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4 (월) 코로나 확진자 1030명… "3단계 올리고, 검사 5배 늘려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래 처음 기록한 네자릿수 확진자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면 약 2주 뒤에는 하루 확진자가 2,5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폭증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서둘러 3단계로 상향 조치하고 검사를 대폭 확대해 '숨은 감염자'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13일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해 10개월 만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했지만, 3단계 격상 카드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뒀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2월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30명 늘어 누적 4만2,76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틀 전만 해도 600명대를 유지했던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950명으로 뛰더니 급기야 네 자릿수를 찍으며 역대 최다 기록을 이틀 연속 갈아치웠다. 이 같은 확진자 급증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행 중인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9만129건에 달했다.600명대였던 확진자 수가 700명, 800명대를 건너뛰고 갑자기 1,000명대로 올라선 데 대해 전문가들은 “예상됐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10월만 해도 1 이하에 머물렀던 감염재생산지수는 11월에 접어들면서 1 이상으로 올라간 뒤 지난달 중순 1.5를 넘었다. 이후에도 1~1.5 사이를 오가며 좀처럼 줄지 않았다. 확진자 한 명이 추가로 1명 이상, 많게는 2명 가량을 감염시키는 상황이 한 달 넘게 이어져온 것이다.
10월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낮추면서 사람들의 경각심을 느슨하게 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이곳 저곳에 퍼져 있던 ‘잠복 감염’이 늘어났고,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겨울철을 맞아 교회와 요양병원 등 대규모 집단감염을 동시다발적으로 불러와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감염재생산지수가 현재 수준 이상으로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예측 프로그램을 돌려본 결과 약 2주 뒤면 하루 확진자가 2,5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제는 빠르게 증가하는 감염 전파 속도를 검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 수 비율(양성률)은 4.16%를 기록했다. 검사 결과가 나온 2만4,731명 중 1,030명이 확진된 것이다. 10월만 해도 1%대에 머물렀던 양성률이 5%를 바라보고 있다는 건 그만큼 지역사회에 감염자가 많이 퍼져 있다는 얘기다. 기 교수는 “평소 찾아냈던 환자의 5분의 1만 찾아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검사를 지금보다 5배는 확대해야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감염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걸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상향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강하게 요구한다. 정부 기준으로는 일주일 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800~1,000명 이상이어야 3단계 격상이 가능하다. 이날까지 일평균 확진자는 719.6명으로 기준에 아직은 못 미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그러나 “단계별 기준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며 “의료 체계가 감당을 못할 상황인 만큼 당연히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비판마저 적지 않다.
실제 확진자 1,000명을 기록한 12월 13일은 정부가 거리두기를 2단계+알파(α), 2.5단계로 올린 지 각각 13일째, 6일째 되는 날이다. 거리두기에 따른 확진자 감소 효과가 통상 1, 2주 뒤 나타난다는 정부의 예상이 이미 빗나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검토해야 하는 중대한 국면"이라면서도 "3단계 격상은 마지막 수단으로, 겪게 될 고통과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만큼 만남과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연말 '셧다운' 공포… "왜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사실상 ‘셧다운’ 조치인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이 예고되고 있다. 2.5단계에서 13만 개였던 영업 중단 시설은 3단계에서는 50만 개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식당·카페 등 자영업자들은 고정비 지출이라도 줄이기 위해 ‘임시 휴업’을 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연말 호황은 사라지고 코로나발 연말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 12월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자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이 검토되며 내수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단계에서는 10인 이상의 모임·행사가 금지되고 의료 기관 등 필수 시설 이외의 모든 다중 이용 시설 운영이 중단된다. 일반 음식점, 휴게 음식점 등 음식점류, 편의점, 중소 슈퍼, 소매점, 제과점 등 상점류, 고시원·호텔·모텔 등 거주·숙박 시설 정도만이 집합 금지에서 제외된다. 음식점의 경우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8㎡(약 2.4평)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이 제한된다. 2평 남짓의 공간에 한 명의 손님만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식당가는 그나마 손님을 받았던 점심 장사도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80석 규모의 한 식당을 운영하는 최 모(55세) 씨는 “2평에 한 명꼴이면 이 큰 홀에 동시에 30명도 받지 못하는데 장사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카페는 2.5단계와 동일하게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물리적으로 달라지는 조건은 없지만 유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생존을 걱정하기는 매한가지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 모(43세) 씨는 “하루에 명부를 적는 사람이 10명도 안 될 정도”라며 “차라리 정부가 초기에 단계를 높여 코로나19 확산을 막았으면 지금과 같은 최악의 경우는 막을 수 있지 않았냐는 원망만 든다”며 “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이미 자영업자의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있다. 12월 들어 자영업을 포기하고 내놓은 매물은 사상 최대치다. 네이버 최대 자영업 커뮤니티 ‘아프니까사장이다’ 내 점포 매물 등록 숫자는 이날 오후 기준 772개로 하루 평균 55개에 달한다. 2.5단계에서 문을 닫았던 클럽 등 유흥 시설 5종과 방문판매 등 직접 판매 홍보관, 노래방,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 체육 시설, 학원은 영업이 계속 정지된다. 여기에 더해 인원·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건을 달고 운영이 가능했던 결혼식장·영화관·공연장·PC방·오락실·독서실·스터디카페·놀이공원·미용실·백화점 등도 문을 닫아야 한다.
