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 게임을 하면서 플레이 하였던 다소 덜 막장스러운... 하지만 기구하기 짝이 없는 한 여인의 인생에 대해서 한번 적어보고자 합니다.
시작은 이렇습니다. 주인공은 프랑스 왕국의 작은 남작 가문인 느베리 가문의 여식, 엘리자베스입니다. 타고난 재능과 총명함이 넘치던 여식인지라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는 그녀를 무너져가는 집안을 일으킬 기둥으로 생각하고 훌룡한 가문에 시집보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선택된 남편이 바로 프랑스 왕국의 왕가의 가문인 카페 가문의 왕의 동생 위그였습니다.
물론 위그 카페 위로 형들이 많아 왕이 되긴 무리지만 그래도 충성스러운 왕의 봉신이었던 위그가 프랑스 왕국이 세력을 넓혀갈수록 공작위나 백작위를 가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기에 엘리자베스의 미래는 밝아보였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금술도 좋아 결혼한 첫해에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녀의 첫번째 불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십자군 전쟁이었습니다. 성지로 향하라는 교황의 말에 호응한 프랑스왕의 지휘관으로 남편인 위그 카페가 선발되었고, 그녀의 부친 역시 주군이었던 앙주 공작의 지휘관으로 출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십자군은 훌룡하게 성공하고 이교도의 땅에는 찬란한 예루살렘 왕국이 세워졌으나... 그녀의 남편과 부친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꺼번에 남편과 부친을 잃은 그녀는 충격을 받았지만 뱃속의 아이를 위해 힘을 내었습니다. 하지만 아빠없는 유복자로 태어난 아이는 유감스럽게도 딸이었고, 여성의 상속을 인정하지 않는 프랑스법에서 그저 왕의 먼 친척외에는 아무런 권위도 없는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그녀는 슬픔을 이기고 아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녀의 두번째 불행이 찾아 왔습니다. 부친의 사망 후 형제가 없던 그녀의 가문의 작위는 그녀의 작은 할아버지에게 넘어 갔는데 그 작은 할아버지도 곧 사망하고 후계를 이을 남자 계승자가 없자 영지는 주군인 앙주 공작에게 넘어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그녀의 여자 친척들 마저도 전염병으로 잇달아 죽고 그녀는 느베리 가문의 유일한 혈족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의지할데 없이 혼자가 되버린 그녀였지만 그녀의 딸과 느베리 가문을 어떻게든 일으켜야 한다는 의지로 그녀는 일족의 영지를 인수한 앙주 공작에게 의탁하게 되었고, 다행히 인격자인 앙주 공작은 그녀를 받아주고 그녀를 앙주 공작의 장녀인 마틸다의 시녀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급여와 지위를 가진 덕분에 더부살이지만 몸과 마음을 추스리게 되었고, 생각치도 못한 인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죽은 남편인 위그의 이복동생이던 루이 카페였습니다. 사생아는 가문의 일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당시 유럽의 관습덕분에 애초에 프랑스 왕가에서는 미련을 버리고 앙주 공작의 휘하에 들어와 절치부심 출세할 기회를 노리던 이 야심만만한 젊은이는 아름다운 형수를 동정했고 그것이 곧 연모로 이어졌습니다. 그녀는 거부하려 하였지만 외로운 마음과 더불어 그의 위로가 너무나 따뜻하여 결국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녀의 세번째 불행을 몰고 왔습니다. 주군인 앙주 공작은 허락도 없이 결혼한 것에 분노하여 두 사람을 체포하였으나, 장녀인 마틸다가 적극 만류하는 덕분에 결국 두 사람을 마지못해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심 카페왕조의 피를 잇고 있는 루이를 앞세워 왕권에 도전해 보려던 계획은 그에 대한 실망으로 철회하고, 그 역시 앙주 공작의 후원을 잃게 되자 상심하고 반폐인처럼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두 사람의 후원자인 앙주 공작의 장녀 마틸다는 성년이 되어 시집갈 곳이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바로 십자군 전쟁으로 생겨난 예루살렘 왕국의 야심만만한 백작인 티루스 백작 조슬랭 그뤼자네 였습니다. 조슬랭은 프랑스 출신으로 예루살렘 왕국의 갈릴리 공작 휘하에서 남작위를 받은 부친의 뒤를 이어 참모로 활약하고 결국 지모로 무슬림의 중립지역이었던 티루스를 탈취하고 백작이 된 야심만만한 사나이였습니다.
