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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VIE] 깊고 푸른 바다 속 약 600개 섬과 녹음, ‘신화 속의 팔라우(Palau)’
○ 팔라우 투어의 백미, 록아일랜드(Rock Island) 투어에서 마주한 내추럴 아치.
○ 투명하고 깨끗한 바다에서 즐기는 스노클링(Snorkeling)은 환상적이다.
약 600개 섬으로 이루어진 팔라우는 깊고 푸른 바다와 녹음이 어우러진 휴양 관광지다.
자유여행 마니아이지만 팔라우에서만큼은 타협하려 한다. 패키지 투어 상품을 너그럽게 수용하고 만다. 팔라우에서는 신호등과 대중교통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 차나 배를 빌리지 않는 이상 원거리 이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관광의 주요 이동 수단은 페리, 목적지는 바다 한가운데다. 바다도 가지각색이라 스노클링만 즐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팔라우는 586개나 되는 섬이 오종종히 모인 섬나라다.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신들의 바다 정원’이라고도 한다. 신이 맡아둔 자리에 몸 담글 수 있다는데 관광 페리를 타는 일쯤이야. 더군다나 투어 상품이 아니면 이런 바다 한가운데로 올 방법도 없다. 바다놀이를 위해 자유는 약간 포기하고, 마지막 날 시내 관광 때나 렌터카를 타고 이동한다. 일정을 복잡하게 짤 필요도 없다. 바다 3일, 내륙 1일. 팔라우섬은 길고 가늘다. 도로는 남쪽 끝에서 출발해 북쪽 끝까지 70km 정도다. 인구 2만 명이 채 안 되는 자그마한 섬나라에서 서두를 일도 딱히 없다. 아침저녁 러시아워만 피한다면 어디든 1시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다.
○ 형형색색 열대어와 산호초가 어우러진 신비한 해저.
○ 해파리 호수에서의 한때. 이곳 해파리는 독성이 없어 피부에 닿아도 안전하다.
용궁을 눈앞에서
열두 명쯤 탄 페리가 바다를 가른다.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선수(船首)가 들릴 정도다. 통통 튀어 오르듯 내달린 지 1시간여, 록아일랜드의 첫 탐방지 밀키웨이에 다다른다.
록아일랜드(Rock Island)는 팔라우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이다. 450여 개 석회암 섬으로 이뤄졌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록아일랜드는 다이빙과 스노클링 천국이다. 산호 550여 종, 암초에 서식하는 생물 1,400여 종, 나아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배와 항공기 잔해까지 초대형 아쿠아리움을 방불케 한다. 록아일랜드만 해도 다이빙 포인트가 60여 곳이나 산재한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밀키웨이와 해파리 호수, 빅드롭오프다. 밀키웨이(Milky Way)는 위치도, 이름의 의미도 단숨에 알아볼 수 있다. 멀리서 봐도 물빛이 뽀얗다. 진흙처럼 곱게 부서진 산호 가루가 이곳 바닥에 두껍게 가라앉아 있다.
밀키웨이(Milky Way) 한가운데 다다르자 인솔자는 신호도 없이 바스켓을 들고 물속으로 뛰어들고는, 10초쯤 지나 푸르르 머리카락을 털며 배 위로 올라선다. 바스켓에는 연회색 진흙이 절반쯤 채워져 있다. 보령에서 으레 노폐물 배출, 염증 완화 등 갯벌의 효능을 광고하듯 밀키웨이 진흙도 피부에 좋다고 설명한다. 너도나도 하얀 흙을 펴 바른다. 닦아내는 방법은 역시나 단순하다. 바다에 첨벙, 뛰어들면 된다.
