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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출을 할 때, 복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어떤날은 편안한 복장으로 외출을 하면서도 문을 열고 나가기가 망설여져서 머뭇거린다.
나이키 운동화에 청바지를 입었을 뿐인데도 외출이 망설여지는 날이있다.
이런날은 밖에 나가서도 내내 찜찜한 기분을 털어내기 힘들다.
주변에서 나를 보는 사람들은 이해를 못한다.
알마니 정장을 갖춰입는 자리도 아닌데, 복장때문에 내내 언잖아 하는 나를 이해 못한다.
내가 찜찜한 것은, 티셔츠 아래부분에 가려진 벨트 때문이다.
프리한 복장에 정장이나 하이 캐주얼에 어울릴만한 벨트를 끼고 나온 찜찜한 기분을 몰라준다.
수백만원을 홋가하는 알마니 정장 차림이 어울리는 사내를 보았다.
복장에 어울리는 은은하고 묵직한 시계, 애마로 사용하는 프레스티지카...
그날, 그 친구의 유일무이하고 중대한 실수는 단 하나였다.
XX 대리운전이 선명하게 새겨진 일회용 라이터였다.
명품의 유무나 가격의 고저를 떠나서 컨셉에 어울리지 않는 단 하나의 요소가 전체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망가뜨리기에 충분하다.
인간의 뇌는 자신에게 이롭지 못하게 느껴지는 것, 처음보다 나중에 인식한 정보등을 더욱 깊게
각인시키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졌다.
나의 양면적인 성격은 복장에서도 나타나는데, 심플하고 편한것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하나하나의 격식을 갖추는 것도 병적인 수준이다.
할리를 좋아하고 나름데로 꾸미는 사람들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할리를 좋아해서 구입했지만, 조금 무리해서 구입한 경우도 참 많다.
할리를 구매하는 일 자체가 힘들었는데, 뒤에 고급 옵션까지 추가 한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출혈을
요구하는 일이다.
정말로 안타까운건, 자신은 '출혈' 이라는 표현을 써도 좋을 만큼의 노력으로 구매한 옵션이지만
실상, 구경해 보면 하지 아니한만 못한 옵션도 꽤나 많다는 사실이다.
더욱 가슴 아픈것은 그런 옵션을 장착한 당사자도,
장착 할때는 몰랐는데, 하고 나서보니 본인이 보기에도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느낄 때이다.
주변의 분위기나 샾의 달콤한 속삭임에 끌려서 장착한 경우에는 후회를 면하기 힘들다.
할리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을 오너들에게 물어보면, 할리 특유의 말발굽 소리, 빅트윈의 진동
자유로운 옵션의 선택등을 꼽는다.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디자인' 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고성능, 멋진 디자인의 자동차는 영국산 제규어, 독일산 맬세데스, 이태리산 람볼기니,
페라리등을 꼽고싶다.
가장 갖고싶은 빈티지 카는 영국산 에스톤 마틴 DB 5를 첫손에 꼽고싶다.
(영화 007 '골든아이' 에서 피어스가 몰고 나왔던 은색 세단.)
마틴의 경우는 지금 봐도 은은한 매력이 너무나 멋진 자동차이다.
언급한 다른 차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 되고있는 멋진 차들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런 자동차들의 디자인에도 한계는 있다.
바로, 세월의 흔적이다.
람보르기니 쿤타치(영화 캐논볼에서 미인둘이서 몰고나왔던 문이 위로 열리는 빨간색 스포츠카)
가 아무리 멋있어도 세월의 흔적을 피할수는 없었다.
디아블로도 마찬가지다. 아직 겉모습은 환상적으로 보이지만 대쉬보드나 시트의 디자인이
고풍(?)스럽게 느껴진다.
할리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1990년에 출시된 팻보이, 내가 사고싶은 할리중 대표적인 모델이다.
바이크를 약간 이해하는 내가 보기에도 세월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매년 색상만 조금씩 바꿔서 추가 되는걸 뻔히 알지만, 볼 때마다
"이야! 이번에 새로 나온넘들 근사한데..." 하는 감탄을 하고 아이처럼 좋아하게 만든다.
형태와 구조를 딸딸 외울 정도로 봤지만, 누가 새로 구입한 모델을 타고 나타나면
또다시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서 자세히 들여다본다.
푸쉬로드, 냉각핀, 헤드라이트, 핸들, 계기판...
너무나 눈에 익은 것들인데, 볼 때마다 즐거운것은 어쩔수 없다.
도대체 어떤놈이 어떤 마인드로 디자인 했길래...
참 신기하다.
사람의 귀는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귀에 익은 음악을 좋아하고 신곡에 적응 하는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사람의 혀는 어릴때부터 먹어왔던 맛을 기억하고, 그것을 좋아하고 그리워한다.
맛에는 촌스러움이 없다.