그는 무슬림의 바다에 한조각 떠있는 예루살렘 왕국의 미래에 불안함을 느끼고 유럽 본토에 그뤼자네 가문의 부속 영지를 만들어 가문이 왕국과 함께 멸망하는 일을 막고자 모종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럽의 명가의 공녀와 결혼을 하고 그 공녀 사이에 태어난 자신의 아들에게 공녀의 영지를 물려받게 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심플해 보이지만 이 계획에는 무서운 전제가 담겨져 있었는데...
프랑스 본국의 공작가문들이 일개 백작에 불과한 이에게 가문의 후계자를 배우자로 줄리가 없었죠. 그래서 그는 후계에 다소 멀리 떨어진 여성 후계자와 결혼을 한뒤에... 계승권이 높은 남자 후계자들을 암살하여 그녀에게 상속을 시키려는 무서운 계획을 세운 것이었죠. 그런 줄은 꿈에도 모른 앙주의 마틸다는 성지와 가까운 곳에서 이교도와 싸우는 왠지 쉬크하고 고독한 전사 같은 조슬랭의 모습에 반해 결혼을 승낙하게 됩니다.
마틸다의 결혼은 우리의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인생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마틸다는 시집가는 길에 자신을 오랫동안 돌봐준 엘리자베스 역시 동행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마침, 루이 카페 역시 꿈도 희망도 없는 앙주에서 썩어가느니 새로운 성지의 왕국에서 새출발 하기를 원했습니다. 내심 전남편과 부친이 사망한 그곳에 꺼려짐은 있었으나 자신의 은인인 공녀님과 남편의 뜻을 어길수 없었던 그녀는 결국 예루살렘으로 향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안정적인 시간이 펼쳐졌습니다. 남편 루이 카페는 현지인이 유럽인이 부족한 티루스에서 조슬랭의 재상으로 임명되어 외교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고, 마틸다는 조슬랭과 금슬이 좋아 바로 거듭 임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도 이제 마음을 추스리고 성지를 방문하여 죽은 전남편과 부친의 평안을 기도하며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은 그녀를 그대로 놔두지 않았습니다.
앙주 공작의 아들, 그러니깐 마틸다의 남자 형제들이 연이어 의문의 사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앙주 공작은 실의에 빠졌고 마지막 태어난지 6개월이 채안되는 막내아들이 죽은 이후 공작위의 후계자로 마틸다를 지명하였습니다. 마틸다는 딸만 거듭 4명을 낳았습니다. 조슬랭은 딸이 더 좋다며 태연하게 웃고 있었지만, 그가 후계자를 얻지 못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재상에서 첩보관으로 직무이동을 한 남편 루이 카페는 위험한 모략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비잔틴 제국의 내란을 유도하여 혼란스러운 틈에 예루살렘 왕국이 키프로스와 크레타를 침공한다는 위험한 계획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는 불안함을 느꼈습니다. 뭔가 자신을 둘러싼 불행의 전초와도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네번째 불행이 닥쳤습니다. 그녀의 남편 루이 카페는 결국 그 무모한 계획을 위해 비잔틴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잠입했다가 체포되었습니다. 그 소식을 그녀는 다섯번째 임신을 한 마틸다가 득남을 기도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간 늦은 밤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 소식을 전한것은 바로 조슬랭 백작 본인이었습니다.
