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DS 프리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vs 워싱턴 내셔널스
정규시즌은 끝났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승자도 정해졌다. 그러나 지금부터 2014시즌 메이저리그의 진정한 승리자를 가리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앞으로 한 달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될 8팀들은 6개월 간의 긴 정규시즌을 치루며 자신들이 속한 디비전에서 우승하거나, 와일드카드 단판승부를 뚫고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한 팀들이다.
언더독의 입장에서 디비전 시리즈를 치루는 것은 자이언츠에게 새로운 일이 아니다. 2년 전, 레즈를 상대로 시리즈 스코어 2:0으로 뒤쳐저 벼랑 끝에 몰렸을 때에도 자이언츠는 내리 세 판을 연이어 이기고 올라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2014시즌, 파이러츠를 와일드 카드 게임에서 이긴 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를 치루게 되었다.
워싱턴 내셔널스가 거둔 96승 66패는 내셔널리그(NL)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내셔널스는 메이저리그(ML)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진과, NL 3위의 타선을 갖춘 투타조화가 가장 완벽한 구단 중 하나이다. 올해 자이언츠와의 7번 만나서 5번을 이기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워싱턴 내셔널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과연 내셔널리그 챔피언쉽 시리즈에 진출할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1. 선발 라인업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자이언츠의 타선은 2014시즌 팀 득점에서 전체 12위(665득점)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NL MVP 10위 안에 들었던 버스터 포지와 헌터 펜스를 주축으로 장타력(132홈런 17위)은 돋보이지 않았지만 홈 구장 AT&T 파크에 맞게 잘 설계된 짜임새있는 타선을 구축하고 있었다. 그러나 앙헬 파간과 마이크 모스의 이탈로 인해 타선이 많이 약화된 상황에 놓여있다.
다시 한번 MVP급 시즌을 보낸 포지는 특히 후반기에 들어서는 0.354의 타율, 12홈런, OPS는 무려 0.978에 이르는 활약을 보여줬다. 필자는 NLWC 프리뷰에서 포지 앞에서 진루해줄 테이블 세터가 제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가 있다. 자이언츠의 비밀무기, 조 패닉은 그 역할을 120% 수행해주었고 팀은 8득점을 할 수 있었다. 포지는 언제나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이다. 2012시즌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타자들이 '미쳐주어야' 한다.
워싱턴 내셔널스 : 내셔널스의 타선은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와 내부에서 육성한 선수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184안타로 구단 신기록을 세운 디나드 스팬은 후반기 .346의 타율에 .862 OPS를 쳤고, 제이슨 워스는 16홈런 OPS .849을, 아담 라로쉬는 26홈런에 .817을 기록했다. 이 외부영입 선수들을 브레이크 아웃한 앤쏘니 렌던(OPS .849)과 이안 데스먼드(24홈런), 그리고 브라이스 하퍼가 뒷바쳐주고 있다.
버스터 포지, 앤드류 매커친 같은 슈퍼스타는 없지만 방심할 수 없는 타자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타선은 위협적이다. 언제/누가/어떻게 한 방을 쳐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간판스타였던 라이언 짐머맨의 공백은 앤쏘니 렌던의 성장과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의 트레이드로 메꿀 수 있었다.
워싱턴 내셔널스 우위
키 플레이어 : 파블로 산도발 vs 브라이스 하퍼
파블로 산도발은 이번 시즌 우투수를 상대로 .317 .363 .461317 .363 .461을 기록했다. 좌투수를 상대로 1할대 타율을 기록한 덕분에 산도발의 풀시즌 OPS는 자이언츠에서 5번째 타자이지만, 우투수를 상대할 때 만큼은 거의 포지에 준하는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선수이다.
그리고 내셔널스의 4선발은 지오 곤잘레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우완 투수들이며, 균형잡힌 전력을 자랑하는 내셔널스의 몇 안되는 약점 중 하나는 바로 좌완 릴리버가 부족임을 감안했을 때, 이번 시리즈의 키 플레이어는 파블로 산도발이 될 것이다.
