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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간의 맹렬한 강추위의 기세도 우리 제3회 피디피데스 원정대의 출정을 막지 못하고 한
풀 꺾이고 만 2월 5일 아침 공팔시, 칼같이 해운대 조선비치호텔 조찬실에서는 아니고..^^ 주
차장에서 결전의 용사들이 모였습니다. 효마클의 엑기스멤버들로 구성된 원정대 용사들은 강
정수 선배님, 김호진 선배님, 김상렬 선배님, 김동국 교수님, 박주성 교수님, 정명철 선배님,
이병호·최귀화 선배님부부, 이강희 선배님으로 이렇게 아홉 분과 맨발로의 핵심멤버 박병인,
장지혜, 최녕희, 박애진 등 4명이 출동해서 총 13명이 모여 약간의 흥분과 설레임으로 말 그
대로 힘차게 "힘"을 외치며 출발을 알렸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직접 참가는 못 하셨지만 크게
힘을 보태어주신 서덕일 고문님과 바쁜 시간 나눠주신 남흥룡 선배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각자의 기대와 두려움, 각오와 목표들이 뒤섞여 열기가 후끈한 가운데 동백섬을 출발해서 송
정을 향하는 달림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원차량 꽁무니에 붙은 훈련 PC와 박병인군이 휘날리
는 깃발이 피디피데스에 처음 참가하는 달림이들을 고무시키는 가운데 예상했던 대로 장지혜
선수와 박애진 선수는 시간겐세이를 펼치고 해월정에서 강제탑승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러
나 그 외에 분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사기충천이셨고 이삼킬로미터 구간마다 음료와 식사
와 다를 바 없는(?) 간식을 제공해가며 긴 레이스가 계속되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훈련의 목
표는 간절곶이었는데, 그 거리를 완전히 채우지는 못하고 12시 반에 시간주 개념으로 훈련을
마쳤습니다. 김동국 교수님과 최귀화 사모님께서는 35KM라는 거리를 한번도 차량탑승 없이
완주 하셨습니다. 특히 최귀화 사모님의 질주는 더없이 훌륭하셨습니다. 초심자들에게 진정
한 즐달하는 모습과 안정된 자세, 강인한 체력 등 마라토너가 가져야할 선천적, 후천적 모든
요건을 보여주시는 교과서와도 같았습니다. 이병호 선배님과 속도를 맞춰가며 달리는 모습은
맨발로 후배들에게는 최상의 장래희망으로 자리잡았답니다.
점심 식사는 국도 변에서 만난 흑두부 집에서 하게 되었는데, 아∼ 그 누가 이 흑두부를 맛보
지 않고 웰빙식단을 논하였단 말입니까! 맛깔나게 무쳐 나온 나물들하며, 노릇노릇한 굴비구
이, 사르르 녹아 내리는 흑두부에 달큰한 동동주 한사발. 탄성이 절로 나오는 식탁이었습니
다. 또 그 곳의 특산물인, 식당에서 디저트로 나온 배즙 또한 일품이었고 달린 후 갈증해소에
도 그만이었습니다. 두둑히 배를 채운 피디피데스 용사들은 사정상 귀가하시는 최귀화 선배
님과의 아쉬운 작별을 뒤로하고 차량으로 정자해수욕장까지 이동해 가는 동안 중간에 길을
잠깐 잘못 들었는데, .....지금 효마클 회원님들께서는... 그것이 어느 선배님 때문인지는 알아
도 몰라야하는^^ 맨발로들이 쓰는 후기를 읽고 계십니다.^^
다시 주로에 서서 달기기 시작하는데, 오전에 힘도 다 썼을 법한데 아직도 쌩쌩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31번 국도로 해안가를 달리는데, 주위 경치가 얼마나 좋은지 이런 게 진정한 마
라톤 피크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도 너무나 포근했고 땀이 적당히 식을 만큼
의 상큼한 해풍~! 선배님들께서는 절로 이대로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 절로 드셨다 하셨습니다. 원정대들만 담아가기엔 너무나 아까운 운치였습니다.