밀키웨이는 준비운동 격. 이제 본격 다이빙 시간이다. 해파리 호수를 비롯해 대왕조개(Giant Clam) 서식지인 클램시티(Clam City), 해저 절벽으로 유명한 빅드롭오프(Big Drop off) 등 다이빙 포인트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팔라우 해파리 호수의 몽글몽글한 해파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이 없다. 주변에 천적이 없고 잔잔해 독침이 자연 퇴화했다. 해파리는 투명한 선홍색이고 물빛은 에메랄드색이다. 현란하고 비현실적인 장면에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
빅드롭오프(Big Drop off)는 팔라우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다. 얕게는 수심 2m에서 깊게는 300m까지 내려갈 수 있다. 야트막한 바다를 헤엄치다 보면 어느 순간 절벽이 나타난다. 심해로 끝 모르게 뻗은 바다 절벽은 언젠가 광고에서 본 듯도 하다. 바위에는 산호초와 열대어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용궁이 실재한다면 분명 이곳 어딘가일 것이다. 의 니모와 도리, 의 플라운더, 의 뚱이처럼 생긴 수중생물을 시시각각 마주친다. 심해로 시선을 돌리니, 다이빙하기 전 가이드가 거듭 당부한 이유를 잘 알겠다. 워낙 넓고 깊어 일행을 놓쳤다가는 곤경에 처하겠다 싶다.
○ 만타가오리(Mobula birostris) 통행와 바다거북(Green turtle) 집결지의 다이빙 포인트
팔라우의 유명 다이빙 포인트는 해파리 호수처럼 나름 주제가 있다. 자이언트 크랩시티(Giant Crabcity)는 대왕조개 군락지이고, 샤크시티(Sharkcity)는 상어 서식지다. 만타가오리(Mobula birostris) 통행로나 바다거북(Green turtle) 집결지도 다이빙 포인트로 이름 나 있다. 조개든 가오리든 거북이든, 몸집이 어른 상체보다 크다. 대왕조개에 사람이 다가가니 물결 모양 입을 잽싸게 앙다문다. 상어와 가오리, 거북은 사람을 개의치 않는다. 듬직한 몸을 휘저으며 때로는 날쌔게, 때로는 느긋하게 유영한다. 그 무엇이든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경관이다.
물놀이를 얼마나 했는지 손끝이 쪼글쪼글하고 목이 탄다. 뽀송뽀송한 침구가 그리워질 무렵 때마침 투어도 끝난다. 육지를 밟는 감회가 새롭다. 다음 날을 위한 휴식이 절실하다. 아직 못 가본 다이빙 포인트가 한참 남아 있다.
신이 머무르는 바다로
팔라우 바다 투어는 크게 두 곳이 유명하다. 남부 록아일랜드와 북부 카양겔(Kayangel)섬 일대다. 다이빙에 집중한 투어 프로그램은 대부분 바닷가 휴식과 점심을 포함한다. 휴식처는 무인도일 수도 있고,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한 해변일 수도 있다. 해변은 수중보다 훨씬 더 느긋하다. 가벼운 산책과 물장구, 사진까지, 휴양의 3박자를 모두 누리며 체력을 보충할 수 있다.
록아일랜드와 카양겔섬은 모두 희고 긴 백사장을 품는다. 둘 모두 ‘롱 비치(Long Beach)’로 불린다. 밀물 때 잠기고 썰물 때 빠지는 점까지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록아일랜드 투어는 접근성이 좋아 휴양객으로 늘 붐비는 편. 반면 카양겔섬은 북부 끝자락에서도 배를 타고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기에 비교적 소수만 찾는다. 카양겔섬행 배도 하루 한 대 정도만 뜬다.
카양겔섬으로 가는 동안 손발이 다 붇도록 물속을 탐험한다. 록아일랜드보다 더 다채로운 물고기 군집이 카양겔섬 해역에 서식한다. 망망대해에서 낚시도 하고, 아담한 원주민 마을을 산책하기도 한다. 백사장에서는 바비큐와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다. 인솔자는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능숙하게 회로 뜨고 바싹 구워 나눠 준다. 롱 비치의 흰 모래사장과 새파란 하늘, 깃털 같은 구름은 천국의 입구처럼 보인다. 저 투명한 바다 너머 신들의 도시로 들어가는 황금 관문이 있을 것만 같다.
가이드는 카양겔섬 일대를 ‘신이 허락해야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변화무쌍해 투어가 취소되는 경우도 잦다. 뱃길이 길고 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를 잘 만나 카양겔섬으로 향한다면, 신이 왜 그토록 은밀하게 즐기는지 실감할 것이다. 록아일랜드보다 훨씬 한적하고 깨끗하다. 신비로울 지경이다. 자꾸 흘러가는 1분 1초가 아쉬워 눈을 크게 뜨고 공기를 흠뻑 들이마신다. 시각에, 폐부에, 비강과 피부에 구석구석 팔라우를 새기고 싶다.
