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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8편까지.
아아 비축분이 얼마남지 않았어요.
글쎄,인생은 절망의 끝에서 시작된다니깐 [7]
1부.튀었다.
7편부제:) 붉은매는 저질이였어,ㅇㅇ
“여어 라피스- 오랜만인데?”
뭔가 우락부락한 녀셕이 날향해 반갑게 말했다.
나는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주면 답했다.
그러자 얼이 빠져버린 녀셕, 왜- 내가 뭔가 잘못한건가?
“여어, 손까진 흔들진말고 고개만 끄덕이라고 그게 라피스녀셕이였으니까”
앤드류가 작게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피스녀셕, 엄청 오만했거나 아니면 실력이 뛰어나거나 또는 오만하면서 실력이뛰어나다
이 셋중에 하나다.
그뒤론 인사하는 녀셕들에게 대충 고개만 끄덕여보였다.
길드 내부건물도 상당히 괜찮았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훈장이나 상장같은것들이 벽면을 가득채우고 있었고
붉은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암석을 사용해서 바닥과 볓이 노르스름하게 이쁘다.
1층은 넓은 홀이였다.
현단장이 있는곳은 3층이라고 했으니 몇층더 올라가야할 듯 싶다.
뭔가 시끄러운 잡음이 들리기에 옆을 돌아봣는데
“에엑- 보나인, 저거 안말려도 돼?”
한쪽은 곤죽이되서 죽도록 맞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미친 듯이 열광하며
맞고있는녀셕을 때리고있었다. 소름끼치는건 그 모습을 방관하며 피식거리는 다른
붉은매녀셕들.
“그래. 배신자..인가보지- 보통 저렇게 정리하고 며칠뒤에 놓아줘”
여기가 무슨 깡패집단이냐. 정리? 배신자? 지가 들어오고싶으면 들어오고
나가고 싶으면 나가는거지, 그리고 때리고 바로 놓아줘야지 며칠뒤에 놓아준다는게뭐야
그럼 더때린다는 거냐 앙?
“잔인하게 보이잖아.”
“킥킥, 아닐걸, 저거 딱봐도 신고식이잖아- 새로온 녀셕들 기죽인다고 하는거”
에엑? 신고식?
“신고식이 뭐저렇게 처참해? 너무한거아니야?”
“괜찮아, 저기저 맞고있는 녀셕도 크면 다 똑같이 하니까”
“너바보냐”
진지하게 물었다.
아니 이 붉은매녀셕들모두 알고보면 바보일지도..
방관자인 내가보기로써는 저건 순전히 화풀이다. 나도 옛날에 당했으니
새로온 신입, 너도 한번 맞아봐라 뭐 이런거-
이런건 중간에서 적당히 끊어줘야 탈도 없고 말그대로 적당-해지는거다.
이걸 전통이랍시고 똑같이 따라하는 녀셕들을 보자니, 참 속이 텁텁해지는게
비상하려던 붉은매가 땅에 처박혀 다른 매들한테 구타당하는 꼴이다 이건.
“어째서? 그리고 우리넷도 한번씩 다 경험해봣다고 저거-물론, 가만히있지는 않았지만”
한심하단 눈빛으로 녀셕을 바라보았다.
선배를 쥐어팼단 얘기다. 안봐도 비디오지- 이 침팬지야
넌 차라리 저거보다 심하게 맞았어야했어. 그래야지 정신을 차리지
그러면서 2층을 올라가고 3층맨 왼쪽방에 도착했다.
문이 커다래서 왠지 위압감이 느껴지는게 살짝 주눅이 드는 기분이다.
-똑똑똑
보나인이 대표로 문을 두두린다.
“여어, 아저씨 우리 왔어요”
성질급한 치나욘이 들고일어났다. 저 바보같은 침팬지
“들어와라”
문안에서 중후하고 묵직한 소리가 내귀로 들려왔다.
보나인은 무거워보이는문을 가볍게 열었고 나는 방내부와 바로 맞은편에 앉아서
서류를 들척거리는 강인한 인상의 늙은 아저씨를 쉽게 볼수있었다.
방은 살짝 어두웟지만 안보이는 정도는 아니였고 저 아저씬 워낙 선이 굵어
가만히 있어서 나 여기있소라는 존재감이 팍팍 느껴진다.
