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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시작이 하루하루 다가올때마다 농구팬들의 기대는 하루하루 커져만 가고 있다.
특별히 팀에 새롭게 합류한 신인선수에 대한 기대는 그 중 최고라고 할 만큼 팬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하지만 막상 시즌을 시작했을 때, 뉴페이스들은 적응 문제 등을 나타내며 한동안은 정신없이 헤매곤 한다.
오히려 뜬금포는 잠잠히 시즌을 준비해왔던 기존 선수의 성장이나 부활로부터 터져나온다.
그렇다면 시즌 시작하기 전에 한번, 잊지 말고 지켜봐야할 각 구단의 구(舊)인선수들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실망했다고? 우린 이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을 뿐이다.
원주 동부 - 이광재
원주 동부의 신임 감독 이충희 감독은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김민구가 스타덤에 오르기 이전부터 공공연히 김민구를 선발하고 싶다며 언론에 자신의 뜻을 밝혀왔다. 외국인 선수 선발에 있어서도 골밑 플레이어만 두명을 뽑으며, 외곽에 대한 보강은 오직 김민구만을 바라봤던 것도 같다.
결과적으로 원주 동부는 김민구를 뽑지 못했고 그 자리는 김민구의 경희대 동기 두경민이 채우게 되었다. 아쉬움이 없지 않았겠지만 두경민 역시 외곽에서 폭발적인 플레이로 1,2번 포지션을 오가며 동부의 수준급 인사이더와 좋은 조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김민구가 놓친 버스가 된 마당에, 안정적으로 2번 역할을 해줄 선수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짤라 말해 동부에게 이런 고민은 사치다. 왜냐하면 이광재가 있기 때문이다.
2007년 1라운드 7순위로 원주 동부의 선수가 된 이광재는 꾸준히 올라오던 평균 득점이 지난시즌 꺾였다. 야투 성공률도 커리어 로우 시즌이었다. 데뷔 이후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부족한 볼핸들링과 2번을 보기도 버거운 경기운영 능력은 동부팬들과 이충희 감독이 김민구를 찾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그렇지만, 84년생 이광재는 이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시즌 자신의 장점인 슛이 흔들리자 슛에 더 집착하며 자신의 경기 흐름을 완전히 놓치는 느낌이었지만 한해 한해 경험이 쌓여가고 있는만큼 이제는 여유있는 플레이로 팀을 이끌어 갈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게다가 지난 시즌보다 안정된 인사이드와 슛도사 이충희 감독의 존재는 이광재에게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어떻게해도 더 못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선수이다.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박병우와도 경쟁해야하는 처량한 신세에 놓이게 되어지만, 이광재의 진정한 전성기가 다시 찾아와 김민구에 대한 아쉬움도 날려 버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부산 KT - 김도수
전창진 감독이 KT로 적을 옮겼을 때 풍부한 포워드 자원이 그에게 주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정통 가드와 빅맨에 대한 부재가 함께 존재했었다. 전창진 감독은 이러한 팀상황을 파악한 후 팀의 약점을 최소화하고 강점을 최대화하기 위해 모션 오펜스를 활용해 팀 전력을 십분 발휘시켰다. 결과는 정규리그 2위, 그리고 그 다음시즌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통 가드와 빅맨의 부재는 번번히 플레이오프에서 KT의 발목을 잡았다. 정규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봄 농구에선 쓸쓸한 패배자로 매번 시즌을 마무리 했었다. 전창진 감독은 어떻게든 좋은 가드와 빅맨을 얻고 싶어했고, 우승에 대한 조급함은 무리한 트레이드로 이어졌다. 이 과정을 통해 팀의 약점을 메우려던 시도는 오히려 팀의 강점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양과 질을 자랑하던 KT의 포워드진은 이제 김도수 밖에 남지 않았다.
김도수는 지난 3시즌간 절반의 경기도 뛰지 못하며 일명 사이버 선수가 되고 말았다. 부상으로 몸상태가 계속 좋지 못했던 것도 문제였지만, 반복되는 부상에 경기 감각과 농구에 대한 자신감이 눈에 띄게 떨어져 갔다. KT의 주력 포워드로 활약했던 김도수의 모습은 이제 옛날 얘기가 되어버린 듯 싶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전창진 감독과 KT 팬들은 김도수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김도수는 이러한 기다림에 보답하고자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운동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연습경기를 통해 몸상태가 상당히 많이 올라와 있음 역시 증명해내고 있다.