○ 카양겔섬에서는 썰물 때마다 긴 백사장이 드러난다.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다.
○ 왕복 2차선 도로가 바다를 가르고 섬과 섬을 잇는다. 팔라우 도로는 우측통행. 단 운전석도 오른쪽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자전거 타듯 자동차 타고 내륙 여행
팔라우의 도로는 우리나라처럼 우측통행이다. 다른 점은, 운전석도 오른쪽이라는 것이다. 도로 주행 강사가 된 기분으로 천천히 달린다. 대부분 도로의 속도 제한은 시속 60km 이하다. 느긋한 마인드가 필수다. 재촉하는 이가 없으니 낯설던 운전석도 금방 적응된다.팔라우 관광 명소는 대부분 코로르에 모여 있다. 팔라우 인구 3분의 2가 사는 도시이자 옛 수도다. 코로르에서는 벨라우 국립박물관(Belau National Museum)을 필수 코스로 잡았다. 아담하지만 볼거리가 다채롭다. 벨라우 국립박물관은 팔라우의 역사와 전통을 기록한 곳. 벨라우(Belau)는 팔라우를 부르는 현지어로, ‘마을’을 뜻하는 벨루(Beluu) 또는 말레이어로 ‘섬’을 뜻하는 풀라우(Pulau)에서 유래했다고 추측된다. 벨라우 국립박물관은 독자적인 섬 문화에 점령국의 문화가 융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팔라우는 1994년 독립국이 되기 전까지 스페인, 일본, 미국의 지배를 받았다. 박물관 옆에는 전통 가옥도 복원돼 있다. 벽면의 샛노란 페인트와 화려한 장식이, 마른 나뭇잎 지붕 아래 돋보인다. 코로르섬은 대체로 소박하다. 전 대통령 집무실조차 주택 같다. 바벨다오브(Babeldaob)에 위치한 왕궁 같은 현 대통령궁과 비교된다. 코로르섬의 엄숙한 법원과 의회도, 나름 명소인 아쿠아리움과 대형 마트도 높아봐야 2층 건물이다. 건물은 대부분 외관이 아이보리색이다. 팔라우의 쨍한 햇살과 더불어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내에서 빠져나와 북부를 향해 달린다. 애초 차를 빌린 이유는 바벨다오브섬의 가르드마우 폭포(Ngardmau Waterfall)에 가기 위해서다. 울창한 산림을 가르는 도로 따라 30여 분을 달리니 가르드마우 폭포의 입간판이 등장한다. 가르드마우 폭포까지는 모노레일과 짚라인을 타고 갈 수 있다. 길이 잘 나 있어 가볍게 트레킹하기도 좋다. 폭포는 미크로네시아(Micronesia)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우리나라 폭포 대부분이 가늘고 길게 떨어지는 것과 달리 초대형 스크린처럼 가로로 길다. 절벽 위로 비단 같은 이끼가 줄무늬를 드리웠다. 햇살이 비껴 들어온 곳은 형광색으로 빛난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호수 주변으로 무지개까지 걸리니 ‘요정이 산다’는 이유를 알겠다.
○ 벨라우 국립박물관(Belau National Museum)에 복원된 전통 가옥. 색과 문양이 화려하다.
○ 울창한 밀림 속에서 우람한 자태를 뽐내는 가르드마우 폭포(Ngardmau Waterfall)
모든 여행이 그렇듯 마지막은 늘 아쉽다. 신과 요정의 자리를 실컷 탐하고 나니 일상이 그야말로 ‘속세’로 느껴진다. 팔라우는 한때 직항기가 취항했지만 지금은 경유로만 갈 수 있다. 5시간이면 다다를 수 있던 곳이 이제는 12시간이 족히 걸리는 게 못내 아쉽다. 여담으로, 팔라우는 기후 위기로 인해 수몰 위기에 처한 섬나라다.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팔라우 대통령은 “우리는 물에 빠져 죽어가고 있다”라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 이대로라면 신과 요정의 섬은 전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팔라우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참고로 팔라우 여행 성수기는 7~8월, 12~1월이다.
