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바쁘게 지낸고로 오늘 월요일이 제 휴일입니다.
막걸리 한 잔 하고 정말 깊은잠을 잤습니다.
하도 목이마려 일곱시쯤 일어나니,..이런, 유니엄마가 여즉 제 옆에서 자고있습니다.
"지야~ 일어나그라,...니 병원출근 안하노?"
"으으으으음,...내두소마,..오늘 당신 노는날이라 내도 월차휴가 냈쓰요,...고마 더 자쏘,...콜~"
그러나 전 잘수가 없지요,...와이?
당근 유니 주먹밥을 만들어야 하니까요,..ㅋ 오늘은 쪼매 업그레이드 해야할까 합니다.
삼각김밥 흉내를 내서 새로운 작품을 완성시키고(미니 삼각김밥)유니를 깨웁니다.
약간 늦은기상으로 유니가 바쁘게 설치고 시끄런 소리에 유니엄마도 덩달아 두팔을 한껏 올리고 기지개 하면서
안방문을 나섭니다. 그러더니 배란다쪽으로 가더니 한마디합니다.
"옴마나~ 비가 오내? 유니야~ 쪼매 춥겠고만은,..패딩잠바 입고 가그라 마~~~"
그러더니 빗속에 떨고갈 유니가 안스러운지 저에게 한마디합니다.
"유니아빠,..울 유니 태워주고 해장국먹으로 안갈라요,..마 시원하게 한그릇 때리고 옵시다마,.."
흐,..해장국? 당근 막걸리도 한잔?
빗속을 열심히 달려서 십분거리에 유니학교에 갔습니다.
비가와서 그런지 나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아이들이 자가용등교를 하더군요,...
그런데,...웬 외제차들이 그렇게 많은지,..유니학교 앞이 해운대 매립지인데 정말 어마어마한 아파트단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아파트들 장난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젤로 비싸다는 아파트들,...허니 그 아이들이 당연히 이곳 유니학교
로 배정됐을 것이고,..그러다보니 이런현상이 벌어집니다.
여튼 잘 등교시키고는 해운대 버스종점에 해장국집으로 달려갑니다.
해운대 버스종점에 해장국집,...여러집이 있는데 모두가 원조라고 뻥을 칩니다.그러나 해운대에서 쪼매 살아본 사람들은
진짜 원조집을 압니다. 매뉴는 선짓국과 소고기국밥이 있는데 둘다 별밉니다. 이십사시간을 계속 끓이는 진한 국물이
정말로 최곱니다. 허니 밤새 술에 찌들은 사람들과 직장인들이 바글바글 합니다. 유니엄마가 들어가면서 주문합니다.
"이모~ 울 짬뽕 두개 퍼뜩 말아주세요~~~"
짬뽕? 흐,...선짓국과 소고기를 반반 섞어달라는 말입니다. 두가지 별미를 맛볼수 있는,...
"막걸리도 한빙 주쏘마~~~"
유니엄마가 주문하는 나를 못마땅하게 째려봅니다만 전 오히려 도끼눈을 뜨고 가만있으라고 암시를 합니다....ㅋ
깍뚝썰기로 나온 짙은밤색 선지를 반쯤 수저로 짤라내서는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키고는 입안에 넣습니다.
"캬~~~ 이맛 아이가,..지야~ 니도 한잔 하라매,..."
"마 됐쓰요,..당신이나 실컷 드이소 마,..."
이런,..당근 안마실줄 알지요,...한빙이 딱 내 정량인데,...달래도 안주겠고만은,...ㅎ
알딸딸하게 자알 먹고 해장국집을 나섭니다.
당근 유니엄마가 운전합니다.
전 알딸딸하니 얌전하게 조수석에서 가는데로 따라갑니다.
집으로 갈줄 알았더만 유니엄마가 미포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유니엄마를 쳐다봅니다.
"마 송정에가서 커피한잔 하고 옵시다 마,..."
좋지요,...달맞이길로 접어듭니다. 유니엄마가 씨디를 틀어줍니다.
린제이 바그너의 언덕위의집이 차안에 가득찹니다. 창밖으로 아,..늦겨울의 풍취가 가득합니다.
바닷가쪽으로 수십년 아니 거의 백여년은 넘을 듯한 턱없이 큰 벗나무들이 끝없이 줄지어섰습니다.
