외묵연이립。시시,장자녀요견유도사재문외립,단정무쌍,안모수특,세지희유,구작우발화향,체작전단향,편기욕심,향피비구소,편작시설:여금단정,면여도화색,세지희유。아금수처녀인,역부단정,가공합회,연아가중요다진보,자재무량,연작사문,심위불역。
벽지불이 물었다.
‘누이여, 지금 나의 어디를 좋아하는가?’
是時,辟支佛問曰:大妹,今爲染著何處?
시시,벽지불문왈:대매,금위염저하처?
장자의 딸이 대답하였다.
‘저는 바로 당신의 눈빛을 좋아합니다. 또 입에서는 우발화 향기가 나고 몸에서는 전단향 냄새가 납니다.’
長者女報曰:我今正著眼色。又復口中作優鉢華香,身作栴檀香。
장자녀보왈:아금정저안색。우부구중작우발화향,신작전단향。
그때 벽지불은 곧 왼손을 펴고 오른손으로 그 눈을 빼어 손바닥에 놓고 말하였다.
‘그대가 좋아하는 눈이란 바로 이것이다. 누이여, 지금 어디를 좋아하겠는가? 이것은 마치 부스럼과 같아서 탐낼 것이 하나도 없다. 또 이 눈에서는 더러운 것이 새어 나온다. 누이여, 알아야 한다. 이 눈[眼]은 물거품 같아서 견고하지 않고, 허깨비처럼 진실한 것이 아니건만 세상 사람을 속이고 미혹하게 하는 것이다.
귀[耳]ㆍ코[鼻]ㆍ혀[口]ㆍ몸[身]ㆍ뜻[意]도 그와 같아서 견고하지 않고 거짓되어 진실하지 않은 것이다. 입은 침 그릇으로서 더러운 물질을 내뱉고, 순전히 흰 뼈만 머금고 있는 이 몸은 괴로움의 그릇으로서 없어질 법이요 언제나 더러운 것이 가득 차고 온갖 벌레가 득실거리는 곳이며, 또 그림을 그려 놓은 병과 같지만 그 안에는 더러운 물질이 가득하다.
누이여, 지금 어디를 좋아하겠는가? 그러므로 누이여, 마땅히 그 마음을 오로지하여 이것은 허깨비처럼 거짓되어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라. 만일 누이가 내 눈빛을 무상하다고 생각한다면 가지고 있던 좋아하던 생각과 욕심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다 무상하다고 생각하고 나면 가지고 있던 욕정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6입(入)에 대해 사유한다면 욕정은 곧 사라질 것이다.’
是時,辟支佛舒左手,以右手挑眼,著掌中,而告之曰:所愛眼者,此之謂也。大妹,今日爲著何處?猶如癰瘡,無一可貪。然此眼中,亦漏不淨。大妹,當知眼如浮泡,亦不牢固,幻僞非眞,誑惑世人眼;耳、鼻、口、身、意,皆不牢固,欺詐不眞。口是唾器,出不淨之物,純含白骨。身爲苦器,爲磨滅之法,恒盛臭處,諸虫所擾,亦如畫甁,內盛不淨。大妹,今日爲著何處?是故大妹,當專其心,思惟此法,幻僞不眞。如妹思惟眼色無常,所有著欲之想,自消滅;耳、鼻、口、身、意,皆悉無常,思惟此已,所有欲意,自當消除。思惟六入,便無欲想。
시시,벽지불서좌수,이우수도안,저장중,이고지왈:소애안자,차지위야。대매,금일위저하처?유여옹창,무일가탐。연차안중,역루불정。대매,당지안여부포,역불뢰고,환위비진,광혹세인안;이、비、구、신、의,개불뢰고,기사불진。구시타기,출불정지물,순함백골。신위고기,위마멸지법,항성취처,제충소요,역여화병,내성불정。대매,금일위저하처?시고대매,당전기심,사유차법,환위불진。여매사유안색무상,소유저욕지상,자소멸;이、비、구、신、의,개실무상,사유차이,소유욕의,자당소제。사유륙입,편무욕상。
그때 장자의 딸은 곧 두려운 생각이 들어 앞으로 나아가 벽지불의 발에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지금부터는 허물을 고치고 선을 닦아 다시는 욕정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저의 참회를 받아 주소서.’
이렇게 두 번 세 번 수행하기를 맹세하였다.
是時,長者女便懷恐懼,卽前,禮辟支佛足,白辟支佛言:自今已去,改過修善,更不興欲想。唯願,受悔過。如是再三修行。
시시,장자녀편회공구,즉전,례벽지불족,백벽지불언:자금이거,개과수선,경불흥욕상。유원,수회과。여시재삼수행。
벽지불은 대답하였다.
‘그만하라, 그만하라. 누이여, 그것은 너의 허물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전생의 죄로 이런 형상을 받았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욕정을 일으키게 한 것이다. 이 눈을 자세히 관찰해 보라. 이 눈[眼]은 나[我]가 아니요, 나 또한 그의 소유가 아니다. 또 내가 그것을 만든 것이 아니요, 그것이 나를 만든 것도 아니다. 그것은 없는 가운데서 생겨서는 곧 무너져 없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니요, 모두 인연이 모여 된 것이다.
이른바 인연이 모인 것이란 ‘이것을 인연하여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면 저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고 이것이 소멸하면 저것도 소멸한다’는 것이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그와 같아서 모두 비고 고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누이여, 눈빛에 집착하지 말라. 눈빛에 집착하지 않으면 곧 안온한 곳에 이르게 되어 다시는 욕정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누이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辟支佛報曰:止止。大妹,此非汝咎,是我宿罪,受此形故,使人見,起欲情意。當熟觀眼:此眼非我,我亦非彼有,亦非我造,亦非彼爲,乃從無有中而生,已有便自壞敗。亦非往世、今世、後世,皆由合會因緣。所謂合會因緣者,緣是有是,此起則起,此無則無,此滅則滅。眼、耳、鼻、口、身、意,亦復如是,皆悉空寂。是故大妹,莫著眼色。以不著色,便至安隱之處,無復情欲。如是大妹,當作是學。”
벽지불보왈:지지。대매,차비여구,시아숙죄,수차형고,사인견,기욕정의。당숙관안:차안비아,아역비피유,역비아조,역비피위,내종무유중이생,이유편자괴패。역비왕세、금세、후세,개유합회인연。소위합회인연자,연시유시,차기칙기,차무칙무,차멸칙멸。안、이、비、구、신、의,역부여시,개실공적。시고대매,막저안색。이불저색,편지안은지처,무부정욕。여시대매,당작시학。”
이렇게 벽지불은 그 여자에게 네 가지 무상한 법을 설하고 허공으로 올라가 열여덟 가지 신통을 보이고는 머물던 곳으로 돌아갔다.
爾時,辟支佛,與彼女人說四非常之法已,昇在虛空,現十八變,還歸所正。
이시,벽지불,여피녀인설사비상지법이,승재허공,현십팔변,환귀소정。
그때 그 여자는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을 관찰해 아무것도 없는 것임을 밝게 알고 한적한 곳에서 이 법을 깊이 사유하였다. 그리고 다시 6입(入)에 주인이 없음을 깊이 사유하고 4등심(等心)을 얻었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범천(梵天)에 태어났다.
爾時彼女人觀眼耳鼻舌身意了無所有,便在閑靜之處,思惟此法。彼女人復更思惟六情無主,得四等心,身壞命終,生梵天上。
이시피녀인관안이비설신의료무소유,편재한정지처,사유차법。피녀인부경사유륙정무주,득사등심,신괴명종,생범천상。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만일 무상하다는 생각을 사유하고 무상하다는 생각을 널리 편다면 욕애ㆍ색애ㆍ무색애를 모두 끊고 교만과 무명이 모두 없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比丘,當知若思惟無常想,廣布無常想,盡斷欲、色、無色愛、憍慢、無明,皆悉除盡。是故比丘,當作是學。
비구,당지약사유무상상,광포무상상,진단욕、색、무색애、교만、무명,개실제진。시고비구,당작시학。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바사닉왕은 마부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지금 보배로운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준비하라. 내가 밖으로 나가 유람하고 싶구나.”
爾時,波斯匿王告御車人曰:汝今辦羽寶之車。吾欲出外遊觀。”
이시,파사닉왕고어차인왈:여금판우보지차。오욕출외유관。”
그는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보배로운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준비하고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보배로운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준비하였습니다. 왕께선 때를 알아 하소서.”
是時,彼人受王教勅,卽辦羽寶之車,前白王曰:“已嚴駕羽寶之車,王宜知是時。”
시시,피인수왕교칙,즉판우보지차,전백왕왈:“이엄가우보지차,왕의지시시。”
바사닉왕은 그를 데리고 사위성을 나서 동산으로 갔다. 동산의 숲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사람들도 없어 매우 조용하고 공허하였다. 그는 이를 보고 여래께서 말씀하신 모든 법의 근본을 생각하였다.
그때 시자는 왕 뒤에서 왕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왕은 그에게 말하였다.
“이 동산의 과일나무들에선 어떤 소리도 없고, 또 사람들도 없어 매우 조용하고 공허하다. 지금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을 청해 이곳에서 노닐며 교화하게 하고 싶구나. 그러나 지금 어디 계시는지 모르겠구나. 내가 찾아가 뵙고 싶구나.”