팔라우(Palau)의 국기(國旗)는 유엔의 신탁 통치령인 태평양 제도 신탁통치령 시절이었던 1981년 1월 1일에 제정되었다. 하늘색 바탕 가운데에 깃대 쪽으로 금색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하늘색은 태평양을, 금색 동그라미는 보름달, 사랑과 평화, 평온을 의미한다. 방글라데시의 국기, 일본의 국기와는 색 배치만 다를 뿐 매우 유사한 편이다.
팔라우의 국장(National emblem, 国章)은 국장 가운데에 그려져 있는 원 안쪽에는 돌로 만든 받침대 위에 세워진 팔라우의 전통적인 가옥이 그려져 있다. 원 바깥쪽 상단에는 "팔라우 국민회의(Olbiil era Kelulau)“가 팔라우어로 쓰여져 있으며 바깥쪽 하단에는 팔라우의 공식 명칭인 "팔라우 공화국"("Republic of Palau")이 영어로 쓰여져 있다.
팔라우(Palau, 공식명칭: 팔라우 공화국(Republic of Palau) 국가는 팔라우 제도 도서군과 산호섬인 손소롤·토비 등 약 340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서쪽으로 필리핀, 북동쪽으로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야프 섬, 남쪽으로 인도네시아의 이리안자야 주가 있다. 면적 488㎢, 수도는 멜레케옥(Melekeok)이다. 인구는 18,233명 (2022년 추계), 전체인구의 3/5이 과거 수도였던 코로르 섬에 거주한다. 종교는 그리스도교가 우세하며, 팔라우어·손소롤레스-토비아어·영어가 공용어이다.
○ 김원숙, 〈인 더 룸(In the Room)〉, 53.5×72cm, 석판화.
[현재 KB국민은행 분당PB센터 전시 중]
재미 화가 김원숙 작가는 삶 속에서 경험하고 상상하는 세계를 일기를 쓰듯 담백하고 은밀하게, 때로는 전설이나 신화를 빌려 화지에 그려낸다. 역동적인 붓 놀림과 묘사를 대담하게 생략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작가의 작품은 자유로운 심상 표현으로 인해 보는 이에게 유쾌함과 더불어 따뜻한 위안과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원숙 작가는 마르크 샤갈, 앤디 워홀,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유명 작가들이 수상한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의 ‘올해의 유엔 후원 미술인’으로 1995년 뽑히기도 했다.
○ 조부수,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130.3×162.2cm, 캔버스에 유채.
[현재 KB국민은행 분당PB센터 전시 중]
조부수 작가는 1993년 미국, 1998년 프랑스 니스, 1999년과 2002년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작가다. 2003년 충남 부여로 내려가 바다와 산, 꽃을 소재로 색채를 불규칙한 이미지로 표현하며 많은 대작을 남겼다. 조부수 작가는 작업실 바닥에 캔버스를 뉘어놓고 양동이로 안료를 붓거나 붓으로 뿌리는 등 액션페인팅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강렬한 보색 대비의 색채를 주조로 표현한 그의 ‘오케스트레이션’ 시리즈는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예술혼의 정화를 오케스트라(合奏)화한 득의의 작업이다. 그의 작품은 빠르게 계산한 조형성과 즉흥적으로 표현한 우연성을 혼합해 제목처럼 ‘합주’의 흥겨움과 자유로움이 절로 느껴진다.
✺ KB국민은행 창작동화 : ‘동화는 내 친구’
https://omoney.kbstar.com/quics?page=C017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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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글과 사진: 《KB 국민은행 GOLD &WISE, 2022년 08월호(에디터 장새론여름)》, 《Daum, Naver 지식백과》
첫댓글 고봉산 정현욱 님
신이 2만명도 채 안되는 사람들을 위해 천혜의 지상낙원을 선물했군요
내쇼날지오그래픽에서 한번 봤는데 신비의 경치에 계속 탄성이 나오든군요
세계 관광마니아들이 많이 몰려올텐데 600개 섬을 다 볼수있는것은 아니겠지요
페리 타고 이 섬 저 섬 구경만 하는건지 물속 관광이 가능한지도 궁금하지만 이 나이에 가볼수는 없고 그림의 떡이네요
https://story.kakao.com/_cCc988/GQpjWQefB5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