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마입니다. 얼마전 올린 1938년의 역사에 대한 후속편의 글을 써야하는데.....제 머리의 무식함으로 자료분석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좀 이해가 갈때까지 못 올릴것 같군요.....;;
여하튼, 이번 저희 학교 철학시간의 주제는 '공리주의'에 관한 논의더군요. 사실 공리주의는 제 삶에 있어서 근간이 되는 몇가지의 사상중 하나입니다만, 철학조교님(제 술친구시죠...-_-;)께서 나이젤 워버턴이 쓴 '철학적 근본문제에 대한 10가지 성찰'이라는 책을 보기를 권하셔서 그것을 보고 많이 생각중입니다
참 좋은책입니다.....철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우쨌든,이 책을 근간으로 저의 주요 사상 중 하나인 공리주의를 자아비판(?)하고자 합니다.
(1) 공리주의(公利主義)란 무엇인가?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공리주의는 사익(私益)의 추구보다는 공리(公利)를 우선시하는 사상입니다. 물론 공리의 범위에는 자신의 이익도 포함되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죠.
공리주의는 '좋다'나 '옳다'라는 것을 흔히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 부합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쉽게 말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뻐하는 것이 바로 좋은것이고 옳은 것이며 유용한 것이라는 이야기로 요약됩니다.
보통 공리주의는 칸트 윤리학과는 다르게 '동기'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가 공리에 부합하느냐 아니느냐를 따져서 그 문제의 선악 및 우열을 판단하는 것이죠. 이를 결과론적 윤리론이라고도 합니다.
공리주의자들은 흔히 '행복'이라는 상태는 바로 사람들이 '쾌락(부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의 지수 혹은 비율로 따집니다. 즉 쾌락을 얼마나 느끼느냐가 행복이 얼마나 큰가?의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쾌락의 계산이 끝나면 여러가지의 행복중 가장 큰 행복이 추구되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점에서 사익보다는 공리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큰 행복을 느끼기에 공리를 우선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논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사상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다수결의 원칙이나 대의정치 역시 이러한 사상을 근간으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리주의는 철학적으로 몇가지의 비판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하나하나 뒤집어 가겠습니다.
비판 1. 쾌락이라는게 구분이나 계산이 가능하냐...?
- 공리주의는 기본적으로 쾌락의 다소에 따라 행복의 대소를 판단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쾌락'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나 셀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섹스를 하는 쾌락과 책을 읽는 쾌락은 어떻게 비교되어져야 하며, 어떻게 대소와 우열을 가릴 수 있을까요?
이에 초기 공리주의자인 벤담(J.Bendam)은 이러한 쾌락들..즉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모든 쾌락은 동일하며, 계산이 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한 그의 계산법에는 쾌락의 지속성,강도,경향등이 고려되죠...쉽게 말해 자극적이고 오래가는 쾌락이 더 좋은(?)거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밀(J.S.Mill)은 이러한 벤담의 구분이 너무 초보적이라고 생각하고 정신적 쾌락은 '상위 쾌락'으로 육체적 쾌락은 '하위 쾌락'으로 나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상위쾌락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제가 좋아하는 명언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는 명언이 나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신적인 쾌락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것들의 대소와 우열은 어떻게 가릴 것인가?
즉, 미술을 감상하는 쾌락과 책을 읽는 쾌락중 어느 것이 상위에 놓이고, 어느쪽의 쾌락이 더 크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또한 밀은 분명 정신적인 쾌락을 육체적인 쾌락의 상위에 두었지만, 그것은 지식인들의 문제이고, 지식인이 아닌 사람들에도 적용 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즉 어려서부터 책이나 음악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뒷골목에서 남을 죽이고 강간하는 것에서 쾌락을 느끼던 흉악범에게도 정신적인 쾌락이 육체적인 쾌락보다 우선할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또한....밀은 정신적 쾌락이 육체적 쾌락보다 '어째서,왜' 우선하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일반인들은 책보단 이성(異姓)을 더 좋아하지 않던가요? -_-;;)
따라서 밀의 구분에서도 쾌락의 우열을 가리거나 그 양을 계산하는 문제는 그데로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쾌락의 계산문제를 골치 아프게하는 것은 바로 '결과'의 문제가 있습니다. 즉 결과란 것도 한 가지로 한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한 떠드는 학생을 띠디러 팸으로써 학생들을 진정시키고 아이를 조용히 하게 한다는 '단기적인 결과'가 있을 수도 있으나 그 아이가 체벌로서 입는 정신적인 쇼크 혹은 부정적 영향이라는 '장기적인 결과'가 존재합니다. 혹은 저의 구분이 잘못되어서 장단이 아니더라도, '긍정적 결과'와 '부정적 결과'라는 두가지의 결과가 존재합니다.
이중 어떤것을 '결과'로 간주해야 그 쾌락여부를 판단할 수 있든지 말든지 하지....공리주의는 이러한 결과의 문제에 대한 대처에 대하여 언급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리주의는 쾌락의 계산 여부 및 행동의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인 결과의 다양성에 대하여 만족스런 답을 내지 못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비판 2. 공리만 만족시켜주면 다냐?
- 공리주의는 소위 '공리'를 위하여 비도덕적인 행위를 정당화 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좀 심하게 예를 들자면, 광화문 사거리에 고기가는 기계를 설치하고 거기에 중죄인을 집어넣어 갈아버림(?)으로써, 사회에 '범죄를 저지르면 요렇게 된다.'라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범죄율을 줄일 수 있다면, 우리는 그렇게 해야할까요? 왠지 우리의 '휴머니즘'이나 '인간'의 감각에는 좀 들어맞지 않는 듯 싶습니다.
