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게네스의 노래
박희진(朴喜璡)
오늘은 왜 이리 기분이 좋은가
이 햇빛과
바람에 설레는 푸른 그늘과
나무통만 있으면
나는 행복한 디오게네스
어제는 대낮에 등불을 켜들고
거리를 헤매었더니
놈들은 내가 미친 줄로 알았것다
바보 같은 것들이
내가 인간에 주린 줄은 모르고
정말 이렇게 푸른 하늘 아래
사는 무리들이
왜 모두 그렇게 욕심이 많을까
서로 시기하고 욕하고 속이고
그런 거 생각험 구역이 나더라
언젠가 한번은 알렉산더를
곯려준 일이 있지
그래도 그는 좀 다른 데가 있었어
오늘은 왜 이리 기분이 좋은가
절로 스르르 눈이 감기네
이 햇빛과
바람에 설레는 푸른 그늘과
나무통만 있으면
나는 행복한 디오게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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