어릴때 먹었던 초코파이와 짜장면이 지금도 맛이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눈은 눈에 익은것보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게 마련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미인이라도 데뷔한지 석달만 지나면 싫증난다.
그래서 유명 연예인들이 티비출연을 자제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명인들의 CF가 비싼것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방송되서 얼굴이 팔리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연예인들을 식상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할리가 더욱 신기할 따름이다.
화장실 가기전에 실컷 봐놓고 나오면서 또다시 물끄러미 쳐다보게 만드니까...
단순하면서 깊이가 느껴지는 신비로운 모습이다.
이런 아리따운 할리를 타면서 오너들은 무슨 불만이 그리도 많은지, 마구마구 뜯어고친다^^
헤드라이트를 바꾸고, 의무적으로 머플러를 바꾼다.
핸들을 바꿔서 케이블이 꼬이게 만들고, 쓸데없는 장식물로 잡소리를 증가 시킨다.
나는 귀가 밝은 편이라서 소리에 아주 민감하다.
자동차나 바이크에서 잡소리 나는것 질색이다.
그래서 내 자동차나 바이크의 열쇠에는 열쇠고리가 없다.
달랑 키만 달려있다.
금전적인 여유가 충분하고 삶이 지루해서 질렀다면 모르지만 절대로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쌍권총을 형상화한 팻보이의 샷건 머플러는 자체로도 괜찮은 모습이다.
스탁 머플러의 소리가 너무 심심하다면, 구멍을 뚫으면 된다.
예전에는 철근으로 된 쇠막대기로 원하는 만큼 구멍을 뚫었다.
기능상에도 별 이상이 없었고, 소리도 만족할 할리의 소리가났었다.
더욱 맘에 드는건 비용이었다. 샾 주인에게 만원짜리 한장 집어주면 끝이었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총알형 헤드라이트.
할리 싸이트에서 보니 가격이 60만원쯤 하는것 같았다.
기능상 어떤 부분이 더 좋아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측면에서 볼 경우 바이크에 비해서 라이트가
너무 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볼 때마다 하게된다.
크기가 좀 작아졌으면 좋겠다.
원래 붙어있는 FX용 라이트가 흠 잡을데 없이 아름다운데,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특정 자동차나 바이크를 좋아하게 되는 배경에는 어떤 멋진 순간의 모습에서 필이 꽂히는 경험을
하고나면 그 순간에 보았던 모습이 오래오래 좋은 기억으로 남게된다.
나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한여름의 이른 아침에, 해가 떠오를 무렵이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한대의 할리였다. FX타입이었다.
평범한 소프테일 커스텀이었는데, 잠시동안 나는 넋을 잃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바로 소프테일의 앞바퀴 때문이었다.
이른 아침의 햇살을 받은 소프테일의 앞바퀴의 스포크 휠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스포크 한올한올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날 이후, 나는 FX의 앞바퀴는 무조건 21인치 스포크~~ 를 외쳤다.
반면, 뒷바퀴는 FX의 경우라도 알미늄 휠을 고집한다.
뒷바퀴는 스윙암에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지만, 스포크를 장착하고 싶지는 않다.
기능적인 측면으로 봐서, 바이크의 경우는 펑크가 나면 뒷바퀴가 펑크날 확률이 훨씬 높다.
못이나 나사에 의해 펑크가 나는 경우, 바닥에 누워있는 못위로 앞바퀴가 지나가면서 못을 일으켜
세우고 그것이 뒷바퀴에 박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은 스포크도 튜브레스 기능이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16인치의 짧은 스포크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FX든 FL이든 핸들은 좀 넓었으면 좋겠다.
좁은 핸들로는 파워있는 라이딩을 할 때 바이크를 컨트롤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트는 솔로 시트, 텐덤은 울트라로 장거리 주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피하고 싶다.
동승자가 생기면 아무래도 바이크 컨트롤이 부자유스러워서 싫다.
팻보이가 로드킹과 비교해서 맘에 드는것은 말발굽형 오일탱크와 하부로 감추어진 쇽 업저버와
바퀴의 알미늄 휠이다. 헤드램프는 로드킹의 묵직한 램프가 훨씬 마음에 든다.
어떤 할리를 구입하든지 커스텀을 시도 할 때에는 급하게, 유행따라 하는것은 그다지 좋지않다.
어설프게 커스텀한 바이크는 조금만 세월이 지나면 촌스럽기 이를데없다.
혹시라도 업글을 위해 내놓게 되면, 돈은 돈데로 투자해놓고 옵션값은 받지도 못한다.
바이크를 튜닝하기 전에는 소유한 바이크에 대한 이해와 컨셉, 깊이있는 사고가 필요하다.
할리라고 무조건 다 좋은건 아니다. 할리에 있어서도 특정 부품은 유독 기능성이 떨어진다.
예전에 꽤나 깊이있는 튜닝을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었는데, 튜닝이란 것은 엄청나게 머리아픈 작업이다.