“잘있었수 아저씨?”
치나욘은 문이 열리자마자 다짜고짜 들어가 푹신해 보이는 소파(라고 칭하겠다)에 벌러덩
앉았다. 저 침팬지- 지능수준이 유아 수준이야.
“그래 잘있었다.”
아저씨는 들척거리던 서류를 대충 왼편에 쌓아놓은 종이더미에 얹어놓더니 우리에게
앉으라고 자리를 권했다.
앤드류 나 보나인 이순서대로 차곡차곡 자리에 앉았다.
“더 늙어진것같네”
앤드류가 반가운표정으로 한마디한다.
“일도 좀 쉬어가면서 하라고, 그러다 과로사로 콱 죽어버릴라”
치나욘이 빈정댄다. 저침팬지- 사실 이번건 친한사이라면 걱정되는 마음에서
충분히 할수있는말이겠지만 저녀셕이 말하니 과로사로 죽어버리라는말 같기도 하고
그냥 침팬지같았다.
“잘있었습니까”
이번건 내가말한 것이다.
라피스가 어떤 녀셕인지 감도 잘 안잡히고 그래서 가장 무난하게 던진말인데-
이 아저씨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라피스 이녀셕, 이제 마음 잡았나보구나 꽤 어른스러워졌네”
이봐, 난 그저-
도대체 라피스란 녀셕이 어떻게 행동하고 다녓길래, 주위사람이 다 이런식이냐고요
“아니야 그녀셕 살인미수범이라고, 음식으로 우릴 죽일려들었어”
한 대치고싶은마음에 손이 움찔거렸다.
분명 앤드류가 처음봤을 때 날보고 치나욘이 내 샌드백이라고 했지.
사람은 바뀌어도 그건 변하지 않는구나.
샌드백이다. 아무리쳐도 절대 죽지않을 무식한 샌드백이다.
.
.
그뒤론 형식적인 얘기만 오갔다. 대화를 주도하는건 보나인과 아저씨.
종종 치나욘과 앤드류가 끼어들어 초를 치기도 했지만 그 긴 대화중 요점은
너는 별일없었냐 별일없었습니다. 나도 별일없다. 랄까.
지루해 죽겠다. 정말- 한참을 주고받더니 드디어 본론에 들어간다.
“이번 건 뭐지요?”
귀가 쫑긋한다. 분명 저말은 이번 임무에 관한거겠지.
“아아- 사실 이걸 너희에게 맡길지 잠시 고민했어, 근데 너희밖에 없더라고
이런 중요한걸 맡길 얘들은“
도대체뭐지? 분위기가 착 가라앉고 뭔가 펑 터질것같은 위압감이 느껴진다.
저 아저씨, 이 무식한녀셕들의 단장이란 직함이 그냥따진거는 아닌지- 가만히있어도
왠지 대단하다 라는말이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힘이있다.
“호위임무다. 하르겐후작의 외동딸의. 그것도 엄청난 장거리인데-,”
상인이아니라, 자그마치 귀족이다! 귀족이면 자기 기사만 있으면 됏지
어디서 벌레만도 못한 평민용병을 호위로 삼는단 말인가- 말도안돼!
엄청 부담된다고, 난 검도 아직 안잡아봣는데!!
“그게 말이다. 비잔티움신성제국까지야. 거기수도의 대사원까지.”
“헤엑-?”
비잔티움신성제국이 어딘지 잘 모르는나로썬 그 거리가 실감이 나지않았지만
개깡으로 버텨오던 치나욘의 얼굴이 새파랗게 된걸 보니 장난아니게 멀구나 하는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중간에 적대관계인 메르헨왕국 때문에 배가 타야될꺼고. 이래저래 위험부담이 많아.”
“그걸 왜 우리가?”
보나인이 흥분하여 물었다.
“후작의 기사중 삼분의 일이 같이 떠날거라더군. 에스파냐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많은 기사를 보내줄수없다는거야. 사실 변명일뿐이지만. 외동딸이라고하나 정식부인의딸이
아니라 첩의후생이거든. 따지고보면 그여자도 불쌍하지-, 갑자기 비잔티움에서 불러들여
팔자에도 없는 긴여행을 하게되었으니“
“멋지군요. 무슨일로 비잔티움이 변두리 에스파냐의 여자가 필요하단겁니까?