속는 셈치고 여전히 전성기 김도수의 부활을 다시 한번 기대해보자.
어차피 KT는 구멍난 3번 포지션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채 오프시즌을 끝내고 있으니, 김도수의 부활만이 활로일 것이다.
인천 전자랜드 - 박성진
박성진은 사실 팬들에게 과소평가 받는 선수이다. 2009년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은 박성진은 전자랜드의 주전가드로 활약하며 신인왕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2년차 때는 서태힐과 함께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기도 했다. 유도훈 감독은 지난 시즌 로드 벤슨 트레이드를 박성진을 지키기 위해 포기했다. 그리고 박성진의 자리를 위해(다른 이유들도 있었지만) 이현민을 트레이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활약과 유도훈 감독의 이러한 선수평가를 봤을 때 지금처럼 무시당할 수준의 선수는 절대 아니다.
다만, 그가 전자랜드 드래프트 흑역사에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역대 가장 뎁스가 낮았던 드래프트의 1라운드 1순위의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이 그를 괴롭히고 있을 뿐이다.
슛과 돌파, 모두가 가능한 공격형 가드 박성진은 체격이 작고 힘이 약하다는 단점 때문에 대학에서의 명성을 프로까지 이어가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너무나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던 중앙대에서는 여유있는 플레이가 가능했었지만, 프로에서 상대선수들이 힘으로 몰아붙이자 정신 없이 휘둘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박성진도 본인의 이런 단점을 잘 알고 있어, 이번 오프시즌 살 찌우기에 매진하고 있으면 힘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려하고 있다. 팬들의 혹평을 받는 박성진은 상대 수비에 힘으로 밀려나와 볼만 오래 쥐고 있다가 공격권을 잃어버리고 그렇게 자신감도 함께 잃어버리기 일수였지만, 힘만 키운다면 180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팀을 이끄는 가드는 자신감이 첫번째이다. 그리고 박성진의 자신감은 아마도 힘을 키우는데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명장 유도훈 감독이 믿고 기대하며 전적으로 밀어주는 선수이다. 박성진을 우습게 봤다가는 분명 큰코 다치는 팀들이 여럿 나올 것이다.
울산 모비스 - 김종근
울산 모비스는 오랜만에 로터리픽으로 뽑은 신인 김시래를 우승과 바꿨다. 줄곧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온 모비스이기 때문에 로터리픽에서 신인을 뽑는 일이 흔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 귀한 김시래를 내주었던 것은 그만큼 우승이란게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면 또 언제 기회가올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판을 굴리던 만수 유재학 감독의 머릿 속에는 아마 또 다른 로터리픽 선발 선수 김종근이 떠올랐었을지도 모른다.
김종근은 역대 최악이라는 200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프로농구 선수가 되었다. 동국대를 이끌던 가드로 양동근의 든든한 백업이 될 것이라 예상했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2시즌 동안 백업 선수로 코트에 나섰지만, 유재학 감독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많이 부족했다.
함께 입대했던 동기들이 제대와 함께 팀의 부름을 받아 프로리그로 돌아갔지만, 모비스에는 김종근의 자리가 없었다. 김종근은 벤치에서 팀의 우승을 남의 일처럼 구경하는 입장이 되고 말았지만, 신인선수 담금질에 일가견이 있는 유재학 감독은 어쩌면 김종근이 벤치에 앉아 팀의 농구를 조금 떨어져 지켜보길 원했을지도 모른다. 김종근은 팀의 변화된 투가드 시스템으로 속공농구를 펼치는 모습들을 경기장 밖에서 지켜봤고 복귀를 갈망하며 본인의 역할들을 머릿 속에 되뇌였을 것이다.
이제 김시래는 없고, 김종근이 있다. 유재학 감독은 또 다른 농구로 모비스를 이끌겠지만, 김시래의 자리를 이제는 김종근이 대신해야함은 변하지 않는 사항이다. 그리고 김종근은 그러한 본인의 위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이미 김종근이 상무 생활을 통해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들어낸바 있다. 문태영은 김시래가 그립지만 이제 김종근이 있다며 2연패에 대한 자신감을 들어냈다. 유재학팀 3년차면 이제 충분히 자기 실력 발휘할 때도 되지 않았나? 김종근도 충분히 기대해볼만한 선수이다.