波斯匿王將此人,便出舍衛城,至彼園觀。觀諸樹木皆無聲響,亦無人民,寂然空虛,見已,便憶如來說諸法之本。是時,彼人在王後,執扇而扇王。“此園果樹木,皆無聲響,亦無人民,寂然空虛。我今欲請如來至眞等正覺,在此遊化。然不知如來今爲所在,我欲往覲。”
파사닉왕장차인,편출사위성,지피원관。관제수목개무성향,역무인민,적연공허,견이,편억여래설제법지본。시시,피인재왕후,집선이선왕。“차원과수목,개무성향,역무인민,적연공허。아금욕청여래지진등정각,재차유화。연불지여래금위소재,아욕왕근。”
시자는 아뢰었다.
“석가족 땅에 녹당(鹿堂)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여래께서는 지금 그곳에서 노닐며 교화하고 계십니다.”
侍人報曰:“釋種有村,名曰鹿堂。如來在彼遊化。”
시인보왈:“석종유촌,명왈록당。여래재피유화。”
“그 녹당은 여기서 얼마나 되는가?”
波斯匿王告曰:“此鹿堂去此近遠?”
파사닉왕고왈:“차록당거차근원?”
“여래께서 머무시는 곳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그 달리는 거리로 계산하면 3유순(由旬)쯤 될 것입니다.”
侍人白王:“如來住處去此不遠,計其道里,有三由旬。”
시인백왕:“여래주처거차불원,계기도리,유삼유순。”
“보배로운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빨리 준비하라. 내 지금 여래를 뵙고 싶구나.”
是時,波斯匿王告曰:“速辦羽寶之車。我今欲見如來。”
시시,파사닉왕고왈:“속판우보지차。아금욕견여래。”
시자는 왕의 명령을 받고는 곧 수레를 준비하고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수레가 준비되었습니다. 왕께선 때를 알아 하소서.”
왕은 곧 수레를 타고 그 마을로 갔다.
是時,彼人受王教已,卽辦駕車,前白王曰:“車今已駕,王知是時。”王卽乘車,往詣彼村。
시시,피인수왕교이,즉판가차,전백왕왈:“차금이가,왕지시시。”왕즉승차,왕예피촌。
그때 많은 비구들은 밖에서 경행(經行)을 하고 있었다. 왕은 수레에서 내려 그 비구들에게 갔다. 그곳에 도착해서는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지금 여래께서는 어디 계십니까? 제가 뵙고 싶습니다.’
爾時,衆比丘輩於露地而經行。是時,王下車,至衆多比丘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住。是時,王白比丘曰:“如來爲所在?吾欲見之。”
이시,중비구배어로지이경행。시시,왕하차,지중다비구소,도이,두면례족,재일면주。시시,왕백비구왈:“여래위소재?오욕견지。”
비구들은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저 강당 안에 계십니다. 가서 뵐 수 있으니 어렵게 생각지 마십시오. 왕께선 가실 때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소리가 나지 않게 하십시오.”
그때 바사닉왕이 시자를 돌아보았다.
시자는 생각하였다.
‘왕께서 지금 혼자 세존을 뵈려하시니, 나는 여기 있자.’
衆多比丘報曰:“世尊在此講堂中住,可往見之。勿以爲難。”王欲去時,徐擧其足,無令有聲。是時,波斯匿王還顧視彼侍人。是時,侍人便作是念:王今獨與世尊相見,我應住此。
중다비구보왈:“세존재차강당중주,가왕견지。물이위난。”왕욕거시,서거기족,무령유성。시시,파사닉왕환고시피시인。시시,시인편작시념:왕금독여세존상견,아응주차。
왕은 혼자서 세존께 나아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천안으로 바사닉왕이 문밖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왕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 왕은 세존을 보자 곧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자기 성명을 일컬었다.
“저는 바사닉왕입니다.”
이렇게 이름을 세 번 일컬었다.
是時,王獨往至世尊所。爾時,世尊以天眼觀見波斯匿王在門外立。是時,世尊卽從座起,與王開門。王見世尊,頭面禮足,自稱姓名:“我是波斯匿王。”三自稱號。
시시,왕독왕지세존소。이시,세존이천안관견파사닉왕재문외립。시시,세존즉종좌기,여왕개문。왕견세존,두면례족,자칭성명:“아시파사닉왕。”삼자칭호。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당신은 왕이시고, 저는 석가족에서 출가하여 도를 닦는 자입니다.’
世尊告曰:“汝今是王,我今釋種,出家學道。”
세존고왈:“여금시왕,아금석종,출가학도。”
왕은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무궁한 수명을 누리시며 천상과 인간을 안락하게 하소서.”
時,王白佛:“唯願世尊,延壽無窮,使天人得安。”
시,왕백불:“유원세존,연수무궁,사천인득안。”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왕께선 무궁한 수명을 누리시며 법으로 다스리고 비법(非法)으로 다스리진 마십시오. 법으로 다스렸던 분들은 모두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났고, 목숨을 마친 뒤에도 그 이름이 시들지 않아 세상 사람들이 ‘옛날에 법으로 세상을 다스리며 왜곡시키는 법이 없었던 국왕이 계셨었다’는 말을 전하게 하였습니다. 만일 이 왕의 국토에 사는 백성들이 왕의 공덕을 찬탄하고 기억하며 잊지 않는다면 왕께서는 천상에서 여섯 가지 공덕이 늘어갈 것입니다.
그 여섯 가지란, 첫째는 천상에서의 수명이요, 둘째는 천상에서의 몸이며, 셋째는 천상에서의 즐거움이요, 넷째는 천상에서의 신통이며, 다섯째는 천상에서의 부유함이요, 여섯째는 천상에서의 광명입니다.
그러므로 대왕께서는 법으로 다스려야지 비법으로 다스려선 안 됩니다. 저도 지금 몸에 그런 공덕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공경과 예배를 받는 것입니다.”
世尊告曰:“使大王當延壽無窮,以法治化,莫以非法。諸有以法化者,皆生天上善處,正使命終之後,名稱不朽,世人所傳云:昔有國王,以法治化,未曾有枉,設有人民住此王境界,歎王功德,思憶不忘者,王身在天上,增六事功德。云何爲六?一者天壽,二者天色,三者天樂,四者天神足,五者天豪,六者天光。是故大王,當以法治,莫以非法。我今日身中有此功德,應受人恭敬禮拜。”
세존고왈:“사대왕당연수무궁,이법치화,막이비법。제유이법화자,개생천상선처,정사명종지후,명칭불후,세인소전운:석유국왕,이법치화,미증유왕,설유인민주차왕경계,탄왕공덕,사억불망자,왕신재천상,증륙사공덕。운하위륙?일자천수,이자천색,삼자천악,사자천신족,오자천호,륙자천광。시고대왕,당이법치,막이비법。아금일신중유차공덕,응수인공경례배。”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의 공덕이라면 마땅히 사람들의 예배를 받아야합니다.”
王白佛言:“如來功德,應受人拜。”
왕백불언:“여래공덕,응수인배。”
“대왕께선 어째서 여래는 사람들의 예배를 받아 마땅하다고 말씀하십니까?”
世尊告曰:“汝今云何言如來應受人禮拜?”
세존고왈:“여금운하언여래응수인례배?”
“여래에겐 여섯 가지 공덕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예배를 받아 마땅하십니다. 그 여섯 가지란, 여래의 바른 법은 너무도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지혜로운 사람들이 닦아야 할 것이니, 이것이 여래의 첫째 공덕으로서 섬길 만하고 공경할 만한 것입니다.
王白佛言:“如來有六功德,應得受人禮拜。云何爲六?如來正法甚爲和雅,智者所修行是謂如來初功德,可事,可敬。
왕백불언:“여래유륙공덕,응득수인례배。운하위륙?여래정법심위화아,지자소수행시위여래초공덕,가사,가경。
또 여래의 성중은 너무도 온화하고 유순하며 여러 법을 성취하였으니, 계율을 성취하고 삼매를 성취하고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고 해탈지견을 성취하였습니다. 성중이란 이른바 사쌍팔배(四雙八輩)니, 이들이 바로 여래의 성중으로서 공경할 만하고 높일 만한 세상의 큰 복 밭입니다. 이것이 여래의 둘째 공덕입니다.
復次,如來聖衆極爲和順,法法成就,戒成就,智慧成就,解脫成就,解脫見慧成就。所謂聖衆者,四雙八輩,此是如來聖衆,可敬可貴,世間之大福田。是謂如來第二功德。
부차,여래성중극위화순,법법성취,계성취,지혜성취,해탈성취,해탈견혜성취。소위성중자,사쌍팔배,차시여래성중,가경가귀,세간지대복전。시위여래제이공덕。
또 여래의 사부대중은 가르치는 행법(行法)을 잘 익히고, 거듭거듭 물음으로써 여래를 귀찮게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여래의 셋째 공덕입니다.
復次,如來有四部之衆,所施行法,皆習行之,更不重受觸擾如來。是謂如來第三功德。
부차,여래유사부지중,소시행법,개습행지,경불중수촉요여래。시위여래제삼공덕。
또 세존이시여, 세상에서 뛰어난 큰 재주를 가진 찰리ㆍ바라문ㆍ거사ㆍ사문들이 모여 이렇게 논의하는 것을 저는 보았습니다.
