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收支 맞다1
- 김포공항 영풍문고를 다녀 오면서
전선용
하릴없이 지루한 날이거나
도벽이 까시라기처럼 일어나는 날이면
서점으로 달려가 도둑질한다
오늘은 팔천 원짜리 시집 한 권과
만오천 원짜리 소설 한 권을 훔쳐 수지收支 맞았다
입구에 세워둔 탐지기도 적발할 수 없는 기막힌 도둑질
동공으로 촬영하고 머릿속 하드에 저장하는 것이다
주인도 눈 뻔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도둑질
특히 큰 명절, 추석이나 설날 당일이 그만이다
순전히 경험상 말하는 건데
이날은 보는 눈이 많지 않아 도둑질하기 안성맞춤이란 것
더 많이 훔치기 위해선 널널한 시간은 필수,
재수 좋으면 시 한 수 건져 올리는 쏠쏠한 손맛을
덤으로 맛보기도 하는 이곳
나 같은 도둑놈이 버글거리지만
누구하나 신고하지 않는 세상 아직 살만한 것 같은데
배가 고파오는 것은 어쩐 일인 지.
수지收支* 맞다2
5호선 전철 안,
나와 마주 자리하고 있는 중년 사내
지압봉을 들고 열심히 손바닥 위를 굴리고 있다
지켜보는 내내 요도혈 자리만 고집하며 지압하는데
손목 근처를 벗어나지 않는 지압봉은
김포공항을 출발해 까치산에 도착해도
다른 혈 자리로 넘어가지 않는다
한참 지켜보던 나도 슬며시 혈 자리 눌러본다
목적지에 내려 계단 오르는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수지收支 맞아서 그런 것인지
공연히 기분이 그런 것인지
배꼽 아래에 힘이 들어간다.
*手指 변용
첫댓글 시집 한 권쯤 훔치는 것은 그렇다손치더라도 소설 한 권을 다 훔치려면 몇 시간이 걸렸을지---
보통의 인내심으로는 해낼 수 없는 절도 행위입니다.
네 눈이 조금 피곤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즈음 좌석도 있고 해서 공짜 열람하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마지막 부분이 흐지부지한 것 같아...몇 자 첨삭하였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삼림욕하시더니 이제는 서점에 가서 도선생님 노릇 하시는군요.
이제 어디로 가시렵니까, 다비드님. 혼자말고 같이 갑시다.
바우선생님.. 제가 뛰어보았자..벼룩입니다.
헌책방이나 새책방에 있겠지요.
광화문 교보문고는 좌석이 변변찮아 좀 그렇고
김포공항 영풍문고나 영등포 교보문고가 좌석도 비치해 놓아 편합니다.
커피 파는 곳도 있으니...이 또한 쓸만 하고요..
언제 그곳에서 만나지요...ㅎ
아직 총기가 살아 있으시니 할 수 있을 겁니다.
돌아서는 순간 하얘지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요.
많이 많이 담아 오세요.
총기류는 화약도검법에 걸려 버린지 오래 됐습니다.
사실은 서점에 나오는 순간, 하얘집니다.
명절은 잘 보내셨지요?
제 생각에는 저자가 수지맞았네요.
시집 받고도 들춰 보지도 않는 세상에서 자기 생각을 읽어 주는 고마운 분, 수지맞았지요.
그거야 말로 상생입니다. 서로 수지 맞는 장사..
호월 시인님..다녀가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도선생질(?)도 쓸 수 있는 시 세계입니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신고해야쥐~~~ㅎㅎ
명절은 잘 쇠셨습니까.
전화기를 보아하니 제대로 작동할 만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ㅎ
그 많은 것을 도둑질 하셨으니 집으로 가져오시려면 힘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밥을 먹고 그 힘으로 들고 오셔야하니 인체가 알아서 밥을 먹으라 지시하는 것이겠지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시우시인님 다녀가셨군요.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많은 공부가 됩니다.
댓글에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위의 시 2편을 금관시인 1번째 후보작으로 추천합니다.
좋은 작품으로 훌륭한 시인이 되시기 바라며 축하합니다.
선생님께서 터 주신 이 길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시인님 盜具들은 성능이 엄청 좋은가 봅니다.
저는 집에서 도둑질 연습을 해 보는데, 그 도구들이 주인의 뜻과는 다르게 느려 터져서
도저히 도둑질에 나설 수가 없습니다.
축하합니다!
다초점 안경이 도구로서 그만입니다.
훔치는 주제라 닥치는대로 주워 담습니다.
무엇보다 널널한 시간이 주어져야
많이 주워 담을 듯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따라해보고 싶은 도둑질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전선용 님!
감사합니다. 뭐 그다지 어려운 작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축하인사 감사히 받습니다.
저도 수지 맞고 싶은데요.
웃음이 묻어 나는 시
추천되심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물의 연주로 추천받으심을 아울러 축하합니다.
부지런하심에 수지맞는 거지요.
축하합니다.아름다운 봄 누리시기 바랍니다.
부지런하지도 않습니다.
재수가 있어서 수지 맞았나 봅니다.
봄바다 선생님도 아름답게 봄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행복이 묻어나는 시,,, 잠시 제 발걸음을 붙잡았습니다,,,,^^
머물고 가신 자리에 온기가 느껴집니다.
따뜻한 마음 잘 간직해 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끔 종각에 있는 대형서점 '반디'에 나가는데
카펫 위에 철퍼덕 앉아 언어를 흠치고 행간에 머무노라면 옴 몸에 푸른 물이 오르지요^^
늦었지만 축하드리고 건필을 빕니다.
그러셨군요. 닥나무 숲에 있으면 힐링이 되지요.
틈나는대로 자주 다니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