우린 아직 프로리그를 뛴게 아니다. 이번시즌이 시작이다.
안양 KGC - 이원대
이원대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안양이 선발한 신인 선수 중에 가장 앞에 뽑힌 선수였지만, 활약은 꼴찌였다. 실제로 당시 세명의 신인 선수 중 팀 합류가 가장 늦었다던 이원대는 시즌 막판까지도 팀과 프로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유의 안정적인 드리블과 침착함은 온데간데 없었고 장기인 2:2 플레이는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재빠르게 이상범 감독의 주문을 이해하고 출장시간을 확보해나간 김윤태에게 계속 뒤쳐졌다. 이런 상황 속에 팬들도 속이 탔겠지만, 아마 본인은 새까맣게 타다못해 터져버렸을 속이다.
오프시즌을 맞이한 이원대는 이를 악 물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하며 일찌감치 시즌을 준비했다. 연습경기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대표팀을 다녀온 이상범 감독도 팀 복귀 후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선수가 이원대였다고 했다.
어떻게보면 이원대는 지난 시즌 비아냥의 대상이었다. 팬들은 2:2 마스터, 제2의 강혁이라는 이원대의 별명에 콧방귀도 아깝다는 반응이었다. 이제는 본인이 증명하는 수 밖에 없다. 가드 풍년이라던 2012년 드래프트에서 김윤태, 김현수, 정성수보다 먼저 이름이 불린 이유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순둥이 이원대가 악을 얼마나 키웠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일이다. 막상 시즌이 시작하면 생각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 또 자신감을 잃고 헤맬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원대의 재능은 리얼이다. 절대주전 김태술과 동기 김윤태, 상무에서 복귀할 박찬희 등 이원대의 출전시간 전쟁이 쉬워보이진 않지만, 이대로 피워보지 못하고 사라지기엔 재능이 너무 아깝다. 시즌을 준비하던 마음처럼 계속 악쓰고 덤비며 싸운다면 이원대는 분명 지난시즌 대비 가장 핫한 반전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창원 LG - 유병훈
중앙대는 09학번 리쿠르팅에서 유망주들을 싹쓸이했고, 그 중에서도 삼일상고 졸업생 유병훈은 큰 기대를 모았었다. 중앙대 시절 대형 선배들 그늘 아래 09학번들은 생각보다 성장하지 못했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로터리픽을 점거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첫 10월 드래프트의 수혜자인 동시에 피해자였던 그들의 신인 데뷔는 솔직히 초라했다. 장재석은 어설픈 훼이크만 난발했고 임동섭은 초반에 반짝하고 금방 사그라들었다. 즉시 전력으로는 제일 나을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유병훈은 시즌 중반 무릎을 붙잡고 쓰러지고 말았다.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었다.
하지만, 그 1년은 10월 신인들에게 세금과도 같았다고 본다. 중앙대 09학번 로터리픽 선수들의 평가는 이번시즌이 진짜이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장재석과 임동섭은 이미 팀의 주전으로 점 찍혀있고, 감독들의 기대도 꽤 큰편이라 일정 이상의 기회는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유병훈만 입장이 조금 불분명하다. 유병훈은 이적 선수 김시래와도 출전시간을 나누어야하고, 양우섭, 박래훈과 경쟁해야한다.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새출발하는 팀 LG에서 위치가 아주 애매해질 수도 있다.
상황이 좋지는 못하지만, 김시래, 김종규, 문태종 등 좋은 선수들이 여럿 합류했다는 것은 유병훈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LG는 그닥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했던 팀이지만, 이번시즌은 골조가 제대로 섰다. 이제 유병훈은 자기 역할만 잘 찾아서 해내면 된다. 이미 팀의 전지 훈련이었던 ABA 챔피언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유병훈은 양우섭, 박래훈과의 경쟁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앞설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시즌 개막 때는 몰라도 시즌이 거듭된다면 LG의 주전 2번은 유병훈이 될 것이다.