이해가 안되는군요- 거리도 너무먼데다 너무 뜬금없잖아요“
“글쎄다. 이유는 잘모르겠다. 후작에게서 전달받은건 병력이 부족하니 각지의 용병단에게서
끌어모으겠다는거다. 보수는 섭섭하지않게 챙겨준대.
이거잡으면 니들 한 3년은 놀고먹을수있다는게 내생각이다. 근데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
몬스터의 공격만 수십번은 될테고 꼭 그게아니라도 적대국인 메르헨제국의 해협을 전투용의
커다란 선박도 아니라 중간크기의 순전히 이동용 배를 타고그 먼거리를 이동하니깐“
“어쨋든 이건 지금까지의 꺼와 차원이틀리니까 잘생각해보고 결정하란거잖아요”
“아니- 근데,그게 반강압적으로 이미 네들을 보내기로..”
“에에?”
숨을 헉 하고 들이켜버렸다. 임무중에서도 최상위급이라는건 저 말만 들어도 알겠다.
그래서 어떻게 하던지 녀셕들을 꼬셔서 나는 검도잡아본적없다. 제발 조금만 봐줘서 저거
하지말고 자질구레한것부터 하면어떨까하고 필요하다만 애교를 떨 의향도 있었다.
근데 벌써 결정됫다니?
“어째서? 저희들 의사는요?”
나도 모르게 소리치다시피 단장에게 물었다.
“지금결정안하면 더 이상 묻지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어.
수령인을 보낸것도 아니고 후작이 직접온건데, 남들에게 쓸수있는것처럼 회유나 협박
할수도 없는노릇이고 니들이 올때까지 기달릴수도 없었거든.
정말 미안하다. 거절할까도 싶었지만 니들이라면 받아드릴것같아서“
녀셕들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앤드류는 날 힐끔힐끔쳐다보면서 나지막히 한숨을 내쉰다.
“그게- 일주일뒤 출발인데”
“좋아요! 받아들인다고 아저씨 킥킥, 대신 갔다오면 진짜 3년동안 초호화판으로 놀수있게
힘좀 쓰는거다?“
치나욘이 제 멋대로 공표해버리더니 낄낄웃는다.
저것이! 좀더 생각해보지도 않고!
근데 어차피 결정난거니 결과는 다 똑같은건가.
이마에 손을대고 한숨을 내쉬었다.
되는일이 없어 되는일이-
일단 길드건물을 나왔다. 일주일뒤에 쿠파에 남문에서 이백가까이의 인원이 다같이
출발이라니...
듣자하니 기사수가 반정도로 가장많았고, 별거별거에서 긁어모은 용병들의 수가
또 반이다.
대규모인원이 움직이니만큼 속도도 더딜수밖에없고 무엇보다도 고귀하신 귀족께서
여행을 가신다는데 한치의 오차라도 있어서는안되니 더욱 느리게-
그런속도로 비잔티움제국까지 간다는데 아무리 짧게잡아도 추정시간은 7달안팍.
중간에 배를 타고가는것도 더한다면.. 아아. 어렴풋이 1년이구나 하는생각이들었다.
저녀셕이 잘못한거는 아니지만 왠지 짜증이나 치나욘을 노려보았다.
녀셕은 휘파람을 불며 걷고있었다.
남은 이렇게 심각해죽겠는데 휘파람이나 불고 있다니-
“이봐 제자”
그러더니 날향해 홱돌아본다.
저게 뭐라고 제자?
“앞으로 네 스승이 될사람이다. 예를 갖추도록-”
“하아-?”
“킥킥, 일주일동안 내가 왠만해선 안죽게 훈련시켜줄게 그러니깐
우린 앞으로 사제지간, 넌제자 난스승“
“하아아??”
저주둥아리를 발로 밟고싶었다.
차라리 보나인이면 모를까, 누가 누구의 스승이라고?
내가 지금 지능수준이 침팬지, 아니 방울뱀밖에 안되는녀셕에게 검을 배우라고?
“미친놈.”