‘우리는 이 이치를 저 사문 구담에게 가서 물어 보자. 만일 저 사문 구담이 이 이치에 대답하지 못한다면 그에게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가 잘 대답한다면 우리 모두 그 훌륭함을 칭찬하자.’
그래서 4성(姓)들은 세존께 나아가 그 이치를 묻기도 하고 혹은 잠자코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셨고, 법을 들은 그들은 다시는 묻지 못했는데 하물며 따지려 했겠습니까? 그들은 모두 여래를 스승으로 섬겼으니, 이것이 그 넷째 공덕입니다.
復次,世尊,我見剎利之姓、婆羅門、居士、沙門高才蓋世,皆來集論議:我等當以此論,往問如來。設彼沙門瞿曇不報此論者,則有缺也。設當能報者,我等當稱其善。是時,四姓來至世尊所,而問此論,或有默然者。爾時,世尊與彼說法,彼聞法已,更不復問事,況復欲論?皆師事如來。是第四功德。
부차,세존,아견찰리지성、파라문、거사、사문고재개세,개래집론의:아등당이차론,왕문여래。설피사문구담불보차론자,칙유결야。설당능보자,아등당칭기선。시시,사성래지세존소,이문차론,혹유묵연자。이시,세존여피설법,피문법이,경불부문사,황부욕론?개사사여래。시제사공덕。
또 저 62가지 소견을 가진 이들이 세상 사람들을 속이면서 바른 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로 말미암아 어리석게 됩니다. 그러나 여래께서는 그 여러 삿된 소견을 없애고 바른 소견을 닦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여래의 다섯째 공덕입니다.
復次,諸六十二見,欺誑世人,不解正法由此致愚。然如來能除此諸邪見業,修其正見。是謂第五如來功德。
부차,제륙십이견,기광세인,불해정법유차치우。연여래능제차제사견업,수기정견。시위제오여래공덕。
또 중생들이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행하다가도 목숨을 마칠 때 여래의 공덕을 생각하기만 해도 세 갈래 나쁜 길을 떠나 천상에 태어나게 되고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천상에 태어나게 됩니다. 이것이 여래의 여섯째 공덕입니다. 그래서 중생들은 여래를 뵙기만 하면 모두들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공양하는 것입니다.”
復次,衆生身、口、意行惡。彼若命終,憶如來功德,離三惡趣,得生天上,正使極惡之人,得生天上。是謂第六如來功德。其有衆生見如來者,皆起恭敬之心,而供養之。
부차,중생신、구、의행악。피약명종,억여래공덕,리삼악취,득생천상,정사극악지인,득생천상。시위제륙여래공덕。기유중생견여래자,개기공경지심,이공양지。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께서는 여래 앞에서 사자처럼 외쳐 여래의 공덕을 연설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대왕께서는 여래를 향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도록 하십시오. 대왕이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世尊告曰:“善哉,善哉!大王乃能如來前,作師子吼,演如來功德。是故大王,常當興心,向於如來。如是大王,當作是學。”
세존고왈:“선재,선재!대왕내능여래전,작사자후,연여래공덕。시고대왕,상당흥심,향어여래。여시대왕,당작시학。”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바사닉왕을 위해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그를 기쁘게 하셨다. 그때 대왕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났다.
爾時,世尊,與王波斯匿說微妙之法,使令歡喜。是時,大王聞佛說法已,卽從座起,禮世尊足,便退而去。
이시,세존,여왕파사닉설미묘지법,사령환희。시시,대왕문불설법이,즉종좌기,례세존족,편퇴이거。
그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법을 받들어 공양하고 잘 외워 익혀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저 바사닉왕이 한 말이기 때문이니라. 너희들도 사부대중을 위해 그 이치를 널리 설명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未久,佛告比丘:“汝等當持此法供養,善諷誦念。所以然者,此波斯匿王之所說也。汝等亦當與四部衆,廣演其義。如是諸比丘,當作是學。
미구,불고비구:“여등당지차법공양,선풍송념。소이연자,차파사닉왕지소설야。여등역당여사부중,광연기의。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1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의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羅閱城加蘭陁竹園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아사세왕(我闍世王)은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보배로운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빨리 준비하라. 내가 세존을 뵈러 가고 싶구나.”
爾時,阿闍世王告群臣曰:“汝等速駕羽寶之車,吾欲往見世尊。”
이시,아도세왕고군신왈:“여등속가우보지차,오욕왕견세존。”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보배로운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준비하고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수레 준비가 이미 끝났습니다. 왕께선 때를 알아 하소서.”
是時,群臣受王教勅,卽駕羽寶之車,前白王言:“嚴駕已辦,王宜知時。”
시시,군신수왕교칙,즉가우보지차,전백왕언:“엄가이판,왕의지시。”
이때 왕은 보배로운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아사세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제 청을 허락하여 이 라열성에서 90일 동안의 여름 안거를 지내소서.”
時,王乘寶羽之車,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阿闍世王白世尊言:“唯願世尊,受我請,在羅閱城,九十日夏坐。”
時,王乘寶羽之車,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阿闍世王白世尊言:“唯願世尊,受我請,在羅閱城,九十日夏坐。”
그때 세존께서는 묵묵히 왕의 청을 허락하셨다. 왕은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爾時,世尊默然受王請。是時,王見世尊默然受請,卽從座起,頭面禮足,便退而去。
이시,세존묵연수왕청。시시,왕견세존묵연수청,즉종좌기,두면례족,편퇴이거。
그리고 아사세왕은 때맞춰 의복ㆍ음식ㆍ침구ㆍ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공양하였다.
是時,阿闍世王隨時,供養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
시시,아도세왕수시,공양의피、음식、상와구、병수의약。
그때 비사리성(毗舍離城)에선 귀신이 흥성하여 죽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었으니, 하루 동안에 죽는 사람이 1백여 명이나 되었다. 귀신 나찰이 그곳에 가득 차 얼굴과 눈이 누렇게 떴고 어떤 이들은 3일이나 4일 만에 죽었다. 그래서 비사리성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모두들 한 곳에 모여 함께 의논하였다.
“이 큰 성은 너무도 번성했고 토지와 사람이 풍족해 한없이 부유하고 즐거워 저 석제환인이 사는 하늘의 궁전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귀신의 피해를 입어 모조리 죽고 쓸쓸하기가 산이나 들과 같다. 누가 이 재앙을 물리칠 수 있는 신덕(神德)을 가졌겠는가?”
爾時,毘舍離城,鬼神興盛。人民死亡,不可稱計。一日之中,死者百數。鬼神羅剎充滿其中,面目黃色,或經三、四日而死者。是時,毘舍離人民恐懼,皆集一處,而共論議。此大城中,極爲熾盛,土人豐熟,富樂無限,如彼天宮釋所住處。然今日,爲此鬼神所害,盡當死亡,丘荒猶如山野。誰能有此神德,卻此災患。
이시,비사리성,귀신흥성。인민사망,불가칭계。일일지중,사자백수。귀신라찰충만기중,면목황색,혹경삼、사일이사자。시시,비사리인민공구,개집일처,이공론의。차대성중,극위치성,토인풍숙,부악무한,여피천궁석소주처。연금일,위차귀신소해,진당사망,구황유여산야。수능유차신덕,각차재환。
그때 백성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우리는 사문 구담께서 가시는 곳에는 어떤 삿된 귀신도 침범하지 못한다고 들었다. 만일 그 여래께서 이곳으로 오신다면 이 귀신들은 모두 스스로 도망쳐 흩어질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는 라열성에 머무시며 아사세왕의 공양을 받고 계시니, 아마도 이곳으로 와 교화하지 않으실 것이다.”
是時,人民各自相謂曰:“我等聞有沙門瞿曇所至到處,衆邪惡鬼不得嬈近。若當如來來至此者,此諸鬼神各自馳散。但今日世尊在此羅閱城住,爲阿闍世所供養,將恐不來此閒遊化。”
시시,인민각자상위왈:“아등문유사문구담소지도처,중사악귀불득요근。약당여래래지차자,차제귀신각자치산。단금일세존재차라열성주,위아도세소공양,장공불래차한유화。”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큰 자비로 중생을 가엾이 여겨 일체를 두루 살피시고 제도하지 못한 이를 제도하시고,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으시기를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듯 하신다. 그러므로 만일 청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래께서는 곧 오실 것이요, 아사세왕도 결국 만류하지 못할 것이다. 누가 저 아사세왕의 땅으로 가서 세존께 ‘지금 우리 성이 큰 곤욕을 당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가엾이 여겨 돌보아 주소서’라고 아뢸 수 있겠는가?”
或復有作是說:“如來有大慈悲,愍念衆生,遍觀一切未度者使令得度,不捨一切衆生,如母愛子。設當有人請者,如來便來,阿闍世王終不留住。誰能堪往至阿闍世王界,而白世尊云:我等城中,今遭此困厄,唯願世尊,慈愍屈顧。”
혹부유작시설:“여래유대자비,민념중생,편관일절미도자사령득도,불사일절중생,여모애자。설당유인청자,여래편래,아도세왕종불류주。수능감왕지아도세왕계,이백세존운:아등성중,금조차곤액,유원세존,자민굴고。”
그때 최대(最大)라는 큰 장자가 그 대중 가운데 있었다. 대중들은 그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사문 구담께서 가시는 곳에는 어떤 나쁜 귀신도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만일 그 여래께서 이곳으로 오시기만 한다면 이 재앙을 능히 없앨 것입니다. 그대는 저 세존께 찾아가 이런 사정을 자세히 아뢰어 이 성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게 하십시오.”