유병훈은 다재다능한 가드이다. 하지만 김시래가 온 만큼 확실한 2번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역할과 가야할 방향이 정해졌다고 봤을 때 이제 1,2번 포지션 앞에서 고민하지 말고 2번으로 쭉 밀고간다면 앞서 밝힌 유병훈 주전 2번론이 허상만은 아닐 것이다.
전주 KCC - 장민국
2012년 초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KCC 구단에 합류한 장민국은 아직까지도 부상으로 1군 데뷔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조금은 의외의 선택이기도 했지만, 1라운드에 선발되어 많은 기대를 받아던 선수인만큼 데뷔가 늦어지는 것은 본인이나 팀이나 매우 마이너스이다.
대학무대와 2군 경기뿐이었지만, 왠만한 선수로는 장민국의 신체능력을 제어하기 힘들어보였기에 과연 1군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매우 기대된다. 199cm의 신장에 빠른 발과 높은 점프력, 부드러운 볼핸들링과 슛터치, 허재 감독의 육성 본능을 끌기에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 장민국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허재 감독이 장민국의 활용법을 골밑이 아닌 외곽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빅맨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KCC이지만, 몸싸움이 약한 장민국의 약점을 커버하고 슈터치가 좋은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연습경기 동안 허재 감독은 장민국을 장신 슈터로 활용하고 있으며, 장민국은 이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만약 김민구의 가세로 두터워진 가드진을 활용해 빠른 농구를 시도한다면 장민국은 훌륭한 속공 마무리 옵션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오픈 코트를 달리는 능력이나 운동능력으로 득점을 마무리하는 능력들도 프로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건강한 장민국이라면 어떤 방향이든 충분한 활용가치를 지니고 있다. 1군 무대 데뷔를 오랜시간 기다려온만큼 농구에 대한 목마름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다양한 장점이 있더라도 몸싸움을 기피한다면 프로에서 롱런하기 힘들다. 허재 감독의 레이저로 장민국의 투쟁심까지도 깨어나길 기대해본다.
화려함은 죽었어도, 아직 카운트 펀치를 날려 줄 한방은 남아있다.
고양 오리온스 - 전형수
고양 오리온스는 전형수와의 FA 계약을 고민없이 진행했다. 노장으로 부상 경력과 함께 많은 시간 뛰지 못했지만, 추일승 감독은 전형수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코트 밖에서는 팀내 어린 선수들과 중고참 선수까지 아우를 수 있는 리더이며, 경기장 안에서는 여전히 빠른 농구를 이끌 수 있는 드리블 실력과 패스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 막판 전형수는 전태풍을 대신해 깜짝 선발로 나서며 맹활약해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청신호를 밝힌적이 있었다. 여전히 전형수의 득점력이 죽지 않았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전형수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기회를 준 추일승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스스로도 이제는 자신을 필요로하는 팀이 많지 않음을, 그리고 프로에서의 생활이 몇년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전형수에겐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후배들에게도 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형수는 12년의 프로선수 생활동안 여러팀들을 돌아다녔지만, 말년에 추일승 감독 밑에 자리 잡은 고양 오리온스에 대한 애정이 적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달리는 농구를 공언한 고양 오리온스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한호빈까지 합류한 상황에서 전형수가 어느정도의 출전시간을 보장받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벤치에서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하며 멘토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받는 연봉 역할은 충분하다. 그리고, 분명 시즌을 치르던 중 고양 오리온스에 위기가 찾아온다면 전형수는 언제라도 코트 위로 뛰어올라 제몫을 해낼 준비를 항상하고 있을 것이며, 또 그렇게 해낼 것이다.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스가 어려울 때 조상현의 경험 한방이 큰 힘이 되었다면, 올해는 전형수가 그 역할을 해내지 않을까 싶다.
서울 삼성 - 김승현
김승현은 이번시즌 연봉을 무려 2억 5000만원이나 삭감했다. 지난 시즌 부진한 활약을 생각했을 때 당연한 금액일 수도 있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승현의 이름값을 생각했을 때 조금은 굴욕적인 삭감이었다. 하지만 김승현은 애써 괜찮음을 표하고 있다. 이제 그에게 중요한건 돈이 아닌 농구이기 때문이다.
