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린 닭갈비가 무쇠 불판 위에서 익고 있다.
1970년 문을 연 춘천 조양동 우미 닭갈비는 원조 맛을 고수하는 닭갈비집
카레가루·간장·물엿을 안 쓰는 게 그 비법이란다.
닭갈비는 전통 음식이 아니다.
역사를 아무리 길게 잡아도 50년 남짓이다
연식'만 따지자면 차라리 신종 메뉴에 가깝다.
하지만 닭갈비는 불과 반세기 만에 도시 '춘천'을 대표하는 맛으로 자리 잡았다.
춘천은 '닭갈비 골목'이라 불리는 곳이 세 곳
닭갈비'를 상호로 붙인 음식점이 300여 곳이나 되는 닭갈비의 도시
닭갈비를 내세운 축제도 있다.
춘천 의암호 옆 송암스포츠타운에선 춘천 닭갈비·막국수 축제'가 열렸다.
50만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와 닭갈비의 맛을 즐겼다.
축제 조직위원회에서 '원조'라고 짚어 준 닭갈비집, 조양동 '우미닭갈비'를 찾아갔다.
1970년 춘천 중심가 명동 골목에 문을 연 이곳에선 하루 평균 500인분의 닭갈비가 팔리고 있다
그 맛의 비법을 노(55) 대표에게 물었다.
한국전통문화보존회
양념이 맛있어서겠죠. 재료야 어느 식당이나 다 똑같으니 배합이 중요
매일 아침 양념 만들 때마다 닭갈비를 구워 먹어 봐요.
그날그날 재료 상태에 따라 약간씩 비율 조절을 해야 하거든요.
고구마나 양배추의 단맛이 강한 날은 소금을 좀 더 넣는 식으로요
우미닭갈비
영업 비밀일 법도 한데 조미료 양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매일 고춧가루 7.2㎏, 다진 마늘 6㎏, 다진 생강 2.4㎏, 설탕 6㎏, 소금 2㎏, 후추 300g, 고추장 5~6국자, 물 20L 그리고 미원 1㎏를 집어넣어 닭갈비 500인분 양념장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닭고기에 양념을 잰 뒤 냉장고에 넣어 7시간 정도 지났을 때가 제일 맛있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양념한 닭고기와 양배추·깻잎·파·쌀떡·고구마 등을 불판 위에 올려 볶을 때 식용유는 아주 약간만 두른다. 채소에서 나오는 물과 닭고기의 기름이 있어 여간해선 눌어붙지 않기 때문이다.
닭갈비 양념 재료들. 고추장·고춧가루·다진 마늘·다진 생강·후추·설탕·소금에 물과 미원까지,
노 대표는 양념 레시피를 선뜻 공개
설탕과 소금이 3대 1비율로 들어가 달달한 맛이 난다.
노 대표는 닭갈비집을 맡은 지 불과 5년 만인 96년 한국전통문화보존회가 선정하는 전통문화보존명인으로 선정
원조 닭갈비집 자리에서 원조 닭갈비 맛을 지키고 있다는 게 선정 이유였다"고 말했다.
이제 춘천 닭갈비는 이름만 '갈비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아예 뼈가 없는 닭 살코기로만 닭갈비를 만든다.
그 살코기 300g이 닭갈비 1인분에 들어간다.
고기를 거의 다 먹었을 즈음, 밥을 넣어 볶아 먹는 맛도 춘천 닭갈비의 매력이다.
이때도 노 대표는 세심한 고집을 부린다. 불판마다 돌아다니며 닭기름을 깨끗이 닦아 낸 뒤 밥을 볶았다. 느끼한 닭기름 대신 고소한 참기름의 맛과 향이 볶아 놓은 밥 위로 퍼졌다.
신동연 선임기자
첫댓글 양념해서 일주일정도 숙성이 필요하군요
역시나 음식도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