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저널]
아이비리거 등 해외 명문 유학파들.. 해외 대학원 진학 No, 국내 로스쿨 진학 Yes
“로스쿨 도입으로 인해 해외 유학생 상당수 진로수정 크게 늘어
Simon Kim ∥ 뉴욕파이 유학원 CEO
2007.09.24
2009년 한국에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생긴다는 소식을 접한 미국내 한인 유학생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조기유학생에서부터 학부유학을 온 특목고출신 상당수의 아이비리거들이 국내 로스쿨 진로에 대한 문의가 잦아지고 있다.
현재 하버드대학교에 학부과정에 재학중인 한인들은 총 45명.
이들 중 한인2~3세를 제외한 순수한 한국태생의 유학생들은 32명이다. 여기에다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들까지 합치면 210여명 가까이 되는 실정이다.
미국 로스쿨로 진학을 희망했던 한인2~3세들조차도 한국내 로스쿨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다음달 예일대학교내의 한인학생회에서는 국내 모 유학원의 도움을 받아 국내 로스쿨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 대한 무료상담 서비스를 열 예정이다.
2009학년도부터 첫 신입생을 받기 시작할 한국형 로스쿨에서는 무엇보다도 외국어능력이 중시될거란 전망이 우세적이다.
지난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호문혁 학장은 서울대 로스쿨인 경우 입학전형에서 영어는 물론 제2외국어 능력까지 평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버드,예일,프린스턴을 비롯한 아이비리그나 Big10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영어논술은 물론 제2외국어 실력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버드인 경우 제2외국어는 학부과정에 필수강좌로 들어야 할 만큼 중시하는데다가 거의 모든 레포트나 시험은 논술형으로 제출되고 출제되기 때문에 이미 대학4년동안 그러한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히 준비가 된 상태이다.
또한 LEET(로스쿨입학적성시험)인 경우도 미국의 LSAT를 참고한 부분이 없지 않아 이미 논리학과 철학,수사학,기호학,게임이론등에 밝은 미국내 유학생들에게는 눈에 익은 문제들이다.
더군다나 '독서'를 중시하는 미국교육환경의 탓으로 대다수 학생들이 영문책은 물론 한국어책까지 속독으로 읽는게 습관화되서 빠른 독해와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LEET문제에는 상당히 유리하다는평이다.
하버드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강호철(22)씨는 "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내준 LEET 예시문항집을 봤는데 2학년때 들었던 논리분석학 지문이랑 비슷한데다 미국로스쿨입학적성시험인 LSAT와도 상당부분 비슷해서 비교적 쉽게 풀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외교관 아버지를 둔 덕분에 영어는 물론 독일어에도 능통한 강씨는 "부모님께서 국내로 들어와 서울대 로스쿨에 진학하는게 미국내 명문 로스쿨에 가는것보다 훨씬 이득일수 있으니 고려해 보시라고 말씀하셨다"며 "현재 LSAT공부를 중단하고 LEET 예시문항집을 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예일대 국제정치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Sera Yoon(21)양인 경우는 한인 2세임에도 국내로스쿨에 진학할 예정이다.
Yoon양은 오랜전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한국에서 일하고 싶었다면서 한국내 로스쿨에 진학해서 국제화시대에 맞는 변호사로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Yoon양은 '이미 예일대내 한인학생회에서는 한국내 로스쿨이 생긴다는 소식에 많은 학생들이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국내로스쿨에 관한 자료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내에서 로스쿨에 진학할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학비에다가 미국내 법률수요의 포화상태 그리고 인종적 차별도 감수해야 하기때문에 국내 로스쿨 진학을 오히려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내 유학생들이 국내 로스쿨로 유턴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은 로스쿨 입학전형에서 국내법률지식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지 않는데다가 대다수의 로스쿨들이 입학전형에서 외국어능력을 우선시 할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인것으로 풀이된다.
강남의 모로스쿨학원에서 논리학을 가르치는 한 강사는 "미국내 학생들은 논리학이나 수사학,기호학을 이용한 논리게임에 밝기 때문에 로스쿨입학적성시험(LEET)에 고득점 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유학생들의 국내 로스쿨진학은 일종의 열풍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내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내 유학생들 상당수도 국내 로스쿨 진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최고명문인 북경대에서는 한국유학생중 무려 70%가까이가 국내 로스쿨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각 성의 장원을 비롯한 중국 각 성의 최고 수재들만 모인다는 북경대 광화관리학원(경영학부)에 재학중인 한국유학생 8명은 전원이 졸업과 동시에 국내 로스쿨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북경대 광화관리학원에 재학중인 한상민(25)씨는 "현재 같은학부에 재학중인 8명이 한국내에서 시판중인 LEET 예시문제집과 TOEFL,GRE교재를 가지고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대 문과1류인 법학부에 재학중인 도수원(22)씨 역시 한국내 로스쿨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미국 대학원으로 유학갈 계획을 취소하고 국내로 다시 유턴하는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현재 도쿄대 1학년에 재학중인 한국 유학생들 역시 상당수가 국내 로스쿨 진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밝혔다.
이처럼 국내 로스쿨 설립에 따른 해외유학생들의 진로변경은 국내파 로스쿨 준비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재 고시학원등에서 추정하는 로스쿨 대기수요는 25만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대학생을 비롯해 고시생은 물론 직장인들까지 대거 로스쿨을 노리고 있지만 이들중 상당수는 들러리가 될 소지가 크다.
M로스쿨학원의 윤모 강사는 "국내 로스쿨 진학을 위해 귀국하는 해외유학파들 상당수는 영어와 제2외국어는 물론 학점면에서도 거의 완벽에 가깝다"며 "이들은 나이도 어린데다 집안도 좋고 환경적으로나 모든면에서 두세발은 앞서 있다. 자칫 누구나 로스쿨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섣부르게 덤볐다간 돈만 잃고 시간만 낭비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로스쿨입시설명회를 개최했던 LSA로스쿨 아카데미의 최철승 실장은 "오히려 지금의 사법시험보다도 로스쿨입학이 더욱 어려울 수도 있다"며 "과거에는 국내 일부 법조희망자들만 지원을 했지만 지금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 나가있던 각 분야의 인재들이 너도나도 덤비고 있다"며 맹목적인 로스쿨 열풍에 우려를 표했다.
이시한 ㈜리트스터디 대표도 " 설령 로스쿨에 들어간다 해도 변호사자격시험에 쉽게 통과될거란 장담도 못한다"라며 "이들이 변호사로 사회에 나온다해도 앞으로 변호사 사회의 양극화는 훨씬 심해질 것이다. 해외명문대출신인 경우 대다수가 국내최고대학인 서울대 로스쿨에 지원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서울대학부출신들과의 서울대 로스쿨 입학 경쟁은 정말 치열해질 것이다. 이들이 국내 최고대학의 간판까지 따게되면 국내에서는 무시못할 파워인맥집단을 형성할 소지가 커 법조사회에 또다른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