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거리
문인수
아구찜 대구찜 알곤찜 황태찜 해물찜 등 찜 전문 집이다.
이 ‘누나식당’ 주인 처녀는 키가 크다. 말만 한 건각에 어울리게끔 무슨 산악회 회원인데,
산 넘고 산 넘은 그 체력 덕분인지 껑충껑충, 보기에도 씩씩하기 그지없다.
나는 지금까지 그저 서너번 이 집에서 밥 사먹었을 뿐이니 뭐,
단골이라 할 것도 없다. 오늘 저녁답에도 이 식당을 찾았으나 말짱
헛걸음했다. 문을 닫았다. 어, 잘되는 가게였는데……? 걸어잠근
출입문 손잡이 위쪽에 뭐라 쓴 종이 한 장이 붙어 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 집을 찾아주시는 고객님들께 죄송한 말씀 전합니다. 2011년 12월 16일부터 25일까지 잠시 휴업합니다. 12월 17일(토), 저 시집갑니다. 더욱더 밝은 모습으로 뵙겠습니다.”-수진
그리고 방(榜) 밑에 청첩장이 한 장 ‘참고’로 붙어 있다.
껑충껑충, 그렇게 산 넘고 산 넘는 중에 회원 가운데 한 사내, 그 신랑 찜도 물론 잘했겠지 싶다. 우리나라의 힘센,
좋은 여자란 누구에게나 무릇 오매 같거나 큰누부 같지 않더냐.
‘알림’ 전문을 들여다보는 잠시 참 소리 없이, 맛있게
배불리 웃었다. 껑충껑충, 껑충껑충 “저 시집갑니다.”
***
표정은 다르지만
우리 동네
달 항아리' 라는 음식점에도 긴 방이 붙었다
'10여년동안 찾아주신 손님 여러분께 감사하다 코로나로 힘들었다 지난 일년은 어찌저찌 버텼으나 더 이상은 어쩔 도리가 없다 찾아 주신점 잊지 않겠다 시절 좋아지면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김소연 '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밥도 밥이지만
각지 각색의 막걸리를 팔던 집이었다
코로나가 앗아간
달항아리며
달항아리같이 푸근한 저녁
명랑한 달빛이 쏟아지는 귀가 ..
첫댓글 잠시 휴업~!!
좋은 일 때문이면 좋으련만~~
휴업도 양면이 있네요 ㅎ
목성으로 우주 문학기행중이라 제 휴대폰 잠시 중지합니다 뭐 이런 휴업도 ㅋㅋ
껑충껑충, 시집 가서도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께 포근한 이미지를 안겨준 사람이기에...ㅎ
인정 많아 손도 크고
어린 아이를 한 손으로 척 안을 것 같은 씩씩한 여인이 저도 좋아요 ㅎ
달항아리에 담긴 막걸리들은
오데로 갔을까요?
아깝겠어요.--;
그러게요 ㅋㅋㅋ
오데로 갔나
오데로 갔나
햇생굴무침에 달빛향기 막걸리 한 모금, 참 맛있었었는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