이때에는 간절곶에서 마련했던 특산물인 배 한 상자가 제 몫을 톡톡히 했습니다. 즙이 너무
많아 포크로 찌르면 물이 머리 위까지 튀어 오르던 쵝∼오로 싱싱하던 그 배는 달림이들의 갈
증을 시원함과 달콤함으로 씻은 듯이 달래주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예상치 못했던 대형트레일
러들이 출몰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교통량이 많아 달리는 데에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습니다만
우리의 용사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져 끝까지 달리기에 열중하였습니다. 드디어 감포에 도
착하기 전에 이번 훈련의 최고의 난관이었던 "네버엔딩 왕고갯마루"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때
에 가족들과 근처까지 오셨던 하덕식 선배님께서 합류하셔서 힘든 달리기를 함께 했습니다.
잠시 머물다 가셨지만 가장 힘든 길을 함께 해주셨던 하덕식 선배님! 감사합니다. 이 고개는
끝인가 하면 또 새로운 고개가 시작되고, 또 시작되고 하여 모든 주자들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였고 데쓰포인트를 오락가락 하면서도 다들 마지막 힘을 다해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습
니다. 이리하여 큰 산 하나를 정복하고야만 우리 원정대는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감포에 조
금 못 미쳐서 첫날 훈련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각자 녹초가 된 몸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달래며 예약해둔 숙소에 여장을 풀고 자연산 활어
회를 기다렸습니다. 달리기로 허기진 배가 아우성 칠 무렵 해서 푸짐한 저녁상이 나왔는데 부
산 식과는 완전히 다른 풀코스 회쌈이 준비되었습니다. 김 한 장에다 돌미역에 자연산 돌다시
마, 톳나물, 해초 초무침을 베이스로 해서 맵삭한 고추장아찌를 얹고 한 젓가락 가득 회를 올
린 뒤 주인장의 손맛이 베인 신김치 한쪽으로 마무리해 한입에 넣는, 새로운 회쌈을 주인아주
머니의 설명대로 열심히 싸서 볼이 미어지도록 씹는 맛이란... 그냥 죽음이었습니다. 뒷풀이
하면서 정적이 흘렀다면 다들 짐작을 하실른지요.^^ 다시 약간 소란스러워질 즈음해서 배초
고추장무침이 등장했는데... 이거 오독토독 씹히는 회랑 함께 먹으면 사알짝 살아나던 저희를
두 번 죽이는 일이 됩니다∼! 물론 또다시 정적이 흘렀지요. 마무리로 나온 매운탕 역시 어느
맛집에 뒤지지 않는 진미로 모두를 감동시키며 박주성교수님의 "매운탕소주이합예찬론"으로
일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출발 전에 맨발로에 하달된 특명이 안주거리 준비였는데 일차를 너
무나 푸짐히 먹은 터라 소용이 없을 것만 같았고, 은근히 되가져갈 준비로 미소짓는 맨발로들
의 예상을 뒤집고 차려낸 홍합오뎅탕과 김치부대찌개로 이차가 시작되었습니다.
고단한 몸에 한분씩 교대로 샤워하러 가시는 분위기로 보아 시작도 못한 이차는 파장하는 분
위기였습니다만, 역시 우린 용사였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돌아오면 언제 우리가 65KM를 뛰
었냐싶게 부활하셔서 이강희 선배님 말씀처럼 "aggressive"하게 충실히 이차 술자리에 임하
셨습니다. 효마클에 관한 얘기, 달림에 관한 얘기, 개인적인 얘기까지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
왔습니다. 안주가 입에 맞으셨던 관계로 장지혜양을 주방장으로 하는 부대 앞 주점 창업이 추
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처음에 "이걸 어찌 다 먹노∼. 간단히 하지∼"하셨던 선배님들이
무안하리 만치 냄비들과 술병들이 바닥이 난 후에야 첫날의 모든 일정이 끝났습니다. 길고도
고단하고도 짜릿한 하루였습니다.