김승현은 지난 시즌 23경기만을 소화했고 경기력도 전성기와 비교했을 때 형편 없었다. 주전으로 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도 전혀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올해는 절치부심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전경기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분명 김승현이 특급 스타도 아니고 팀을 이끌 주전가드도 될 수 없지만,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패스가 그의 손에서 나갈 때면 여전히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삼성이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김승현의 패스 한방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다면 이제는 노장이 된 김승현의 가치는 그걸로 충분할거라 본다.
박병우가 팀을 떠났지만, 드래프트를 통해 얻은 대학 최고의 가드 중 하나인 박재현을 포함해 최수현, 이관희, 김태주 등 여전히 팀에는 좋은 재능을 지닌 어린 가드들이 많다. 김승현이 앞으로 몇년간 얼마나 그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보이고 은퇴하느냐는 팀의 미래에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물론 중간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정석과 이시준 역시 좋은 선수이지만, 한국 농구 역사상 김승현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는 어떤 선수도 대신할 수 없다.
삼성은 이미 풍부한 가드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김동광 감독과 이상민 코치가 있지만, 함께 선수로 뛰는 김승현이 좋은 몸상태로 시즌을 소화하며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면, 삼성의 부활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되리라 생각한다.
2군 신화는 내가 쓴다.
서울 SK - 김경언
일반인 신분으로 KBL을 노크한 김경언은 2009년 2군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도 아닌 2라운드를 통해 SK의 선수가 되었고, 2013-2014 시즌을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자의 자리에서 1군 무대를 꿈꾸고 있다. 대부분의 2군 드래프트 선수들이 몇년 이내에 농구를 그만두었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에서 도망갔지만, 김경언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3번의 시즌, 김경언은 2군에서 63번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1군 무대를 밟은 것은 단 11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2군 무대에서는 총 1000점 가까이 득점했지만, 1군에서는 20점 정도밖에 넣지 못했다. 신장은 185cm 밖에 되지 않지만 김경언이 지니고 있는 폭발적인 운동능력은 그 어떤 2군 선수도 쉽게 막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1군 무대에서는 아니다. 1군 무대에서의 김경언은 짧은 시간 뛰며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조급했고, 그렇기 때문에 실수도 잦았다. 그리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가길 반복해 왔다.
김경언은 좋은 운동능력과 뛰어난 덩크 스킬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김경언은 스스로가 이벤트성 선수로 남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직 1군 무대에서 뛰고 1군 무대에서 팀의 승리를 돕는 것이 김경언의 유일한 목표이다.
KBL의 2군 리그는 매우 열악하다. 팀도 몇개 없고, 선수들의 얼굴도 매해 바뀌고 있다. 한명쯤 2군 무대에서 스타가 탄생한다면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만, 아직까지도 1군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2군 드래프트 출신 선수가 없다. 많은 팀들이 2군팀을 운영하지 않고 운영하는 팀도 포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KBL이 정말 안정된 리그가 되기 위해선 2군 리그 활성화가 필수이다. 그런 점에서 김경언의 땀과 도전이 결실을 맺는다면 프로농구팀을 이끄는 각 구단들의 생각도 조금은 바뀔 수 있을거라 본다.
일반인 신분으로 2군 무대에 데뷔해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 그 험한 길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가 김경언이다. 2군 무대이긴 하지만 매해 기량이 늘고 기록도 좋아지고 있다. 기본적인 신체 능력이 좋은 선수이기에 이번시즌에 그 기적의 스토리가 시작되길 기대해본다.
글쓰고 나서 든 생각은...쓸데없이 너무 기네요. 시즌 기다리는 팬들의 가쉽거리 정도는 되었으면 좋겠네요.
첫댓글 김도수는 전성기 모습은 바라지 않고 건강히 54경기 모두 다 뛰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오 아이반.....
진짜 좋은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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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는 아직도 찝찝함이 가시지 않아서 그런데..
박병우 임대가 맞는건가요? .. 임대로 팀에 합류한 박병우라고 코멘트를 하셔서..
그점 저도 정확히 모르겠네요. 임대가 기정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가 되서...사실 글을 더 일찍 써놓았는데, 어제 일어난 트레이드 때문에 일정 부분 수정을 봤네요.
저도 박병우-김명훈 트레이드의 구체적인 내용이 참 궁금한데, KBL은 이런 부분을 공식적으로 밝히질 않아서 참 답답하네요.
글을 다시 수정했습니다. 불분명한 사실을 글에 담는 것은 좋지 못한 것 같아서요.
