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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17번의 챔피언 결정전 중 12번의 우승 트로피를 특정 세팀이 들어올렸다는 사실을 듣게된다면, 놀라는 농구팬이 몇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KCC가 전신 현대를 포함 5번, 울산 모비스가 기아 시절을 포함 4번, 원주 동부가 TG 시절을 포함해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이어 2회 우승을 달성한 팀이 서울 삼성이며, 오리온스와 SK, KGC가 각각 1회씩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0개 구단이 존재하는 KBL 내에서 17번의 시즌 동안 7개 팀이 챔피언에 올랐다고하면 우승의 영광이 균등하게 돌아간 듯도 보이지만, 창단 후 지금까지 남이 트로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을 구경만 해온 3개팀 입장에서는 보통 환장할 노릇이 아니다.
부산 KT, 인천 전자랜드, 창원 LG, 어느 팀보다도 우승에 목마른 세팀의 새로운 시즌 이야기를 좀 나눠보고자 한다.
부산 KT
2013 신인 드래프트가 있었던 지난 9월 30일 잠실 학생 체육관, 부산 KT 전창진 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국가대표 가드 김민구를 선발하겠다는 계획이 무너진 것은 시작에 불가했다. 시즌 3~6위 그룹의 1.5%의 확률에 역습을 당하며 로터리 픽에서 조차 밀려난 부산 KT의 구단 관계자들은 실망한 표정을 감출 길이 없었다. 경희대 빅3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을 놓친데 이어 고려대 박재현 마저 부산 KT의 품에 안기지 못했다. 1라운드 5픽으로 뽑은 차선 이재도 역시 좋은 선수이지만, 팀의 기둥을 얻고자 했던 전창진 감독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난 시즌 내리막을 걸었던 부산 KT의 이번 시즌 역시 이렇듯 먹구름이 가득 껴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바로 1년전 신인 드래프트장에서 가장 함박 웃음을 지었던 팀이 부산 KT 였음을 다시 기억해본다면, 그들의 미래가 최소한 안개 속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부산 KT는 지난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픽 장재석을 포함 임종일, 김현수라는 알뜰한 픽 행사를 해냈었다. 팀 합류 후 리그 첫 경기부터 코트를 밟았던 장재석의 어리버리가 시즌 끝까지 큰 반전이 없었고 반짝 활약 김현수가 부상으로 아웃되어 있는 동안 임종일은 그닥 인상적인 모습들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적응기를 마치고 새롭게 시작되는 이번시즌이야 말로 이들의 가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다. 장재석의 빠르게 뛸 수 있는 운동능력과 204cm의 신체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며 여기에 프로 1년이라는 경험이 쌓였다. 비록 대학시절 김종규와의 대결에서 비교우위를 내줬던 장재석이지만, 프로에서 외국인 선수와 함께 뛸 때의 가치는 아직까지도 따져봐야 알 수 있는 사항이다. 성균관대 득점기계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던 임종일 역시 지난 시즌과 다른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준비 중이며, 부상에서 회복한 김현수도 지난시즌 반짝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진을 면하고 있지 못한 김현중이 조성민, 김현수, 그리고 신인 이재도의 도움 속에 제모습을 조금이라도 찾는다면 이 역시 KT 입장에선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김우람, 이민재, 민성주 등 드래프트 외적으로도 어린 선수들이 늘어난만큼 이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어야하는 송영진, 김도수, 오용준의 분전도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두명의 포워드로 외국인 선수 선발을 마친 전창진 감독의 선택 또한 리그 성적에 어떤 영향을 줄지 매우 기대되는 부분이다. 선수단 장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전창진 감독은 몇몇 외국인 선수들과 불편한 마찰로 인해 기량과 상관없이 교체, 혹은 트레이드를 감행한 경우가 있었지만, 최소한 이번 시즌만큼은 그런 잡음 없이 좋은 이야기들만 흘러나오고 있다. 2라운드 트레본 브라이언트의 활약은 조금 물음표이지만, 앤서니 리차드슨의 기량이 생각보다 좋다는 평가가 많다. 비록 슛이 터지지 않으면 활약이 반감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기존의 김현수, 조성민, 오용준과 같은 슈터에 신인 오창환, 유용진까지 슛 좋은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코트를 넓게 해줄 옵션들은 많아진 상태이다.
