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독서치료 이야기는 지금부터 8년 전, 2010년부터 시작된다. 남창중학교 교감으로 재직할 당시 선생님 세분이 ‘독서치료
연수’를 받으러 남부도서관에 간다고 했다. 밤 7시에 시작해 10시에 마치는데 주1회 3개월에 걸쳐서 10회기, 30시간 연수를 받는다고 했다.
독서치료가 뭐지? 일과 후 밤늦게 까지 받는 연수가 궁금했다. 더구나 참여 선생님 세분이 모두 ‘매우 만족’으로 평가했다.
2012년 필자도 독서치료 연수생으로 지명 받았다. 연수는 20여명의 초·중·고 교사가 강사와 함께 집단 상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상담을 위해 300쪽 가량의 책을 매주 1권 이상 읽어야 했다. 읽고 가지 않으면 총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바쁜 학교생활에다 책을 구하기도 어렵고, 읽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책을 읽고 가면 책에서 발견되는 교훈과 삶, 그리고 일상의
문제점을 서로 나눌 수 있어서 집단의 역동이 느껴지며 뭔가 시원한 느낌이 있었다.
2013년 언양중 공모교장으로 근무할 당시 황태숙 울주 도서관장께 독서치료과정을 열어달라고 부탁드렸다. 독서치료 효과를 알기에
교사들에게 멋진 선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후 독서치료가 생소한 교사들과 지인에게 이를 안내했다.
그 결과 독서치료연수는 대성공이었다. 시종일관 진행자도 연수생도 모두 만족하는, 화기애애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필자가 정년퇴직 후
독서치료자로 봉사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바로 그 때였다. 독서치료자가 되는 길을 다각도로 알아본 결과 2014년 부산대 평생교육원에
독서심리상담사 과정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2015년 겨울에 신청하고 2016년부터 연수에 들어갔다.
‘독서가 마음의 병을 치유한다’에서 저자 김정근 교수는 독서를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삶의 길을 배우기 위한 독서다.
다음은 삶의 도구를 마련하기 위한 독서다. 그리고 마지막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독서’로 우리나라엔 지난 2000년을 전후해 발전되기
시작했다. 제1, 2독서를 ‘지식형 독서’라고 한다면 제3의 독서는 ‘체험형 독서’인 셈이다.
필자가 공부한 독서는 바로 이 체험형 독서이다. 상황에 맞는 책읽기를 통해 마음 어딘가에 잠복해 있는 상처의 근원을
인식하고, 그 상처가 완화되거나 치유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 독서치료의 과정이다. 우리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여러 가지 상황으로
구분하여 상황별로 매체를 읽고 독서치료의 역동적인 원리, 즉 동일시, 카타르시스, 통찰을 경험함으로서 치유가 되는 것이다.
이 체험형 독서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자는 자신의 상처를 바탕으로 상처 입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이다. 이런 사람은 사변으로 흐르지 않고 실천적이며 효과적으로 치유모임을 이끌 수 있다. 고통을 통해 얻은 상처가 다른 사람을
치유하는 원천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의 상처를 깊이 공감해 줄 때 치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독서치료는 책읽기를 통한 마음치료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마음의 문제를 슬기롭게 처리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고,
치유와 예방을 통해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사회적응력을 키워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데 필자는 최근 김정근 교수가 제안한 독서치료의 분화와 특화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예를 들면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독서치료, 청소년의 자아성장을 위한 독서치료, 결혼을 앞둔 미혼남녀를 위한 독서 치료, 중년여성을 위한 독서치료, 특히 아름다운 노년과 생의
마무리를 위한 독서치료는 특히 필자가 속한 그룹이라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기사입력: 2017/02/16 [16:01]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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