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십년쯤 후에 말하자면 미래의 내 딸 유니에게 쓴 편지, 아니 독백입니다.
유니야,...
엊그제 네가 참으로 오래간만에 집에 다녀갔었더구나.
이젠 반듯이 사회생활도 잘하고 딸 하나둔 가정도 남부럽지않게 꾸려가는 네모습을 보면서
울 부부는 참으로 뿌듯한 감상에 젖곤하지,...
네 엄마는 항상 예기하곤 한단다.
"지집애, 저기 어찌 저리 잘 할꼬,...내속으로 낳지만 참 얄굳네요,..."
음,...사실 네 엄마와 난 네가 이리 잘해낼꺼라곤 생각도 못했단다,...
오랜만에 네엄마가 갖은솜씨를 부린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네가 한예기가 아직 여운을 남기는구나.
"아빠,...내사마 수니때매(미래의 내 손녀)미치긋써예~"
"와~ 수니가 속쎅이더나, 와 미치는데?"
"이 지지배가 하는일이 완죤 꼴통이라예, 하루건너 학교에 불려다니는데 내사마 쪽팔려 죽겠어예~"
옆에서 밀양단감을 조신하게 깍고있는 유니엄마가 힐끗 쳐다봅니다.
"어제도 핵꾜에 불려갔다 안합니꺼,..."
"와~? 믄일로?"
"이놈의 지지배가 모의고사에 지각을 했다 안합니꺼,..."
"무사? 시험에 지각을 해? 지각을 했다치고, 그기 핵꾜에 불려갈 일이가? 그럴수도 있제~"
"하이고 아빤? 지각도 나름이지요, 열두시에 갔다 안합니꺼~ 선생님이 수니같은 아는 첨보았다 안합니꺼~"
유니는 워킹맘입니다. 나름 디자인 회사에서 줒가를 한참 올리다보니 지 딸 수니를 제때 챙기지 못하는가 봅니다.
"그럴수도 있제, 앞으로 니가 쪼매 신경좀 쓰거라,..."
"신경요? 그 지지배가 쪼매 내가 참견하면 모락카는지 알아요?"
",...."
"신경쫌 끄락 안함니꺼~ 모락 말만 할라믄 고마 참견한다꼬 생지랄을 떤다 안합니꺼~"
"그래,..내가 봐도 니가 너무 참견하는거 같더라마는,...고마 니도 신경좀 덜쓰면 될꺼 아이가,...좀 편히 살라매,"
"내가 그것만 해도 암말 안합니더,..."
"또 뭐가 있노?"
"이 지지배,..내가 뭘 예기할락카면 뭐락카는지 압니꺼? 엄마는 알지도 몬하면서 말하지 말락 안합니꺼~
아빠도 말해보시소,..내가 고마 유학도 댕겨갔다왔는데 이런 개무시를 당해야 합니꺼~흑~"
끝내 눈물을 흘리는 유니,....
"이 지지배 방꼴은 어떻고요,...완죤 수수방테기방입니더~ 쓰래기구석을 치워놨더만 모락카는지 알어예?
모가 없어졌다꼬~~~지발 지방좀 가만두라꼬~~~~지랄방광 아입니꺼,..엉~~~~"
어깨를 잔잔히 흔들며 소리죽여 우는 유니,...
넘 애잔해서 말도몬하고 유니 어깨에 손을 올렸습니다 아니 올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내 손등에 엄청난 충격이
옵니다. 옆에서 단감을 다소곳이 깍던 유니엄마,..유니엄마의 소행입니다.
"이 지지배야~ 이제 내속을 알겠니? 내가 너 고2때 한말 기억나니? 더도말고 덜도말고 너같은 딸 낳아서 당해보라고
했제? 넌 더했어 이지지배야~ 일주일 들이로 내가 핵꾜에 불려다닌거 생각안나? 뭐라꼬? 개무시? 이 지지배야
넌 그때 말도 못붙이게 했어~ 슈스케가 몬가 물어봤더만 뭐? 엄만 몰라도되? 하이고,...널 키우느라고 내속이 을매나
시꺼매졌능가 내속 함 보여주까? 이 지지배야 그러니까 니가 잘했어야지,...."