실신할것 같은 그녀를 조슬랭 백작은 부축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다가 왔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인식한 것은 이미 모든것이 너무 늦은 다음이었습니다. 그녀는 아들을 출산하여 기뻐하는 마틸다를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했고 고개를 돌리자 자신을 바라보며 음흉하게 미소짓는 조슬랭 백작의 시선을 받고 몸서리치며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육아에 전념하느라 마틸다가 남편을 신경 못쓰는 사이 조슬랭의 방문은 더 빈번해졌습니다. 엘리자베스는 거부하며 목숨을 걸고 저항하려 하였으나, 비잔틴 제국에 갇힌 남편의 석방에 노력하지 않겠다는 조슬랭의 협박에 어쩔수 없이 계속 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남편이 석방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다섯번째 불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은 비잔틴의 방식대로 거세당하고 눈이 뽑힌 뒤에 추방당하다시피 돌아왔고, 완전히 실의에 빠진 폐인이 되었습니다. 그런 남편을 엘리자베스는 어떻게든 위로하려 하였으나... 그때 그녀는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그녀는 공포에 휩쌓였고 남편이 알게 될까 두려움에 휩쌓였습니다. 조슬랭은 그녀에게 웃으며 다가와 잠든 루이를 가리키며 목을 긋는 시늉을 보였습니다. 그녀는 눈물을 삼키고 그에게 안기며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다음날 티루스의 첩보관 루이 카페는 고문 후휴증으로 사망했다고 발표되고 성대한 장례식이 치뤄졌습니다. 수많은 프랑스인들과 예루살렘 왕국 사람들이 비잔틴을 규탄하는 가운데 엘리자베스는 멍하니 남편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녀의 첫번째 아이는 딸이었습니다. 조슬랭은 당연히 그 아이를 자신의 딸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딸아이는 그녀의 가문인 느베리의 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주변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됩니다. 이미 모든걸 포기한 엘리자베스는 조슬랭의 애인으로서 역활을 충실히 수행했고, 곧 마틸다와의 사이도 벌어지게 됩니다. 견디지 못한 그녀는 눈물로 조슬랭에게 호소했고, 조슬랭은 음모가 답게 그녀에게 의외의 제안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예루살렘에 튜튼기사단의 일원으로 파견되어 있던 즈노이모 백작이자 보헤미아 왕가의 혈족인 콘라드 프셰미슬을 그녀에게 소개해준 것이죠. 원숙한 30대가 되어 가는 그녀였지만 아직도 미모는 변함이 없었고 19세의 젊은 기사인 콘라드는 그녀에게 완전히 반해버리고 주변의 소문은 귀기울여보지도 않고 조슬랭에게 그녀와의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하게 되죠. 조슬랭은 엘리자베스의 의견도 묻지않고 흔쾌히 허락합니다.
그녀는 조슬랭에게서 해방되어 콘라드와 함께 보헤미아의 프세미슬가문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녀의 두딸과 함께요. 그러나 그녀는 말하지 못한게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뱃속에 있는 또 하나의 아이였습니다. 여기서 그녀의 여섯번째 불행이 시작됩니다. 그녀가 낳은 자식은 바로 아들이었습니다. 콘라드는 당연히 자신의 자식이라고 기뻐하는 가운데 그녀는 도저히 기뻐할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티루스에서 본듯한 사람이 비둘기를 어디론가 날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편 딸을 둘이나 데리고 온 외국인 며느리를 보수적인 프셰미슬 가문은 평소와는 다르게 유별나게 인정하지 않았고, 콘라드의 왕위 계승 순위는 멀어져 버립니다. 그리고 연이어 친척들의 반란이 일어납니다. 남편인 콘라드가 죽을 각오를 하고 즈노이모 성에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는 동안 몰래 다가온 밀사에게 그녀는 물었습니다. 아들은 데려 가고 싶은거냐고? 밀사는 말없이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그녀는 일어나 남편을 찾아가 반란군과 협상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차례 협상을 거부한 저쪽이 다 이긴 전쟁에 협상할리가 없다고 콘라드는 말했지만 마지막으로 한번 더 협상을 할것을 요청했습니다.
