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현에 '도그 펄슨(dog person)'과 '캣 펄슨(cat person)'이라는 표현이 있다. 각각 '개를 좋아하는 사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로 나누자면 기자는 '커피 펄슨'보다는 '빙수 펄슨'에 가까운 사람이다. 한 잔에 5000~6000원 주고 커피 한 잔을 먹을 바엔, 그 두 배 가격을 지불하고 두 명이서 빙수를 먹는 게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1명당 가격은 같아도 빙수는 뭔가 디저트(음식)를 먹는 것 같고, 맛도 다채롭기 때문이다.
올여름 첫 빙수를 개시했다. 서울 광화문 인근 할리스 세종로점에서 맛본 '봉주르 딸기 치즈 빙수'였다. 굳이 지점명을 밝히는 이유는 일부 미각이 예민한 사람들은 카페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지점별 맛 차이를 구별한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기 때문이다.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인데도 포털 평점이 별 1개, 별 5개로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봉주르 딸기 치즈' 빙수는 이름처럼 프랑스를 콘셉트로 한 계절 한정 빙수다. 이달 말 개막하는 프랑스 파리 올림픽을 연상시키지만 공식스폰서가 아니면 홍보에 사용할 수 없으므로 그런 느낌적인 느낌만 받았다.
빙수의 첫인상은 일단 인증숏을 부르는 모양새다. 흡사 인절미 빙수를 연상키는 노란색 버터 쿠키 크럼블이 빙수를 덮고 있다. 그 위로는 딸기 과육과 딸기 리플잼이 올라와 앗다. 딸기 과육은 과하게 달지 않고 상큼한 맛이 느껴진다. 특히 빙수를 한 수저 떠먹으면 쿠키 크럼블의 바삭한 식감이 빙수의 찬 기를 가셔 준다. 정육면체 모양의 치즈케이크는 일반 팥빙수의 새알(밀떡) 같은 느낌이지만 꾸덕한 맛이다.
빙수 가장 상단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그 위에 있는 삼각 치즈 케이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또 다른 디저트를 먹는 느낌이다. 삼각 치즈 케이크는 크리미 한 치즈 부분과 하단의 스펀지케이크가 서로 다른 식감을 준다. 프랑스 국기를 연상시키기엔 파란색이 빠져 있는 것 같은데 파란색은 장식으로 올라간 종이가 대신한다. 빙수 전체의 얼음은 우유가 아니라 얼음이라 살짝 심심한 편인데 함께 제공되는 연유를 부어 먹으니 한결 나아졌다. 2명이서 먹어도 충분한 양이었지만 시간을 들여 천천히 혼자 다 먹었다.
빙수도 빙수지만 빙수를 먹고 할인받아 살 수 있는 '봉주르 파리 우산'이 물건이다. 패션 브랜드 '엘르'와 협업한 우산이라는데 우산의 비닐이 기본 방수에 일반 비닐이 아는 코팅 섬유 느낌이라 튼튼했다. 또 우산 역시 매우 가볍고 손잡이의 스펀지 마감 역시 실용적이다. 우산을 하나 더 사기 위해서라도 재구매 의사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