爾時,有大長者,名曰最大,集在彼衆。是時,諸人語長者曰:“我等聞沙門瞿曇所至到處;諸邪惡鬼無能害者。若當如來至此閒者,便能除此災患。汝可往世尊所,具白此意,使此城郭,永得存在。”
이시,유대장자,명왈최대,집재피중。시시,제인어장자왈:“아등문사문구담소지도처;제사악귀무능해자。약당여래지차한자,편능제차재환。여가왕세존소,구백차의,사차성곽,영득존재。”
장자는 잠자코 대중들의 말을 따라 곧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해서는 여행 도구를 챙기고 여러 하인을 거느리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是時,長者默然從衆人語,卽從座起,往至家中,到已,辦道路行具,將諸人使,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
시시,장자묵연종중인어,즉종좌기,왕지가중,도이,판도로행구,장제인사,왕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
그때 장자는 세존께 아뢰었다.
“비사리성 사람들이 큰 재앙을 만나 많은 백성들이 죽어 나가는데, 줄지어 시체를 실어내는 수레를 계산해 보면 하루에도 1백여 대가 넘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가엾이 여기고 돌보시어 저 남아 있는 사람들을 안온한 곳으로 건져 아무 일도 없게 하소서. 또 저희들은 세존께서 가시는 곳에는 하늘도 용도 귀신들도 감히 침범하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원컨대 저희를 살피시고 저희 성으로 오시어 백성들을 건져 안온하게 아무 일도 없게 하소서.”
爾時,長者白世尊言:“毘舍離城中人民,遇此災患,人民之類死亡者多,計彼城中,一日之內,連車載尸,動有百數。唯願世尊,垂愍接度,使餘人,拔擇安處,令得無爲。又聞世尊所至到處,天、龍、鬼神不敢嬈近。願垂屈顧,至彼城中,度彼人民,安處無爲。”
이시,장자백세존언:“비사리성중인민,우차재환,인민지류사망자다,계피성중,일일지내,련차재시,동유백수。유원세존,수민접도,사여인,발택안처,령득무위。우문세존소지도처,천、룡、귀신불감요근。원수굴고,지피성중,도피인민,안처무위。”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이미 라열성 아사세왕의 청을 받아들였다. 모든 불세존은 두말하는 법이 없다. 만일 저 아사세왕이 허락한다면 여래는 가리라.”
世尊告曰:“我今已受羅閱城阿闍世王請。諸佛世尊言無有二。若當阿闍世王見聽者,如來當往。
세존고왈:“아금이수라열성아도세왕청。제불세존언무유이。약당아도세왕견청자,여래당왕。
최대 장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아사세왕은 결코 우리나라에 오시도록 여래를 놓아주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사세왕은 우리나라에 털끝만큼도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언제나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우리나라 백성들을 해치려고 합니다.
만일 아사세왕이 저를 본다면 그는 곧 저를 잡아 죽일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사정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 백성들이 귀신들에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그는 한량없이 기뻐할 것입니다.”
最大長者白佛言:“此事甚難。阿闍世王終不放如來,使至彼國。所以然者,阿闍世王於我國土,無有毫釐之善,長夜求方便,欲害彼民。設當阿闍世王見我者,卽取我殺,況復得陳此事?若當聞彼國人民,爲鬼神所害者,歡喜無量。”
최대장자백불언:“차사심난。아도세왕종불방여래,사지피국。소이연자,아도세왕어아국토,무유호리지선,장야구방편,욕해피민。설당아도세왕견아자,즉취아살,황부득진차사?약당문피국인민,위귀신소해자,환희무량。”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두려워 말고 지금 왕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라.
‘여래께서 왕의 신상에 대해 예언하셨는데, 그 말씀은 결코 거짓이 없고 두 말씀이 없습니다. 죄 없는 부왕을 죽였으니 왕께서는 마땅히 아비지옥(阿鼻地獄)에 태어나 그곳에서 1겁을 지내야만 합니다. 그러나 지금 그 죄를 벗어나 과거의 허물을 뉘우치고 여래의 법 안에서 믿음을 성취하였으니, 그 공덕으로 말미암아 그 죄가 남김없이 소멸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목숨을 마치게 되면 박구지옥(拍毬地獄)에 태어날 것이요,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면 사천왕천에 태어날 것이며, 거기서 목숨을 마치면 염천(豔天)에 태어날 것이요, 염천에서 목숨을 마치면 도술천(兜術天)ㆍ화자재천(化自在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났다가 다시 차례로 내려와 사천왕천에 태어날 것입니다. 대왕께선 아셔야합니다. 그렇게 20겁 동안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천상과 인간 세상에 태어날 것이며, 최후에는 인간의 몸을 받아 견고한 믿음으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워 제악(除惡)이라는 벽지불이 될 것입니다.’
그 왕이 이 말을 들으면 너무 기뻐 어쩔 줄 모르면서 ‘네 소원이 무엇인가? 내 어김없이 들어주리라’고 너에게 말하리라.”
世尊告曰:“勿懷恐懼。汝今往至王所,而白此事言:如來記前王身,終無虛妄,所言無二。父王無咎,而取害之。當生阿鼻地獄中,經歷一劫。然今日以離此罪,改其過罪,於如來法中,信根成就。緣此德本,得滅此罪,永無有餘,於今身命終,當生拍毬地獄中,於彼命終,當生四天王上。於彼命終,生豔天上,於豔天上命終,生兜術天、化自在天、他化自在天,復還以次,來至四天王中。大王,當知二十劫中,不墮惡趣,恒在人中生,最後受身,以信堅固,剃除鬚髮,著三法衣,出家學道,名曰除惡辟支佛。彼王聞此語,便當歡喜踊躍不能自勝。亦當告汝作是語:隨汝所求要願,吾不違之。
세존고왈:“물회공구。여금왕지왕소,이백차사언:여래기전왕신,종무허망,소언무이。부왕무구,이취해지。당생아비지옥중,경력일겁。연금일이리차죄,개기과죄,어여래법중,신근성취。연차덕본,득멸차죄,영무유여,어금신명종,당생박구지옥중,어피명종,당생사천왕상。어피명종,생염천상,어염천상명종,생두술천、화자재천、타화자재천,부환이차,래지사천왕중。대왕,당지이십겁중,불타악취,항재인중생,최후수신,이신견고,체제수발,저삼법의,출가학도,명왈제악벽지불。피왕문차어,편당환희용약불능자승。역당고여작시어:수여소구요원,오불위지。
장자는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세존의 위신력을 받들어 저 왕에게 가겠습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왕에게 갔다.
是時,長者白世尊言:“我今當持世尊威神,至彼王所。”卽從座起,頭面禮足,往彼王所。
시시,장자백세존언:“아금당지세존위신,지피왕소。”즉종좌기,두면례족,왕피왕소。
그때 아사세왕은 여러 신하들과 함께 높은 궁전 위에서 강론하고 있었다. 이때 이 장자가 왕에게 다가갔다. 왕은 멀리서 보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저 사람이 여기로 온다면 너희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자 어떤 이는 “우리는 그를 잡아 다섯 동강을 내겠습니다”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목을 베어 나무에 매달겠습니다”고 말하였다.
爾時,阿闍世王與諸群臣,在高殿上,有所講論。是時,大長者往至王前,王遙見來,語群臣曰:“若當此人今至此所,汝等欲取何爲?”或有作是說:“我等當取,五兀之。”或言當梟其首。
이시,아도세왕여제군신,재고전상,유소강론。시시,대장자왕지왕전,왕요견래,어군신왈:“약당차인금지차소,여등욕취하위?”혹유작시설:“아등당취,오올지。”혹언당효기수。
왕은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저자를 죽여 나를 만나는 일이 없도록 하라.”
阿闍世王言:“汝等催取殺之,不須見吾。”
아도세왕언:“여등최취살지,불수견오。”
장자는 이 말을 듣고 너무도 두려웠지만 이내 소리를 높여 이렇게 외쳤다.
“저는 부처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是時,長者聞此語已,極懷恐懼,尋時,高聲而作是語:“我是佛之所使。”
시시,장자문차어이,극회공구,심시,고성이작시어:“아시불지소사。”
왕은 부처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곧 자리에서 내려와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여래가 계신 곳을 향하며 장자에게 물었다.
“여래께서 어떤 분부를 하셨느냐?”
王聞佛音已,卽下坐,右膝著地,向如來所,問彼長者曰:“如來何所教勅?”
왕문불음이,즉하좌,우슬저지,향여래소,문피장자왈:“여래하소교칙?”
장자는 말하였다.