콘라드의 예상과는 달리 협상과 강화는 받아들여졌습니다. 콘라드는 즈노이모 백작령을 적들에게 양도하고 가족들과 함께 목숨을 부지하여 정처없는 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간발의 차로 늦게 도착한 옛 친구 조슬랭이 고용한 용병 지원군을 만났습니다. 이미 정세를 뒤집기는 무리임을 콘라드는 알고 있기에 늦게나마 도와주러 와준 조슬랭의 우정에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용병대의 지휘관은 콘라드에게 갈곳이 없다면 티루스로 오지 않겠냐는 조슬랭의 뜻을 전했고 막막했던 콘라드는 그의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여 다시 티루스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절망을 가슴 가득 안고 티루스에 도착한 엘리자베스는 의외의 정세 변화에 놀라게 되었습니다. 마틸다는 아들을 낳은 이후 아들 하나와 따라 하나를 더 낳았습니다. 하지만 막내아들이 병으로 죽게 되자 맏아들 한명에 만족하지 못하는 조슬랭과 불화가 심해져 결국 그녀 역시 바람이 나버린 겁니다. 상대는 프랑스 출신의 음유시인이었습니다. 완전히 마틸다의 책임으로 이혼이 교황에 의해 승인되었고, 그녀는 음유시인과 결혼해 앙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결국 앙주 공작령은 조슬랭의 아들에게 물려받게 될테니 그녀의 가치는 이미 사라진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독신이 된 조슬랭은 콘라드를 대장군으로 삼아 각지에 영지를 넓히는 전쟁을 지시했고, 콘라드는 은혜를 갚기 위해 충실히 그의 명령을 수행하였습니다. 물론 콘라드가 자리를 비운 침실은 다른 사람에 의해 채워져야 했습니다. 엘리자베스는 즈노이모에서 얻은 콘라드 사이에서 낳은 딸 외에 아들과 딸을 한명씩 더 낳았습니다. 그리고 일곱번째 불행이 시작됩니다.
콘라드는 어느날 스페인 무어인들과의 전쟁에 요청을 받아 참전했다가 장렬히 사망하였습니다. 그는 죽는 그날까지 그녀의 비밀을 모른채 평생 그녀만을 사랑하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남겨진 그녀는 작은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독신인 조슬랭과 다시 과부가 된 그녀... 어쩌면 그도 이제 정신을 차릴거라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있어 조슬랭의 결혼이 발표되고 그녀는 절망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는 오스트리아의 공녀, 이제 40대에 접어들어가는 자신의 딸 정도밖에 안되는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였습니다.
그리고 점차 조슬랭의 애정도 식어갔습니다. 결혼식 이후 그가 그녀를 다시 찾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녀는 그것에 대해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그녀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오스트리아의 공녀는 모든것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이미 조슬랭도 늙어 두 사람 사이에서는 아이도 생기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 오스트리아의 공녀는 조슬랭과 불화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그녀는 엘리자베스 역시 톡톡 쏘아붙이며 노골적으로 괴롭혔습니다. 그녀는 그 또한 자신의 죄값이라 생각하고 아무말 없이 감수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조슬랭이 죽었습니다. 예루살렘 왕국의 백작으로 유럽의 격동기에 세력 이상의 영향을 미친 군웅이었던 그의 죽음 이후 작위는 그의 아들 조슬랭 2세가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그가 죽자 그녀는 생각치도 못했던 이의 방문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스트리아의 공녀... 그녀는 보통사람과는 조금 다른 이성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난데없는 그녀의 행동에 엘리자베스는 미처 대응하지 못하고 그녀를 허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중세 유럽에서 좋게 받아들여 질리 만무했죠.
곧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자 오스트리아의 공녀는 자신이 후계자로 있는 오스트리아로 엘리자베스에게 도망갈것을 요청했고 그녀를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동의하고 두 사람은 야반도주를 감행하게 됩니다. 부친의 권위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책임을 두려워한 조슬랭 2세는 두사람의 체포를 명령했고 두 사람은 결국 항구에서 배를 놓치고 잡히기 직전에 이릅니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은 엘리자베스는 말없이 절벽으로 고개를 돌렸고 오스트리아의 공녀 역시 고개를 끄떡이며 동행합니다.
이로서 아름답고 현명했지만 너무나 거센 역사의 격동기에 스러져간 그녀의 인생을 마치게 됩니다.
기본적인 스토리에 디테일한 부분을 각색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큰 줄기는 동일하게 진행되었던 실제 게임 플레이상에 있었던 한 여성의 일생입니다. 참고로 제가 했던 플레이어는 조슬랭 1세였습니다. 뭐, 처음에는 굴러들어온 애인 정도로 생각했는데 족보며, 인척관계며, 살펴보니 기구하기 짝이 없는 인생이더군요.