좋은글 잘 봤습니다. 동부의 2번 자리는 아마도 박병우가 될거 같습니다. 확실히 재능이 있는 선수인거 같습니다. 박성진은 글쎄요~~로드벤슨 트레이드를 안할 정도로 이현민과 비교해서 큰 메리트가 있는지는 약간의 의문부호가 따릅니다. KGC는 이원대의 분전을 기대합니다. 정말 근데 이원대 선수 대학 때 잘했나요??? (전 대학농구를 안봐서 ㅜ.ㅜ)
이원대가 대학무대에서 잘했다기보단, 누굴 만나도 기본은 했다..정도였던 것 같네요. 그렇기에 프로에 와서도 기본은 해주는 가드가 될거라 생각했는데, 지난시즌 너무 뒤쳐졌네요. 이번시즌 반전이 일어나길 기대해봅니다.
컨셉도 내용도 정말 정독할가치가있는글이네요 절치부심했던 선수들모두 과거의 기대와 명성 되찾길바랍니다 !
나를 잊지말라는 제목처럼 팀에게 재평가를 받을수 있는 선수들로 잘 모으셨네요. 잘 봤습니다 ^^
오우 좋네요 LG팬으로써 유병훈 딱 잘집으신거같아요.
올시즌 내쉬랑 김승현은 비슷한 모습이 될 것 같네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이광재 제발!ㅎ
정말 좋은글 입니다 혹시 기자님이세요?ㅎ
하아... 이원대........
김태술 없을 때, 2:2 해줄 선수가 이정현 밖에 없었는데.. 이제 그마저도 없는ㅜ
2:2 플레이 위주로 하는 팀에서 장기를 못 살린다는건;; 이젠 정말 보여줘야 할때가 왔음!!
프로입단 전에는 강혁같은 2:2 마스터라고 주목을 받았었는데..ㅠ.ㅠ 진짜 강혁 이후의 2:2 마스터가 될 가능성이 있는 친구는 따로 있습니다. (KGC말고 딴팀입니다.)
좋은 글이네요~ 잘봤습니다.~
정말 정성이 가득한 좋은 글이네요! 보배같은 글 잘 보았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부상으로 오랜시간을 고생한 김도수 선수와 김승현 선수의 부활이 기대되네요. 글에는 없지만 전자랜드의 에이스로 거듭날 정영삼 선수도 기대됩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각 팀별로 애정을 담아 글을 써주셨네요 ㅎㅎ. 그러나 모비스팬으로선 안타깝게도 김종근에게 별로 기대가 안되네요. 물론 당연히 잘해주면 좋겠지만 예전 카더라에 나온 게으르다는 평, 향상심이 부족하다는평이 맞는건지 지금까지 지적되왔던 약점들은 별반 나아진게 없고 (수비와 3점) 그나마 괜찮았던 퓨어1번으로서의 모습도 이제 여러 후기들을 보면 (그리고 최강전을 봤을때) 드리블,볼키핑조차 안정적이지 않은듯 해서요 쩝. 김종근이 잘해줘야 양동근이 쉴수 있는데 답답할 따름입니다. 일단 루비오님 후기대로 신인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기대를 걸어야되는건지 휴...
허.. 정말 좋은글 잘 봤네요 ^^ 이거 기자들이 퍼가기 하는건 아닌지;
엘지 같은 경우는 2번 포지션은 확실한 주전이 없는듯 함... 다들 장단이 워낙 뚜렸해서.. 상황에 맞게 돌려써야 할듯 합니다. 수비 및 가드적인 재능은 양우섭이 가장 낫고.. 3점슛은 박래훈이 가장 낫고.. 유병훈은 다재다능하나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 않고.. 그리고 장신라인업으로 돌릴때는 기승호 등도 2번으로 써야될 일도 생길겁니다.
추천^^
다시 복귀하셔서 좋은 글 가사합니다.~ ㅎㅎ
76다마//알럽게시판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ㅎㅎㅎ
다음까페도 추천기능이 있어야됨
잘봤습니다 종이로 인쇄된 스포츠신문의 기획기사를 읽은 느낌이네요
제목부터 빵터졌네요ㅋㅋㅋ 선리플 후감상하겠습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김경언은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수비만큼은 확실히 역동성있게
하려는 모습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