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군대에서 한 번 모질게 앓아누워 후송갈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 빈발하는 유행성 출혈열이 아닌가 해서 두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어제 3학년 학생들의 향상음악회를 보고 돌아와 아내가 준비한 새우를 구워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반주로 소주 2잔까지 곁들이고 말이지요.
그리고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나자 배가 살살 아프고 온 몸에 맥이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자리에 누워 5시 30분쯤 다시 일어났을 때는 온 몸에 반점이 솟고 눈두덩은 퉁퉁 부어올라 있었지요.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아서 샤워를 했더니 증상이 더 심해지더군요. 그래서 여기 저기 연락을 하고 병원엘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억지로 학교를 나갈까도 생각해 보았으나 온 몸이 부은 상태로는 학생들을 대할 수가 없겠고 운전을 하고 갈 자신도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오늘 결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의 옌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말처럼 인간의 통각은 늘 자기 중심적입니다. 육체라는 것이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남들 움직이는 시간에 집에 누워 있는다는 것은 별로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아직 제가 사지 멀쩡하고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신 것에 대해서 하느님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파보니 아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그리고 위안이 되는 존재인지 새삼 느낍니다.
인간적인 위안. 인간적인 의지가 사람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도 생각합니다.
좀더 세상이 평화로워지기를 바랍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도 증오의 피바람이 멈추기를 바라고 여기 이 땅 위에서도 갈등과 반목의 싸늘한 바람이 이제 제발 그만 불어 오길 바랍니다.
여러분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음식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제가 새우를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으려는 결심을 했을 것 같은가요? 하하, 아닙니다. 새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도 새우를 열심히 먹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