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서 요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굿바이 미쓰비시' 인천문학둘레길 7코스 지도도 나오고.
작년부터 마을교육의 일환으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강의 하고
올해는 '읽고 걷고 쓰고' 프로그램으로 강의를 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인천의 모초등학교에서는 굿바이 미쓰비시로 연극 수업을 하고 있어요.
일제강점기 조병창에 관해 많은 걸 알 수 있는 시간이 되겠지요?
대본은 강사 선생님이 직접 만들어 오신다고 합니다. 대단하신 선생님.
초등학생 대상 연극 수업이니까 쉽고 재미있게 하시는 듯해요.
<수업1 대본>
굿바이, 미쓰비시 - 깍두기형
전체 학생이 무대위로 나온다. 다같이 합을 맞춰 인사를 한다. 고개를 들고, 외친다! 굿바이, 미쓰비시!!
사회자1,2,3,4,5는 무대위에 놓여있는 의자에 차례로 앉는다.
사회자1 미쓰비시... 미쓰비시.... 미쓰비시.... 여러분은 미쓰비시라는 단어를 들어보 셨나요??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이 책을 통해 그 사실을 알았 으니까요
사회자2 미쓰비시는 일제감정기 시절 이곳 부평에 무기를 만드는 공장이 있었습니다.
사회자3 그 무기를 만드는 공장에 필요한 철판을 만들어내는 군수 공장이었습니다.
사회자4 미쓰비시 군수 공장에 많은 노동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강제 동원. 즉 노동 착취를 당했습니다.
사회자5 일본은 강제 노역 피해자와 유족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위자료를 지급하 라는 판결을 받고도 불복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 있습니다.
사회자1 지금부터 제가 보여드릴 이야기는 1930년대 배경으로 인수라는 소년의 시선으로 여러분들에게 들려주고자 합니다.
사회자2 우리 인수 친구 나와볼까요?
인수 배역을 맡은 친구가 무대중앙에 나온다. 해맑게 웃고 있다.
사회자3 지금 이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 이 친구가 인수입니다. 나이는 열 세 살 지금으로 보면 초등학교 6학년, 부모를 잃고 다른 어른들의 손에 키워지게 되지 만, 그 어느 아이들보다 학업에 대한 열정이 있고, 기죽지 않는 당돌한 소년 입니다.
사회자4 인수는 조병창 군수공장에 취직하는 것을 꿈꾸며, 지금은 장작배달꾼으로 일을 하며 잠자리와 먹을거리를 제공받으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사회자5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깍두기 형이었습니다.
사회자1 “인수가 갑자기 두리번 두리번 거린다” “깍두기 형이 등장한다” “인수가 말한다”
인수 깍두기형~!!!
깍두기 야, 꼬맹이, 너, 나 마중나온거야??
사회자2 “깍두기형은 인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귀여워한다.”
사회자3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등장한다.”
아저씨 아들 왔냐? 밥먹어라
깍두기 뭘 이렇게 많이 차렸어요.
아주머니 너 온다고 해서 차렸지~ 언능 먹어~
깍두기 같이 먹자, 꼬맹아!
아주머니 같이 먹기는! 인수, 너는 나중에 먹어도 되지?
사회자4 인수에겐 당연한 일상이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먹고 나면 남은 음식을 먹는 것도 인수에겐 너무나 감지덕지한일이었습니다.
깍두기 엄니, 사람을 그렇게 차별하지 마. 나 얘랑 같이 안먹으면 밥 안먹을 거야
아주머니 (한숨을 쉬며) 그럼 할 수 없지 뭐. 인수, 너도 어서 앉아라
인수 (관객들을 보며) 이게 무슨 호사야! 깍두기형 최고!
사회자5 밥을 다먹은 깍두기와 인수는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한다.
깍두기 꼬맹이, 아무리 힘들어도 꿈은 가져야 돼. 우리 조선이 다시 일어나려면 힘 이 있어야 해. 힘은 꿈이 있어야 생기는 거고
인수 형, 나도 꿈은 있어.
깍두기 무슨 꿈?
인수 조병창에 취직하는 꿈
깍두기 (얼굴이 굳어지며) 너 거기가 뭐하는 곳인 줄은 아냐?
인수 그럼 알지. 무기를 만드는 곳이잖아. 난 거기서 무기를 만들 거야! 돈도 많이 벌고!
깍두기 너도 나도 일본 똥개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났구나. 내 고향은 일본의 군사기지가 되고, 내 친구 내 동생들은 적국의 무기를 만들고
인수 응??