이튿날 아침 공팔시 삼십분에 맞추어 한사람의 낙오 없이 기상하고 단장하고 식탁 앞에 모였
습니다. 아침메뉴는 현미전복죽이었습니다. 거무죽죽한 전복죽이야말로 진짜 전복죽 아니겠
습니까? 너무 아까워서 주인 아주머니는 한숟갈이라도 남기실까 걱정할만큼 진한 전복죽으
로 몸보신 든든히 하고 이일차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식당 앞마당에서 김호진선배님의 힘찬
구령에 맞추어 스트레칭을 제대로 한 뒤 구룡포를 향한 달리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초반에는
예상대로 선배님들이 몸을 사리신 관계로 김상열선배님, 이병호 선배님, 이강희선배님, 최녕
희양, 박병인군, 장지혜양 이렇게 출발했었습니다. 이튿날이라 그런가 싶었던 것도 잠시, 지
켜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우리의 용사들 다시 달림의 열정이 불붙어 박주성 교수님(교
수님은 정말 이번 훈련을 통해 달림의 새로운 경지로 업그레이드 확실히 확인하신 분이십니
다), 무릎 부상으로 무척 힘들어하시던 김동국 교수님, 정명철 선배님께서 합류하시고 강정수
선배님도 깃발을 나부끼시며 자암시 땀흘리시고, "고수는 언덕을 사랑한다"란 말로 언덕에서
엄살 못 피우게 하시던 김호진 선배님도 오랜만에 파이팅하시는 모습 보여주셨습니다. BCM
이강희 선배님 스피드 정말 감동적이었고(장지혜양이 BCM을 Best Contury Man의 약자 아
니냐 했었는데 맞는 걸로 바로 확인되었습니다^^), 전날 술 무지하게 드신 김상렬 선배님도
주량을 짐작할 수 없도록 쌩쌩한 모습으로 즐달해주셨고, 이병호 선배님 울트라답게 뒷심을
느낄 수 있는 레이스 펼치셨습니다. 김동국 교수님 무릎 부상에도 투혼을 불사르셔서 저것이
진정 달리기를 사랑하는 모습이구나.. 하는 걸 실감케 하셨습니다. 맨발로 회장 박병인군은
젊은 패기를 제대로 보여주어 선배님들 뿌듯해하셨고, 최녕희양 탄력 제대로 받아서 이틀
20KM씩 합이 40KM 너끈히 뛰어내서 찬사와 선배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에 무리가 없었
습니다. 장지혜양과 박애진양은 초심자라 간단히 달림에 예의를 표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습
니다. 중간중간에 휴지를 손에 쥐고 숲 속으로 스윽 사라졌다 산뜻한 표정으로 복귀하시는 선
배님들도 포착되어 잠깐의 웃음을 던져주시곤 했습니다.(성함은 못 밝히는 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감포에서 구룡포까지의 코스는 정말로 환상적인 코스였습니다. 자잘한 언덕
들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 나타나 주었고, 교통량도 적었고, 무엇보다도 경치가 너무나 장관이
어서 이틀째 달리면서도 피로감이 없었기에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이일차 훈련이 끝날 수 있
었습니다. 그 경치를 다른 효마클 회원분들과 함께 하지 못해서 모든 선배님들이 너무도 안타
까워 하셨습니다.
