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4 리셋
“으음...”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다.
신음소리와 함께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난 나는 익숙지 않은
어두운 주변 환경에 잠시 어리둥절해져서 있었다.
그러자 차례로 돌아오는 흐릿한 기억들.
“아 그래. 그 계단...”
아직도 그 큰 소리가
귓전에서 울리는 듯 했다.
그리고 추락.
사역마가 된 후로 이미 여러 번
느낀 기분이었지만, 역시 익숙해질래야
익숙해 질 수가 없는 것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당연히
그 다음으로 생각난 것은ㅡ
이 모든 것의 원인,
엘퀴네스.
“으윽, 그 바보...”
그제야 추락직전의 상황이 명쾌하게 떠올랐다.
방안 가득 싸여있는 고블린의 시체들,
그걸 조사한답시고 혼자 앞서가는 엘퀴네스,
가느다란 실 같은 것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불러 세우는 나...
“이 바보 어디 있는지
만나기만 하면... 어, 어래?”
실력도 없는 주제에 한참 녀석을 어떻게
요리할지만 생각하던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곳엔 나 혼자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에... 엘퀴네스?”
당황한 나는 그녀의 이름을 불러봤지만
내 목소리는 이 공허한 공간에 메아리치며
흩어질 뿐이었다. 대답은 없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
차례로 모두들의 이름을 불러봤지만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헉, 설마 내가 그 정도로 오래 기절해 있던 건가?’
나는 황급히 일어나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변은
아까와는 달리 흐릿한 게 마치 안개에
싸여있는 것 같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선명하게 보이던 우둘투둘한 회색 벽도
이제는 그저 희뿌옇게만 보였다. 그 순간.
“띠리리링~!”
어디선가 들려오는 큰 소리에
나는 그대로 놀라 펄쩍 뛰어올랐다.
그런 나는 관계없다는 듯,
그 소리는 여전히 계속해서 들려왔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그 소리가 너무나도 고전적이어서 이미
친구들조차 포기했던 내 핸드폰의 벨소리와
똑같게 들린 것은 단순한 착각이었을까.
아니었다.
분명 이 소리는 내가 아직 지구에 있을
때의 내 핸드폰소리와 똑같았다.
“어, 어래? 이 소리는 어디서 나는 거지?”
그렇게 무심결에 중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던 나는 문득, 내 손에서 느껴지는
딱딱하고 네모난 물체의 감촉에 설마 하는
심정으로 내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 고이 쥐어져 있는 내 핸드폰도.
아직도 쉼 없이 울리는 핸드폰을 떨리는
손으로 바라보자 핸드폰의 액정화면에
‘호랑이’라고 써져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예전 편집장에게 붙여준 별명이었다.
이 너무나도 놀라운 사실에 한참을 어떻게
할까 망설이던 나는 이윽고 핸드폰을
열고 전화를 받기로 했다.
“여...보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지만 그런
나와는 다르게 전화기 너머의 상대는
전혀 그런 기색 없이 말했다.
“아, 나에요. 편집장. 마지막 권말인데요,
그거 마감이 내일오후 1시거든요?
아, 물론 오후 1시는 우리 편집부 얘기고요,
단신은 늘 하던 대로 8시에요. 알았죠?”
마치 유치원생을 가르치는 듯한 말투.
의심할 여지없이 내가 아는 그 편집장이었다.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자니 곧 다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
“여보세요? 왜 말이 없어요?
아, 설마 아직 시작도 안한 거예요?”
잠깐, 뭐라고? 마지막 권?
“잠깐만요. 마지막 권이요?”
“그래요. 당신이 쓰던 거 마지막 권.
지난 권 후기에 스스로 마감날짜 적었었죠?
자업자득이에요. 아무튼 내일까지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요. 그럼 수고~”
내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졌다.
내 머릿속은 혼란 그 자체.
순식간에 길 잃은 양이 되어버린 나는
어리둥절해져서 ‘뭐야 이거?’
라는 의문으로 가득 차 있는 머릿속을
정리하기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분명히 던전에서 추락했을 터인 나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과거로 돌아가 있었다.
아직 내가 사역마가 아닌 그때로.
잠깐잠깐, 아무리그래도 뭐냐고
ㅡ이 불완전한 리셋은.
“이왕에 리셋 해줄 거면 내 기억까지
지워줄 것이지 시간만 리셋하면 어떡해?
거기다, 공간도 전혀 바뀌지 않았잖아.
이 어두컴컴한 던전에서 글을 어떻게...!!!”
이 상황을 만든 누군가를 원망하며 주변을
둘러보던 나는 또 한 번 말을 잃고 말았다.
나는ㅡ
어느새 내방에 서 있었다.
그리고 내 눈앞에서 얼른 글을 쓰라고
재촉하는 듯 환히 빛나고 있는
내 고물 컴퓨터의 모니터.