물론 이번시즌 KT가 첫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느냐는 꽤나 회의적인 이야기이지만, 올해의 감독상 5회 수상에 빛나는 전창진 감독과 팀의 중심 조성민이 아직 건재하다고 봤을 때 신구조화만 잘 이루어지고 외국인 선수가 기대 이상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빵빵한 지원의 부산 KT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우승을 경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지휘아래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행에 성공한 인천 전자랜드이지만, 이번 시즌 전망은 썩 밝지 않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주던 문태종과 강혁이 각각 이적과 은퇴로 팀을 떠났으며 팀에서 유일하게 믿을만한 빅맨인 주태수는 무릎 부상으로 장기 휴점에 들어갔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원했던 임준수를 얻긴 했지만, 1라운드 8픽, 확률로 따지면 꼴픽까지 미끄러진 끝에 걸린 왠지 모르게 시원 섭섭한 픽이었다. 대학리그에서조차 기량에 의문이 있었던 이정제를 주태수의 공백 메우기용으로 어쩔 수 없이 선발하며 썩 좋지 못한 수확으로 신인 드래프트를 마무리해야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김지완, 김상규의 성공적인 데뷔를 도왔던 유도훈 감독의 능력을 생각했을 때. 하위픽이었지만 적지 않은 기대감도 생기는게 사실이다. 타팀들과 다르게 오랜시간 경기에 내보내지 않으며 남 모를 조련으로 선수들의 프로 안착을 이끌었던 유도훈 감독이 이번에는 임준수와 이정제를 어떻게 다룰지 꽤나 궁금하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지난 시즌과 같이 두 선수를 오랜시간 벤치에 묶어둘 수는 없겠지만, 적시적소에 그들을 활용할 유도훈 감독의 용병술이 크게 빛날거라 본다.
분명 전력 약화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이지만, 지난시즌 팀과 좋은 조합을 보여주었던 포웰을 다시 뽑은데다 찰스 로드라는 좋은 빅맨까지 선발했다는 점은 전자랜드 입장에서 무엇보다도 기쁜일이다. 포웰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 경력자 모두를 포함한다해도 두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기술자이며, 부상 이후 좀 주춤한 모습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때 KBL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찰스 로드이다.
농구 9단 강혁의 공백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지만, 군제대 후 팀에 합류한 신인왕 출신 박성진의 활약도 인천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꽤나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강벽의 은퇴뿐 아니라 임효성의 은퇴와 이현민의 이적으로 팀의 가드진이 상당히 얕아진 상태이지만 한층 젊어진 그들의 백코트진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면 팀 전체가 빠른 농구를 구사하며 즐겁게 농구하고 성적도 그와 함께 따라올 수 있을거라 본다.
주태수의 장기 이탈은 팀에 분명 큰 부담이지만 경험 많은 포워드 이현호의 존재와 지난 시즌 벤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준 한정원, 그리고 시즌 막판 무서운 기세로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두각을 보인 김상규의 존재가 전자랜드의 한숨을 덜게 해줄 것이다. 게다가 공격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 했던 카스토 대신에 이제는 찰스 로드가 골밑을 지키게 되었으니, 주태수가 복귀 할때까지만 잘 버틴다면 높이는 오히려 더 좋아진셈이다.
구단 인수 문제가 거론되던 중에 시즌을 시작해야했던 지난 시즌보다 상황은 조금 나아진 듯 보이지만, 여전히 조심스럽게 팀의 존폐를 걱정해야하는 전자랜드 입장에선 좋은 성적과 우승 트로피만큼 탐나고 원하는 것이 또 없을 것이다.
어떻게 보아도 우승을 하기엔 어려운 전력이지만, 유도훈 감독이 만들어 놓은 좋은 조직력, 좋은 분위기가 선수들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미라클한 성적을 일궈내길 개인적으로 바라본다.
창원 LG
앞의 두팀과 달리 LG는 이번시즌 누구보다도 기쁘고 행복한 시즌 출발을 준비중이다. 지난시즌 팀의 주축 외국인 로드 벤슨을 내주며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유망주 가드 김시래를 받아왔으며 과감한 투자로 문태종을 영입했다. 군에서 제대해 지난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한 기승호도 좋은 컨디션을 계속 보여주고 있으며 양우섭을 비롯해 박래훈, 유병훈, 조상렬 등 젊은 가드들의 성장세도 나쁘지 않다. 외국인 드래프트 2순위로 팀에 합류한 데이본 제퍼슨은 러시아 리그 득점왕의 위용을 뽐내고 있으며 2라운드에서 뽑은 크리스 매시도 기량이 상당히 만족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의 방점을 찍은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뽑은 경희대 김종규이다.
LG는 김종규의 유니폼을 사전 제작하고 오매불망 김종규가 팀에 합류하기만을 간절히 바라왔다. 올스타 출신의 빅맨 송창무가 있지만, 항상 특급 빅맨과는 거리가 멀었던 창원 LG였기에, 드래프트 최대어이자 국가대표 빅맨으로 꾸준히 활약해온 김종규만큼이나 그들의 구미를 땡기는 것은 존재할 수 없었다.
물론 김종규는 지난 몇년간 쉬지 못하며 혹사 속에 농구를 해왔고 시즌을 뛸 수 있는 몸상태로 올라오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한게 사실이지만, 미디어 데이에서 7개팀 감독이 창원 LG를 다크호스로 지목하며 LG에 대한 경계를 바짝 세울만큼 김종규의 합류로 인해 LG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올라갔다.