따따따따따,...따발총이 따로없습니다. 별 말도없던 유니엄마가 단디 화가났습니다.
과거 유니에게 당했었던 예길 끝도없이 끄집어냅니다.
유니요,...본전도 못찾고 고개를 떨구고는 하염없이 울고있습니다.
과거,...지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유니,...유니엄마도 그때쯤 화가풀렸는가 보니다.
유니엄마가 유니어깨에 손을 올리더만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조곤조곤하게 마무리 하는말,...
아,....정말 감동적인 말입니다.
"이 지지배야,...고마 용돈좀 팍 팍 보내라매~ 니 아빠 니 유학 보낼라꼬 그리 새빠지게 꽃배달을 했는데 니아빠
안 불쌍나? 여즉도 허리 꼬부라져도 꽃배달 해야 쓰겠노? 고마 편히 쉴때도 안됐나? 존 야그할때 용돈 보내라매?~~"
에효,...
오늘 유니엄마가 유니방을 치워줬는데,...고마 믄 시험지가 없어졌다고 집을 수수방테기로 휘젖고 나가고나서
유니엄마하고 속상한김에 막걸리한잔하고 주저리주저리 해봅니다,...
쇼파에서 잔 코를 골고자는 유니엄마,....
당신,...사랑합니다,.....
첫댓글 오랫만이네요. 무슨 일 있었어요?
음,...컴터가 고장이 나서 한동안 접근을 못했습니다요,..ㅋ
이젠 자주 와야지요,...근데, 근신이 풀리셨는가보네요? ㅎ
근신 물린게 언젠데요. 오래됐어요.
그럼요,..항상 반듯하시지만 여색만 쪼매 밝히시는 이공님은
반드시 근신이 풀리실거라 알았거등요,...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마자요,...간다고 보고를 해야 하는디 컴터가 완젼히 뽀사져 버렸었어요,...ㅋ
새로 장만한 컴터로 앞으로 열심히 샘터를 찾아야지요,..ㅎㅎㅎ
꽃든 남자님... 올만에 글보니 너~~~므 반갑습니데이~~~~
대만 홍매화님,...저두 반갑습니다.
항상 샘터님들 곁에 있고싶습니다,....
참내 폰을 바꾸소,폰을요..
시간 날때마다 들여다 볼수 있어서 최곱니다.
어쨌든 올만이시더.
얼마전에 스맛폰을 쓰다가 정말 성질 버릴것같아서 다시 바꿨습니다요,..ㅋ
장죽님을 뵐수있어서 반갑습니다,...^^
ㅎㅎ
봄이별님 반갑습니다요,..ㅎ
더도말고 덜도말고 너같은 딸 낳아서 당해보라고 했제? 딱 요 말이 나오지요. ㅎㅎ
오랫만이네요.. 내일 혹시 시간되면 연산동 부경정모에 살며시 와서 소주한잔 해요.
아미주형님이 다녀가셨었네요,
지금쯤 정모에서 흥겨운시간일텐데,..암튼 담에 제가 한 잔 거~하게 쏘겠습니다요,..ㅎ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국비형님,..고마 괌으로 유학을 보낼까 합니더,...
살펴주이소,...ㅋ
샘터방의 글꾼들 중, 웅아범님과 꽃든님의 글은 유쾌하고 즐겁씸다.
'응답하라1997'인가... 그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부산사투리가 이레 억수로 달콤한줄 몰랐어예.
고마~ 사람사는 냄새가 학씰하다 아입니까?? ㅎㅎㅎㅎㅎ
흐르는 강님,..
제 주위엔 항상 유쾌하고 즐거운일이 넘칩니다요,
짬짬이 쉬어가는 샘터가 참 좋습니다요,^^
흐르는 강님~ 저두 그렇게 생각합니다...
글은 읽어서 즐겁고 잠시 쉬어가는 샘터방 좋지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