짧게 대답했다.
“보나인, 니가 대신해주면 안될까”
“난 별별 입장표도 끊어야되고 관청에서 돈도찾고, 하아- 할 일이 태산같아,
무엇보다도 식량이나 생활필수품을 장난아니게 사들여야하니 아마 일주일동안
눈코틀새없이 바쁠꺼야. 미안하다 서진우“
“하하, 어이 앤드류, 차라리 댁이 해주시면 안될까나?”
“미안, 나는 검보다는 격투술쪽이거든, 검이라면 치나욘쪽이 더 잘하니까..”
차라리 검을 때리치고 격투를 배울까.
아까부터 실실웃는 이녀셕이 정말 짜증나도록 싫다.
“그러니까 스승님이라고 불러봐 나의 애.제.자?”
“으으....”
참자. 참아야한다. 일주일이야- 어차피 육체는 라피스꺼니 운만좋으면 바로 잘할수도
있을꺼야. 그럼 검등으로 이녀셕을 죽도록 후려쳐줘야지-
전에 못했던 신고식을 하루당 제곱으로 천문학적수로 올려서 죽을때까지 맞게해줄꺼야
이녀셕 딱봐도 마조니, 좋아할지도몰라-
“스승님, 스승님!”
“아악! 좀꺼져 이녀셕아 징그럽다고!!”
달라붙는녀셕의 등을 후려치고 팔꿈치로 찍어도 떨어질 생각을안한다.
젠장- 차라리 저번에 주먹으로 어퍼컷을 날리던 그때의 그 오랑우탄이 몇천배는 나!!
이건뭐 거머리도 아니고, 아진짜 좀 비키라고!!
.
.
이튿날이되었다.
괜찮은 여관에 숙소를 잡고, 붉은매본관뒤에있는 수련장에서 일주일동안 죽도록 검만
휘둘렀다.
치나욘이녀셕, 한심한침팬지주제에 검은 왜그렇게 잘 쓰는지-
인정하긴싫지만 강했다.
처음에는 인정사정봐줄것도없이 휘둘러지는 무식한녀셕의검에 온몸에 멍. 자잘한상처는
기본이고 중간쯤에 크게다쳐 앓아누울번 한적도 있었지만, 무식한건 라피스도 마찬가지인지
그렇게 다치고도 다음날이 되자 팔팔하게 살아났다.
처음에는 다른이들도 고작 일주일가지고 무엇이되겠냐 하고 빈정거렸지만, 일단 라피스는
붉은매의 검귀였던 몸이니, 한번 감을잡으면 원래만큼 다시 힘을 발휘할수있다는 것이
치나욘의 입장이다.
그리고 그 힘든수련아닌 수련을 끝냈을 때 녀셕의말이
“뭐,좋아 피피-휼륭하다, 원래 라피스의 힘의 반정도를 쓸 수 있는것같아.
나머지는 실전이니까 지금해야할 필요는없어.“
실전이라-, 고개를 돌려 녀셕을봤다.
녀셕도 많이 지친기색이 였다. 사실 가장 힘든건 저녀셕일지도 모른다.
실전으로 단련된 용병으로썬 자기힘을 제어하고 누굴 가르친다는게 장난아닌 정신력을
필요로하는거니깐
그렇게 생각하니 고맙기도하고 미안하기도하고,
“여어”
7일째, 꿀맛같은 저녁밥을 먹다말고 녀셕을 쳐다보았다.
“왜?”
입가에 수프자국을 가득히묻히며 개처럼 고개를 처박고 먹던 녀셕이 고개를 든다.
내가 키우는 개같다는 생각도들고, 그 모습이 꽤귀엽게 보여 피식웃어버렸다.
사실 개보다는 늑대같은거에 더 가까울려나-
“뭐야 너 그눈빛- 우웩 부담스러”
이게-! 조금봐줬더니 금방 기어오르는구나 그래 늑대는 너에게과분하지-
그냥 침팬지해라, 너에겐 그게 딱이지
“그냥 고맙다고 말할려고했어”
툭- 내던지듯이 말했다.
말하고나니 너무 성의없었나하는 생각도든다.
아무관련도 연관도없는 나같은녀셕을 어느새 친구로 받아들이고있는 녀셕들.
