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으로 회자되는 현재의 4,5십대의 문화의 주소는
이미 문화의 구심점으로부터 한참 멀어져 있고 운신의 폭은 날로 줄어든다.
마치 장강(長江)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
그렇게 밀려가며 발원지였던 상류의 실개천을 가끔 그리지만 역류하기에는 버거운 물길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0929214A3C99256D)
항상 지하철 4호선 노원역에서 만났다.
교통이 편하고 나름대로 먹자문화가 골고루 발전된 지역이라 주위의 소음을 피해
우리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런 붙박이 술집이 있었던 터 였음이리라.
그리고 어느정도 술판이 달아오를쯤, 한 친구가 뜬금없이 미사리 카드를 꺼내든다.
잠시 그때 그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싶다는 거였고 이내 누구할것없이 툭툭 자리를 털고 미사리로 향한다.
올림픽대로를 따라 조정경기장 부근으로 그 때 그시절 가수들의 이름이 적힌 깃발을 내걸고
즐비하게 늘어선 라이브카페들.
문화의 소용돌이에서 비켜나 변방에 자리잡은 카페 군락인지.
아니면 7080의 도도한 조류를 대변하고자 강가에 자리잡음인지.
대충 들어선 한 카페에서는 송창식이 특유의 어눌한 미소를 흘리며 "왜불러" "고래사냥"을 열창하고
따라 부르며 환호하는 우리 또래의 청중들 역시 시공을 초월하여 그때 그시절로의 집단최면에 빠져들고 있다.
문화적인 코드가 맞고 정서적인 코드가 맞음에 이리 즐거운건지....
장발에 통키타하나들고 한때 대중가요를 평정했던 송창식도 흐르는 세월에 머리가 벗겨지고
특유의 카리스마는 많이 바랬지만 청중을 압도하는 우렁찬 목소리는 아직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어보인다.
혼쾌히 하나가 되고...
혼쾌히 그 시절로 회귀할수있고...
또 혼쾌히 그동안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쯤 품어왔던 "조그만 예쁜 고래 한마리"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리고
이 많은 사람들중엔 무교동 낙지골목,청진동 해장국집.그리고 종로 2가의 DJ음악다방에서 스치듯 지나간 인연들도
분명히 있으리라.
그러나....
청바지에 통키타..그리고 생맥주가 문화코드였던 아침이슬 같았던 70년대80년대의 젊은 군상들은 이제 어느덧
그때 당시의 나이에 버금가는 자식들을 달고 산다.
그리고 이질적인 자식들의 문화에 적응치못하고 '보수"라는 누명을 쓰고 산다.
우리가 우리들 아버지에게 그랬던 것처럼....
![](https://t1.daumcdn.net/cfile/cafe/120D60234A3C9A4991)
자정이넘어 다시 올림픽대교를 건너 돌아오는길,
흘낏 뒤를 돌아보니 오색찬란한 미사리는 여전히 그자리에 있되 마치 혼은 거기에 두고
몸만 강을 건너는 느낌이다.
-목향원-
첫댓글 장마가 시작되었나요. 종일 비 오는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다 주절주절 글 올립니다. 장맛비에 주눅 드시지 말고 모두 신명나는 하루 되십시요.
목향원님 울 선배님이 미사리에서 전복사업 하는데..딥따리 잘되여..언제..함 같이 가실래여..^^쁌빠이로 전복회좀 묵어 볼까요..ㅎㅎㅎ아는 동생이 언니 쁌빠이 너무 웃겨요..이러데영.ㅎㅎㅎㅎㅎ
뿜빠이..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ㅎㅎ 뿜빠이도 좋고 가보시끼도 좋고 더치페이도 좋고 몰빵도 접수합니다. 청포도가 주저리 주저리 익어갈때 할까요?
즐거운시간 갖으셨네요... 미사리 지나치기는 했지만 카페엔 아직 못들어가봤거든요... 오늘은 종일 비가 내려요... 갈곳이 없어 옥상만 오르락 내리락... 산자락은 비구름에 쌓여있고 아파트들은 묵직하게 서있네요.... 울랑 잠들었을때 캔맥주 한캔들고 바람쐬러 올라가야겠네요... 비바람치는 옥상으로....
운무에 쌓인 도봉산,북한산,수락산이 손에 잡힐듯이 보이죠? 회색도시에 그런 명산을 둘러보며 사는것도 일락입니다. 캔맥주 드시고 옥상서 내려 오실때는 필히 낙상 조심하시구요^^ ㅎㅎ
장마가 남부지방에서 부터 중부로 올라 온다네요~울님들 비 피해없도록 만반의 준비 하시고 주말 행복한 시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목향원님! 옛 추억을 되살리는 글 그리고 즐거운 추억을 만드심을 부러운 마음으로 잘 읽었네요~ 즐감입니다~*^^*
봄인가 싶더니 어느덧 장마를 앞두고 있네요. 일상의 작은 흔적 잘 공감하며 읽어 주셔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목향원님의 기행문을 읽으며 왕산골도 마치 그곳에 함께한냥 설래임을 느낍니다.올 장마철에도 건강하게 행복하게![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좋은글 많이 기대합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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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이 바쁘시죠? 왕산골에서 크고 있는 좋은 약초며 청정작물들이 빗방울을 머금고 한층 싱그러운 모습이리라 생각해 봅니다. 장마 피해 없으시도록 단두리 잘~하시구요.
비~오는~날은~그리운~사람도~많은가~봅니다.~울 회원님들 ~ 한사람~한사람~모두~그립습니다
친한 벗을 불러 낙숫물을 바라보며 지지미 부침개에 소주한잔 놓고 옛날을 복기해보고 싶은 그런 날씨이군요. 감사합니다.
목향원님도 좋은 날 되소서~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흠미~ 좋은글 ,,,,그미사리도 이젠 서서히 퇴색돼가고있는 느낌이들어 서글퍼지내요 ! 너무 경쟁에 욕심에휘말려 ,소중한 문화공간이 사라지고있읍은 누구를 탓할것도없이 씁쓸해지는기분이 ,,,,
그래요~~ 고유의 명소도 상업주의라는 간판에 길들여지면 이내 퇴색하고 마는게 자본주의의 메카니즘인듯 합니다. 무아지경님의 말씀에 이심전심을 느끼며~~
7080 노래는 그래도 가사에 의미도 있고 좋은 곡이 많타고 봅니다..통키타들고 고교시절 소풍 다닌 때가 생각납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통키타에 야외전축, 칠성사이다, 그리고 김밥~~~미네 님께서 아련한 추억을 불러주시네요. 감사드립니다.
글을 읽으면서 지난시간 되돌아 보고 좀 세월이 아쉽단 생각을 해봤습니다..지나보니 더 해볼걸 하는 생각도 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