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인천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자폐성 장애 1급인 2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싫어하는 음식을 시설 측에서 억지로 먹이다가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 버린 건데, 부모는 사고 장면을 뒤늦게 확인하고 또 오열했습니다. 저희는 장애인 인권과 돌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유족의 의사에 따라서, 숨진 남성의 얼굴을 가리지 않고 당시 영상을 전해드립니다.
먼저, 이현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6일 낮 인천 연수구의 한 장애인보호센터.
한 직원이 장희원 씨를 옆 방으로 데려갑니다.
식탁에 앉은 장 씨.
김밥과 떡볶이를 먹이려 하자, 장 씨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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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70% 할인 썸머 바겐 세일! 바로가기 다른 직원까지 가세해 도망가던 장 씨를 붙잡더니 김밥을 억지로 입안에 쑤셔 넣습니다.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장 씨를 힘으로 제압한 뒤 떡볶이까지 먹입니다.
결국 장 씨는 옆 방으로 도망쳤는데, 소파에 앉는가 싶더니 힘없이 고꾸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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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소식에 응급실로 달려간 부모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고 장희원 씨 아버지 : (의사가) 심장이 멎어서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된 게 30분은 족히 넘었다며 뇌 CT를 보여줘요. (뇌가 부어서 주름이 없고) 그냥 하나의 달걀 흰자 같아요. 제가 그걸 보고 절망했어요.]
장 씨 기도에서는 4~5㎝ 크기의 떡볶이 떡과 김밥이 발견됐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김밥을 기겁할 정도로 싫어하니, 절대 먹이지 말라고 당부했었다고 합니다.
[고 장희원 씨 아버지 : 아이가 일어나지도 못하고 붙들려 가지고 있는 그 모습이 자다가도 생각이 나서 제가 너무 화가 나고요. 눈을 감기가 너무 힘들어요 진짜.]
연명치료를 이어가던 장 씨는 결국 지난 12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모는 아들을 이렇게 보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고 장희원 씨 아버지 : 저산소증으로 태어나서 (장애를 갖고 살았는데) 어떻게 저산소증으로 죽습니까. 부모가 이걸 지켜주지도 못하고. 우리는 다 죄인이에요.]
센터 측은 장 씨가 싫어하는 음식을 먹인 이유에 대해 "착오가 있었다"며, "유족께 사죄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