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본프레레 감독(58)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8일 오후 7시(한국시간) 베트남 호치민 통낫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4차전을 앞두고 베트남의 밀집수비를 깨고 대량득점을 통해 지난해 10월 오만에서 열린 2004중국아시안컵 최종예선에서 당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이 당한 1-0 패배의 아픔을 달랠 태세다.
한국은 베트남을 상대로 지난 6월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차예선 홈경기에서 안정환 김두현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한 데다 역대 전적에서도 22전14승6무2패로 압도적으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한국 23위, 베트남 94위)에서도 71계단이나 앞서 있다. 그러나 지난해 패배의 충격이 워낙 커 아직도 ‘베트남’ 하면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는 팬이 많다. 팬들이 이번 원정에서 소나기골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6일 오전 호치민 탄송탓공항에 도착한 선수단은 잠깐 동안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본격적인 현지적응 및 전술 훈련에 돌입했다. 전술훈련의 초점은 물론 베트남의 밀집수비망을 뚫을 침투패스와 측면 흔들기, 중·장거리슛과 세트플레이에 맞춰졌다.
먼저 초토화 전술의 시작은 좌·우 윙백인 이영표와 송종국이 활발한 오버래핑과 강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통해 문전으로 달려드는 공격수들의 머리나 발끝을 겨냥한다. 중거리슛에 장기를 보이는 김동진 김정우 김두현은 골문만 보이면 여지없이 위력적인 슛으로 골을 노린다. 빠르고 정확한 패스 한방으로 달려드는 동료가 골키퍼와 마주 설 수 있도록 패스의 타이밍과 정확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상대가 강한 수비를 펼치면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프리킥이나 코너킥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도 본프레레 감독의 머릿속에 들어 있다. 이천수 김동진 김두현 이동국 등이 프리킥 지점이나 상대 수비진의 형태에 따라 번갈아 키커로 나설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상대의 역습에 대비한 수비훈련,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현지의 고온다습한 기온, 이질적인 잔디 상태 등에 대한 적응훈련도 필수과제 중의 하나다.
선수들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일찌감치 첫 골을 뽑아내면 대승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격의 키를 맡은 이천수는 “첫 골을 빨리 넣는 것이 관건이다”라며 “한번 지긴 했지만 더 이상 패배는 없다”고 말했다. 제 컨디션은 아니지만 박지성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정신력이 있으면 큰 스코어차 승리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