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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구정도 가까이 다가오니 오늘은 찹쌀 동동주 빚는 방법이나 실습해보기로 하자.
구정까지는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술맛이 훨 좋지만, 숙성시간이 오래 걸리는 술을 담글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러니, 이번 설에 마실 수 있으려면 할 수 없이 간단한 찹쌀 동동주로 만족해야겠다.
1. 먼저 찹쌀 3되를 밥 지을 때보다는 조금 더 신경써서 깨끗하게 씻는다. 보통 때보다 몇 번 더 헹궈내면 될 것이다.
2. 찰밥을 지을 때 쌀을 불린다면 떡밥이 되어서 혼이 나겠지만, 고두밥을 찌기 위해서는 쌀을 충분히 불려야만 한다. 겨울날 찬물에 담그면 한 두어시간은 족히 걸린다.
하지만 그럴 것 없이 따땃한 물에 담그면 30분 가량이면 충분한 것 같다. 불기 시작한 쌀을 소쿠리에 건져서 물기를 충분히 뺀다. 이미 젖은 쌀은 소쿠리에 머무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불게 된다는 사실.
3. 찹쌀 한 되에 물 4되씩을 준비한다. 리터로는 8리터씩이 된다. 쌀이 3되 였으니깐 물은 24리터가 된다. 암뤼 생각해도 물초롬 서당 훈장은 넘 친절한 것 같다.
아무튼 물을 팔팔 충분하게 끓인다. 물은 수도물을 써도 무방하나, 개울물이나 맛있는 샘물을 길어올 수 있다면 술맛이 한 맛 더 할 것임을 스피쿠하면 잔소리.
물을 끓일 때 물엿 2되를 함께 끓인다. 2되라고 하니깐, 달아보는 학동도 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고 대충 하면 된다.
시중에서 파는 물엿을 사용할 경우에는 흰 물엿과 노란 물엿을 반반씩 한다. 노란 물엿으로만 하게 되면 나중에 술 빛이 너무 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엿을 쓰는 이유? 쌀을 많이 넣으면 술맛은 더 좋겠지만, 술이 탁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그러니 술맛이 덜할 것을 대비해서 물엿을 넣는 것이며, 또한 물엿은 엿기름을 사용해서 만든 것이므로, 술의 발효를 도와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4. 물이 충분하게 끓었으면 차게 식힌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우므로 바깥에 내놓기만 하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성질 급한 학동의 경우에 속성으로 술을 숙성시키기를 원한다면 물에 약간의 온기가 남아 있을 때, 항아리에 붓도록...
5. 이제 고두밥을 찔 차례다. 가마솥에 시루를 올리는 등의 복잡한 방법도 있지만, 이번에는 단순 씸플하게 찜통에 찌기로 하자.
찜통에 물은 처음부터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중간에 물이 다 닳아버리는 사태가 생기면 골치 아프다.
다음에 찜통의 받침대를 얹고 그 위에 깨끗한 삼베수건을 깐다. 삼베수건이 없어도 괜찮다. 광목같은 류의 천연 재료로 된 천을 깔면 되니깐. 좌우당간 깔아놓은 수건 위에다 불린 찹쌀을 쏟아 부은 다음, 남은 모서리로 이뿌게 덮고선, 찜통 뚜껑을 닫은 후에 가열한다.
삼 사십분 동안 센 불에 두었다가 다시 약한 불로 충분히 뜸을 들여야 한다. 쌀알을 문질러보아 딱딱한 심 같은 것이 만져지지 않으면 고두밥이 다 쪄졌다고 보면 된다.
혹 김이 닿지 않는 중간 부분이 설 익을까봐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찌는 중간에 두어 번 뒤적거려 주어도 무방하다.
고두밥을 집에서 찌기 귀찮다고 생각하는 게으른 학동은 떡방앗간에 가서 간단하게 해결할 수도 있다.
만약 동네 떡방앗간에서 고두밥을 찔 경우에는 이른 새벽 시간에 가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싸늘하게 식은 기계를 데우려면 연료가 많이 들기 때문에 조금 가지고 간 것은 잘 쪄주지 않기 때문이다. 방앗간에서 떡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면, 눈 깜짝할 사이에 고두밥이 쪄지니깐 시간이 절약되는 잇점도 있다.
6. 고두밥이 다 쪄졌으면 불에서 찜통을 내려 10~20분 정도 그냥 팽개쳐 둔다. 그 동안에 고두밥은 뜸이 더 넉넉하게 들 것이다.
어디에서 쪘건, 고두밥을 바닥에 쏟아서 얇게 펴서 잽싸게 식힐 차례다. 물론 깨끗한 바닥이어야 할 것이다. 퍼런 매트가 맘에 안들지만, 이미 고두밥을 쏟아버렸으니 할 수 없다.