“세존께서 성왕(聖王)의 신상에 대해 예언하셨는데, 그 말씀은 결코 거짓이 없고 두 가지 말씀이 없습니다. 여래께서는 ‘왕께선 부왕을 죽였으니 그 죄로 말미암아 마땅히 아비지옥에 들어가 1겁을 지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내 여래 앞에서 허물을 고쳤으니, 이제는 박구지옥에 태어나게 되었으며, 거기서 목숨을 마치면 사천왕천에 태어나고 계속해서 타화자재천에 났다가 다시 차례로 내려와 사천왕천에 태어날 것입니다. 그렇게 20겁 동안에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을 돌아다니다가 최후에는 인간의 몸을 받아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제악(除惡)이라는 벽지불이 되어 세상에 출현할 것입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長者報曰:“世尊記前聖王,而無虛妄,所吐言教終無有二。如來言:王取父王害之,緣此罪本,當入阿鼻地獄中,經歷一劫。然復尋時改過於如來所,今當生拍毬地獄中,於彼命終,當生四天王中,展轉生他化自在天中,還復次來生四王天中,二十劫中,不墮三惡趣,流轉天人之中,最後受身,以信堅固,出家學道,名曰除惡辟支佛,出現於世。
장자보왈:“세존기전성왕,이무허망,소토언교종무유이。여래언:왕취부왕해지,연차죄본,당입아비지옥중,경력일겁。연부심시개과어여래소,금당생박구지옥중,어피명종,당생사천왕중,전전생타화자재천중,환부차래생사왕천중,이십겁중,불타삼악취,류전천인지중,최후수신,이신견고,출가학도,명왈제악벽지불,출현어세。
왕은 이 말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모르며 장자에게 말하였다.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내 들어주리라.”
王聞此語已,歡喜踊躍,不能自勝,卽告大長者曰:“汝今欲求何願?吾當與之。”
왕문차어이,환희용약,불능자승,즉고대장자왈:“여금욕구하원?오당여지。”
장자가 왕에게 아뢰었다.
“소원이 있으니 왕께선 물리치지 마소서.”
長者白王:“所求願者,王勿見違。”
장자백왕:“소구원자,왕물견위。”
아사세왕이 말하였다.“네가 무엇을 원하는지 말만 하라. 내 물리치지 않으리라.”
阿闍世王告曰:“汝今但說欲求何願?吾不違之。”
아도세왕고왈:“여금단설욕구하원?오불위지。”
“비사리성 백성들이 재앙을 만나 귀신에게 피해를 입은 자들이 헤아릴 수 없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세존께서 저 나라로 가 저 귀신들을 모두 흩어 달아나게 하도록 세존을 놓아주소서. 왜냐하면 여래께서 가시는 곳에는 하늘도 용도 귀신들도 그 틈을 엿보지 못한다고 저희는 들었기 때문입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세존께서 저 나라로 가도록 허락하소서.”
長者白王:“毘舍離城人民遇災,爲鬼神所害,不可稱計。如今羅剎鬼神極爲暴虐。唯願大王,聽放世尊,至彼世界,令彼鬼神各各馳散。所以然者,我等曾聞若如來所至到處,天、龍、鬼神不得其便。唯願大王,聽許世尊至彼國界。”
장자백왕:“비사리성인민우재,위귀신소해,불가칭계。여금라찰귀신극위폭학。유원대왕,청방세존,지피세계,령피귀신각각치산。소이연자,아등증문약여래소지도처,천、룡、귀신불득기편。유원대왕,청허세존지피국계。”
왕은 이 말을 듣고 곧 길게 탄식하며 말하였다.
“네 소원이 너무 커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만일 네가 내게 성이나 마을이나 나라의 재물ㆍ처자를 요구했다면 나는 아까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네가 세존께서 가시도록 청할 줄은 내 미처 생각하지 못했구나. 그러나 나는 이미 네 소원을 들어 준다고 약속하였으니 이제 네 뜻을 따르리라.”
王聞此語已,便長歎息,告長者曰:“此願極大,非常人之所及。汝若當隨吾求城郭,村落、國財、妻子,吾不悋之。我不慮汝當屈願世尊。然我先以許所求之願,今隨汝意。
왕문차어이,편장탄식,고장자왈:“차원극대,비상인지소급。여약당수오구성곽,촌락、국재、처자,오불린지。아불려여당굴원세존。연아선이허소구지원,금수여의。
그때 장자는 매우 기뻐하면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하직하고 물러갔다.
그는 세존께 나아가 아뢰었다.
“아사세왕이 세존께서 우리나라로 가시는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是時,長者極懷歡喜,卽從座起,辭退而去,往至世尊所言:“阿闍世王以許放世尊,詣彼國界。”
시시,장자극회환희,즉종좌기,사퇴이거,왕지세존소언:“아도세왕이허방세존,예피국계。”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먼저 가거라. 여래는 때를 보아 가리라.”
世尊告曰:“汝竝在前,如來自當知時。”
세존고왈:“여병재전,여래자당지시。”
장자는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 물러갔다.
是時,長者頭面禮足,繞佛三帀,便退而去。
시시,장자두면례족,요불삼잡,편퇴이거。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에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가란타죽원을 나와 비사리성으로 향하셨다.
그때 아사세왕은 일산을 든 한 사람과 함께 높은 누각 위에 있다가 세존께서 그 나라를 향해 떠나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 탄식하면서 좌우에 말하였다.
“우리가 그 장자에게 속았다. 저들을 살리기 위해 여래께서 이 나라를 떠나시게 하다니.”
是時,世尊淸旦,將諸比丘衆,前後圍遶,出迦蘭陁竹園所,往詣毘舍離城。爾時,阿闍世王在高樓上,及將持蓋一人。爾時,王遙見世尊向彼國界,便自歎息,告左右曰:“我等爲此長者所欺。我今復用活爲,乃使如來,出此國界。
시시,세존청단,장제비구중,전후위요,출가란타죽원소,왕예비사리성。이시,아도세왕재고루상,급장지개일인。이시,왕요견세존향피국계,편자탄식,고좌우왈:“아등위차장자소기。아금부용활위,내사여래,출차국계。
아사세왕은 먼지로 세존의 몸이 더럽혀질까 염려해 곧 5백 개의 일산을 들고 세존을 배웅하였다. 라열성 사람들도 또 5백 개의 일산을 들고 여래의 뒤를 따랐다. 그때 또 석제환인(釋提桓因)도 세존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먼지로 여래의 몸이 더렵혀질까 염려하여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허공에 두었고, 여러 강의 신들도 5백 개의 일산을 들고 허공에 있었다. 또 비사리성 백성들도 세존께서 성으로 들어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들고 나와 세존을 맞이하였다. 그래서 2천5백 개의 보배 일산이 허공에 떠있게 있었다.
是時阿闍世王持五百蓋,往送世尊,恐有塵坋身,羅閱城中,復有五百寶蓋,從如來後。是時,釋提桓因知世尊心中所念,復以五百寶蓋,在虛空中,恐有塵土坋如來身,及諸河神復持五百寶蓋,在虛空中。是時,毘舍離城人民之類,聞世尊今當入城,復持五百寶蓋,前迎世尊。爾時,有二千五百寶蓋,懸在空中。
시시아도세왕지오백개,왕송세존,공유진분신,라열성중,부유오백보개,종여래후。시시,석제환인지세존심중소념,부이오백보개,재허공중,공유진토분여래신,급제하신부지오백보개,재허공중。시시,비사리성인민지류,문세존금당입성,부지오백보개,전영세존。이시,유이천오백보개,현재공중。
그때 세존께서는 그 일산들을 보고 빙그레 웃으셨다. 모든 불세존들의 상법(常法)대로 여래께서 웃으셨을 때 파랑ㆍ노랑ㆍ하양ㆍ검정ㆍ빨강의 다섯 가지 광명이 그 입에서 나왔다.
爾時,世尊見此蓋已,卽時便笑。此是諸佛世尊常法,設如來笑時,口中便有五色光出,靑、黃、白、黑、赤。
이시,세존견차개이,즉시편소。차시제불세존상법,설여래소시,구중편유오색광출,청、황、백、흑、적。
시자 아난은 그 광명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까닭일까? 세존께서 웃으실 때에는 반드시 인연이 있다. 함부로 그러시는 것이 아니다.’
그때 아난이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결코 함부로 웃지 않으십니다. 웃음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으십니다.”
侍者阿難見此光明,作此思惟:此是何緣?設世尊笑,必有因緣,事不唐爾。是時,阿難長跪叉手,白世尊言:“如來終不妄笑。笑必當有緣。”
시자아난견차광명,작차사유:차시하연?설세존소,필유인연,사불당이。시시,아난장궤차수,백세존언:“여래종불망소。소필당유연。”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여래에게 공양한 저 2천5백 개의 보배 일산을 보느냐?”
世尊告曰:“汝今見此二千五百寶蓋供養如來乎?”
세존고왈:“여금견차이천오백보개공양여래호?”
아난이 대답하였다.“예, 봅니다.”
阿難白佛:“唯然,見之。”
아난백불:“유연,견지。”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여래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지 않았다면 2천5백 세 동안 전륜성왕이 되어 백성들을 다스렸을 것이다. 그러나 여래는 출가하여 도를 배웠으니 다시는 저런 보배 일산 공양을 받지 않으리라.
世尊告曰:“若如來不出家學道者,當二千五百世,作轉輪聖王,治化人民。以如來出家學道,更不受此寶蓋。
세존고왈:“약여래불출가학도자,당이천오백세,작전륜성왕,치화인민。이여래출가학도,경불수차보개。
아난아, 알아야 한다. 아주 먼 옛날에 선화치(善化治)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밀치라국(蜜絺羅國)을 법으로 다스리며 백성들을 대하는 데에도 법이 있었다. 그래서 이 염부리(閻浮里) 땅을 통솔함에 그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들이 없었다.
