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넷제로홈
글 구선영 / 사진 왕규태_주택저널 기자
한국에 그린홈이 있다면, 캐나다에는 넷제로(Net Zero)홈이 있다. 모두 주택의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거나 궁극적으로 없앤다는 취지에서 뜻을 같이 하는 그린주택이다. 그러나 실현방도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의 넷제로홈과 한국의 그린홈 추진과정을 함께 들여다보며 한국 그린홈이 안고 있는 과제를 생각해본다.
캐나다는 지금 탄소배출제로화 시대에 대비해 ‘넷제로홈’을 건설 중이다. 넷제로홈은 ‘주택이 필요로 하는 사용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에너지 주택’을 말한다.
캐나다는 넷제로홈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캐나다주택청(CMHC)의 주관으로 ‘이퀼리브리엄 지속가능 데모하우스 이니셔티브의 넷제로 에너지 공모전’을 전개하고 있다. 공모전을 통해 민간사업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민간이 제안하고 정부가 선택한 다양하면서 실현 가능한 넷제로홈 디자인을 캐나다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건설한다는 취지다.
넷제로 에너지 하우스의 모태 ‘슈퍼 이 하우스’
캐나다는 우리보다 훨씬 일찍 에너지주택에 눈떴다. 국내에선 실험주택들이 간간이 지어지고 있는 초기단계인데 비해, 캐나다는 이미 80년대 초반 ‘R-2000’이라는 에너지절약형 목조주택을 보급해왔으며 ‘슈퍼 이 하우스(Super E House)’라는 명칭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슈퍼 이 하우스는 가장 친환경적인 건축자재를 사용해 가장 에너지효율적인 설계를 적용한 주택으로 에너지소비를 50~80%까지 낮출 수 있다.
캐나다의 슈퍼 이 하우스는 캐나다 전역에서 지어져 왔을 뿐 아니라, 1997년 일본에 수출되어 지금껏 150여채가 건설됐다. 영국에도 수출됐으며 한국의 경기도 포천에서도 최초의 슈퍼 이 하우스가 몇해전 준공됐다.
캐나다 목조주택은 다시 에너지제로주택을 목표로 뛰고 있다. 최근 보급이 시작된 ‘넷제로홈(Net Zero Energy Housing)’이 그것이다. 슈퍼 이 하우스와 넷제로홈의 차이는 신재생에너지 적용에 있다. 에너지절약률을 50~80%까지 끌어올린 슈퍼 이 하우스에 추가적인 설계전략과 신재생에너지를 접목해 100% 에너지자급을 실현하는 게 목표다.
결국 넷제로홈은 본격적인 탄소제로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슈퍼 이 하우스를 진화시킨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단열과 기밀시공, 자연채광을 활용한 설계전략만으로 부족한 사용에너지를 태양광, 지열 같은 신재생에너지에서 찾겠다는 것이 넷제로홈의 요지다.
넷제로홈은 흔히 ‘1.5리터하우스’로 불리는 유럽의 패시브하우스와도 비교된다. 패시브하우스는 단열과 냉난방부하를 줄이는 설계전략을 통해 연간 1㎡당 사용하는 에너지가 1.5리터 이하인 주택에 붙여지는 명칭이다. 패시브하우스에 태양열, 태양광, 지열,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접목하면 넷제로홈과 다름없는 ‘0리터 하우스’가 된다.
캐나다의 넷제로홈은 확정된 하나의 모델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과 스타일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몇가지 공통된 특징을 포함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적용 △태양광을 활용한 디자인 △에너지 및 자원의 효율적인 건축법 등이 대표적이다. 세부적인 요소로는 △아르곤가스를 주입한 로이처리 창문 △유기농 텃밭 △고효율 난방장치 △폐기된 온수의 남은 열 재사용 △처마로 일사량 조절 △고성능 단열재 △태양열과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스타(Energy Star) 인증 가전제품 △폐수 재활용설비 △빗물저장 및 재활용 시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