고양 오리온스의 전신 대구 동양을 이끌고 1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 2번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으며, 2002 아시안 게임 우승을 이끌기도 했던 김진 감독이 LG에서 다시 한번 성공의 길에 들어설 수 있을지도 하나의 관심사이다. 오리온스에서의 마지막과 서울 SK 시절에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보이며 명장 반열에서 한참 밀려난 김진 감독이지만, LG가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한만큼 이번시즌 명예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그래서 우승 할 수 있을까? 솔직히 KT나 전자랜드에 비해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종규의 조기전력화가 어렵다고 봤을 때 단번에 우승이 쉽진 않다는 생각이다. LG 역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구단이고 그 효과를 빨리 보고 싶겠지만, 어린 가드 유망주들의 출장시간을 얼마나 잘 분배하며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와 기승호, 김영환, 문태종 세선수를 얼마나 적시적소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이 남아있다.
구슬은 서말도 넘게 주어졌으니, 이제는 김진 감독의 몫이 아닌가 싶다. KT와 전자랜드가 감독은 오케이지만 선수층이 문제라면, LG는 선수층은 오케이지만 감독이 물음표이다. 김진 감독이 선수들을 잘 활용하며, 김종규를 무리시키지 않는 선에서 빠르게 전력화시킨다면 우승에 목마른 구단 중 LG의 우승이 가장 먼저 찾아올 것이다.
글을 쓰고보니 기승전LG우승?이네요.
저는 당연히 KGC의 우승을 원하지만,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저 세 팀 중에 하나가 우승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세팀 모두 우승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KT와 LG는 지속적인 투자에 대한 보답이, 전자랜드는 모기업을 찾기위한 활로가 필요해 보입니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기자신가요? 글을 잘쓰시네요. 거기다가 LG팬으로썬 공감이 매우갑니다.. 10년정도 응원했는데.. 우승한번.. 하고싶네요..!
과찬이십니다. 저도 LG가 우승 한번 했으면 좋겠네요. 창원팬들 열기가 장난 아닌데, 성적이 늘 그 열기를 쫓아가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이번시즌을 시작으로 점점 기회가 많아지겠죠.
KT팬이지만 우승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멋진 경기를 기대합니다^^
객관적으로 우승은 힘든게 사실이죠. 이번 드래프트에서 미끄러지긴 했지만 그래도 KT엔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청난 필력이시네요. 즐겁게 읽었습니다.
칭찬 감사합니다.ㅎ
역시 76다마님의글은.....좋은글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ㅎ
전랜의 드랩운은 언제쯤 좋아질런지.......
임준수 원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파울아웃에서 들으니 유니폼은 경기장 밖에서 순번 어느정도 결정되고 찍었다는 것 같더군요. 아쉽죠. 전자랜드 입장에선 솔직히..
76다마님이 있어서 알럽게시판이 정말 빛나는 느낌입니다..개인적인 질문이 있는데...혹시 글편집이나 작가나 그런분야에 종사하시는지요???
제가 알기론 대학생이신걸로....
이공계 출신에 관련 업종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그냥 어렸을 때부터 농구 좋아하다보니 이렇게 글쓰는게 취미생활이 됐네요.
휴... 그래도 KT나 LG는 자금이라도 빵빵하지, 전자랜드는 ㅠㅠ
프랜차이즈 역사상 자금이 풍족했던 적은 대우시절과 잠깐 SK 빅스였던 시절뿐 ㅠㅠ
그마저도 대우는 IMF 이후로 휘청거렸고, SK 빅스는 너무나 짧았고... ㅠㅠ
전자랜드는 유도훈감독의 존재에 못해도 본전은 할거 같습니다 왠지... 다만 올핸 6강싸움 정도로 눈높이를 많이 낮추긴 해야겠네요... 은근 노장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는데 노장들이 다 나가니... 그나마 지난해 돌아와 에이스의 냄새를 풍긴 정영삼이 희망이네요
올해는 LG가 되는 해인가봅니다. 야구도 그렇고.. 농구는 아직 개봉 안했지만 전력이 지난 시즌에 비하면 충분히 기대해볼만합니다.
전자랜드 선수층 나름두터운데요
베스트5로 대부분을 보내기는 무리가있지만
상황에따라서
박성진 김지완 정병국 정재홍 정영삼 차바위
김상규 이현호 한정원 포웰 로드 여기에 임준수까지..이정제야 그렇다쳐도 누가나와도 제몫 해줄선수만 저정도고 함누리가옵니다.
포워드가 함누리오기전까지 뎁스가 좀약해보이는데 김지완 정영삼 차바위의 스몰라인업이 기대가되네요..케텐시절 런앤건이 기대됩니다
김상규 이현호가 상당히 중요한데..조심스레 김상규 대박 예상해봅니다.평득 10점도 무리가 아닙니다. 함누리만오면 리빌딩 완성이네요
전자랜드의 문제는 슈퍼스타의 부재라고 할수있죠. 정영삼이 있긴하지만 아직 슈퍼스타라고 하기엔 2프로가 부족한상황이고 참 국내멤버들 알짜배기들이 많은데 힘든 상황에서 해결해줄 국내스타의 부재가 아쉬울따름입니다. 작년 플옵에서 정영삼이 부진했던모습을 올해 떨쳐버린다면 이만큼 매력적인 팀도 드물꺼같은데말이죠. 차후 이승현-이종현 둘중 하나만 전랜에 들어간다면 무서운팀이될꺼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