이 게임 하면서 정말 마약탄 게임이란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됩니다. 몰입하게 되면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가 수백단위로 펼쳐져버리거든요... 아무튼 수십년간의 플레이를 잠시 마치고 한 여성의 가족사와 결혼사를 몇시간이 살펴보는 특이한 체험을 하게 되어버렸답니다.
참고로 후일담을 전하자면, 그녀에게는 여섯명의 자녀가 있었습니다. 그중 느베리의 성을 쓰는 아이들은 조슬랭의 자식들입니다.
장녀인 마리 카페는 예루살렘의 국왕 피에르와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곧 폐렴으로 죽었습니다. 차녀인 멜리장드 느베리는 프랑스 국왕 으스타쉬와 결혼했습니다. 으스타쉬는 언니 마리의 5촌 숙부입니다. 장남인 콘라드 느베리는 티루스 주교령을 받아 성직자가 되었습니다. 삼녀인 안나 프세미슬은 즈노이모 백작으로 복귀했습니다. 아버지를 몰아낸 반란군의 아들과 결혼해서 백작부인으로 돌아갔습니다. 차남인 보두앵 느베리는 러시아의 후계자와 결혼한 후에 자식이 왕위를 받게 하려 모략중입니다. 조슬랭과 가장 닮은 아들이었습니다. 사녀인 쥴리앙 느베리는 이디오피아의 곱트교 공작에게 시집갔습니다. 16세에 50대 흑인 아저씨에게 시집보내서 일곱 자식을 낳았습니다.
뭐... 다들 잘나가네요. 변명같지만 엘리자베스에게 미안해서라도 서자들은 열심히 챙겨줬습니다. 근데 왠지 리플들은 엄청 돌날라올것 같은 기분이... 아무튼 장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게 뭐지..하고 하다가 아주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진짜 어느 비극을 한편 본 기분입니다.
버젼이 달라져서 일부러 구하지 않으면 못 뜨겠지만, 제가 플레이 했떤 것중에 갈리시아의 산챠 데 트리스타마라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제넘지만 조금 끄적거릴까요.
누군지도 모를 범인에 의해서 가문을 개창한 선대로부터 가문부흥의 야망을 뒤이으려던 아버지인 갈리시아 공작을 잃고 나서 흑화한 미공녀가 딱 한가지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있는데 음모 스텟+음모가 최상 트레잇을 받은 것입니다. 이걸 이용해서 결혼한 자매+남편의 상속을 이용하기위해 암살도 마다안하는 냉혹한 여공작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왕가의 혈통에 걸린 클레임을 이용해서 주군인 카스티야-레온왕이 정신없는 사이에 반란을 일으켜서 먼저 레온 왕국의 작위를 빼앗고, 전장에도 직접 출전해서 싸움을 벌이며, 그 옛주군이였던 왕을 암살하고 뒤를 이은 햇병아리 소년왕을 상대로 다시 클레임 전쟁을 일으켜서 카스티야 왕위도 찬탈하면서 마침내는 카스티야-레온왕국의 트리스타마라 왕조의 첫 왕이자 여왕이 됩니다. 그런데 정작 흑화의 원인인 암살범인은 끝까지 못찾았어요. 뭔가 원한이 있던지 아니면 딸좀 건져서 갈리시아 공령을 꿀꺽하려 했는지는 몰라도, 무서운 마녀 하나를 만들었음에는 아주 땅을 치고 후회했을지도 모릅니다
으아니챠. 최근에 컴퓨터를 새로 갈아버린터라 필요없는 파일을 버린다고 그 셉파마저 버렸는지 못찼겠네요.
Crusader Kings 2 v1.091 CK2PLUS-1.33.15 한글모드에서 두번째 시나리오에 히매네즈 가문이 이베리아 기독교 왕국 원톱 먹은 카스티야에서 처음에 알폰소 왕을 골라서 하다가 랜덤 가신중에 트리스타마라 성씨가 뜨자 갈리시아 공작 임명해주고 그거로 플레이하던 내용입니다. 아주 오후를 새면서 했었네요.