7. 이제는 끓인 물과 고두밥이 식는 동안, 적당한 크기의 항아리를 깨끗이 딲아서 술을 숙성시킬 장소로 옮긴다. 바깥에 두었던 찬 항아리에 바로 술을 담그는 것이 아니라고 하니, 미리 따뜻한 곳에 모셔다가 실내온도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항아리는 반듯이 나무판자 같은 것을 깔고 그 위에 두도록 하자. 술이 익는 동안 방바닥이 더러워지면 청소하기가 귀찮을 뿐만아니라, 잘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
8. 그럼 찹쌀 3되에 필요한 누룩은 얼마나 준비해야 할까? 집에서 디딘 좋은 누룩이라면 1되라도 충분하지만, 경동시장이나 재래시장 같은 곳에서 구입한 것이라면 2되가 필요하다.
누룩을 절구에다 빻으려면 팔 빠질 정도로 힘들다. 고추가루같은 것을 빻아주는 방앗간에 가서 빻는 방법이 있는데, 엄청난 가루를 뒤집어써야 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잘 빻아주지 않는다. 그러니 이럴 때를 대비해서 평소에 방앗간 한 두 군데 정도는 친한 척 해두는 것이 좋다. 싫어도 할 수 없이 빻아주기 때문이다.
참고로 술에서 누룩 냄새나는 것이 싫은 사람은 며칠 전에 미리 누룩을 구입하라. 그리고 밤 이슬을 하루 이틀 정도 맞히면 누룩냄새가 대폭 사라질 것이다.
9. 이번 순서는 엄청 쉽다. 물이 대충 식었으면 항아리에 쏟아 붓기만 하면 된다.
10. 고두밥도 대충 식었다면, 일단 삼등분을 해둔다.
고두밥의 삼분의 일은 남겨두고, 나머지 고두밥에 누룩을 골고루 섞는다. 쌀알이 하나 하나 드러날 정도로 섞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는 사실 힘들다. 그래도 최대한 골고루 섞이도록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야 한다.
잘 섞였다고 판단되면, 절반씩 나누어 촘촘한 망에 넣어 입구를 잘 묶는다. 이때 주의할 점은 고두밥이 점점 불어날 것을 예상해서 넉넉한 공간을 두고 자루를 묶어야 한다.
11. 항아리에 먼저 누룩을 섞지 않은 흰 고두밥을 넣는다. 바로 이 고두밥이 나중에 술 위로 동동 떠올라 동동주라는 이름값을 하게 된다.
그 다음에 두 개의 자루에 나누어 넣었던 고두밥도 미련없이 항아리에 담근다.
12. 항아리를 담요나 쓰지 않는 이불 따위로 따뜻하게 잘 싸준다. 술항아리가 있는 곳의 온도는 사람이 지내기에 좋은 온도와 같이 해주면 된다. 그러니 술항아리도 겨울에는 이불을 덮어주는 것이다.
항아리의 뚜껑은 덮을 필요가 없고, 깨끗한 수건으로 살째기 덮어놓기만 하면 된다.
이제 술이 익기만 기다리면 된다. 2~3일 지나면 집안에 술냄새가 나기 시작할 것이고, 뽀글뽀글 발효되는 소리도 듣게 될 것이다. 발효가 활발하게 진행될 때, 항아리를 만져보면 많이 따뜻할 것이다. 너무 더운 것은 술도 싫어하여 쉴 우려가 있으니, 이때쯤이면 항아리를 감쌌던 이불을 벗겨내기 바란다.
6~7일 정도면 익기에 충분하므로 설에는 마실 수 있겠다.
그 외에도 몇 가지 팁이 있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그러니 스스로 터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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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릴적 집에서 술빚을때 찌갱이 묵고 동네 산에서 하루죙일 울엇던 생각이 납니다 


빙그레 웃으면서 이 정보 올렷습니다 한번 시험에 도전 해 보시지요 










저희도 그랬는디요~~~ㅎㅎㅎㅎㅎ
저도요~~억수로 그랬는걸요~~~ㅎㅎㅎㅎ
동동주 맹글어 놓은 항아리에 복수 당궈 놓고 작은 박아지로 떠다가 홀짝 홀짝 마셔 보앗는디요~~~ㅎㅎㅎ. 이제는 동동주도 잘 담그지 않는 고향 모습이 되었지요~~~.혹, 선배님 동동주 담그시면 좀 보내 주시와요~~~. 오늘도 좋은날 도시고요. 감사 합니다.
찬복님~전 사이다나 설탕타서 몰래 홀짝홀짝 엄청했답니다...그리곤 곤드레 만드레 했었지요~~ㅎㅎㅎㅎ언니~담그시면 찬복님만 주시지 마시구 저두 저두 주셔야해요~ㅎㅎㅎ
감사합니다
동동주도 고향서 담그는법 봤는데..이렇게 담그다니 좋은정보 얻고 갑니다.~~
허늬님~두 보리언니께 담그시면 달라고 부탁드려봐요~ㅎㅎㅎ
동동주 만들고 싶었는데 너무 상세하게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ㅎ
나도 해 봐야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