이런감정 다른이들보다 밋밋하긴 하지만 역시 나쁘지않다.
뭔가 든든한 서포터가 등뒤에서 버텨주는것만큼 안심이되고 믿음이생긴다.
“에에?”
이 침팬지는 제외. 내가 무슨 못할말을 했냐! 그 표정은 도대체 뭔데!!
먹고있던 스프를 입으로 줄줄흘리면서까지 크게 입을 벌리고 나를쳐다보는 치나욘.
앤드류까지 옆에서 헉하는 소리로 나의 심기를 건드린다.
“뭐 잘못먹었냐”
“아니-진심인데”
“말도안돼!!”
“어째서어-!!”
결국 또 유치한 싸움이되버린다.
내가 이런말을 하는게 아니였지- 훈훈한 분위기는 침팬지사육장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일이다 이거야, 지능수준이 인간이하같은놈!
속으로 나불나불 욕을해대다가 스프를 대충 입안에 훌훌 털어놓곤 먼저 방으로 올라갔다.
나와 앤드류가 보나인과 치나욘이 2개의방을 각각같이 쓴다.
그나마 깨끗한편인 앤드류덕분에 내가있는방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내일부터 출발이면 앞으로 씻을 기회도 별로 없는데-
망설이다 욕실로 들어갔다.
뭐, 여기서는 몸을 씻는게 그뭐라더라,난준비됫어요? 아무튼 그런의미래지만
난 여기사람도 아니고, 게다가 괜찮은여자가 방에서 기다리는것도 아니니 걱정일량 되지만
오해받을 상황은 없는것같다.
뜨뜻한물이 몸에 닿으니 말그대로 살것같았다.
일주일동안 노곤하고 땀에 쩔던 몸이 물에 불려지며 긴장을 풀고 사근사근해지고
여기가 극락이다 뭐 이런생각을 하던 나의 눈도 반쯤풀려 헤실됬다.
물이 따뜻하니 때도 잘나왓다.
이 때수건을 발견한건 거의 기적이랄까. 원래는 욕실청소한다고 쿠파에의 한 기술공업자가
만든것인데, 내가 보기엔 색까지 녹색인게 딱 때수건이였다.
보나인을 졸라 바로 사버리고 이런곳에서 때를 밀고있으니 여기가 한국인지 어딘지
헷갈릴지경-
아저씨같단 느낌도들지만 그런거 상관없이 지금은 마냥 좋았다.
등도 손을 뒤로밀어 깨끗이 닦곤 개운한 몸을 반들반들하게 마무리했다.
그새 빼쭉이며 자라난 수염을 긁어버리고 맨들맨들 살짝 밀빛의 피부위로 자라난 벌건
겨드랑이털도 솜씨좋게 밀었다.
이 찰랑거리는머리도 귀찮으니 밀어버리고 싶다만 이건 저 앤드류녀셕이 그렇게
들고일어나니.. 결국 녀셕이 눈치못채게 머리끝부분 삐죽이는것만 조금 잘라내곤 밖으로
나왔다.
나오고 보니 앤드류가 도끼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는다.
“어이- 내가 왠만하면...”
“미안미안 근데 앞으로 이거 하지도 못하는데 마지막으로 따악 한번마안 했어”
귀엽게 배시시거렷다.
근데 역효과가 났는지 녀셕이 칼부림이 날정도로 살벌한 눈으로 날 쳐다본다가
한번에 발끈하며 크게 소리친다.
“니가 도대체 어떤!! 좀 자기에 대해서 자각을 하란말이야!”
그리고 홱 돌아서는 녀셕-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그래, 미안하다고- 근데 한국인의 특성상 나 목욕안하곤 못산단말이야.
툴툴거렸다.
나도 웬만큼 나에 대한 자각을 하고싶다만, 내가 뭘 어째서 뭐가 어떻길래 말이지.
니들이 예전에 라피스의 성격뭐이런 얘기를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물어보는건 이쪽이 싫단말이다.
대충 옷을 차려입고 기다란 거울앞에섰다.
빨간머리. 그리고 은은한 검은빛이 도는 하지만 빨간눈.