외관에 치우치다 보면, 기능적인 측면이 떨어지거나 금전적인 출혈을 감수 해야한다.
기능을 너무 중시해서 덕지덕지 바르다 보면, 할리 특유의 맛이 떨어진다.
마치, 값비싼 옥돔을 두터운 쌈에 토핑을 잔뜩해서 먹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게 먹어도 맛은 좋겠지만, 비싼 옥돔인지 싼 향어인지 잡어인지 알기가 힘이든다.
카리스마란 말이 라이더의 세계에서 만큼 흔하게 쓰이는 곳이 또 있을까?
할리라이더에 있어서의 카리스마란 '남의 떡이 커보인다' 하는 속담처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바이크를
남이 볼때에, 그 바이크를 탐스럽게 느끼도록 만드는 재주가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이 갖고있는 울트라는 옆집 아저씨의 매력없는 탈꺼리로 보이는 반면, 누구의 스포스터는
말 그대로 스포티함의 극치로 보인다.
무슨 기종의 바이크를 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무슨 기종이든지 어떻게 즐기고 어떻게 가꾸느냐의
문제이다. 전체적인 조화도 매우 중요하다.
형편도 안되면서 요즘 한창 고민이다.
하얀색 팻보이와 까만색 나이트 트레인 사이에서...
무리 해서라도 한대 장만하려니, 가게 계약기간이 다 되어간다.
불황중에도 우리 가게는 매상이 꾸준히 올라갔다.
이제는 기존의 장소가 비좁아 하는 수 없이 가게를 넓은 곳으로 옮겨야 할 형편이다.
가게에 좀 더 투자 해야하고, 종업원도 늘려야 한다.
편의점 장사는 여름이 관건이다. 여름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제품, 음료수나 빙과류, 맥주, 생수 등이
마진이 좋기 때문이다.
얼른 할리를 사지못해서 조급하고 답답하지만 불황속의 배부른 투정이라 자위하며 참는다.
첫댓글 편의점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요? ^ ^*
전번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055-680-2255,파구를 찹아주십시오 ^ ^*아마 제가 직접 받을겁니다.
잘 읽었습니다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군요...
진정한 멋과맛을 아시는 분이시군요 공감입니다^^*
확실한 주관을 가지고 있네요...공감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또 장문의 글을 ~~~~또 잘읽었습니다~~~~또 자주 자주 글 올려주세요^^
글솜씨가 있으시군요... 글솜씨는 그 사람의 인품과 경험과 배경지식이 좌우한다는데... 인생의 경험이 묻어남니다.
재미있고..솔직하시군요. 짫은 글이나마 솔직하기가 참 힘든데...잘 읽었습니다. 대구에 계시는듯 하든데...어디계시는지 궁금하군요.
역시 오늘도 평상시의 이상과 일상의 현실의 이야기를 재미 있게 풀어 놓으십니다.
참 아름답다...글귀~~
가치관과 심미안을 두루 갖춘 분이라 생각 됩니다..겉으로 표현할수 있을 정도면 내재되어있는 이론이 많이 깊어야 가능하겠지요...
저두 편의점 점장까지 해 보았습니다 정말 힘든 장사입니다.좀 여유를 가지고 기다렸다가 구입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꿈은 아름 답지않겠습니까, 할리도 1년 넘으면 실증이 나기 시작(조금은 후회,금전적으로) 합니다.
절대적으로 동감합니다.
어느덧 팬이 되가는 느낌입니다...... 글솜씨가 좋으세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선배님의 글을 이제 겨우 두번 봤을뿐 인데 당신이 좋아집니다. 바이크 입문한지 얼마되지않아서 이것저것 해볼까 고민하던중 우연히 이글을 읽고 자제하게 해주시네요 경기도 좋지 않은데 언제 나 고마운글 맘에 깊이 새겨 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릴께요..
매 번 읽고나서는 참 좋은글이란 생각을 하게됩니다.....차분하게 마음을 풀어놓은 글을 무심하게 읽어나가는 묘미를 선물받는 느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니의 너무 공감하며 잘 읽었읍니다.^^
페라리님의 꿈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서 재미있고 유익한 글 많이 읽게 되길 바랍니다^^
잘읽었읍니다..근데 스포크 튜브리스는 BMW특허로 알고 있읍니다..옆에서 스포크가 올라오죠... FX중에서 21인치는 국내도로사정상 약간은 무리입니다... 브레이크도 밀리고...그래도 심플하고 예쁘죠...멋은 최고,얻는것이 있으면 잃는것도 있죠..
공감 박수! 대단하십니다.
너무 좋은 말씀 같아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페라리 69님 혹시 홈페이지나 블러그 없으신가요...할리 바이크에 대한 저의 접근방법을 다시한번 생각해 하는 그런글이 아주 좋습니다.
아... 또 읽고 말았네. 바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