사회자1 깍두기형은 일본에 반대하는 운동을 하다가 잡혀서 고문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깍두기형을 제외한 사회자, 인수 다 퇴장
깍두기 우리 조선이 다시 일어나려면 힘이 있어야해. 힘은 꿈이 있어야 생기는 거고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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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2 대본>
굿바이, 미쓰비시 - 기차와 아야코
사회자1 영삼이와 영팔이가 등장합니다.
영삼이와 영팔이는 등장해서 뒤에서 얼른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사회자2 이 친구가 영삼이
영삼이가 손을 든다.
사회자2 그 옆에 있는 친구가 영팔이입니다.
영팔이가 손을 든다.
사회자3 영삼이와 영팔이는 길용아재의 아들들로 장작배달을 하기 전에 길용아재 집
에서 같이 살았습니다.
사회자4 길용아재는 오갈데 없는 인수를 걷어준 고마운 분입니다. 영삼이는 인수가 그렇게 가고 싶어하던 조병창에 취직을 해서 일하고 있고, 영삼이는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사회자5 영삼이와 영팔이는 뒤를 보며 다시 손짓을 합니다. 장작지게를 들고 있는 인 수가 등장합니다.
영팔이 “얼른 와~ 인수야!”
영삼이 “우와~!”
인수 “우와 형~ 저게 쇠달구지 맞지?”
영팔이 “인수야 저건 달구지가 아니라 기차라고 하는거다”
인수 “영삼이형! 나는 저 기차라는 것을 타고 꼭 경성에 가볼거야!”
영팔이 “(웃으며)꿈도 크다. 너 저거타려면 얼마가 있어야 하는지 알아?”
영삼이 “얼마 있어야 하는데?”
영팔이 “40전!”
인수 “40전?! 1전 만지기도 어려운데... 장작도 한짐이 2원정도 되는데 40전?!”
사회자1 갑자기 문득 생각이든 인수!
인수 “아차! 배달부터 해야되는데!”
사회자2 영팔이와 영삼이와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인수
사회자3 한참을 걷던 인수는 멈춰서더니 문패를 읽는다
인수 “야.마.모.토.다.로”
사회자4 이때 한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아야코 “제법인데? 일본어를 유창하게 읽네??”
아야코 “난 아야코라고 해! 유모, 우리 장작 시켰어?”
사회자5 유모가 등장한다.
유모 “사장님이 주문하시고 경성에 가셨나봐요. (명령하듯)여기다 쌓아놓으면 돼”
사회자1 유모가 코를 잡는다. 인수에게 풍기는 냄새가 참기 힘들다는 뜻이다.
사회자2 인수는 장작을 빠르게 쌓아놓다가 갑자기 소리친다.
인수 “아!!”
아야코 “어머나! 왜그래? 너 다쳤어??”
사회자3 아야코는 인수의 손을 보더니 후다닥 나갔다가 구급상자를 들고 온다.
아야코 “별로 다치지도 않았구만 왜 그렇게 크게 소리를 질렀어?”
인수 “증거 있어? 내가 큰소리 냈다는 증거 있냐고!”
사회자4 당황하는 아야코. 인수 붕대가 감긴 자신의 손을 보더니 생각한다. 일본사람 들은 다 조선 사람들을 깔보고 더럽다고 피하는 줄 알았는데 안 그런 사람 도 있네
사회자5 헐레벌떡 뛰어오는 유모
유모 “아가씨, 조선 아이를 가까이 하면 안돼요. 조선 아이들은 거지 근성이 있어 서 한번 잘해주면 계솔 잘해 주길 바란다구요.”
아야코 “유모 그만해 쟤 다 알아들어”
사회자1 유모는 얼른 아야코의 손을 잡고 나간다. 인수는 아야코의 뒷모습을 보며 손 을 흔든다.
사회자2 손을 흔드는 것을 멈추고 한숨을 쉬는 인수
인수 “왜 조선사람이라고 막 대하고 무시하는 걸까? 자기도 조선사람이면서!”
사회자3 인수 손목에 감긴 붕대를 보며 웃다가 다시 한숨을 쉰다.
암전
첫댓글 저는 가끔 제 그림책으로 연극을 한다는 곳이 있더라고요. 근데 그럴 때마다 미리 작가에게 양해를 구하던데요.
비영리라도 그리 해야 한다던데요?
아, 그렇군요.
이 초등학교는 제가 7월에 강의갈 곳인데 미리 강사 불러 연습하나 봐요.
책의 힘
선생님이 갑자기 섹스피어같이 느껴지는거는 지나친거죠?^^
ㅋ 어느 초등학교에서 이런 활동을 하더라구요. 후배 사서가 제 책을 너무 좋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