더군다나 벤담같은 아주 초보적인 쾌락(공리)주의자들의 논리로 따지자면 '엑스타시'와 같은 기분좋은(?) 마약을 수돗물에 타서 사람들의 쾌락을 증진시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분명 도덕적인 행위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의 도덕감각은 이러한 것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들은 다소 극단적인 것이고, 공리주의가 가지는 문제점은 바로 '강자의 논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회에 있어서 강자는 소수일지라도 자신의 논리를 관철시킬 만한 힘과 능력이 있습니다만, 약자는 다수라도, 관철시킬만한 힘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침묵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하에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볼때, 강자는 떠들고, 약자는 침묵하므로 사회의 흐름과 이념는 바로 강자들의 것이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의 사회를 우선하는 것...즉 공리는...사회의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강자들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짓밟는 논리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리주의가 가지는 두번째 문제점은 정당하지 못하고 비도덕적인 행위를 합리화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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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글이 넘 길어졌네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고집스럽게(?) 공리주의에 대한 신념을 버리지는 않으렵니다. 분명 인간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상황에서 공리라는 것은 분명 추구되어야하는 것이고, 개인과 개인사이를 최대한도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깐요.
단, 그 단점은 다른 사상들...예를 들어 동기를 중요시하는 칸트사상등과의 융합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즉 중용(中庸)을 원하는 것입니다.
여하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른 비판점이나 잘못된 점 잇으면 가르침 바랍니다...꾸뻑~ _(__)_
첫댓글이 긴 글을 다 읽은 저도 칭찬좀..ㅡㅡ; 자세힌 모르지만 과거 배운 지식이나 책에서 접한 것으로 생각해보면 공리주의는 님 말씀대로 결과론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고 또한 다수를 위한 행복이 쓰임에 따라서 얼마든지 오용될 소지가 있음에 그 문제의 심각성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사회구성원으로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이상 타인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고 전반적인 사회구성원 전체의 행복 추구또한 필요한 복잡해진 사회에선 공리주의가 가진 다수를 위한 행복추구 정책이 어쩔 수 없는 대안으로 작용한다는 점, 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개인의 자유ㅡ권리를 타인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는 이상 최대한 존중해주는 방식으로 나아갔으면 하는게 바램이기도 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위로부터의 감시,견제가 지나치게 이뤄지는 세상이라고 보는 이의 잡솔이었습니다..(__) 글 잘 읽었습니다. 철학을 구경하고 픈 사람이니 앞으로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극단적인 예라는 것은 인정하구요...^^;; 단지 공리라는 것이 악용...즉 비도덕적인 행위나 강자의 횡포를 정당화 할 수 있다는 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강자의 이익이나 비도덕적인 행위가 '공리를 위하여~'라는 미명으로 정당화 되는 것을 말이죠..;;.적당한 예는....억~ 술이 좀 깨거든요~ ^.^;;
여하튼....대표적인 것이 보통 '반공,경제성장'의 논리를 내세우던 시절의 우리나라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안보와 공익을 위하여 국민의 자유와 생활권은 축소되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재벌들의 배를 불리던 그 시절 말이죠...특히 여직공들이 피를 토할정도로 일하고 해고되어도 공익을 위해서는
첫댓글 이 긴 글을 다 읽은 저도 칭찬좀..ㅡㅡ; 자세힌 모르지만 과거 배운 지식이나 책에서 접한 것으로 생각해보면 공리주의는 님 말씀대로 결과론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고 또한 다수를 위한 행복이 쓰임에 따라서 얼마든지 오용될 소지가 있음에 그 문제의 심각성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사회구성원으로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이상 타인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고 전반적인 사회구성원 전체의 행복 추구또한 필요한 복잡해진 사회에선 공리주의가 가진 다수를 위한 행복추구 정책이 어쩔 수 없는 대안으로 작용한다는 점, 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개인의 자유ㅡ권리를 타인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는 이상 최대한 존중해주는 방식으로 나아갔으면 하는게 바램이기도 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위로부터의 감시,견제가 지나치게 이뤄지는 세상이라고 보는 이의 잡솔이었습니다..(__) 글 잘 읽었습니다. 철학을 구경하고 픈 사람이니 앞으로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불초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역시 공리주의의 단점은 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보완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분하신 칭찬 감사..(__)
철학을 전혀 모르는 저로서는 한가지 의문이 생기는데요...하마님의 글-비판2에서 예로 드신게 너무 극단적 예에 해당하지 않나요? 좀 더 현실적(?)인 예로서 설명 좀 해주세요!! ^^; 부탁합니다..
극단적인 예라는 것은 인정하구요...^^;; 단지 공리라는 것이 악용...즉 비도덕적인 행위나 강자의 횡포를 정당화 할 수 있다는 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강자의 이익이나 비도덕적인 행위가 '공리를 위하여~'라는 미명으로 정당화 되는 것을 말이죠..;;.적당한 예는....억~ 술이 좀 깨거든요~ ^.^;;
여하튼....대표적인 것이 보통 '반공,경제성장'의 논리를 내세우던 시절의 우리나라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안보와 공익을 위하여 국민의 자유와 생활권은 축소되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재벌들의 배를 불리던 그 시절 말이죠...특히 여직공들이 피를 토할정도로 일하고 해고되어도 공익을 위해서는
어쩔수 없고,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하던 것 역시 공리주의의 악용이라고 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경제성장의 결실은 국민보다도 재벌들에게 돌아간 것이 사실이구요....그러한 것이 필수 불가결했다는 것에 대한 논의는 접어두고말입니다....
답변에 감사드리며 무슨의도의 글인지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