그 왕에게는 8만 4천 명의 부인과 시녀가 있었는데 모두 찰리(刹利) 종족이었고, 그 첫째 부인의 이름은 일광(日光)이었다. 그러나 대를 이을 자식이 없었다.
阿難,當知過去久遠,有王,名善化,治在蜜絺羅國,以法治化,接納有方,統此閻浮里地,靡不從令者。爾時,彼王有八萬四千夫人婇女,皆是剎利種姓。第一夫人,名曰日光,亦無兒息繼嗣者。
아난,당지과거구원,유왕,명선화,치재밀치라국,이법치화,접납유방,통차염부리지,미불종령자。이시,피왕유팔만사천부인채녀,개시찰리종성。제일부인,명왈일광,역무아식계사자。
그때 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이 염부리 땅을 통솔한다고는 하지만 자식이 없다.’
그는 곧 산신ㆍ나무신과 천지신명에게 자식을 점지해 달라고 빌었다. 그러자 며칠 지나지 않아 그 부인이 아이를 배었다. 일광 부인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아소서. 제가 지금 아이를 밴 것이 느껴집니다. 잘 보호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8ㆍ9개월이 지나 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용모가 단정하고 얼굴빛이 복숭아꽃 같았다. 부인은 그 모습을 보고 매우 기뻐하며 대왕에게 가서 보였다. 왕은 아이를 보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고, 8만 4천 부인들도 새로 태어난 태자를 보고 다들 기뻐하였다.
是時,彼王便作是念:我今統此閻浮里地。然今無有兒息。便向諸山神、樹神、天地神明,求有兒息。又未經數日之中,夫人懷妊。是時,日光夫人白王言:大王,當知我今覺知有娠,宜自將護。復經八、九月,生一男兒,顏貌端政,面如桃華色。夫人見已,極懷歡喜,往視大王,王見,歡喜踊躍,不能自勝,及八萬四千夫人,見生太子,亦各歡喜。
시시,피왕편작시념:아금통차염부리지。연금무유아식。편향제산신、수신、천지신명,구유아식。우미경수일지중,부인회임。시시,일광부인백왕언:대왕,당지아금각지유신,의자장호。부경팔、구월,생일남아,안모단정,면여도화색。부인견이,극회환희,왕시대왕,왕견,환희용약,불능자승,급팔만사천부인,견생태자,역각환희。
그때 왕은 신하들과 나라의 스승과 도사들을 불러 아들의 상을 보게 하고 또 이름을 지어 세상에 퍼지게 하라 하였다. 관상가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태어난 태자는 너무도 단정한 것이 이 세상 사람들과 다르니, 보기만 하면 사랑하지 않을 자가 없습니다. 그러니 애념(愛念)이라 이름하소서.’
그들은 이름을 짓고 제각기 돌아갔다.
그때 왕은 태자를 사랑해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고, 또 태자를 위해 세 계절의 강당을 짓고 미녀들을 가득 채워 태자와 즐기게 하였다.
是時,國王召諸群臣、國師、道士,使瞻相之。又與立字,使世稱傳。爾時,相師前白王言:今生太子,極爲端政,與世有異。其有見者,莫不愛念。今當立名愛念。自已立字竟,各還所在。是時,國王愛念太子,未曾離目。卽與太子,起三時講堂,復以婇女,充滿其中,與王太子共相娛樂。
시시,국왕소제군신、국사、도사,사첨상지。우여립자,사세칭전。이시,상사전백왕언:금생태자,극위단정,여세유이。기유견자,막불애념。금당립명애념。자이립자경,각환소재。시시,국왕애념태자,미증리목。즉여태자,기삼시강당,부이채녀,충만기중,여왕태자공상오악。
그때 태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미녀들 중에 과연 이 세상을 떠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하며 또 변하거나 바뀌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저들을 관찰해보면 모두들 무상하여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할 자는 없다. 저들은 다 허망하여 진실이 아닌데도 사람들로 하여금 집착하고 사랑하며 즐기게 한다. 그래서 모두들 그것을 멀리 여읠 줄 모른다. 나에게 저들이 필요할까? 저들을 버리고 도를 배워야겠다.’
애념 태자는 곧 그날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웠고, 그 밤에 모든 결박을 끊고 ‘발생한 법은 모두 다 없어진다’는 것을 사유하여 벽지불이 되었다.
그는 벽지불이 되어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탐욕은 무상한 법
변하고 바뀌며 진실함도 안정됨도 없네.
이것이 큰 재앙이 됨을 알아
짝하는 이 없이 홀로 노니네.
爾時,太子便作是念:此中婇女,頗有常存不離世閒,亦不變易?然觀彼衆中,盡皆無常,無有常存於世者,悉是幻僞,無有眞實。使人民之類染著愛樂,皆不知遠離之。我今復用此,爲可捨而學道?是時,愛念太子卽以其日,剃除鬚髮,著三法衣,出家學道。尋卽其夜,斷諸結縛,思惟有習之法,皆是磨滅,成辟支佛,成佛已,便說此偈:
欲者無常法,
變易無實定,
知此爲大患,
獨遊不與俱。
이시,태자편작시념:차중채녀,파유상존불리세한,역불변역?연관피중중,진개무상,무유상존어세자,실시환위,무유진실。사인민지류염저애악,개불지원리지。아금부용차,위가사이학도?시시,애념태자즉이기일,체제수발,저삼법의,출가학도。심즉기야,단제결박,사유유습지법,개시마멸,성벽지불,성불이,편설차게:
욕자무상법,
변역무실정,
지차위대환,
독유불여구。
벽지불은 이 게송을 마치고 곧 허공으로 날아올라 밀치라성을 세 바퀴 돌았다.
是時,辟支佛說此偈已,卽飛在虛空,遶彼蜜絺羅城三帀。
시시,벽지불설차게이,즉비재허공,요피밀치라성삼잡。
그때 국왕은 높은 궁전 위에서 궁녀들과 즐겁게 놀다가 그 벽지불이 성을 세 바퀴 도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고 ‘나의 태자가 마치 새처럼 허공을 나는구나’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가 벽지불이 된 줄은 모르고 말하였다.
‘아들아, 이 궁전으로 내려오너라. 나와 함께 즐겁게 놀자.’
아난아, 그때 그 벽지불은 그 부모를 제도하기 위해 곧 궁전으로 내려 왔다. 이때 왕이 그에게 말하였다.
‘태자야, 지금 왜 그런 시녀들이나 입는 옷을 걸치고, 또 다른 사람들과 달리 수염과 머리까지 깎았느냐?’
벽지불은 대답하였다.
‘소자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매우 기이하고 고상하여 보통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슨 이유로 궁중에는 오지 않는가?’
‘지금부터 다시는 애욕을 익히지 않고, 다섯 가지 욕망 속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만일 다섯 가지 욕망 속에서 지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나의 후원(後園)에서 지내라.’
是時,國王在高殿上,及諸宮人,共相娛樂,見辟支佛遶城三帀,極懷歡喜,不能自勝我今太子騰在虛空,如彼飛鳥。又不知成辟支佛,而告之曰:兒今來下,至此殿上,與吾共相娛樂。是時,阿難,彼辟支佛尋下殿上,欲度父母故。時,王語曰:太子今日何爲著此婇女衣,又剃鬚髮,與人有異?辟支佛報曰:子今所著甚爲奇雅,非常人之所習。時,王報曰:何緣,更不至宮中?辟支佛言:自今已後,不復習欲,亦不樂此五欲之中。時,王語言:設不樂此五欲中者,在吾後園中住。
시시,국왕재고전상,급제궁인,공상오악,견벽지불요성삼잡,극회환희,불능자승아금태자등재허공,여피비조。우불지성벽지불,이고지왈:아금래하,지차전상,여오공상오악。시시,아난,피벽지불심하전상,욕도부모고。시,왕어왈:태자금일하위저차채녀의,우체수발,여인유이?벽지불보왈:자금소저심위기아,비상인지소습。시,왕보왈:하연,경불지궁중?벽지불언:자금이후,불부습욕,역불악차오욕지중。시,왕어언:설불악차오욕중자,재오후원중주。
그때 국왕은 곧 몸소 동산으로 가서 집을 지었다. 벽지불은 그 부모를 제도하기 위해 그 동산의 집에 머무르며 왕의 공양을 받다가 며칠을 지낸 뒤 곧 무여열반(無餘涅槃)의 세계에서 반열반하였다.
왕은 그 사리를 거두어 화장하고 그곳에 큰 신사(神寺)를 세웠다. 세월이 흐른 뒤 왕은 그 동산으로 유람을 갔다가 그 절이 허물어지고 파괴된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이곳은 내 아들의 절인데 벌써 이처럼 허물어졌구나.’
그때 국왕은 곧 자기 일산으로 그 신사를 덮어 주었으니, 그것은 다 사랑하는 마음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느니라.