그 환한 빛이 내 눈을 찌르고 있었다.
“하하... 농담이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내 방에 있었고,
이곳은 분명히 한국이었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바라본 컴퓨터 옆의
디지털시계는 오늘이 분명히 내가
엘퀴네스에게 불려 정령계로 떨어지기
하루 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허벅지를 꼬집어봐도 느껴지는 건 얼굴이
절로 찡그려질 듯한 아픔뿐,
이 상황은 전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의심의 여지는 없었다.
여기는 한국이었고,
나는 아직 안 팔리는 소설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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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Charley에요^^
저는 어제 갑작스럽게 한국에 올라온 관계로 현재 탱자탱자 노는중입니다...;;
점점 사역마 쓰기가 어려워 지는군요... 어째 계속 내용이 추락중같다는;;
그래도, 저는 힘내렵니다... 비록 한분의 독자만 계시더라도 써야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진까로 그리 된다면 굉장히 슬프겠습니다만....ㅋㅋ;;)
암튼 설 연휴동안에도 올린 저의 성실함을 가상하게 봐주세요...(어차피 일주일에 한번입니다만;;)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렵니다^^ 모두들 좋은 설 보내세요~
P.S. 전편에 댓글주신 쏘핡붕님, †레테르†님, 휘스나님, 민서언님, ごめんね。 님, 세이안 B.님, 세상의선물。님, 물방울kiss님 총 여덟분,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첫댓글 ★과연 뭘까! 뭘까~~ ?! 다음편이 무지 기대되는데ㅋㅋㅋㅋ잘보고 간다'ㅅ' 건필해~!
ㅋㅋ 기대해 주니 고맙군. 너도 힘내^^ 좋은 설날 보내구 ^~^
그건 환상이야!<< 우후후..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ㅋㅋ 과연 어떨까요? 담편도 기대해주세요~^^ 좋은 설날 보내시구요 ^~^
ㅎㅎ 다음편 얼른 써라. 찰리야. 헤헤 빨리 쓰길 기대할게. 아아, 엘리시엔 잘 봤어. ^^
하핫 감사합니다^^ 담편은... 늘 하던데로 담주랍니다...ㅎㅎ 좋은 설날 보내세요 ^~^
으음...재밌어.
하핫, 감사합니다^^ 좋은 설날 보내세요~~~~
ㅋㅋㅋㅋㅋㅋㅋ이건 뭐지..? 우리 엘퀴드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다니!!ㅋㅋ 오빠 새해복 많이 받고..ㅋㅋㅋㅋㅋㅋ 심심하면 문자해 답장해줄게 좋은 설 보내고 건필!! 이거 너무 재밌다..ㅋㅋ
그래그래 고맙다^^ 너도 좋은 설날 보내~^~^(담편두 기대해주고~~~ㅋㅋ;)
오호...궁금해요~~
하핫, 기대해 주시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께요...(누구 멋대로!!;;) ㅋ;; 암튼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에긍, 다음편 기대!! 오빠!! 이제 거기로 간 거얌? ㅜ_ㅜ 대따 심심한데...한국 언제와? 오빠 왜 고딩이얌?ㅇㅅㅇ...><
앜 ㅋㅋㅋ 우리 세선이 랜만이야ㅋㅋㅋ 언니도 고딩인뎁 ㅋㅋㅋㅋ ㅠㅠㅜㅠ 네말대로 그냥 우리 여길 채팅방으로 쓰자구 창안이는 끼우지말구 - _ + ㅎ흐흐흐흐ㅡ흐흐.. ㅋㅋㅋ
...암튼 읽어줘서 고맙다...... 그리고 나보고 왜 고딩이냐고 묻는다면....;; 한국엔.... 글쎄다 ㅋㅋ 암튼 담편도 기대해줘~^^
에헤...오빠 고딩인 이유가 궁금해..ㅇㅅㅇ;;
너도 오고 엘퀴드도 왓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도 안팔리고 엘퀴드도 안팔리는 작가? .... 미안해- 아잉♡(막 이라고 소설챙겨보는..ㅋㅋ) 그나저나 엘퀴드는 왜 한국으로 돌아 온거야ㅠㅜㅠㅠ 뭔가 아쉽다ㅠ ㅋㅋ 우리 자주자주 문자하자구 출국하면 문자도 못할텐뎁 ㅠㅜㅠㅠ 출국은언제하누?
ㅋㅋ 나 이미 출국했어~ 암튼 그 안팔리는 작가...나 충격이 심하다;; ㅋㅋ 농담이구, 담편도 기대해줘~^^
재미있네요힘내세용
ㅋㅋ 감사합니다~^^ 힘낼께요 >_<
처음 가입했어요~찰리님 소설 짱이에요~^-^
그런 칭찬을 들으니 몸둘바를 모르겠다는...;; 하핫 앞으로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