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경제'라는 말을 많이 쓴다. 뉴스에서도 '경제'라는 단어는 자주 등장한다. 대학에서도 경제학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하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를 공부하느냐와는 별개인 것 같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깊게 들어가 보면 경제라는 학문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경제가 학문으로 자리잡게 되었을까? 그 유래부터 살펴보자.
'경제학'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 '오이코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가족과 가정의 살림을 잘 돌본다는 뜻이다. 잘 먹고 잘 사는 법. 따라서 경제학은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배우는 학문인 셈이다. 동양에서는 일본이 가장 먼저 받아들였고 우리나라는 경세제민(세상을 경영하여 백성을 구한다)이라는 사자성어를 줄인 말인 '경제'를 사용했다고 한다.
우리가 경제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으로 구분하여 설명해 보자.
첫째, 미시경제학은 경제 활동을 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인이 어떻게 경제 생활을 하는지 그 행동을 분석해 원리를 찾아내면, 그것을 가지고 사회 전체의 경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즉 미시 경제학을 배우면 좀 더 효율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고 사회 전체의 경제 흐름을 살펴 봄으로써 재정관리를 지혜롭게 할 수 있다.
둘째, 거시경제학은 경제 활동의 주체를 '정부'로 보고 있다는 점이 미시경제학과 다른 점이다. 정부가 예산을 어떻게 쓰는지, 기업들은 어떤 경제 활동을 하고, 사람들은 취업을 잘 하는지, 물가가 오르고 있는지 떨어지는지, 외국과의 무역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우리는 거시경제학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경제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 곧 우리 개인의 경제 활동의 방향을 잡는 기준이 될 수 있으므로 모르는 것보다 훨씬 유리할 것이다.
참고로 경제학의 원리를 통해 세계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이 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는지 이유를 경제학에서 찾아낼 수 있다는 말이다.
산업혁명을 일으켰던 영국은 공업화의 선두주자로 자유무역을 적극 추진해 갔다. 그리고 식민지를 개척하여 값싼 원자재를 들여와 제품을 만들어 식민지에 내다파는 무역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쥘 수 있었다. 후발주자였던 일본은 보호무역으로 자국의 기업을 보호해 갔지만, 영국을 포함한 다른 선진국들이 보호무역 정책으로 전환하자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일본은 자신의 나라에서 만든 제품들을 내다팔 식민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일본은 식민지 우리나라를 점령하면서 값싼 원료들을 반출하여 자국으로 들여와 제품을 만든 뒤 다시 우리나라에 되파는 형식으로 경제를 유지해 갈 수 있었다. 결국 일본이 침략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보호무역이 전쟁의 발발 원인이 되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보호무역의 반대말인 자유무역(FTA)에는 해가 없을까?
우리나라는 2003년 2월 칠레를 시작으로 2005년 싱가포르, EFTA(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아세안(말레시아,싱가포르,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필피핀,브루나이,라오스,캄보디아,태국), 2007년 미국, 2009년 인도, 2010년 EU, 2011년 페루, 2012년 터키, 2014년 호주와 캐나다까지 FTA를 맺고 발효까지 되었다.(209쪽 참조)
결국 우리의 대외무역 경제정책은 보호무역이 아니라 자유무역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에 세계 전쟁이 발발한 원인이 보호무역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정한 경제 정책인 자유무역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면 위험하다.
그 이유는 자유무역을 통해 보호받지 못하는 자국의 산업이 무너진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같은 경우에는 식량자급률이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쌀을 제외하고는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선진국이 거의 100%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심각한 단계를 넘어 위험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보호무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단기적으로 볼 때 자동차를 팔아서 얻는 이익이 농산물을 팔아 얻는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경제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실업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고 소비가 위축되어 더 큰 위험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해야 될 산업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경제학을 배우면서 우리 경제의 방향이 옳게 가고 있는지 판단하여 제2의 경제금융위기를 맞이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우리 각자에게도 있음을 분명히 알자.