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닭집
재래시장
신생 닭집 아줌마
아리따운 시절부터 닭을 잡고
닭을 튀겼는데
쓸데없는 세원이 다 빠지며
굽은 허리를 두드린다
닭 비린내에 오물 냄새 까지 섞여
전생에 무슨 업보로
이 굴레에 일생을 매달리는 것일까
고소하게 튀긴 닭고기를 씹으며
누군가 해야만 할 일은 분명한데
정작 그게 자신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오래 된 일이지만
짐에서 기른 토끼를 잡은 자리에서
딸아이가 피를 철철 흘리게 다친 일이 있었는데
그 뒤로 내 일생에 살생은 금물이라
그렇다면
잡는 사람은 지옥가고 정작 고기를 먹은 사람은
극락에 가려는 고약한 심보가 아닐까
심란한 마음에
비 오는 날이면 축축하게 젖은 아줌마 생각이 난다
쫄깃쫄깃 기름진 닭고기에
소주 한 두 잔이면
어느새 눈자위도 붉어지겠고
그 아줌마 관음보살처럼 보일 텐데
신샌 닭집 진짜 새롭게
왕왕 번창했으면 참 좋겠다
첫댓글 죽이는 칼은 살리는 칼!
신생닭집 왕왕 번창을 기원합니다.~~
언제 거기 가서 소주 한 잔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