爾時,國王卽自至園中,造立屋舍。是時,辟支佛欲度父母故,便住彼園館中,受王供養,經歷數時,便於無餘涅槃界,而般涅槃。王取舍利,而耶維之,於彼處立大神祠。是王復以餘日,往至園中觀看,見彼神寺彫落壞敗,見已,便作是念:此是我兒神寺。今以彫壞。是時,國王卽以己蓋,覆彼神寺上。皆由愛心未盡。
이시,국왕즉자지원중,조립옥사。시시,벽지불욕도부모고,편주피원관중,수왕공양,경력수시,편어무여열반계,이반열반。왕취사리,이야유지,어피처립대신사。시왕부이여일,왕지원중관간,견피신사조락괴패,견이,편작시념:차시아아신사。금이조괴。시시,국왕즉이기개,복피신사상。개유애심미진。
아난아, 그때의 선화왕(善化王)이 누구일까라는 생각은 말라. 그가 바로 나이니라. 나는 그때 아들을 위해 일산으로 그 절을 덮어 준 공덕으로 천상과 인간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백천 번 전륜성왕이 되었고 또 제석(帝釋)과 범천(梵天)이 되었다. 나는 그때 그가 벽지불인 줄을 몰랐었다. 만일 그가 벽지불인 줄 알았더라면 그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을 것이다. 만일 여래가 위없이 바른 도를 이루지 않았더라면 다시 2천5백 번이나 전륜성왕이 되어 천하를 다스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도를 이루었기 때문에 이 2천5백 개의 일산이 저절로 나타난 것이다. 아난아, 이런 인연으로 여래가 웃은 것이다. 모든 부처님을 섬기는 공덕은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방편을 구해 모든 불세존을 공양하도록 하라. 아난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是故阿難,莫作是觀,爾時善化王者,卽我身是。時,以兒故,以一蓋覆寺上,緣此德本,流轉天、人之閒,數百千變,爲轉輪聖王,或爲帝釋、梵天。我爾時,不知是辟支佛。設我知是辟支佛者,其德不可稱量。若如來不成無上正眞道者,更二千五百變,作轉輪聖王,治化天下。以成道故今有此二千五百蓋自然應現。是謂阿難,緣此因緣,如來笑耳。承事諸佛功德乃爾,不可稱計。是故阿難當求方便,供養諸佛世尊。如是阿難,當作是學。
시고아난,막작시관,이시선화왕자,즉아신시。시,이아고,이일개복사상,연차덕본,류전천、인지한,수백천변,위전륜성왕,혹위제석、범천。아이시,불지시벽지불。설아지시벽지불자,기덕불가칭량。약여래불성무상정진도자,경이천오백변,작전륜성왕,치화천하。이성도고금유차이천오백개자연응현。시위아난,연차인연,여래소이。승사제불공덕내이,불가칭계。시고아난당구방편,공양제불세존。여시아난,당작시학。
그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거느리고 비사리성에 도착해 성문에 서서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내 이제 여래가 되었으니
이 세상에서 가장 제일이라
이 정성스러운 말을 가지면
비사리성엔 재앙 없으리.
是時,世尊將諸比丘衆,往詣毘舍離城,住城門中,便說此偈:
今以成如來,
世閒最第一,
持此至誠語,
毘舍離無他。
시시,세존장제비구중,왕예비사리성,주성문중,편설차게:
금이성여래,
세한최제일,
지차지성어,
비사리무타。
그리고 이 지성스런 법으로.
열반의 세계로 가게 되리라
이 정성스러운 말을 가지면
비사리성엔 재앙 없으리.
復以至誠法, 부이지성법,
得至涅槃界, 득지열반계,
持此至誠語, 지차지성어,
毘舍離無他。비사리무타。
그리고 이 지성스러운 승가
여러 성현들 중 제일이니라.
이 지성스러운 말을 가지면
비사리성엔 재앙 없으리.
復以至誠僧, 부이지성승,
賢聖衆第一, 현성중제일,
持此至誠語, 지차지성어,
毘舍離無他。비사리무타。
두 발 가진 사람도 안온을 얻고
네 발 가진 짐승도 또한 그러하며
길을 가는 이에게도 축복이 있고
길을 오는 이에게도 또한 그러하리.
二足獲安隱, 이족획안은,
四足亦復然, 사족역부연,
行道亦吉祥, 행도역길상,
來者亦復然。래자역부연。
밤이나 낮이나 안온을 얻고
괴롭히는 자가 없을 것이니
이 정성스러운 말을 가지면
비사리성에 재앙은 없어지리.
晝夜獲安隱, 주야획안은,
無有觸嬈者, 무유촉요자,
持此至誠語, 지차지성어,
使毘舍無他。사비사무타。
여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자 나찰 귀신들은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어 제각기 달아나 다시는 비사리성으로 들어오지 못했고, 모든 병자들의 병이 낫게 되었다.
如來說此語已,是時,羅剎鬼神各自馳走,不安其所,更不復入毘舍離城,諸有疾病之人,各得除愈。
여래설차어이,시시,라찰귀신각자치주,불안기소,경불부입비사리성,제유질병지인,각득제유。
그때 세존께서는 미후지(獼猴池) 가에 머무셨고, 그 나라 사람들은 의복ㆍ음식ㆍ침구ㆍ병을 치료할 의약품으로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였다. 그리고 그 귀천을 따라 제각기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하고 또 8관재(關齋)를 닦으며 그때를 놓치지 않았다.
爾時,世尊遊在獼猴池側,國土人民承事供養衣被、飯食、牀臥具、病瘦醫藥,隨其貴賤,各來飯佛及比丘僧,亦受八關齋,不失時節。
이시,세존유재미후지측,국토인민승사공양의피、반식、상와구、병수의약,수기귀천,각래반불급비구승,역수팔관재,불실시절。
그때 비사리성에는 외도들의 스승이 여섯 사람 있어 그곳에서 교화하고 있었다. 이른바 여섯 스승이란 불란가섭(不蘭迦葉))ㆍ아이단(阿夷耑)ㆍ구야루(瞿耶樓)ㆍ파휴가전(波休迦栴)ㆍ선비로지(先比盧持)ㆍ니건자(尼揵子) 등이었다. 이 여섯 스승들은 한 곳에 모여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문 구담은 이 비사리성에 머무르면서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데 우리는 그들의 공양을 받지 못한다. 우리는 그를 찾아가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지 변론해 보자.”
是時,毘舍離城內有六師,在彼遊化。所謂六師者,不蘭迦葉、阿夷耑、瞿耶樓、波休迦栴、先比盧持、尼揵子等。是時,六師集在一處,而作是說:此沙門瞿曇住此毘舍離城,爲人民所供養,然我等不爲人民所供養。我等可往,與彼論議。何者得勝,何者不如?”
시시,비사리성내유륙사,재피유화。소위륙사자,불란가엽、아이단、구야루、파휴가전、선비로지、니건자등。시시,륙사집재일처,이작시설:차사문구담주차비사리성,위인민소공양,연아등불위인민소공양。아등가왕,여피론의。하자득승,하자불여?”
불란가섭이 말하였다.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남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방편으로 힐난한다. 이것은 사문 바라문의 법이 아니다. 저 구담 사문도 남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방편으로 힐난한다. 우리가 어떻게 그와 변론할 수 있겠는가.”
不蘭迦葉曰:“諸有沙門、婆羅門,不受他語,方便致詰。此非沙門、婆羅門之法。然此瞿曇沙門不受他語,方便致難。我等那得與彼論議?
불란가엽왈:“제유사문、파라문,불수타어,방편치힐。차비사문、파라문지법。연차구담사문불수타어,방편치난。아등나득여피론의?
아이단은 말하였다.
“보시는 없다. 받는 이도 없고 주는 이도 없다. 또 이승ㆍ저승도 없고 중생도 없고 선ㆍ악의 과보도 없다.”
阿夷耑言:“無施,無受,亦無與者,亦無今世、後世,衆生之類,亦無善惡之報。”
아이단언:“무시,무수,역무여자,역무금세、후세,중생지류,역무선악지보。”
구야루는 말하였다.
“항수(恒水) 가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죽여 시체로 산을 이루고, 그 강 건너편에서 온갖 공덕을 짓는다하더라도 그로 인한 선ㆍ악의 과보는 전혀 없다.”
瞿耶樓說曰:“在恒水側,殺害人民,不可稱計。積肉成山,在恒水左,作諸功德,緣此都無善惡之報。”
구야루설왈:“재항수측,살해인민,불가칭계。적육성산,재항수좌,작제공덕,연차도무선악지보。”
파휴가전은 말하였다.
“설사 항수 왼쪽에서 보시하고 계율을 지키며 때때로 이바지해 모자람이 없게 하더라도 그에 따른 복의 과보는 없다.”
彼休迦栴言:“正使在恒水左布施、持戒,隨時供給,不令有乏,亦復無此福報。”
피휴가전언:“정사재항수좌포시、지계,수시공급,불령유핍,역부무차복보。”
선비로지는 말하였다.
“말도 없고 말의 과보도 없다. 오직 침묵만이 즐겁다.”
先比盧持言:“無有言語,亦無言語之報。唯默然快樂。”
선비로지언:“무유언어,역무언어지보。유묵연쾌악。”
니건자는 말하였다.
“말도 있고, 말의 과보도 있다. 사문 구담도 사람이요, 나도 사람이다. 구담이 아는 것이 있으면 우리도 아는 것이 있다. 사문 구담에게 신통이 있으면 우리에게도 신통이 있다.