만약에 셉파가 발견되면 어떻게든 크킹 버전 맞춰서 인증이라도 하고픈데 없는것 같군요. 아쉽네.. 나름 에스파냐인이라고 격동적인 인생을 살았던(?) 여왕님이지만 정작 이를 전해줄건 그저 덧글로 끄적이는것 밖엔 없군요..
첫댓글 크킹을 일년동안 하면서 항상스피디하게 최고속도로 두고했는데 이런 내용을 보면 저도 스토리를 즐겨봐야겠단 생각을 했네요 재밌게 잘봤습니다
소설이네요 ㄷㄷㄷ
저렇게 되기도 힘들거같은데요
근데 진짜 대하드라마네요
크흑.. 넘넘 슬픈 이야깁니다. 크흑..
필력 쩌네요.
한편의 대서사시 ㄷㄷ
ㅜㅜ
와우.. 간지판도 만들기에나 집중하는게 크킹의 묘미가 아니라는걸 느끼네요.
ㅠ ㅠ
조슬랭이 플레이어일줄 알았습니다. 크킹이 나쁜게 아니예요. ㅠㅠ
인생이 참 대단하네요 ㅠㅠ
잘 보고 갑니다.. 가끔은 스페이스를 눌러 플레이를 멈추고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봐야겠네요.
이게 뭐지..하고 하다가 아주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진짜 어느 비극을 한편 본 기분입니다.
버젼이 달라져서 일부러 구하지 않으면 못 뜨겠지만, 제가 플레이 했떤 것중에 갈리시아의 산챠 데 트리스타마라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제넘지만 조금 끄적거릴까요.
누군지도 모를 범인에 의해서 가문을 개창한 선대로부터 가문부흥의 야망을 뒤이으려던 아버지인 갈리시아 공작을 잃고 나서 흑화한 미공녀가 딱 한가지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있는데 음모 스텟+음모가 최상 트레잇을 받은 것입니다. 이걸 이용해서 결혼한 자매+남편의 상속을 이용하기위해 암살도 마다안하는 냉혹한 여공작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왕가의 혈통에 걸린 클레임을 이용해서 주군인 카스티야-레온왕이 정신없는 사이에 반란을 일으켜서 먼저 레온 왕국의 작위를 빼앗고, 전장에도 직접 출전해서 싸움을 벌이며, 그 옛주군이였던 왕을 암살하고 뒤를 이은 햇병아리 소년왕을 상대로 다시 클레임 전쟁을 일으켜서 카스티야 왕위도 찬탈하면서 마침내는 카스티야-레온왕국의 트리스타마라 왕조의 첫 왕이자 여왕이 됩니다. 그런데 정작 흑화의 원인인 암살범인은 끝까지 못찾았어요. 뭔가 원한이 있던지 아니면 딸좀 건져서 갈리시아 공령을 꿀꺽하려 했는지는 몰라도, 무서운 마녀 하나를 만들었음에는 아주 땅을 치고 후회했을지도 모릅니다
으아니챠. 최근에 컴퓨터를 새로 갈아버린터라 필요없는 파일을 버린다고 그 셉파마저 버렸는지 못찼겠네요.
Crusader Kings 2 v1.091 CK2PLUS-1.33.15 한글모드에서 두번째 시나리오에 히매네즈 가문이 이베리아 기독교 왕국 원톱 먹은 카스티야에서 처음에 알폰소 왕을 골라서 하다가 랜덤 가신중에 트리스타마라 성씨가 뜨자 갈리시아 공작 임명해주고 그거로 플레이하던 내용입니다. 아주 오후를 새면서 했었네요.
만약에 셉파가 발견되면 어떻게든 크킹 버전 맞춰서 인증이라도 하고픈데 없는것 같군요. 아쉽네..
나름 에스파냐인이라고 격동적인 인생을 살았던(?) 여왕님이지만 정작 이를 전해줄건 그저 덧글로 끄적이는것 밖엔 없군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글솜씨가 좋으시네요ㅠㅠ
슬프다 ㅍ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