21살에 불과한 브라이스 하퍼는 최초의 기대치가 너무 컸기에 지금은 그 반대급부로 저평가 받고 있는 타자이다. 이번 시즌에도 부상으로 인해 수술까지 받는 바람에 발전이 정체된 감이 있지만, 복귀 이후 66경기 동안 .288 .359 .454 11288 .359 .454 11홈런을 기록했다.
신인시절 처음으로 출전한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적은 비록 처참했지만, 어느덧 3년차가 된 지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줄 확률이 높다. NLWC에서 범가너를 소비했기 때문에 자이언츠는 범가너를 3,4차전에서나 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하퍼는 우완을 상대로 훨씬 잘치는 타자이다.
비밀 무기 : 그레고르 블랑코 vs 타일러 무어
이미 커리어를 상당히 쌓은 그레고르 블랑코에게 비밀무기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 NLDS에서 1번타자를 맡게 될 블랑코가 후반기에 .296 .365 .449296 .365 .449 를 쳤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지 않은 사실이다.
조 패닉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지금 블랑코마저 루상에 출루할 수 있다면, 자이언츠의 공격력은 앙헬 파간이 이탈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앙헬 파간이 이탈하기 이전 자이언츠는 55승 35패를 거두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 중 하나였다.
아마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경기를 보지 않는 팬들은 타일러 무어가 누구냐고 되물을지도 모른다. 타일러 무어는 2012시즌에 데뷔한 내셔널스의 백업 1루수/외야수이자 무서운 핀치히터이다.
2010/2011시즌에는 마이너에서 30홈런 시즌을 보냈으며, 메이저리그에서도 200타석이 보장된다면 10홈런 이상을 기록해줄 수 있는 우타자로, 이번 NLDS에서도 자이언츠의 좌완 투수를 상대로 타석에 들어설게 분명하다.
2. 벤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자이언츠 벤치의 뎁스는 매우 얇다. 부상으로 인해서 앙헬 파간, 마이크 모스 등 상당한 선수들이 이탈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후반기에 콜업된 앤드류 수색은 95타석에서 OPS .792로 꽤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대타카드이다. 특히 좌투수를 상대로는 36타석에서 OPS 1.011을 기록했다.
워싱턴 내셔널스 : 위에 언급한 타일러 무어 외에도 스캇 헤어스톤과 제프 코버누스가 주목할만한 벤치 멤버이다. 경험이 풍부한 헤어스톤은 현역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대타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통산 13홈런)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선수이다. 반면, 코버누스는 2011시즌 주루에 눈을 뜬 이래 마이너리그에서는 거의 90%에 달하는 도루 성공율을 자랑하는 선수로서 대주자나 대수비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 내셔널스 우위
3. 선발 투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자이언츠의 로테이션은 제이크 피비(202.2이닝 3.73 ERA), 팀 헛슨(189.1이닝 3.57 ERA), 매디슨 범가너(217.1이닝 2.98 ERA) 순으로 예정되어있다. 제이크 피비의 8월 13일 이후 ERA는 무려 1.35으로 해당 기간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제일 낮았다. 당시 선발 뎁스로 고민이었던 자이언츠에게 최고의 보강이 되어주었다.
4선발로는 라이언 보겔송(184.2이닝 4.00 ERA)이 등판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2시즌 우승 당시 보겔송은 4경기에 나와 24.2이닝 1.09 ERA를 기록했었던 최고의 빅게임피쳐 중 하나였다. 자이언츠의 선발진은 내셔널스와 비교했을 때, 2014시즌 성적에서는 상당히 뒤쳐져있지만 경험면에서는 분명히 앞서있다.
