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런 기사가 포털 메인에 걸렸더군요. http://m.sports.naver.com/baseball/news/read.nhn?oid=109&aid=0002826318
1. 민감한 선수비교를 감독이 직접할 필요가 있는가? -김상수 강정호 선수의 수비비교는 대형 야구 커뮤니티라면 만년떡밥으로 나오는 얘기죠. 그때마다 항상 의견은 첨예하게 갈리고 감정싸움도 자주 나옵니다. 팬들사이에서도 아주민감한 문제고 팬으로써의 자존심도 걸려있고 선수개인에게는 자존심이 상할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1)국대감독 자격이냐 삼성감독 자격이냐 -전자로 수비비교를 했다면 받아드려질 여지는 있죠. 하지만 아직 너무 이릅니다. 아직 2차예비 명단이 나와 있지도 않은 시점입니다. 강정호는 국대 라인업 짤때 가장먼저 이름넣는 선수니 논란이 없지만 김상수는 아직 확정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물론 부상이라는 변수를 제외하고는 아주 높은 확률로 국대유니폼 입을 확률이 높지만 아직 확정된건 아니죠. 전자로써의 선수비교는 국대명단이 확정되고 나서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문제는 후자의 자격으로 이 발언을 했다는 것입니다. 저 기사는 시종일관 삼성의 유격수 김상수의 중요성을 설파할뿐 국대와 관련된 어떠한 내용도 들어있지않습니다. 국대 포지션경쟁 상대에 대한 평가가 아닌 삼성 유격수 김상수와 넥센 유격수 강정호를 직접 비교한 인터뷰입니다.
그런점에서 일개팀 감독이 이런 민감한 주제를 자기팀 선수를 띄우기 위해서 직접 끌어다 쓴것은 심히 유감입니다.
2.그렇다면 저 평가가 합당했나? -류중일은 김상수가 강정호보다 송구와 수비범위가 넓다고 평가했더군요. 일단 제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아니다 입니다. 이건 삼성팬분들도 공감하시겠지만 김상수는 그동안 꾸준히 송구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던 선수였습니다. 물론 올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요. 반면에 강정호는 신인시절부터 송구 잘하기로 정평이 나있었죠. 공빼는 속도, 어깨강도, 송구정확성 송구와 관련되서는 어릴때부터 아주 좋은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손시헌의 어깨가 다소 약해진 현시점에서 강정호는 가히 이 분야에서 만큼은 리그 최고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반면에 김상수는? 수비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르죠. 애초에 김상수는 송구를 우선으로하는 강정호와 달리 포구를 우선으로 하는 수비로 철저히 정석을 추구합니다. 적어도 김상수는 포구에 있어서는 강정호보다 한수위다 라고 평가해도 무방합니다.
제가 틀렸을수도 있지만 어떤선수의 송구가 더 좋은지 포구가 더 좋은지 정도는 충분히 판단할 깜냥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류중일감독의 저 평가는 사심이 들어간 평가라는걸 차치 하더라도 맞는 평가인지도 의심이 듭니다. 류중일의 지론은 '유격수는 작은 선수가 해야한다' 입니다. 유격수로써의 순발력과 풋워크를 유지하기 위함이라는게 그 이유죠. 하지만 미국에서는 190이 넘는 거구들이 유격수를 보기도 합니다. 류중일감독의 강한 편견입니다. 키가커서 유격수가 안되는게 아니고 그냥 순발력이 떨어지는겁니다. 아무리 키가크고 덩치가 커도 순발력을 비롯한 운동능력이 동반된다면 190도 유격수를 할수 있죠. 우리나라 현 주전급 유격수중 180이 넘는 선수는 강정호 문규현 오지환 정도고 문규현은 좀 마른편이지만 강정호와 오지환은 웨이트도 많이해서 덩치가 큰편이죠. 특히 강정호는 100키로에 가깝게 몸이 두껍고 큽니다. 류중일감독의 지론에 따른 유격수로는 실격이지만 보다시피 강정호는 수비잘합니다.
반면 작고 마르고 날렵한 김상수는 류중일감독의 지론에 완벽하게 부합되는 선수입니다. 이런 지론이 이런 평가를 낳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참고로 현장평 얘기만 하자면 김인식위원장은 "한국에서는 최고수준"(이지만 미국에선 어깨가 약한 편이다)라고 평했고 김정준 해설위원은 "우리나라에서 이정도 수비를 할수 있는 선수는 강정호 밖에없다"라고 했으며 차명석 해설위원도 (잔실수가 있지만)"우리나라에서 수비를 가장 잘하는 선수"라고 평했을정도로 소위 현장평에 있어서도 강정호가 결코 부족하지 않다라는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그렇다면 왜 뜬금없이 이 얘기를 했을까? -엊그제 인터뷰에선 김상수의 수비를 극찬하며 최고수준의 유격수라고 한바 있습니다. 이것마저도 부정할수는 없습니다. 김상수도 정석에 가까운 수비는 박수가 절로 쳐질정도로 대단하며 넥센 신인유격수의 롤모델로도 강정호가 아닌 김상수가 되길 바랄 정도입니다. 이정도의 평가라면 누가봐도 받아 드릴수 있는 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아시안 게임을 염두한 포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상수가 갈확률이 아주 높다고는 생각하지만 여전히 경쟁자들이 있고 타격에서 그들을 압도하지 못하다 보니 주전으로 유력한 강정호와 비교로 치켜세우려는 의도라고 보여집니다. 국대감독인걸 떠나서 삼성감독으로써 당연히 할만한 행동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선수와의 직접적인 비교라서 아쉬울뿐입니다. 최근에 삼성선수들 띄어주기를 많이 하더군요. 아래올스타선발에서도 얘기했지만 띄어줄때 띄어주더라도 적절하게 해줬으면 합니다.
이번 아시안게임 감독이 류중일이라 좀 불안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