반쯤은 떨구어내고 아직 남은 입새들이 하늘거리면서 비와함께 떨어지고있습니다.
이미 출근시간이 지났고 원래 한적한 길이라 천천이 이 풍광을 감상하며 달립니다.
음악이 베싸매무초로 바뀝니다.그때쯤 길이 송정 내리막으로 바뀝니다.
아,..또다른 가을이 그곳에 있습니다.
고즈넉한 송정해안가를 한눈에 감상하며 요즘 엄청난 길정비를 끝낸 길을 즐깁니다.
달맞이길 전체를 도보자를 위해서 대대적인 공사를 했습니다. 그냥 시매트길이 아니라 원래는 비탈인곳을 보도로
꾸몄습니다. 장담하건데 대한민국,..아니 전세계 통털어서 가장 아름다운길이라 단언합니다.
다음주쯤 저길을 걸어볼꺼라고 유니엄마하고 약속합니다.
송정바닷가,...
움푹 들어온해수욕장입니다. 해서 호수와 한가지로 잔잔한곳,...
해운대 바닷가가 남성적이라면 송정바닷가는 여성적입니다. 포근하게 안온한것이 마음을 평온하게 다스려주는곳,..
바닷가 주변엔 노상 커피집들이 있습니다.
우리 단골집에서 커피를 두잔시켰습니다,...
"아지매요,...아지맨 참 좋겠습니더,...이리 좋은곳에서 커피집을 하모 참 괜찮겠쓰요,.."
유니엄마말에 상을 찡그리는 아지매,..
"애효~ 말도 마세요,...을매나 커피를 팔아묵겠다고 저거들이 들어와설랑은,...."
아지매가 가리키는곳을 보니 대형 커피점이 서너집이나 새로 들어섰습니다.
앤제리너스,..등 등 갈수록 팍팍해진다며 한숨을 내쉬는 아지매를 뒤로하고 커피를 들고 이제는 비가그친 송정바닷가를
거닙니다....
바람마져 잔잔한 송정바닷가,...진한 블랙커피,...촉촉히 젖은 모래사장,...그 속에 한가로운 갈매기들,...
아,...
난, 천국에 있는것만 같습니다,...
첫댓글 에고~~~괜히 봤고만 부러버~~~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그니맘님도 웬만하면 해운대로 이사오쏘~
아직 빈자라도 많으니께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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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천국은 바로 옆에 있다니까요,..ㅎㅎ
이 비바람 불고 추븐날 머하러 갯바람 쐬러가노?
아랫목이 따술낀데ㅎㅎ
장죽님,..아랫목도 물론 좋지만 쨍~한 차건공기도 좋지 않겠습니까요,..
그래야 감기도 안걸리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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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감기기운이신듯,...감기는요, 쐬주 한 잔에다 고춧가루 듬뿍,...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하모요,...괌에도 길커피가 있나요? ㅎㅎㅎ
겨울바다를 좋아해서 부산에 갈때마다 송정해수욕장을 들렸더랬읍니다... 길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맛이 일품이었는데..ㅎㅎ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면서 백사장을 거닐면 갈매기가 반겨주곤 했었는데.. 가보고싶은곳의 추억을 되세기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닉이 예사롭지 않습니다요,...아픔도 치유해주는곳이 송정입니다요,...^^
송정리 바닷가..달맞이 고개...가고 싶어요..
질투심,부러움..짜증..ㅋ
남경님,...한 발만 돌리면 천국이 옆에 있다니께요,...ㅋ
함 놀러오시소,..마,ㅎㅎㅎ
십년 후, 부산 해운대로 이사갈낍니다. 불끈~ ^^
강님이 오신다면,...광영이로소이다,...ㅋ
천생연분이네요. ㅎㅎ 송정 바닷가 길거리 커피.. 좋지요. ㅎㅎ
정말요,..우린 가끔 길커피를 즐깁니다.리필도 해준다니까요,...ㅎㅎㅎ
추석연휴때 가보았지요 달맞이길,송정해수욕장,해운대,광안리~~~그중에 송정해수욕장이 젤로 좋던데요!!
맞습니다.제가 잴로 좋아하는 송정,...마음마져 차분해지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