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 운동가인 박승흡(52회) 전태일재단 신임 이사장은 "전태일 정신이 시민 속으로 더 폭넓게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전태일의 이념과 가치를 사회 전반에 더욱 널리 알리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태일 정신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원동력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박승흡(52회) 이사장은 특히 '노동약자와 연대'라는 전태일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노동시장의 변화에 따른 노동약자가 여러 행태로 존재한다"면서 "플랫폼 노동을 포함해서 노동약자와 연대하고, 그들의 편에 서야 한다는 것이 새로운 요구이다. 그것에 부응해야 하는 것이 재단이 할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나이가 60대 초반인 박승흡(52회) 이사장의 취임은 노동운동계의 세대교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그의 노동운동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보인다. 박 이사장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초대 소장을 맡아 비정규불안정노동자운동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매일노동뉴스 발행인, 서울시 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 서울시교육청 노동인권교육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박승흡 이사장은 "노동운동계 선배들로부터 (전태일재단 이사장직을) 제안받은 지 3일 후에 (윤석열 대통령이)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바람에 고민할 겨를도 없이 재단의 정상화를 위해 제안을 수락했다"면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 청계피복노동조합 선배들이 우리 사회에서 싸워서 이룩한 민주주의와 노동자의 권익이 위협받는 격변의 시기에 전태일재단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박승흡 이사장은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등 사회연대 프로젝트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시민들의 참여와 후원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태일의료센터는 시민 후원으로 건립하는 사회연대병원으로,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건립 기금은 지난 2024년 12월 27일 누적 약 30억 원이 모금됐다.
박승흡(52회) 이사장은 서울시교육청 노동인권교육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인권 교육과 인식 개선 프로그램 강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박 이사장의 다양한 시민사회 활동 경험을 토대로, 전태일재단과 다른 시민단체들과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태일재단은 지난해 11월 개최한 5차 임시이사회에서 사무총장으로 문명순 전 한국노총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임명했다. 신임 이사장과 사무총장의 임기는 취임일부터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