워싱턴 내셔널스 : 다시 한번 말하건데, 2014시즌 내셔널스의 팀 ERA와 FIP는 각각 3.03/3.18 로 내셔널스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력을 갖춘 팀 중 하나이다. 스테판 스트라스버그(215이닝 3.14 ERA), 조던 짐머맨(199.2이닝 2.66 ERA), 덕 피스터(164이닝 2.41 ERA), 지오 곤잘레스(158.2이닝 3.57 ERA)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은 그야말로 철벽에 가까운 방어력을 지녔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태너 로악(198.2이닝 2.85 ERA)이 지오 곤잘레스에게 밀려 불펜으로 이동할 정도니 말 다했다. 자이언츠의 로테이션에 비해 경험면에서는 뒤지는 감이 있지만, 올시즌 성적면에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워싱턴 내셔널스 우위
X - 팩터 : 팀 헛슨
2014시즌 39세를 맞이한 팀 헛슨이 거둔 189.1이닝 3.57 ERA라는 성적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시즌 전 발목수술을 받은 노장 헛슨의 성적은 후반기로 갈수록 좋지 못했다. 헛슨의 후반기 ERA는 무려 4.73이며, 9월에는 21.2이닝 동안 21 자책점으로 8.72 ERA에 달한다.
그가 기적적으로 반등에 성공해서 빅게임 피쳐로서의 면모(2010시즌 7이닝 0실점)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면 자이언츠에게도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
4. 구원 투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자이언츠의 불펜은 지난 두차례의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그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윌슨은 이탈하고, 로모도 부진하면서 이제 카시야가 마무리를 맡게 되었다. 그 뒤를 제레미 아펠트와 진 마치가 받쳐주고 있다.
다행인 건, 세르지오 로모가 후반기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로모는 전반기 4.74 ERA에 그쳤지만, 후반기 20이닝 동안에는 1.80 ERA를 기록했다. 여기에 시즌 막판 가세한 헌터 스트릭랜드가 100마일에 이르는 광속구를 뽑내며 9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로서 좌/우 균형면이나 성적면에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구원투수진이 되었다.
워싱턴 내셔널스 : 라파엘 소리아노(32세이브 3.19 ERA), 드류 스토렌(56.1이닝 1.12 ERA), 타일러 클리파드(70이닝 2.18 ERA), 아론 바렛(40.2이닝 2.66 ERA) 등이 퍼티는 내셔널스의 구원 투수진도 양과 질의 측면에서 뛰어나다. 롱 릴리프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로스 뎃와일러, 태너 로악도 있다.
문제는 좌완 릴리버가 맷 손튼 뿐이라는 점이다. 맷 손튼이 내셔널스에 와서 11.1이닝동안 자책점을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우위
5. 주루
자이언츠는 56도루로 ML 29위의 팀이다. 파간이 이탈한 이상, 블랑코와 펜스를 제외하면 도루를 추가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내셔널스는 101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톱타자 디나드 스팬(31도루), 이안 데스먼드(24도루), 엔쏘니 렌던(17도루)는 언제든 2루를 노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버스터 포지(도루저지율 29.7%)가 이 주자들을 잘 묶어둘 수 있느냐가 시리즈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워싱턴 내셔널스 우위
6. 수비
자이언츠의 UZR은 2.9로 15위(외야 -8.7), 내셔널스의 UZR은 -6.3로 20위(외야 -9.6)으로 크게 차이가 나는 편은 아니다. 내셔널스의 외야수비는 디나드 스팬의 UZR이 올해 일시적으로 좋지 못해서 수치상으로 더 나쁘게 나온 감이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우위
7. 무형 자산
내셔널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것 외에도 홈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 자이언츠가 NLWC를 치뤘다는 점에서 체력적으로도 우위에 있다.
그러나 자이언츠는 2010, 2012시즌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던 주축멤버와 감독 브루스 보치가 남아있는 팀이다. 특히 2012시즌에는 신시내티 레즈에게 거의 벼랑 끝에 몰렸지만 끝내 이겨내면서 언더독으로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기도 했던 경험이 있다. NLWC에서 압도적인 점수차로 승리했다는 점 또한 자이언츠 선수단의 사기를 높여주었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우위
최종 예상 : 워싱턴 내셔널스 in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