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Dyson)이 전기차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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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은 1993년 제임스 다이슨이 설립한 영국 기업으로 가전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1947년생으로 제 2의 일론 머스크라고까지 영국에서 불리는 제임스 다이슨 경은 영국왕립미술학교(RCA)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영국의 발명가, 산업 디자이너이면서 다이슨의 창업자이다. '일상의 문제를 기술로 풀어낸다' 다이슨의 경영철학이다. 그는 여러 가전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이를 개선할 아이디어를 찿아낸다. 이처럼 다이슨은 애플과 마찬가지로 디자인이 기능을 따라가는 Form Follows Function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세계 최초로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G-Force)를 비롯해 날개없는 선풍기, 초음속 헤어드라이어, 날개없는 온풍기, 날개없는 가습기 등 창의적인 제품들은 값이 비싼데도 인기가 높다. 상식과 통념을 깨는 디자인과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 넘는 성능이 다이슨 제품에 열광하는 이유일 게다.
이런 다이슨이 2020년까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년동안 400여 인력이 비밀리에 전기차를 개발해오고 있다. 배터리 개발에 10억파운드, 전기차 디자인 개발과 생산에 10억파운드 등 우리 돈으로 약 3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다이슨은 이미 전기차의 핵심인 모터와 2차전지에 대한 전문지식과 산업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미 배터리에 연결한 모터 제품에 전문성을 가진 다이슨이 전기차 시장 진입을 고려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다이슨은 기존 자동차 업체와 합작을 원하지 않는다고 표명한다. 그러면서 기존 전기차보다 50% 이상 효율적인 다이슨만의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표명한다.
전기차는 가전과는 차원이 다른 분야다. 다이슨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배터리 연구개발에 20년 넘게 매달렸다. 그러나 전기차는 구동과 제동, 조향과 현가 장치 등에 들어가는 부품이 수천 개에 달한다. 가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생산 공정과 인력 관리, 마케팅도 넘어야 할 산이다. 무엇보다 테슬라 같은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가 버티고 있으니 제 아무리 다이슨이라고 해도 성공을 장딤하기는 쉽지 않다. 일부 전문가는 전기차가 다이슨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다이슨의 전기차에 도전은 예상보다 험난해 보인다. 이를 의식했는지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도 "우리는 전기차 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다이슨이 만들면 뭐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에서 시작된 도전과 혁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지나치는 문제에 천착하라. 실패하고 또 실패하라. 열정보다는 경험이 중요하다. 기술을 중심에 둬라. 디자인과 기능을 분리하지 말라." 다이슨 창업자가 내세우는 혁신 원칙이다. 파이내셜타임스는 자동차패럼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로, 차량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는 시기에 다이슨이 뛰어든 것에 주목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는 혁신 기업이 승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측면에서 다이슨을 본 것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테슬라다. 하지만 남들이 보지 않았던 것을 파고들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다이슨이 링 위에 오른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3조원을 들여 개발하는 다이슨 전기차 3년 후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 궁굼하다. 지금까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회사는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이 있다. 허지만 전자제품과 다른 자동차의 복잡한 엔지니어링에 손을 들고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로 방향을 바꾸었다. 구글과 웨이모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결국 전기차 시장은 신생 스타트업 회사들로 가득차 있다. 그 중에는 제2의 테슬라라고 불렸던 페러데이 퓨처도 있다. 현재 전기차만으로 성공한 건 오직 테슬라 뿐이다. 다이슨이 우리의 기대에 부합해 줄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