학교 수업은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고 기관·기업의 경우 필수 인력 외에는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한국은행의 통화 신용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거리 두기 조치 2단계에서는 민간 소비를 연간 3.7%, 3단계로 격상될 경우 16.6%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예상되는 서비스업 매출액 감소 폭을 세부 업종별로 추정한 뒤 산업 연관표를 활용해 환산한 결과다. 소비 위축은 기업의 매출 감소로도 이어지게 된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서비스 업종의 영세 자영업자는 특히 버티기 힘들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거리 두기를 강화한다면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강력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로 영업이 중단되는 업종이 늘어나면 정부가 3조~4조 원으로 준비하고 있는 3차 재난 지원금 대상과 규모를 더 늘릴 수밖에 없다. 자칫 내년 초부터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당정은 2월 설 연휴 전으로 계획하던 3차 재난 지원금 지급 시기를 1월 중으로 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피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번번이 미봉책만 꺼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12월 16일까지 한파 몰아친다… 강원엔 올겨울 첫 한파경보
월요일인 12월 14일 한파가 찾아와 전국 대부분 지역이 꽁꽁 얼어붙는다. 전라도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려 야외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이날(12월 14일) 전국이 중국 북부지방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는다고 12월 13일 예보했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아침기온은 12월 13일 보다 5~10도 가량 떨어져 전국 대부분 지역이 -5도 이하 기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동부와 충북, 경북 북부, 강원 영서는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다.
12월 14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15~0도, 낮 최고기온은 -5~3도 기온 분포로 예상된다. 아침기온은 서울이 올 겨울 최저인 -10도까지 떨어지고 인천 -8도, 춘천 -12도, 대전 -6도, 강릉 -5도, 부산 -3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권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강원·경기·충북·경북 일부와 서울·인천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고 강원·경북 일부지역에는 한파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한파경보가 발표된 건 올겨울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지역에 내린 한파특보는 12월 13일 오후 9시를 기해 발효된다.
◇ 12월 16일까지 한파 이어져… 전국 곳곳 눈·비
12월 15일은 더 춥다. 아침 최저기온은 -16~-3도, 낮 최고기온은 -6~4도로 예상된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다. 서해안과 강원 산지, 경상 동해안, 제주도에는 바람이 35~60㎞/h(10~16m/s)로 매우 강하게 불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바람이 25~45㎞/h(7~12m/s)로 강하다. 이번 추위는 12월 16일까지 이어진 뒤 서서히 누그러져 12월 18일쯤 평년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강추위가 이어지는 동안 전국에 눈 또는 비가 예보됐다. 12월 15일까지 전라 서해안·제주도 산지·울릉도·독도에는 5~20㎝(많은 곳 울릉도·독도 30㎝ 이상), 전라도(서해안과 동부 제외)·충남 서해안·제주도(산지 제외)에는 2~7㎝(많은 곳 충남 남부서해안 (10㎝ 이상)에 눈이 예상된다. 또 같은 기간 전라 서해안·제주도 산지·울릉도·독도에 5~20㎜(많은 곳 울릉도·독도 30㎜ 이상), 전라도(전라 서해안과 동부 제외)·충남 서해안·제주도(산지 제외)에 5㎜ 내외 비가 내릴 수 있다. 전남과 제주도는 12월 16일 오전까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 '이상한파' 빈번…"지구온난화로 겨울철 기온변동 커져"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겨울이 비교적 온화해진 반면, 기온이 극적으로 내려가는 이상한파나 기온이 오르는 이상난동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1973년부터 2019년까지 47년간 겨울철 한파 경향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2010~2019년) 평균최저기온은 –4.1도로 지난 47년 –4.3도보다 다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 사이 겨울철 기온변동은 극심했다.
2010년·2012년·2017년은 역대 한파일수(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인 날)가 가장 많았던 상위권 해, 2013년·2014년·2016년·2019년은 역대 한파일수가 적었던 하위권 해로 10년 사이 극단적 분포를 보였다. 서울의 한파일수는 2010년 10일, 2011년 5일, 2012년 11일, 2013년 0일, 2014년 2일, 2015년 5일, 2016년 1일, 2017년 12일, 2018년 1일, 2019년 0일을 나타냈다. 최근 10년은 1990년대 이후 가장 추웠던 10년으로 분석되지만, 2019년의 경우 1973년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기후변동폭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 눈 내린...... 원주 용화산 & 치악산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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