만일 그 사문이 한 가지 신통을 나타내면 우리는 두 가지 신통을 나타내고, 그가 두 가지 신통을 나타내면 우리는 4신족을 나타내며, 그가 네 가지를 나타내면 우리는 여덟 가지를 나타내고, 그가 여덟 가지를 나타내면 우리는 열여섯 가지를 나타내며, 그가 열여섯 가지를 나타내면 우리는 서른두 가지를 나타내어 언제나 그 보다 많이 나타내 끝까지 그에게 굴복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그와 힘을 겨룰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가 우리 변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그의 허물이다. 사람들은 듣고 나서 다시는 그를 공양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그 공양을 얻게 될 것이다.”
尼揵子曰:“有言語,亦有言語之報。沙門瞿曇亦是人,我亦是人。瞿曇有所知,我等亦有所知。沙門瞿曇有神足,我亦有神足。若彼沙門現一神足,我等當現二神足;彼現二神足,我現四神足,彼現四,我現八;彼現八,我現十六;彼現十六,我現三十二。恒使增多,終不爲彼屈,足得與角力。設彼不受我等論者,卽是彼之咎。人民聞已,不復供養,我等便得供養。”
니건자왈:“유언어,역유언어지보。사문구담역시인,아역시인。구담유소지,아등역유소지。사문구담유신족,아역유신족。약피사문현일신족,아등당현이신족;피현이신족,아현사신족,피현사,아현팔;피현팔,아현십륙;피현십륙,아현삼십이。항사증다,종불위피굴,족득여각력。설피불수아등론자,즉시피지구。인민문이,불부공양,아등편득공양。”
이때 어떤 비구니가 이 말을 듣고 말했다.
“저 외도의 여섯 스승이 한자리에 모여 ‘사문 구담은 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충분히 그를 이길 수 있다’고 논의하는구나.”
그때 수로니(輸盧尼) 비구니는 허공으로 날아올라 그 여섯 스승들에게 이런 게송을 읊었다.
아무도 우리 스승 짝할 이 없고
가장 높아 그보다 나은 이 없네.
나는 바로 그분의 제자
그 이름은 수로니(輸盧尼)라네.
是時,有比丘尼聞此語,云:“六師集在一處,生此論本:沙門瞿曇不受人論,我等足得勝”是時,輸盧尼比丘尼飛在虛空,向彼六師,而說此偈:
我師無等倫,
最尊無過者,
是彼尊弟子,
名曰輸盧尼。
시시,유비구니문차어,운:“륙사집재일처,생차론본:사문구담불수인론,아등족득승”시시,수로니비구니비재허공,향피륙사,이설차게:
아사무등륜,
최존무과자,
시피존제자,
명왈수로니。
만일 너희에게 깨침이 있다면
나와 함께 변론해 보자.
나는 낱낱이 그 물음에 대답하리.
마치 사자가 사슴을 낚아채듯이.
汝設有境界, 여설유경계,
便與我論議, 편여아론의,
我當事事報, 아당사사보,
如師子掩鹿。여사자엄록。
거룩한 우리 스승 제해 놓고는
여래라 일컬을 이 본래 없나니
내 비록 비구니이지만
외도들 항복 받기엔 충분하다네.
且捨我尊師, 차사아존사,
本無如來者, 본무여래자,
我今比丘尼, 아금비구니,
足能降外道。족능강외도。
비구니가 이렇게 말했을 때 외도들의 여섯 스승은 그 얼굴조차 우러러 보지 못하였다. 하물며 변론할 수 있었겠는가?
是比丘尼說此語已,六師尚不能仰視顏色,況與論議?
시비구니설차어이,륙사상불능앙시안색,황여론의?
그때 비사리성 사람들은 비구니가 허공에서 여섯 스승과 변론하는데 여섯 스승들이 능히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멀리서 보고, 모두들 칭찬하고 한없이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여섯 스승들이 오늘 저 분에게 항복하였다.”
是時,毘舍離城人民之類,遙見比丘尼在虛空中,共六師而論議,然六師不能報之,各各稱慶,歡喜無量:“六師今日,屈折於彼。”
시시,비사리성인민지류,요견비구니재허공중,공륙사이론의,연륙사불능보지,각각칭경,환희무량:“륙사금일,굴절어피。”
그때 여섯 스승들은 큰 근심에 잠겨 비사리성을 떠났고 다시는 성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是時,六師極懷愁憂,出毘舍離城而去,更不入城。
시시,륙사극회수우,출비사리성이거,경불입성。
그때 비구들은 수로(輸盧) 비구니가 여섯 스승들과 변론해 이겼다는 소식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그 사실을 세존께 자세히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로 비구니는 큰 신통과 큰 위신이 있고 지혜롭고 많이 안다. 나는 ‘저 외도들의 여섯 스승과 변론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고, 오직 나와 저 비구니뿐이다’고 늘 생각했었다.”
是時,衆多比丘聞輸盧比丘尼與六師共論,而得勝。聞已,至世尊所,頭面禮足,以此因緣,具白世尊。世尊告諸比丘:“輸盧比丘尼有大神足,有大威神,智慧,多聞。我長夜恒生此念:更無有能與六師共論。唯有如來及此比丘尼。”
시시,중다비구문수로비구니여륙사공론,이득승。문이,지세존소,두면례족,이차인연,구백세존。세존고제비구:“수로비구니유대신족,유대위신,지혜,다문。아장야항생차념:경무유능여륙사공론。유유여래급차비구니。”
세존께서는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비구니처럼 외도를 항복 받을 수 있는 다른 비구니를 본 적이 있느냐?”
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頗見餘比丘尼能降伏外道,如此比丘尼乎?”
이시,세존고제비구:“여등파견여비구니능강복외도,여차비구니호?”
비구들은 아뢰었다.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諸比丘對曰:“不也,世尊。”
“비구들아, 나의 성문 중에 외도를 항복 받을 수 있는 데 있어 첫째가는 비구니는 바로 저 수로 비구니이니라.”
世尊告曰:“諸比丘,我聲聞中,第一比丘尼,能降伏外道,所謂輸盧比丘尼是。”
세존고왈:“제비구,아성문중,제일비구니,능강복외도,소위수로비구니시。”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2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細滑更樂入]이 있다. 여섯이란 이른바, 안입(眼入)ㆍ이입(耳入ㆍ비입(鼻入)ㆍ설입(舌入)ㆍ신입(身入)ㆍ의입(意入)이니 이것을 6입(入)이라 한다.
범부들은 눈으로 빛깔을 보면 곧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켜 그것을 버리지 못한다. 그는 그 빛깔을 보고 나서는 매우 애착하는 마음을 내어 생사에 떠다니면서 벗어날 때가 없다. 6정(情)에 있어서도 그와 같아서 집착하는 생각을 내어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그로 말미암아 흘러 다니면서 벗어날 때가 없다.
爾時,世尊告諸比丘:“有六細滑更樂入。云何爲六?所謂眼、耳、鼻、舌、身意入。是謂六入。凡夫之人若眼見色,便起染著之心,不能捨離。彼以見色,極起愛著,流轉生死,無有解時。六情亦復如是,起染著想意,不能捨離。由是流轉,無有解時。
이시,세존고제비구:“유륙세활경악입。운하위륙?소위안、이、비、설、신의입。시위륙입。범부지인약안견색,편기염저지심,불능사리。피이견색,극기애저,류전생사,무유해시。륙정역부여시,기염저상의,불능사리。유시류전,무유해시。
그러나 세존의 현명한 제자들은 눈으로 빛깔을 보아도 집착하지 않고 더러운 마음이 없이 곧 ‘이 눈은 무상한 것으로서 괴롭고 공이며 나가 아닌 것이다’고 분별한다.
6정(情)에 있어서 이와 같이 더러운 마음을 내지 않고 ‘이 6정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공이고 나가 아니다’고 분별한다. 이렇게 사유할 때에 두 가지 과보를 얻게 되니, 현세에서 아나함이 되거나 아라한이 되느니라.
마치 매우 주린 사람이 보리를 찧고 까불러 깨끗이 해 먹고 굶주림을 제거하려고 하는 것처럼, 성중도 그와 같이 이 6정(情)을 나쁘고 더러운 것이라 생각하고는 곧 도를 이루어 무여열반의 세계에 들어가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방편을 구해 이 6정을 없애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若世尊、賢聖弟子眼見色已,不起染著,無有污心,卽能分別此眼是無常之法,苦、空、非身之法。六情亦復如是,不起染污心,分別此六情無常、苦、空、非身之法,當思惟此時,便獲二果,於現法中,得阿那含,若阿羅漢。猶如有人,極飢欲修治穀,麥揚治令淨,而取食之,除去飢渴。賢聖弟子亦復,如是,於此六情,思惟污露不淨,卽成道迹,入無餘涅槃界。是故比丘,當求方便,滅此六情。如是諸比丘,當作是學。”
약세존、현성제자안견색이,불기염저,무유오심,즉능분별차안시무상지법,고、공、비신지법。륙정역부여시,불기염오심,분별차륙정무상、고、공、비신지법,당사유차시,편획이과,어현법중,득아나함,약아라한。유여유인,극기욕수치곡,맥양치령정,이취식지,제거기갈。현성제자역부,여시,어차륙정,사유오로불정,즉성도적,입무여열반계。시고비구,당구방편,멸차륙정。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이시,제비구문불소설,환희봉행。
增壹阿含經卷第三十二 증일아함경권제삼십이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