이게 제일마음에 안든다. 요 빨간눈. 내가 무슨 토끼새끼도 아니고 눈이 이렇게 빨개선
꼭 충혈된것같이 피곤해보인다.
코는 꽤 곧은편이고 몸도 근육이 적당히 붙은게 내입장에선 남자같다고 생각한다.
이정도면 됫지- 나의 대한 자각, 딱 좋네
팔다리도 길게 쭉쭉뻗은 것이 얼마나 멋지고 좋아?
이 몸에 검은 수트정장하나 차려입고 담배하나 꼬나물면 내가 다 뻑갈것같다.
그리곤 거치적거리는 머리는 저번에 치나욘이 알려준 방법대로 틀어올렷다.
아직은 미숙한 손놀림 때문에 머리가 옆으로 흘러내렸다.
다시 올리지만 또 내려온다.
결국포기.
정말 자르고싶어죽겠다. 이머리카락-
벌건게 마음에 들지도 않는다.
이제 잘까 하다가 방을 둘러보았다.
왼쪽엔 내 짐이, 오른쪽엔 앤드류짐이 차례로 놓여있었다.
내일이면 드디어 출발이다.
가슴 벅차하다가, 문득 어떤녀셕이 두달뒤에도 라피스가 안돌아오면 무조건
날 죽여버린다. 라고 하던 목소리가 생각나버렸다.
에이-설마,아니 그럴가능성도.. 가다가 확 옆으로 내빼버릴까,
의심에 가득한눈으로 앤드류쪽의 가방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설레설레저으며
짐정리를 하러 내짐쪽으로 향했다.
보나인이 그 맡겨둿다는 돈으로 낡디낡은 장비들을 다 갔다팔고 교체해줬는데,
꽤나 돈들인 보람이있는지 하나같이 각각의 녀셕들에게 잘어울리고 질기고 튼튼했다.
보나인의 말로썬 난 자기같이 탱커가 아닌 메인어택부분이니 날렵하게 움직이도록
갑옷을 최소화하고 가벼운것들로만 사들였다고 했다.
그래봣자 내눈엔 저번것과 별 다른점들이 없는것같다만-
짙은 남색망토가 먼저 눈에 띄었다.
이녀셕은 앞에 단추2개가 달려있어 앞에서 잠그도록 되어있었다.
어떤 걸로 만든건지 엄청나게 질겼고 때탈염려도 없으니 10점만점에 10점! ..이랄까..
그리고 갈색의 팔꿈치까지 오는 긴 가죽장갑. 시험삼아 한번껴봣는데
착용감도 괜찮았고 손가락마디마디 움직이는것도 굉장히 간편했다.
그리고 질긴실로 만든 검은 튜닉. 튜닉이라고 하지만 귀족들꺼보단 훨씬 간편하고
간단하며 목부분이 좀 패인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망토가 가려주니, 뭐-
바지도 신축성이 좋았고 같이 놓고보니 망토와도 잘 어울린다.
신발은 무릎바로 밑까지 오는 빨간색 장식이 되어있는 가죽부츠. 듣자하니 트롤이라는
재생력괴물가죽이라서 어떻게 신고다녀도 절대 망가지지않는 모든용병들의 소장하고싶은
물품1위. 라고 치나욘이 떠벌렸다.
그게 어떻든 발만 편안하면 난 별로 상관하지않지만-,
갑옷종류로는
어깨를 위에 걸쳐보호해주는거 하나, 팔꿈치와 정강이보호대 하나 허벅지옆부분을보호해주는 것 한쌍. 이렇게 간단한구조다.
이걸 갑옷이라 부르는것자체가 무리지만, 이것의 나의갑옷구성이다. 하하-
튜닉들은 굉장히 많은 종류였는데 대체로 어두운색 계열이였고,보나인녀셕의 배려인지
머리끈같이 보이는것들도 3종류정도 보였다.
그밖으론 비가오거나 눈이올 때 필요한 우산하나, 식량들은 후작쪽에서 준비한다했고
챙이넓고 빨간깃으로 장식되어진 모자하나,단검몇개 로프한개, 몸전체를가려줄 로브한벌
그밖의 자질구레한 것까지. 보나인녀셕, 엄청 세심했다.
