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쌀이 어떻게 해서 생산.가공되어 나오는지 잘 모른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애들에게 물어보면
대개 "쌀나무에서 열리는 것 아닌가요?"하고 대답한다.
쌀나무라?
쌀이 나무에서 열린다?
하긴 빵나무란 게 있다. 영어로 말하면 'Bread Tree' 이다.
빵나무는 남태평양에 가면 우리나라 무화과 나무처럼 생긴 나무에서 열매가 열리는데
다 익었을 때 따서 불에 구워 껍질을 벗기면 빵맛과 비슷하다고 하여 그 이름이 유래됐다고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나는 먹어보진 못하였다.
이 빵나무 때문에 '바운티호의 반란'이라는 선상반란도 일어났다.
영국이 남미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있을 때 농장주들이 노예들이 먹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남태평양에 산재해 있는 섬에서 자라는 소위 빵나무 묘목을 남미로 이식시키기 위해서
영국의 군함인 바운티호에 박물학자, 식물학자,천문학자 등 과학자들을 대거 태워
본국을 출발하여 오랜시간 항해 끝에 폴리네시아의 타히티에 도착하였다.
지루한 항해 뒤에 닻을 내리고 있는 군함으로 원주민처녀들이 배를 타고 놀러왔다
원주민처녀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것도 잠시였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브라이(Bligh)함장이 상륙금지를 내렸기 때문이었다.
이 때가 타히티 바로 옆에 있는 무레아라는 섬에서 빵나무 묘목을 채취하여 본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렇찮아도 평소부터 함장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졌던 1등항해사가 주축이 되어 반란을 일으킨다.
선원중에서 함장을 따르던 일부 선원과 함장을 라이프보트에 태워 추방하고 배(바운티호)를 몰고
원주민들을 대동하고 인근의 무인도를 찾아 새로운 삶을 찾아나선다.
한편 작은 라이프보트에 태워져 낚시와 빗물로 겨우 목숨을 유지한채 함장일행은 조류를 타고
인도네시아의 해협까지 흘러와 본국으로 돌아간다.
본국정부에서는 반란자들을 체포하여 처벌하기 위해 다시 군함을 타히티로 파견한다.
타히티에 도착하여 반란자들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인근 섬들을 돌아다니면서 반란자들을
색출하여 본국으로 호송하여 주동자 3명은 범선의 돛대에 매달아 교수형으로 처형하였다.
돛대 꼭대기에 매달아 공개처형한 것은 선상반란자는 법에 의하여 극형에 처해진다는 전시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작업환경이 열악한 원양어선에서 가끔 선상반란 사고가 일어나고 있어
법이 살아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태평양 여러 섬들은 당시만 해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 해도에도 표기되지 않았다.
일부는 피트카이런이란 섬으로 올라가 타고 갔던 바운티호는 불살라 버렸다.
그 후 수십년이 지난 다음 미국의 포경선이 우연히 그 섬에 갔다가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발견하여
바운티호 반란자들의 후손들임이 밝혀지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는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하였고 다큐로도 기록돼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좀 더 상세히 파악하고자 타히티에 갔을 때 헌책방에서 거금 20불을 주고 이야기가 실린 책을 한권 샀었다.
늙은 호박 이야기를 하려다 이야기가 약간 옆길로 샜다.
사람이나 동물은 성장기가 있고 한창 활동성이 강한 청년기가 있어 그 때 자손을 만들고 쇠퇴기에 들어간다.
반면에 식물은 열매를 맺고 열매 안에 씨가 영글어 열매가 다 익어야만 씨가 야물어 옮겨 심으면 후손이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열매를 두고 익었다고 해야지 늙었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 호박이 서리를 맞고 잘 익은 것을 누렁뎅이 혹은 누렁 호박이라고 했지 늙은 호박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음식에 관한 기사를 보면 '늙은 호박'이란 글자가 가끔씩 보여서 눈에 거슬린다.
호박은 옛날 못먹고 살 때는 구황식물이었다.
시골에선 밥위에 찐 호박잎은 여름철 반찬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애동호박은 나물해 먹기도 하고 호박전을 부쳐먹기도 하였다.
서리를 맞아 누렇게 잘 익은 호박은 호박우거리(오가리)를 타서 말려 놓거나, 호박풀대죽(범벅)(호박껍질을 벗기고 과육을 짓이겨
죽을 쑤어 거기에 밀가루나 쌀가루를 풀고 팥을 넣은 것), 호박 시루떡을 해 먹기도 했다.
울릉도에선 호박으로 엿을 고아 울릉도 호박엿이 유명하였다.
호박은 비타민을 비롯한 여러 무기질이 많아 산후조리용이나 약용으로도 많이 이용되었다.
늙은 호박이라니 당치도 않은 말이다.
첫댓글 요즘은 비싸요,건강식품으로 특히 산후조리용으로 붓기도없에고
내일 서면 보시다 망년회 작년이 어제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