마무리는 구룡포에 있는 메기매운탕집에서 해산식과 함께 이뤄졌습니다. 마지막까지 실망시
키지 않는 피디피데스 식단이었습니다. 한탄강에서 잡아 올린 메기로 끓인 매운탕 국물이 어
찌나 진하던지 조금만 식히면 묵이 되지 않을까 싶은 정도였습니다. 얼큰한 매운탕과 마지막
알코올을 섭취하며 제3회 피디피데스 훈련 깃발에 각자의 이름을 새기며 멋지게 사진한 컷
박고서 모든 일정의 마무리를 장식했습니다. 훈련 깃발에 이름을 새긴다는 것이 얼마나 감동
적인 지요. 이틀 간의 고생이나 딱딱하게 뭉쳐진 팔다리의 근육통은 온데간데없고 뿌듯함이
가슴을 가득 채웠습니다. 더러 선배님들께서는 구룡포 명물 과메기 꾸러미를 들기도 하셨고
여름에도 숙박이 포함된 훈련일정 꼭 한번 잡아보자는 말씀과 함께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이상으로 훈련일정만큼이나 기나긴 후기였습니다.^^ 서툰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고생하
셨습니다. 함께 하지 못하셨던 회원님들 너무나 약오르시지 않습니까? 그러게 조금만 더 생
각하시고 용기 내어, 시간 내어 오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래도 괜찮습니다. 2006년 2월에 어
김없이 제4차 피디피데스 마라톤 훈련이 돌아옵니다. 지금부터 그때 스케줄 쫙 비우시고 피
디피데스의 희열에 빠질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함께 했던 선배님들 맨발로 친구들 모두모두 감사 드리며,사전기획과 각종 준비로 이
틀 내내 강정수 선배님, 김호진 선배님 손길 안 느껴지는 곳이 없었습니다. 애 많이 쓰셨습니
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효마클, 맨발로 힘힘힘!!!!!
(이 후기는 맨발로 박병인 회장이 뼈대를 세우고 장지혜양의 수정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잘못된 부분이나 감정 상하는(?)부분이 있으시다면 과감히 꼬릿말 태클 걸어주시면 즉시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길긴 기네요 언니 ㅡㅡ;;;;; 선배님들의 마라톤으로 갈고 닦은 인내심을 확인하는 글인데요 ㅋㅋ
피디피데스 훈련 참가하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언제 그런 장거리 훈련을 할 수 있을지 부럽기도 하고...이강희 홍보팀장님은 그동안 훈련 별로 안하셨는데 무리하지는 않으셨는지? 효마클! 화이팅입니다. 효마클 회원님들 설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꾸벅~~
우~와~! 후기가 피디피데스 훈련거리 만큼이나 길기는 길구먼. 피디피데스 훈련참가하신 회원님들 모두 수고 많으셨고,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총감독 강총장님. 김총무 고생많으셨습니다. 효원! 효원! 힘!
언니, 엄청 기네요.. ^.^ 달림의 대한 예를 표한 정도를 뛰었다는 표현.. 정확합니다. ㅋㅋㅋ 그리고 이강희 선배님의 "aggresive" 저도 엄청 인상적이였어요... 암튼 이번 피디피데스 너무 좋았습니다.. 힘!!!
실감나는 후기입니다. 이병호선배님께서 극찬하시던 그요리를 다음에 한번 맛볼수 있을지. 내년에는 꼭 함께 하겠습니다.
강희 선배! 그 만큼 뛰고 아직 살아있어요? 다음주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벌써 궁금한데... 동참 못해서 아쉽습니다. 부상이 생각보다 오래가서 뛰고 싶어 환장하겠습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효원 힘!!!
맨발로의 맏언니로서 후기까지 마무리 한다고 수고 많이 하였다. 고성대회후 약간의 부상으로 달리기자체를 많이 즐기지 못하는 너의 모습이 조금 안타까웠단다. 그래도 자봉 열심히하고 후배들 보살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장지혜 히~~임!!!, 맨발로 히~~임!!!
역쉬 재밌었겠네./.. 여름에도 꼭 한번 더 하입시더.
서덕일선배님 덕분에 모두들 잘 달리고 왔습니다. 흥용후배 고마웠고, 총무팀 애 많이 쓰셨습니다. 맨발로 생생한 여러분 함께 했기에 밝은 햇살, 하얀 파도가 더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