검은 바꾸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같이 해온게 가장 손에 익었다나 뭐래나, 그래서 앞으로
나의 애병이 될 녀셕은 날만 날카롭게갈고 검집에 보관중이시다.
이것저것 둘러보며 정리하고 있는데 뒤에서 콰당소리가 들린다.
“여어- 미안, 이녀셕이 안들어간다고해서”
치나욘과 앤드류였다.
치나욘은 다짜고짜 앤드류를 방안으로 밀어넣더니 다시 문을 콰당닫아버렸다.
시끄러운녀셕들-
아무리 내가 싫다지만 말이다.
이녀셕들 은근히 나를 기피하는것같다는 느낌이다.
치나욘은 인간이 아니니제외. 보나인도 나에게 말하나를 따로 사주며 앞으론
자기 말에 타지말라고 선을 그어놓고 지금 앤드류녀셕도 안들어온다그러며 치나욘녀셕이
억지로 방에 데려다놓질않는가.
녀셕은 무시하고 계속 정리를했다.
아무래도 아까 녀셕이 윽박지른것 때문에 내가 살짝 삐진것같다는 생각도 한다.
녀셕은 조용히 자기짐쪽으로 가서 나와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안씻냐?”
조용한침묵을 견디다 못하고 내가 물었다.
녀셕은 아- 하는 탄성을 내질르더니 서둘러 옷을챙기고 욕탕안으로 들어갔다.
그 누가그랫었지, 친구는 서로 닮는다고- 닮을려면 보나인을 닮던가 침팬지녀셕을
닮아가지고 말이야. 앤드류가 들어간 욕실을 아니꼽게 보다가
결국 침대에 엎어져서 잠들었다.
내일이다. 드디어 내일에 나의 모험의장이 열리는 것이다.!
젠장, 내 목숨과도 같은 동료가 저녀셕들이라는게 심히 안타깝군.
보나인말이 비잔티움신성제국까지 가려면 그 귀족여자 때문에 중간중간에 마을에서
쉬어주기도 해야되겠고 다른종교를 믿어 사실상 적국이라는 메르센제국도 지나며,
경우에따라 배까지 타야한다니 사실상 우리가 쉴수있는날은 1년중 일주일도 될까말까다.
또, 배를탈 경우 우리가 지나야하는 바다는 지중해인데, 그게 또 문제라는거다.
남대륙에 드네프제국이란 골치아픈곳이있는데 그녀셕들이 자꾸 지중해는 자기들꺼라고
우겨대니 보통때는 드네프해군과 해적들이 무서워 지나갈수도 없다고한다.
이래저래 탈이많을 여행이 될것같다만, 내가 그말에 픽웃으며
“그럼 다른사람들은 지금껏 무서워 비잔티움에 어떻게 갔냐?”
하고물으니
“안갔어. 보통은 그쪽에서 신성력으로 바로 사람을 보내주거든”
“아니그럼, 그 신성력이란 것으로 같이 데리고 가면 되잖아!”
“한사람의 신성력의 범위는 오직 그 한사람뿐이야. 다른사람에게 미칠수있는 것은
오직 치료와 같은 것 뿐이라고-“
뭐 이딴 세계가 다있나, 나를 엿먹일려고 작당을 하고 드러누우신 것 같다.
공식선으로는 처음 비잔티움제국으로 가는거라는 이녀셕의 말.
그런 가슴벅찬날에 호위용으로 기사100명정도밖에 안내주는 이 후작의 성격. 알만하다정말
“근데 말이지, 역시 조금 이상하지않아? 왜 아무런이유도 없이 그 귀족여자를 데리고오라는
거냐고-, 게다가 너무 초라하잖아, 용병백에다가 상급만 있는것도아닌 짬뽕기사들백.“
그러자 보나인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나도 생각해봤지만, 지금으로써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오호- 모두 지고하신 귀족들게 맡겨야 한다는거군.
하지만 나의 개코감각으로썬 뭔가 있는게 확실하단말이야.
결국 도대체뭘까 하고 생각하다 잠들었다.
그날은 어쩐지 새근새근 아주 깊게도 잠든 보기드문 날이였다.
.
잘잤나. 호호호호 막이래<
다음채팅하고 놀아요.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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