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 말씀은 하나님을 향한 청원, 두 번째 “하나님의 나라가 오소서” 또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소서”입니다. 원어를 보면 “나라가” 앞에 “당신의” 말이 있고, “임하시오며”라는 말은 중간태 명령어로서 “오소서, 임하소서”로 번역하여야 합니다.
신약성경 전체를 보면 “하늘나라(일명 천국)”는 마태복음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라는 말은 마태복음에 네 번 쓰입니다. 1세기 교회에 일반화 되어 있던 “하나님의 나라”라는 표현보다는 마태는 “하늘나라”를 즐겨 사용하였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라고 기도하나요? “천국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입니다. 우리는 무엇이라고 전도 하나요? “예수님을 믿으면 천국 갑니다”입니다. 물론 100%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가르치신 하나님 나라의 특징은 “간다”가 아니라 “오소서, 임하소서”입니다. 물론 예수 믿고 죽으면 천국 갑니다. 하지만 이 땅을 현재 살고 있는 우리의 기도는 “간다”가 아닌 “오소서, 임하소서”가 맞습니다.
만약에 “신자가 죽으면 가는 데가 천국이다”라는 말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지도 않았고, 그 나라에 들어간 사람 지금 아무도 없다는 말이 됩니다. 다 미래로 돌리는 것입니다. 지금 믿고 죽은 사람들이 가 있는 장소는 일종의 대기소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완전체로, 부활체로 가는 것이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 나라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왜 “하나님의 나라”라고 명하였을까요? 사람들이 이룰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오소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소서”라는 말은 하나님의 나라는 위로부터 주시는 은혜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나라, 하늘나라, 천국은 어떤 것입니까? 하나님의 통치, 다스림입니다. 창세기 1장을 보면 하나님의 통치, 다스림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창세기 1:27~28절을 보면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셨던 모든 내용이 다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통치하고 다스리는지 보여줍니다.
창세기 1장을 보면 하나님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반면에 창세기 2장을 보면 하나님은 바삐 움직이십니다. 창세기 1장의 하나님은 계속 명령하시고 말씀하십니다. 무슨 명령과 말씀입니까? 창1:3, 6, 14, 15절을 보면 “있으라”의 명령(히브리어 “예히”, 영어로는 be 동사, “있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지닌 “하야”의 3인칭 단수 단축형, 간접 명령을 나타냅니다. 6절의 “궁창이 있어”에서 “있어”가 “예히”입니다. )입니다. 즉, 빛, 궁창, 광명 체에는 “있으라”라고 명령합니다. 생물들에게는 “생육하고 번성하라, 충만하라”라고 명령합니다(창세기 1:21, 1:28). “있으라”, “생육하고 번성하라, 충만하라”의 명령의 공통된 특징은 “존재”에 대한 명령입니다. 이것 외의 명령은 행동 명령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의 명령은 창세기에 자주 등장합니다. 창세기 1:21, 1:28절을 보면 창조 이후에 명령이 주어집니다. 창세기 8장, 9장을 보면 노아가 방주에 나와서 첫 시작 할 때 명령이 주어집니다. 창세기 16:10절을 보면 아브라함의 가정을 떠나 이스마엘이 독립하였을 때 명령이 주어집니다. 창세기 28:10절을 보면 야곱이 분가하여 새로운 시작을 할 때 명령이 주어집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은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낯선 삶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아무것도 없는, 앞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결국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은 “존재”를 위한 축복입니다. 결혼하여서 아기를 많이 낳으라는 명령이 아니라, 어디 가든지 생생하게 살라는 존재 명령입니다.
하나님은 존재의 쓸모에 대해서, 존재 이유와 목적에 대해서 말씀하지 않습니다. 창세기 1장을 보면 왜 각기 종류대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하지 않습니다. 그냥 “있으라”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냥 “생육하고 번성하라”라고 명령하십니다.
오늘 우리는 “쓸모, 또는 쓰임새”에 의해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도리어 우리가 쓸모없는 자신을 자각할 때 하나님은 만나주십니다. 쓸모없는 나를 자각하고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여 주십니다.
창세기 1:28절을 보면 “정복하라, 다스리라” 명령합니다. 먼저 “정복하다”의 전체 성경의 용례들을 찾아보면 다른 사람을 데리고 와서 노예를 만들 때 사용합니다. 전쟁을 통해 땅을 차지하게 될 때 사용합니다. 미가서 7:19절을 보면 “우리의 죄악을 발로 밟으시고”라고 말씀하는데, “밟는다”의 원어를 보면 “정복하다 ”입니다.
창세기 1:28절의 “땅을 정복하라”는 말은 “땅을 발아래에 둔다”라는 의미입니다. 땅이 관건이 아닙니다. 땅에 매여 있는 사람이 아니라 땅 위에 사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그 땅에 지배되지 않고 그 땅 위에 사는 것을 말씀합니다.
둘째는 “다스리라 ”입니다. 사람이 동물, 고기, 새 등을 다스린다고 말할 때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땅 위, 땅 아래에 있는 어떤 것도 떠받들거나 섬기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출애굽기 20장, 신명기 5장의 십계명을 보면, 제2계명이 “어떤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라”라고 명령합니다. “어떤 형상”이라고 말할 때 세 가지 영역을 말씀합니다. 즉, 하늘, 땅, 바다입니다. 이런 것들이 아무리 대단해 보여도 우상을 만들거나 섬기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오늘 우리가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에서 하나님을 향한 청원, 두 번째인 “하나님의 나라가 오소서, 임하소서”라고 기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 땅의 생명체와 함께 생육하고 번성하는 공동체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이 세상이 쓸모가 아닌 존재로서의 하나님의 나라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우리가 땅에 매여 사는 사람이 아니라 땅 위에 사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땅 위, 땅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을 섬기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섬기는,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알파와 오메가 되시는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건설되고 성취되는 일이 일어나게 해달라는 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