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변 양평 문호리 문호리는 두물머리와 세미원이 있어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양수리와 멀지 않다. 하지만 조용해서살기좋은 곳으로 소문나 은퇴한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란다. 오래전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의 직속 상사가 문호리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어 다녀왔다. 첫 직장에서 만난 상사는 엄한 선생님 같았다. 참 어렵게 일을 배웠다. 그 덕분에 직장에서 맡은 일을 잘 감당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연으로 재직 시는 물론 직장에서 퇴직하고도 20년이 지난 요즘까지 사랑의 교제가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집 뒤안에서 주운 알밤을 한 됫박쯤 택배로 보내오기도 한다.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사랑이 담겨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일생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의 빚을 지고 살아왔다. 내 그릇에 넘치는 사랑이었다. 받은 사랑만큼이라도 나누고 사는지...
90을 넘어 백수를 바라보는 노년이라 예전의 패기는 사라지고 인생의 석양이 비취지만 사랑의 만남이 계속되고 있다. 외부 출입이 쉽지 않은 노부부인데 두물머리 강바람이 마음을 시원케 해주고 흐르는 강물만 바라보아도 참 좋다고 했다. 즐겼다는 옥천냉면 집에서는 예전보다 식사량이 많이 줄었는데도 냉면 한 그릇을 훌쩍 비웠다. 맛있게 식사하는 것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했다.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오래도록 건강하기를 소원한다. (24, 11, 05)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 이현주 바다 그리워, 깊은 바다 그리워 남한강은 남에서 흐르고 북한강은 북에서 흐르다가 흐르다가 두물머리 너른 들에서 남한강은 남을 버리고 북한강은 북을 버리고 아아, 두물머리 너른 들에서 한강 되어 흐르는데 아름다운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설레이는 두물머리 깊은 들에서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바다 그리워, 푸른 바다 그리워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